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셔가의 몰락>을 적극 활용한 소설로 느껴진다. 주인공 `나`가 어셔 가를 찾아가 그 저택의 공포와 몰락을 보고하는 1인칭 관찰자 시점(<리틀 스트레인저>는 패러데이 시점)부터 저택 거주자 이름 라임 맞추기도 우연의 일치라고 보긴 어렵다(˝로더릭 에어즈, 여동생 캐럴라인˝->˝로드릭 어셔, 여동생 메들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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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환상문학전집 10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안정희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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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할아버지 스톤은 달 세계가 인류 역사상 유일한 개방형 감옥이라고 주장했다 p27

- 이미 인간은 태어나면서 삶의 죄수다. ˝중력의 법칙과 거래˝(p33)하면서.

자기 인식에는 연습이 필요한 법이다 p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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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 문학동네 시인선 43
리산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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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완 시인은 평을 위한 평을 하고 있다. 침묵하는 혁명가라...정말 그런가. 시인은 너무 많은 것을, 자기를 말하고 있었다. 시든 소설이든 첫째로 두는 게 단순미라는 걸, 쓰는 자는 종종 잊는다. 내가 말하는 단순미는 간결함이 아니다. 내용과 의미가 겉돌지 않는 일체성을 뜻한다. 이해와 공감의 여부를 떠나 사람들이 글을 읽고 공허함을 느끼게 되는 건 이 문제 때문이기도 하다. 흔히 파편적이라 말하는 초현실주의 시의 자동기술법은 가장 강렬한 일체성을 꿈꾼 노력이었다. 무의미 시도 사실 그랬다. 언어를 거부할 때마저도 잊지 않는 언어를 향한 주문(呪文)이자 기원(祈願)이었다.

나는 늘 시의 혁명이라 할 '일체를 향한 독창성'을 읽으려 애썼다. 성기완 시인이 혁명을 가져와 붙이는 바람에 시의 감상이 도드라져 보이는 역효과만 낳았다. 그 뒤에 혁명을 숨겼다고 말하지 마시라. 
언어에서 혁명은, 시는 제 불행을 심지로만 남겨두고 말할 수 없는 것들을 겨우 끌어 모아 세계를 폭발시키는 침묵이다. 성기완 시인도 이 뜻은 같이 하면서 왜 평은 그런가. 평을 위해 혁명을 그릇되게 사용하지 마시라. 
현실처럼 언어에서도 혁명은 앞장서는 것이지 따르는 것도, 뒤에 남는 것도 아니다.
진두 지휘하지도 못하고 노래가 되어 산화하지도 못한 채 패배를 당연시 받아들이는 모습에 씁쓸했다. 결기를 잃은 혁명은 이미 실패다. 시집 제목이 "쓸모없는 노력의 혁명"이 아니라 "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이 된 이유겠지. 본인이 원한 시집 제목이라면 시인은 최소한 정직했다. 

이렇게 말하는 내가 참 밉겠지만 다음 혁명을 고심하는 데 참고가 되길.... 


ㅡAgalma

레이먼드 카버 氏의 장점은 땅, 권총소리가 날 것 같은 장면에서 그런데, 라고 말하는 것, 아슬아슬 경계를 피해 가는 것 그걸 미니멀리즘이라고 한다지만

당신과 함께 우연히 보게 된 어떤 드라마에서도 선(線)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지, 마음을 끄는 한 여자의 발밑에 선을 죽 긋던 남자


詩 수용미학(발췌)

숫자 1은 0을 불문에 붙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고 했다
다만 부재하는 모든 것으로 밤은 시작된다고 나는 말할 수 있을까


목소리가 그리운 날에는 혼잣말을 한다


詩 서쪽의 국경수비대(발췌)

그런 강은 아니지만
강물이 얼어붙는 걸 지켜보고 있었지


詩 호탄의 도적이여, 강은 얼어붙고 말은 지쳤으니(발췌)

한 생이 끝나고 또다른 생을 시작하려는 죽은 새의 뜬 눈


詩 폭풍추적 전문가(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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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11-02 0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궁금하니 찬찬히 살펴보겠음 .^^
생일 뭐하며 보냈나요?
11월 멋지게 보내길..바랄게요!

AgalmA 2015-11-02 03:38   좋아요 1 | URL
아니, 이 별점을 보고도 보시겠다는 의욕은 뭔가요...ㅎ; 저 대신 제대로 평해 주시길^^;
별다른 건 없었고 밥을 아주 오래오래 먹었어요. 사는 것처럼.

