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초콜릿 - 나를 위한 달콤한 위로
김진세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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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오랜만에 손에 잡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읽고 서평 쓴 책만 110여권인데 올해에는 3월 중순까지 읽은 책이 단 한 권도 없었다. 그동안 얼마나 읽고 싶은 책이 많았던지… 결국 2월 말에 변리사 1차 시험이 끝나고 3월 초에 2박 3일간의 동원훈련 기간 동안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책을 읽는 것도 어느 정도 습관이 되야 추진력을 받는 법인데 그동안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것도 쉽지 않았다.

 최초 동원 훈련에 가져가기 위해서 책을 선택할 때도 쉬워보이는 책을 가져가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원래 <심리학> 서적이 재미도 있고 실생활에 나름 유용한 정보를 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무난히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군복만 입으면 뭐든지 귀찮고 자고 싶은지… 그렇다고 이미 손에 잡은 책을 도중에 놓을 수도 없고… 결국 힘들게 힘들게 통독을 하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솔직히 당혹스러웠다. 이 책은 <20대 남자를 위한 책>이 아니라 <20대 여자를 위한 책>이었다. 책 서술 관점에 미루어 보았을 때 주 독자 타겟을 <20대 여자>로 하고 있음이 분명해 보였다. 그러다보니 읽으면서 아무래도 입장이 다르다보니 생소한 점이 많았지만 20대 여자의 심리를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 그렇지만 과연 많이 아는 것이 좋은 것인가는 조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오히려 20대 여자의 심리는 모르는 것이 약일 듯 싶다. 이렇게 다 심리를 낱낱이 다 알게 되면 이를 이용하기도 쉬울 뿐더러 사실 진화론적 관점으로 봤을 때 남녀는 서로를 이용하는 면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의 글쓴이는 과거 프로이트의 이론에 많이 기대고 있다. 요새 심리학의 대세는 생물학과의 융합으로 발전된 뇌과학인데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프로이트의 설명에 기대서 20대 여성의 심리를 설명한 점은 근래에는 별로 유용한 접근 방식이 아닌 듯 쉽다. 글쓴이는 이런 생물학적 접근이 썩 맘에 들지 않은 모양인데 이미 프로이트의 이론이 벽에 부딪친 만큼 생물학적 접근 역시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정신과 의사 입장에서 자신의 밥그릇이 줄어드는 점이 맘에 들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결국 이 책은 쉽게 20대 여성의 심리를 분석하고 그 해결책은 달콤한 <초콜릿>처럼 설명해 준 책이다. 20대 여성이라면 이 책을 읽고 재미와 함께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자신이 20대 여성이 아니라면 이 책을 읽는 것을 그다지 추천하지 않으며 너무 프로이트의 이론에만 기댄 점은 옥의 티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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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경영학 - 위대한 영웅들의 천하경영과 용인술
최우석 지음 / 을유문화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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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처음으로 <삼국지>를 만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무렵이었다. 당시 아버지께서 매주 금요일마다 60권짜리 만화 삼국지를 한 권씩 사오셨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금요일에 아버지께서 회사에서 돌아오시면 쪼르르 현관으로 마중 나가서 애교를 떨었던 기억이 있다. 그 덕택에 <삼국지>의 매력을 어릴 때부터 맛 볼 수 있었으며 당시 나의 role model은 제갈공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의 신출귀몰한 지략과 전략/전술은 정말 닮고 싶은 것이었다.

 그러던 중 '질풍노도의 시기'인 중학교 시절에 다시 삼국지를 만나게 되었다. 그것은 KOEI사의 불후의 명작 <삼국지3>를 통해서 였는데 학원을 마치고 저녁 9시에 집에 들어오면 공부는 뒷전이고 <삼국지3>만 죽어라고 했었다. 그 결과 나의 role model은 제갈공명에서 통솔, 무력, 지력, 정치, 매력 모두 A급인 조조가 되었다. 당시 웬만한 장수 능력치와 도시 내정 사항을 전부 암기하고 있을 정도로 <삼국지3>는 나의 중학교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와도 같았다.

