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 알마 인코그니타
에르베 기베르 지음, 장소미 옮김, 김현 해설 / 알마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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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만큼이나 강렬한 사진을 표지로 하고있는 이 작품은 "에세이의 일종인 소설"이라는 내게는 다소 생소함으로 다가온 작품이었다. 당근을 싫어하는 아이처럼 나에겐 에세이가 그러한데, 이 작품은 작가의 나르시즘을 기반으로 에이즈라는 사형선고를 블랙코메디 처럼 풀어내는 방식을 취함을써 읽는 내내 재미와 감동을 배로 가져다준 정말 아름답고 훌륭한 글이었다. 

 나는 이 책을 읽기전 작가의 사진을 보아서 그가 얼마나 미남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지독한 자기애와 나르시즘으로 살짝 짜증이 일기도 했지만, 이를 곧바로 수긍하게 만들어버리는 너무도 아름다운 글재주와 나름의 재치있는 자기비하로 나로하여금 애독자라는 그의 노예가 되게 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부분이 나를 새롭게 하였는데, 에이즈 환자인 작가가 병원에서 간호사들을 냉혹한 기계로 보고 두려움을 서술하는 부분과 지하철에서 홍콩독감에 걸릴것을 두려워하는 대목에서 되려, 감염자들을 두려워했던 내 모습을 떠올리며 정말 인간은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이고 개인주의라는 생각에 탄식을 터트렸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을 장식한 김현 시인의 해설은 마치 맛있는 만찬 뒤에 맛있는 디저트를 먹게 되었을때의 그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이라고나 할까?


생애 36년. 인생의 마침표. 이토록 아름다운 피사체가 안겨다 주는 상실감과 슬픔이 나를 더 살고싶게 만든다.

이것이야 말로 죽는 순간까지 혼신을 다해 작품을 남기고간 작가가 독자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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