[그장소] 2015-11-02 03:42   좋아요 1 | URL
그러니 궁금해서..대체 어떤 말을 지껄이면 시집을 낼수있는건지...중고도 아까울까?일단 도서관에 있음 거기서..보려고. ..눈이 ..시력이 아까웠오?
그정도였오?혹..나무와종이와 활자가 낭비된 그모든게 아깝다면 안볼것이오.
시간아까우니...
음..그럼 되었죠..생일 에 밥한끼...느림의미학을 즐기며...^^

2015-11-02 0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5-11-02 0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허~넘한 처사요...당신 말고...이 시집을 내준이는 대체 왜 그랬다는건지..궁금하오!^^
가혹한 일 아니겠오..뭐..그런 책이 아주 없진 않지만..
ㅡㅡ

2015-11-02 2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2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2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2 2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2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3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골상학 얘기에 문득...

골상학은 프란츠 요제프 갈(1758~1828)을 시작으로 구스타브 셰브(1810 - 1873), 요한 스푸르츠하임(1776~1832)으로 이어지며, 머리 형태가 사람의 성격 특성을 좌우한다는 이론을 내세웠다. 사이비과학으로 판명되었지만, 골상학 관념은 여전히 어설픈 심리학, 성차별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ex- 남자 뇌/여자 뇌 - 아래 그림 참조)

뇌와 신경중추, DNA를 조사하는 뇌과학 시대, 지금은 좀 나아졌다 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건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의식, 영혼, 자아는 어느 장소에 있는가!


˝영혼은 하나의 사건이다. 영혼의 장소는 뇌가 아니며 다른 어떤 신체기관도 아니다. 영혼은 성찰의 종합이다. 그러므로 영혼은 삶이 있는 곳에 있다˝
-루트비히 뷔히너(1824~1899) <영혼의 장소에 대하여>

ㅡ한스 J. 마르코비치, 베르너 지퍼 <범인은 바로 뇌다> 중

유물론자인 루트비히 뷔히너의 말은 관념적이기도 한데, 마르크시즘 시대를 거쳐온 들뢰즈 `사건의 철학`과 닮은 것도 같다.

 

 

 

 


2. 사건이 연결될 때

연말이 다가오고 2015 독서계획 중, 들뢰즈(<의미의 논리>, <안티 오이디푸스>, <천 개의 고원>)읽기는 어떻게든 처리해야겠다 싶었다. 세 책 다 읽기는 시작했지만 완료가 까마득)) 신간 그만 보고! 중고서점 뒤지는 것도 이제 그만해!(내 안의 독서 초자아의 외침) 들뢰즈 읽기가 완료되면 계획 60% 성공률! 계획의 좌절 속에도 내년에 또 계획을 세우겠지...흥미로운 신간도 계속 날 유혹할 테고(아아, 이게 제일 문제지. 올해도 그렇게 당했ㅜ).
이 실패의 범인도 바로 뇌!
무거운 의무감과 신나는 도전의식(이게 도대체 몇 번째인가...끝나지 않는 고통;) 속에 <의미의 논리>를 펼쳤다.

이 책에서 제일 처음 거론되는 1, 2계열- 플라톤과 스토아 학파는 서로 대립한다. 들뢰즈는 스토아 학파의 사건 개념을 받아 들인다.

˝플라톤에게 달의 둥그럼은 달의 질료에 구현된 하나의 형상이다. 그러나 스토아 학파에게 이 둥그럼은 달의 질료가 일정하게 배치됨으로써 생기게 된 표면효과이다. 플라톤의 경우, 달이 변화해도 둥그럼의 형상 자체는 하등의 변화를 겪지 않는다. 스토아 학파의 경우, 달이 변화하면 둥그럼 자체도 변화하는 것이다.˝(<의미의 논리> 중 이정우 교수 서론, p26)

플라톤과 스토아 학파를 골상학과 뇌과학으로 대입해봤다. 플라톤은 골상학의 논리라고 볼 수 있다. 내부 특성이 형태와 사건을 좌우한다는 식. 스토아 학파는 현대 뇌과학과 신경심리학이 섞인 걸로 생각된다. 뇌에서 특성을 맡은 유전자들과 기관들이 상호작용하고 외부와 만나며 사건과 의미가 발생한다. 완료는 아니니 끝없이 변화한다.
이 생각은 어디까지나 내 가정(假定)적 추론일 뿐이고 앞으로 바뀔 수있다.

˝사건이란 존재 세계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기호 체계 바깥의 그 무엇을 요청한다는 것이다˝(p27)

이 사건들을 인식하며 내가 무슨 의미를 만들지 나는 아직 모른다.
한 가지는 안다. 몇 페이지 넘기지도 않았는데 이런 식이면, 내 2015년 독서 계획 마무리는 무척 곤란할 거라는 걸...
이웃들의 독서 계획은 잘 되고 있으려나.