 하지만,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에는 삼국지를 읽지 않았다. 이미 60권짜리 만화 삼국지와 계속된 KOEI사의 삼국지 시리즈(현재 한국에는 삼국지 11까지 나왔다.)를 통해 삼국지에 대해 통달해 있었다고 자부했었기 때문에 더 이상 <삼국지>는 나에게 새로울 것이 없었다. 그러던 중 독서모임에서 만나게 된 후 넓은 지식과 경험, 경륜으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시던 분께서 '08.6월에 이 책을 나에게 선물로 주셨다. 사실 '을유문화사'라는 출판사가 좋은 책을 낸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삼국지는 이미 나에게는 진부한 이야기였고 나는 내 자신이 CEO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책장 한 구석에 고히 모셔두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사 후 짐을 정리하다가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공부하다 지칠 때마다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책의 특징은 단순히 삼국지 주인공인 조조, 유비, 손권을 비교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경영학'적 관점에서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CEO로서의 장점과 단점을 잘 비교 분석해 놓았다는 것이다. 일단 글쓴이는 그 중에서도 '조조'를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는 듯 하다. 실제 위나라가 국력은 촉, 오를 합해야 비등할 정도로 가장 강했으며 조조 자신도 문무를 겸전한 천재형 CEO였으며 결정적으로 손권과 달리 후계자 선정 문제도 잘 마무리지었으며 또한 후계자를 위해 많은 인재풀과 문화, 시스템을 정비해 놓은 점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한마디로 단점이 없는 엄친아라고 하겠다. 유비의 경우 제갈공명이라는 훌륭한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여 그의 능력을 맘대로 펼칠 수 있게 많은 권한을 주어 걸출한 2인자를 만들어 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손권은 조조, 유비와 달리 수성형 CEO로 창업 1세대로부터 내려온 창업 공신을 잘 다루고 탁월한 외교 감각으로 위나라와 촉나라 사이에서 많은 실리를 얻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수 있지만 결정적으로 후계자 선정에서 실수했다는 점이 오점이라고 하겠다.

 이렇게 3명은 다른 점도 많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재 발견''육성'에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조조의 인재 욕심은 관우에 대한 대접에서도 드러나지만 유비마저도 자신의 아래 두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만큼 유명하고 유비 또한 제갈공명을 초빙하기 위해 그 유명한 삼고초려를 했을 정도이고 특이하게 50세가 되어서야 기반을 닦을 정도로 고생을 많이 했음에도 인재가 떠나지 않고 유비와 생사고락을 함께 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마치 요새로 치면 대기업을 마다하고 별 볼일 없는 벤처 기업에 입사하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 손권 역시 손책에서 이어받은 창업 공신을 잘 다독거렸을 뿐만 아니라 주유, 노숙, 여몽, 육손으로 이어지는 오나라 대들보를 마련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였다. 이를 보면 황제가 되기 위해, 혹은 CEO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바로 '인재를 발견하고 육성하는 능력'이라고 대답할 수 있겠다. 

 결국 이 책은 평범한 삼국지 해설서가 아니라 삼성경제연구소 CEO를 지낸 글쓴이가 방대한 삼국지 자료를 분석한 끝에 성공을 위한 리더쉽과 경영전략을 제시한 책이다. 특히 <삼국지 연의>에서는 잘 알 수 없었던 조조, 손권의 뒷 이야기도 흥미롭다. 오늘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 책을 통해 조조, 유비, 손권이 어떻게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는지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CEO이거나 CEO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일독하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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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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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원래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분명 소설은 다른 종류의 책에 비해서 '빨리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어차피 소설은 '픽션'이고 '허구'이기 대문에 소설을 읽으면서 얻은 감동은 시간이 지날때마다 희미해져서 계속 다른 소설을 읽어서 감정을 깨우지 않으면 남는 것이 없을 뿐더러 요새 2MB가 그렇게 강조하는 '실용'이란 측면에서도 소설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현대는 하루가 다르게 지식이 발전하고 수많은 책들이 출판되고 있다. 본인의 경우 학생이란 신분으로 최대한 책을 많이 읽어도 1년에 100권 정도인데 인류사에 큰 족적을 남긴 고전도 읽어야 하고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으려면 신간도 꾸준히 읽어야 하는데 연간 100권의 독서량으로도 부족함을 느긴다. 그렇다면 어차피 1년에 읽을 수 있는 책의 수에 한계가 있다면 인문/사회 과학이나 자연과학 책을 먼저 읽는 것이 소설을 읽는 것보다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일부러 소설 책을 찾아서 읽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영화로 제작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글쓴이로 유명한 공지영의 산문집인데 내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존경하고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멘토로부터 선물로 받은 책이었다. 또한 계속된 인문/사회 과학, 자연 과학 책 읽기에 지쳐가고 있었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공지영이라는 작가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되었으며 결정적으로 책의 분량이 적었기 때문에 공부하다가 지칠 때마다 꺼내서 읽게 되었다.

