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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쓰는 첫 살림 - 곁에 두고 싶은 물건으로 공간을 채우는 미니멈 리치 라이프
이영지.조성림 지음 / 청림Life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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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중 한 사람인 이영지 기자님의 블로그는 오랫동안 눈여겨보며

살림에 관한 글을 읽으며 책으로 나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올 봄에 출간 소식을 듣고는 책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내 기대를 빗나가지 않고 멋진 책이 세상에 나왔다.
곁에 두고 싶은 물건들을 세심하고 멋지게 글과 사진으로 풀어낸 저자들의 감각에 감탄하며 책을 보는 내내 설레고 즐거웠다.

로얄코펜하겐 그릇들을 하나하나 모으는 재미, 싱가폴에서 다른 것보다 WMF 커트러리를 사서 기뻐했던 기억, 일본에 갈 때마다 로프트에서 소소한 그릇과 조리도구를 개비하며 느꼈던 행복한 기억은 내 일상에 생기를 주고 즐거움을 더한다.
사치와 과시가 아니라 취향과 쓰임을 위한 살림 꾸리기의 재미를 이 책을 통해 더욱 알차게 그리고 단단하게 일구어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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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 제133회 나오키상 수상작
슈카와 미나토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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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고 싶게 만드는 책이 있다.
그건 아마도 그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동과 느낌, 그리고 여러가지 매력들 때문이겠지.
이 <꽃밥>이라는 책도 가급적이면 다음책으로 홀랑 그 느낌이 넘어가기 전에 
뭔가를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몇 자 끄적끄적.
슈카와 미나토라는 아주 생소한 작가의 작품집인데,
1960년대~1970년대 오사카를 배경으로 한 기이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아릿아릿하게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하고, 야멸찬 삶의 이면을 엿본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사람 사이의 오가는 따뜻함과 그리움으로 여운을 남기기도 하는 각각의 이야기들.
잠이 오지 않는 여름밤 모깃불에 모여 도란도란 들었던 전설과 소문과 풍문을 솜씨있게 재구성했다고 하면 맞는 표현일까? 
한편 한편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나는
어릴 적 기억들을 하나하나 반추하며 다정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언니가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표제작인 <꽃밥>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애틋한 마음이 들어 눈가가 촉촉해졌다.
다른 이야기들 역시 가족과 사랑 그리고 어린 시절의 기억에 대해 슬프지만 아름답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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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 제120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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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사회파 추리소설 중 하나인 <이유>.
1990년대 중반 일본경제의 버블이 무너지고 부동산시장이 흔들리면서
나타난 일련의 현상들을 살인사건과 연결해 촘촘하게 구성해나간 역작이다.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관련된 인물들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등장인물만 해도 수십명에 달한다.
등장인물 계보와 수도원 구조도를 옆에 두고 읽어내려가야하는 <장미의 이름>처럼 방대하고 복잡하게 엃힌 사건을 추적하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지만, 
<이유>는 한 인물에서 자연스레 다른 인물로 시선이 이동하면서 사건의 추이를 따라가기만 하면 쉬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독자를 옴짝달짝 못하게 궁금증의 포로로 만들어버리는 반전은 없지만,
장대한 서사를 통해 한 사회의 빛과 그림자를 담고있는 일련의 현상과 징후을 성실하게 포착해낸다.
7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읽어내려가면서 전혀 지루하고 길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소설의 얼개가 치밀하게 짜여져 있어서 즐거운 몰입과 집중이 가능하다.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무대가 되는 반다루 센주기타 뉴시티가 우리로 치면 도곡동의 타워팰리스같단 생각을 했다. 그 난공불락의 성에 입성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중산층의 욕망은 살인사건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다. 아직까지 현실에서 그런 사건이 일어나진 않았지만, 부동산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아주 개연성이 없진 않아 보이므로.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작품으로 <화차>와 <스텝 파더 스텝> 두 편만 읽어보았을 뿐인데,
고작 세편만으로도 미유키 여사를 감히 거장이라고 추어올리고 싶다. 아니 거장이다.
왜 사람들이 미미월드(미야베 미유키의 앞 글자를 따서 그녀의 작품세계를 이렇게 부른다)에 빠져드는지,
다른 작품들도 하루빨리 번역되어 출간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지
100% 공감이 간다.
다음 편 미미월드 입성작으로 뭘 선택할까?
즐거운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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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파더 스텝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1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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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렇게 귀여운 소설이 다 있담.

의뭉스런 부엉이와 살랑거리는 하트, 반짝이는 별들이 수놓아진 산뜻한 표지만으로도

충분히 짐작을 했었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마음 속으로 몇번이나 환호성을 질렀는지 모른다!