덧)
아래 첨부된 이런 이미지는 제발 웃고 넘어갑시다. 이미지와 `시뮬라크르`에 매번 당하면서도 또 당하는 우리.
그림 내용에 대한 공감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분류하는 문제를 웃으며 생각해보자 올린 건데, ˝이런 걸 자꾸 보게 되는 게 더 문제다!˝ 라고 폭발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주셔도 됩니다/ 고치는 걸 운명으로 생각하는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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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u:Do 2015-10-27 0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웃들의 독서 계획도 엉망입니다. 계획과 실행 그 사이의 괴리는 항상 언제나 미지의 공간으로 남아 있지요 ㅎㅎ

AgalmA 2015-10-27 06:38   좋아요 0 | URL
저만 그런 건 아닐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전혀 기쁘진 않군요. 남은 두 달 잘해보자고요ㅜㅜ/

Clou:Do 2015-10-27 06: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네. 함께 힘내보아요 ㅎㅎㅎ

cyrus 2015-10-27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발자크가 요제프 갈의 골상학 이론에 심취한 적이 있어서 자신의 소설에 갈의 골상학을 자주 언급해요.

AgalmA 2015-10-27 21:47   좋아요 0 | URL
사람은 그 시대의 영향 속에 있어서 겠죠. 발자크가 프로이트나 융의 시대에 살았더라면 많이 달랐을 지도...

cyrus 2015-10-27 22:38   좋아요 1 | URL
발자크가 프로이트의 시대에 태어났으면 심리소설의 대가가 될 수도 있겠군요. ^^
 

바스코 포파 <절름발이 늑대에게 경의를>에서 성동혁 <6>과 연결고리 하나를 찾다.

- 휴전선이 있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반도 분위기
- 크리스마스로즈(유럽에서 널리 자생하는 미나리아재빗과의 여러해살이 식물. 독성이 있어 한때 화살독으로 쓰이기도 했다)
- 가계도
- 언어의 초현실성

나는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게 찾는다. 현실과 아무 상관 없이.
찾고 나면 버린다. 그래서 기억을 잃는다. ㅁㅁ을 닮았다.
블랑쇼, 알고 있었습니까.
당신의 피난처는 언제 생겼습니까.


누군가 덜 불행할 순 없을까요. 오늘도 슬픈 이야기가 많아 잠들 수 없었습니다. 슬픈 노래는 듣지 않았습니다. 거짓말. 그런 표정 짓지 않도록, 나 대신 말해줘. 나와 아무 상관 없이.




그림자 만드는 사람



당신은 영원히 영원히 걷는다
자신의 개인적인 무한성 너머로
머리에서 뒤꿈치로 그리고 등으로


당신은 당신 자신의 빛의 원천이다
천정(天頂)은 당신의 머릿속에 있고
당신의 뒤꿈치에 설치되어 있다


천정이 죽기 전에 당신은 당신의 그림자들을 내보내
길게 늘여 스스로 낯설게 만들도록 하고
기적과 부끄러움을 행하게 하고
오직 그들 자신들에게만 절하게 한다


천정에서 당신은 그림자들을 줄여
적당한 크기가 되게 하고
당신에게 절하도록 가르친다
그리고 그들이 절하며 사라질 때


당신은 오늘도 이 길로 오고 있다
그러나 그림자들은 우리가 당신을 보게 하지 않을 것이다


바스코 포파 <절름발이 늑대에게 경의를> p139~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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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10-25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7년 1월, 이 시집을 읽었을 때(첫번 째는 언제인지 모른다. 두번 째 읽었다고 메모가 돼 있을 뿐) 기억이 하나도 남은 게 없었다. 모든 게 잘도 사라지는데, 왜 나는 아직도 여기지.
坐礁. 피항지는 없다.

나와같다면 2015-10-25 0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대학 1학년때.. 그 사람이 전해줬던.. 쪽지..
순간 같은 사람인 줄 알고.. 헉! 소리와 함께 벌떡 일었나 앉았어요..

AgalmA 2015-10-25 04:10   좋아요 0 | URL
세상엔 불행한, 아니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시기가 왜이리 많죠~_~;

나와같다면 2015-10-25 04: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서로의 구원을 갈구한다.. 그는 오른쪽 구석에서.. 그녀는 .. 그러나 그 공간은 사각형이여서.. 그 시선은 왜곡되고..

잘 기억나지는 않네요..

어린 그 시절.. 연애편지 치고는 좀 무거웠네요..

AgalmA 2015-10-25 05:11   좋아요 1 | URL
˝절름발이 늑대에게 경의를˝ 이 구절과도 비슷하네요.

˝나는 네발로 기어 그대 앞으로 간다
그리고 그대의 은총 속에서 울부짖는다
마치 그대의 위대한
초록 시대 속으로 들어가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