 솔직히 책 초반에는 공지영의 삶에서 체득한 여러 가지 교훈을 딸에게 전하는 편지글 형태로 풀어내는 공지영의 글솜씨에 빠져서 흥미있게 읽었다. 특히 <잘 헤어질 남자를 만나라><그게 사랑인 줄 알았던 거야>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그런데 점점 읽어갈수록 자꾸 공지영의 이중적인 모습이 거슬리기 시작했다. '사랑'에 대해 딸 위녕에게 이야기할 때는 그런 모습을 찾기 힘들었으나 '어떤 삶을 살아라'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그런 모순을 느낄 수 있었다.

 즉 공지영 자신도 이 책에서 말하듯이 "꿈꾸던 딸은 늘 전교에서 1등을 해야 하고, 선생님들에게 칭찬은 도맡아 받고, 키는 크고 얼굴은 예쁘고(네 아빠와 엄마가 네게 물려준 유전자와는 아무 상관도 없이) 몸매는 미인대회에 나갈 정도지만 그런 대회에는 결코 나갈 생각이 없이 늘 세계 명작을 읽고 있는 데다가, 영어는 기본으로 잘하고 거기에다가 약간의 프랑스어와 일본어를 하며(중국어도 괜찮아), 집에서는 동생들을 잘 돌보는 누나이고 엄마에게는 늘 대견하며 아빠에게는 애굣덩어리인…"(p.254) 딸을 원하면서도 이 책의 제목은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이다. 결국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성실하게 살아라.' '최선을 다하라'는 말인데 한 꺼풀 벗겨내면 결국 '열공해라' 아닌가? 이런 모순때문에 공지영의 말이 딸에게도 잔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공지영의 충고에 "나는 이미 최선을 다해서 성실히 살고 있으니 당신이나 이중적인 모습을 버리고 너나 잘하세요."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렇게 쓰면 분명 공지영은 "터무니없는 오해와 편견으로 상처받는다"(p.29)라고 했지만 어쩌겠는가? 어차피 독자의 터무니없는 오해와 편견도 이 책을 통해 생긴 것이니 이런 것이 싫다면 오해와 편견이 없도록 쓰면 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스스로 글을 쓰는 것은 먹고 살기 위해서(p.219)라고 이야기하면서 창작 작업으로 폼 잡는 사람이 꼴불견이다라고 했는데 나는 이 책을 내가 먹고 살기 위한 작업을 통해 번 돈으로 산 것이니 나의 생각을 떳떳이 밝힐 자격이 있는 것이다.

 혹시 공지영 작가가 이런 리뷰 글로 상처를 입는다면 글을 쓰는 일을 멈추기 바란다. 상처 받는 것이 두렵고 힘들면 글을 안 쓰면 되는 것이지 글을 쓰고 발표하고 책으로 출판해서 다른 사람이 많이 사서 읽기를 바라면서 남이 칭찬만 해주기를 원하는 것은 대체 무슨 심보란 말인가? 이제 공지영 작가도 스스로의 "오해와 편견"에서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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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특별한 소방관 - 희망 가계부 프로젝트
제윤경 지음 / 이콘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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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책을 고를 때 표지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 표지가 아름답고 그럴듯해 보이면 내용도 훌륭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함정에 빠져 있는 잠재 고객을 목표로 하여 출판사들은 표지를 되도록 예쁘게 만들고 고급스러워 보이기 위해 양장을 하는 듯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잘못된 선입견에서 나도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이 책에서 그런 점을 더욱 명확히 깨달을 수 있었다. 먼저 이 책의 제목인 <나의 특별한 소방관>은 마치 어린이 소방 교육 동화책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표지는 세련되지 못하며 글쓴이도 여자라는 점이 이 책을 쉽사리 꺼내들기를 망설이게 하였다.

