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특별한 소방관 - 희망 가계부 프로젝트
제윤경 지음 / 이콘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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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책을 고를 때 표지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 표지가 아름답고 그럴듯해 보이면 내용도 훌륭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함정에 빠져 있는 잠재 고객을 목표로 하여 출판사들은 표지를 되도록 예쁘게 만들고 고급스러워 보이기 위해 양장을 하는 듯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잘못된 선입견에서 나도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이 책에서 그런 점을 더욱 명확히 깨달을 수 있었다. 먼저 이 책의 제목인 <나의 특별한 소방관>은 마치 어린이 소방 교육 동화책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표지는 세련되지 못하며 글쓴이도 여자라는 점이 이 책을 쉽사리 꺼내들기를 망설이게 하였다.

 그러던 중 아버지께서 이 책을 먼저 읽으신 후 나에게도 이 책을 강력히 권해주셨다. 그래도 조금 망설이기는 했지만 책의 양도 적당해 보이고 쉽게 읽히는 책 같아서 공부 쉬는 시간마다 한 마당씩 꾸준히 읽기 시작했다. 이렇게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나의 선입견에 의해 책장 한 구석에서 나의 손길을 기다리며 독수공방 해야 했던 이 책과 이 책의 글쓴이에 대해 매우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과거 중국에서 한 나라는 흉노의 지도자에게 왕의 후궁 중 1명과 결혼시켜서 흉노의 중국 칩입을 막는 정책을 사용했었다. 그런데 왕이 자신이 총애하는 예쁜 후궁을 줄리는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왕 체면에 수 많은 여자들의 외모를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기 때문에 화가를 이용해서 후궁의 외모를 그려오도록 하였다. 이를 안 후궁들은 화가에게 뒷 돈을 찔러주면서 자신의 외모를 예쁘게 그려달라고 부탁하였다. 그 결과 절세미인이었던 한 후궁은 돈이 없어서 화가가 못 생기게 그려서 왕이 흉노의 지도자에게 이 후궁을 주었는데 흉노의 지도자가 갑자기 왕 앞에서 정말 고맙다고 충성을 맹세하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왕이 이 사실을 알고 매우 아까워 하였지만 이미 약속한 일을 되돌릴 수 없었기 때문에 씁씁해 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래도 나는 남의 손에 이 책이 가기 전에 읽었으니 최소한 이와 같이 후회한 일은 안 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스스로를 자학해도 무방할 정도로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에서는 집 안에 존재하는 "불씨"를 제거하는 "가계 재정 소방관"을 등장시키는 우화를 통해 가정의 재정과 행복을 지키는 방법을 우회적으로 알려준다. 특히 이 책에서는 <재테크 신드롬>이라는 <나쁜 마법>에서 빨리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특히 부동산 불패신화를 믿으며 미래를 지나치게 낙관하고 사람들과 빚내서 투자하는 것이 저금리 시대의 재테크라는 책을 쏟아내는 출판사들에게 "제발 그런 말도 안 되는 선동 좀 그만 하라"고 말해주고 싶었다고 글쓴이는 머릿말에서 말하고 있다.(p.6)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미래를 낙관함으로써 많은 실패를 겪었는데 이렇게 우리를 만든 것이 바로 우리의 '욕심'이고 이런 욕심을 극단적인 물신주의로 끌고 같 것이 바로 '부러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의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조차 내 집값이 오르는데 영향 미칠 사람을 치명적인 도덕적 흠결 때위는 무시하고 표를 몰아주었던 것이다. 예컨데 2MB가 당선된 것이나 노원갑에서 노회찬 대신에 홍정욱 따위가 당선된 것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이런 것을 볼 때마다 정말 한국에 정나미가 떨어진다. 하지만 나 또한 반성해야 한다. 나 역시 청약저축을 위해 실제 사는 곳은 신림동이었지만 주소는 노원갑으로 되어 있어서 투표를 하지 못했다… 또한 부동산으로 '억' 벌었다는 이야기, 판교 로또 이야기, 순식간에 몇백, 몇십 %의 수익을 올렸다는 이야기, 내 돈이 아닌 빚으로 투자에 성공한 레버리지 투자 전략을 들으면서 나 역시 욕심과 부러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이 책의 글쓴이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젊은 나이에 100억대 부자가 될 필요는 없으며 이런 나쁜 마법에서 깨어나 갑자기 수억대의 부자가 되는 엉터리 부자 꿈이 아닌, 매일 매일 조금은 더디지만 확실한 부자가 되는 꿈을 꾸라고 조언한다.(p.11) 이렇게 나로 하여금 '욕심''부러움'이라는 나쁜 마법에서 확실히 벗어나게 해 준 이 책과 글쓴이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앞으로 나도 글쓴이가 예로 들고 있는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에서 다른 애벌레를 밟고 가장 위에 오르려는 헛된 욕심을 버리고 껍데기를 벗는 고통을 자처해서 아무에게도 상처주지 않고 나비가 되어 하늘을 자유롭게 비상하기를 꿈 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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