아아, 이거 너무 귀엽잖아~

일란성 쌍둥이와 서른 다섯의 프로 도둑인 '나'.

도쿄 교외 주택가에 집을 털러 갔다가 지붕에서 벼락을 맞고 떨어져 깨어보니 온몸에 부상을 입은 나.

국토가 더러워질까봐라는 황당한 이유로 나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자기들의 아버지가 되어달라며 간호하는 쌍둥이(쌍둥이 부모는 각자의 애인과 사랑의 도피 중, 헉, 그래서 아버지가 필요했다나?  ㅡ.ㅡ).

이들이 엮어가는 허무맹랑하면서도 유쾌한 에피소드들.

일본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라는 미야베 미유키의 이 소설에 빨려들어 그저께는 내려야할 지하철역을 지나쳐
약속시간을 한참이나 늦어버렸다. 덕분에 어이없어하는 친구의 얼굴과 툴툴거림으로 잠시 곤란했지만, 뭐 그런 거 괜찮다고.

추리 소설같은 전개방식으로 자꾸만 뒷장면이 궁금해지면서 읽어가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쌍둥이 타다시와 사토시의 엉뚱하고 천연덕스러운 캐릭터 , 사이사이 나와 쌍둥이의 따뜻한 부자애를 느끼게하는 뭉클함까지 정말 재미와 감동을 두루두루 갖춘 수작이라고 할까?

암튼, 읽는 내내 헤실헤실 미소가 피어올라 간만에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미야베 미유키의 추리 소설도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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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10-04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미야베미유키의 다른 책들과는 ( 적어도 제가 읽어본) 아주 달라요.같은 스타일을 기대하고 보신다면 실망하실까봐 ^^

이 책 영화화 했을때 프로도둑역 누가 했는지 아세요? 왜, 그 예전에 료코랑 부부로 나왔던 사진가, 혹은 쉘위 댄스에서 가발쓰고 춤추던 머리 까진 그 남자. 에요. 책 보기 전에 띠지의 그 배우 사진을 봐버려서, 읽는내내 그 배우의 얼굴이 오버랩 되었다지요 ^^;

플로라 2006-10-04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절한 하이드님~^^ 이거 영화화 됐어요? 아아 너무 재밌겠다! 다케나카 나오토 아저씨가 도둑역을 맡았구나..히힛 너무 잘 어울리는데요~^^
 
공상소년소녀 UGUF의 30일간의 도쿄탐험 - 30 days in Tokyo
박은희.이경인 지음 / 한길아트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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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유. 漫遊. 한가로이 이곳저곳을 두루 다니며 구경하고 놂.

이 책을 덮고나서 딱 떠오른 단어가 이것이다. 만유.

한달이라는 넉넉한 시간을 벗삼아 도쿄의 숨어있는 작고 예쁜 가게들과 골목들을 찬찬히 돌아본 기록이 담겨있으니 말이다.

이미 파리와 캐나다의 보물창고로 유명해진 UGUF는 자신들의 웹사이트와 쇼핑사이트를 통해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이들이다. 이들의 세련된 감성과 안목에 많은 이들이 버닝 중인데, 나 역시 파리의 예쁜 골목과 가게들 사진으로 채워진 고가의 다이어리를 구입했으니 이미 이 책의 잠재독자였던건지도 모르겠다.

한달동안 펼쳐지는 도쿄탐험의 앞 부분은 UF의 친구인 치히로네 집에서의 일상과 친구들 이야기, 인근 가게, 서점, 카페와 음식점 탐방으로, 뒷 부분은 그녀의 남편 UG가 합류하면서 둘만의 쇼핑기와 도쿄인근 에노시마와 가마쿠라까지의 원데이트립 여정으로  채워져있다.

색다른 도쿄의 구경거리를 찾는 이들이나 가이드북에서 찾을 수 없는 도쿄사람들의 생생한 생활의 흔적이 묻어있는 곳들을 찾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뒷부분은 살짝 급박하게 정리를 한 것인지 이야기를 재밌게 하다 갑자기 중단된 느낌인데, 여행시즌에 맞춰 책을 내려고 억지로 마무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이번호 바&다이닝 특집이 도쿄다.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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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6-09-03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앗. 이런 책이 있었군요. +_+; 플로라님이 재밌다 하시니 바로 보관함으로 퍼나릅니다. 기대돼요. 굉장히 아기자기할 것 같은 느낌이네요. 한 달간 느긋하게 천천히 도쿄를 거닐어보기. 아, 해보고 싶어요. ^^

플로라 2006-09-03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격대비 책의 함량이 만족스런 건 아니지만, 흠..이렇게 도쿄를 보는 수도 있구나, 싶어요. 한달의 시간이 주어지면 달밤님은 도쿄가 아니라 아프리카로 떠나시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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