 그러던 중 아버지께서 이 책을 먼저 읽으신 후 나에게도 이 책을 강력히 권해주셨다. 그래도 조금 망설이기는 했지만 책의 양도 적당해 보이고 쉽게 읽히는 책 같아서 공부 쉬는 시간마다 한 마당씩 꾸준히 읽기 시작했다. 이렇게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나의 선입견에 의해 책장 한 구석에서 나의 손길을 기다리며 독수공방 해야 했던 이 책과 이 책의 글쓴이에 대해 매우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과거 중국에서 한 나라는 흉노의 지도자에게 왕의 후궁 중 1명과 결혼시켜서 흉노의 중국 칩입을 막는 정책을 사용했었다. 그런데 왕이 자신이 총애하는 예쁜 후궁을 줄리는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왕 체면에 수 많은 여자들의 외모를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기 때문에 화가를 이용해서 후궁의 외모를 그려오도록 하였다. 이를 안 후궁들은 화가에게 뒷 돈을 찔러주면서 자신의 외모를 예쁘게 그려달라고 부탁하였다. 그 결과 절세미인이었던 한 후궁은 돈이 없어서 화가가 못 생기게 그려서 왕이 흉노의 지도자에게 이 후궁을 주었는데 흉노의 지도자가 갑자기 왕 앞에서 정말 고맙다고 충성을 맹세하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왕이 이 사실을 알고 매우 아까워 하였지만 이미 약속한 일을 되돌릴 수 없었기 때문에 씁씁해 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래도 나는 남의 손에 이 책이 가기 전에 읽었으니 최소한 이와 같이 후회한 일은 안 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스스로를 자학해도 무방할 정도로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에서는 집 안에 존재하는 "불씨"를 제거하는 "가계 재정 소방관"을 등장시키는 우화를 통해 가정의 재정과 행복을 지키는 방법을 우회적으로 알려준다. 특히 이 책에서는 <재테크 신드롬>이라는 <나쁜 마법>에서 빨리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특히 부동산 불패신화를 믿으며 미래를 지나치게 낙관하고 사람들과 빚내서 투자하는 것이 저금리 시대의 재테크라는 책을 쏟아내는 출판사들에게 "제발 그런 말도 안 되는 선동 좀 그만 하라"고 말해주고 싶었다고 글쓴이는 머릿말에서 말하고 있다.(p.6)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미래를 낙관함으로써 많은 실패를 겪었는데 이렇게 우리를 만든 것이 바로 우리의 '욕심'이고 이런 욕심을 극단적인 물신주의로 끌고 같 것이 바로 '부러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의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조차 내 집값이 오르는데 영향 미칠 사람을 치명적인 도덕적 흠결 때위는 무시하고 표를 몰아주었던 것이다. 예컨데 2MB가 당선된 것이나 노원갑에서 노회찬 대신에 홍정욱 따위가 당선된 것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이런 것을 볼 때마다 정말 한국에 정나미가 떨어진다. 하지만 나 또한 반성해야 한다. 나 역시 청약저축을 위해 실제 사는 곳은 신림동이었지만 주소는 노원갑으로 되어 있어서 투표를 하지 못했다… 또한 부동산으로 '억' 벌었다는 이야기, 판교 로또 이야기, 순식간에 몇백, 몇십 %의 수익을 올렸다는 이야기, 내 돈이 아닌 빚으로 투자에 성공한 레버리지 투자 전략을 들으면서 나 역시 욕심과 부러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이 책의 글쓴이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젊은 나이에 100억대 부자가 될 필요는 없으며 이런 나쁜 마법에서 깨어나 갑자기 수억대의 부자가 되는 엉터리 부자 꿈이 아닌, 매일 매일 조금은 더디지만 확실한 부자가 되는 꿈을 꾸라고 조언한다.(p.11) 이렇게 나로 하여금 '욕심''부러움'이라는 나쁜 마법에서 확실히 벗어나게 해 준 이 책과 글쓴이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앞으로 나도 글쓴이가 예로 들고 있는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에서 다른 애벌레를 밟고 가장 위에 오르려는 헛된 욕심을 버리고 껍데기를 벗는 고통을 자처해서 아무에게도 상처주지 않고 나비가 되어 하늘을 자유롭게 비상하기를 꿈 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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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뜬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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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새 베스트셀러 1위 자리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책이 바로 주제 사라마구(Jose Saramago)[눈먼 자들의 도시]이다. 이 책에서는 의사 부인 단 한 명만 빼놓고 전부가 눈이 멀고만 도시를 그리고 있다면 후속편인 [눈뜬 자들의 도시]에서는 선거 과정에서 거의 대다수가 "백지투표"를 내는 도시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전 편에서는 "눈이 먼" 상황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이번 작품에서 "백지투표"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헷갈리는 측면이 있다.

 일반적으로 투표권 포기는 민주 시민으로서 권리를 포기하는 것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백지투표"의 경우는 어떠한가? 일단 투표는 했으니 투표권의 포기는 아니지만 아무런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투표권의 포기와 동일하게 볼 여지가 있다. 그런데 글쓴이는 백지투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즉 기존 우익 정당, 중도 정당, 좌익 정당 모두에 대한 거부의 한 가지 방법으로 "백지투표"를 선택한 것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 대한 우익 정권의 대응은 가관이다. 정상적이라면 재빨리 민심을 깨닫고 이에 맞게 개혁을 해야 하지만 민심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배후가 있다고 의심한다. 그래서 비밀경찰을 동원해서 시민을 감시하고 비상 상태를 선포하여 수도에 계엄령을 선포하기까지 하며 심지어 국가로서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도 저버리고 수도에서 야밤에 수도에서 전부 철수하고 외곽 출입을 군대를 이용해서 봉쇄하기까지 한다.

 이것은 마치 한국 전쟁 당시 국민을 저버리고 도망친 이승만과 다를 것이 없다. 글쓴이가 한국 전쟁 당시 이승만의 파렴치한 행태를 알고 썼는지 모르겠지만 국민을 스스로 적의 손에 던져놓고는 후에 점령군처럼 복귀하여 국민이 적에 부역했다고 그들을 단죄하였는데 이는 이 책에서 우익 정권도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그들은 경찰과 소방관도 전부 수도에서 빠져나갔기 때문에 수도에서 강도, 강간, 살인 같은 강력 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이고 이를 견디다 못한 국민이 결국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개선장군처럼 자신들을 환영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오히려 수도에서는 강력 범죄가 일어나기는 커녕 너무나 평화롭게 하루 하루가 지나가고 이에 우익 정권은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결국 지하철 폭탄 테러를 스스로 일으킨 후 테러의 배후가 백지 투표의 배후와 동일인이며 단지 4년 전에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사 부인을 배후로 지목하고 그녀를 암살한다. 마치 데자뷰 현상을 느끼지 않는가? 나는 이를 글쓴이가 9.11 테러를 염두해 두고 쓴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특히 의사 부인이 암살 당할 때 그녀의 눈물을 핥아주는 개 콘스탄테도 죽임을 당하는데 눈먼 남자가 "잘 됐군, 나는 개 짖는 소리가 싫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의 맨 앞에서는 "짖자, 개가 말했다"라고 쓰여져 있는데 눈먼 남자의 말을 보면 전 편에서 보였던 낙관주의가 비관주의로 변한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말한 눈먼 남자가 바로 9.11테러 이후 복수심에 눈이 먼 미국인이고 우익정권은 부시를 비롯한 네오콘들이 아닐까?

 솔직히 말하면 아무래도 정치적 메세지가 많이 들어간 만큼 전 편보다 완성도는 떨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작가는 비관주의로 변했지만 나는 아직 꿈을 꾸는 이상주의자이기 때문에 끝까지 짖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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