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의식과 존재사유 - 칸트철학과 근대적 주체성의 존재론 한길신인문총서 2
김상봉 지음 / 한길사 / 1998년 9월
평점 :
품절


 본인은 중, 고등학교 때부터 [판타지, 무협]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왠만큼 속독과 언어능력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고등학교때에도 수능 모의고사에서 [언어] 부분은 3개 이상 틀린 적이 없었을 정도로 나의 언어능력과 이해력에 많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다. [자기의식과 존재사유-칸트철학과 근대적 주체성의 존재론]이라니? 마치 웹툰 중 하나인 [정글고등학교]에서 나오는 불사조가 읽을 만한 제목의 책 아닌가? 하지만 책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포스'를 무시하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야 말았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처음 100여쪽까지는 거의 4시간에 걸쳐 정독을 하였으나 뒤로 가면 갈수록 난해해지는 내용에 손을 들 수 밖에 없었다. 무슨 '선험철학', '존재론'등 생전 처음 보는 생소한 단어 앞에서는 나의 존재는 작아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포기할까 고민하였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책의 '난이도'로 책 읽기를 포기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끝까지 근성으로 다 읽고야 말았다.(참고로 책 '내용'이 거슬려서 책 읽기를 포기한 적은 좀 있다.) 책을 다 읽은 후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과연 이 책에서 내가 배운 것은 무엇인가?'

 

 솔직히 말해 이렇게 나의 '바닥'을 다 보이는 것이 부끄럽지만 이런 물음에 대해 나는 딱 2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을 뿐이다.

1. 이 책은 철학 전공자가 아니면 읽지 말기를 강력히 권한다.

2. 독일 관념론에서 '나'의 존재라는 것이 그동안 큰 문제로 대두되었으며 이를 최초로 알린 데카르트와 칸트는 위대하다.

딱 이정도가 내가 이 책을 통해 습득한 내용이다.

 

 대체 어떻게 책을 써야 이렇게 어렵게 쓸 수 있을까? 이 책의 글쓴이를 개인적으로 만나서 대체 누구를 대상으로 글을 쓴 것인지 물어보고 싶은 생각뿐이다. 결국 내 자신이 제대로 '읽지 못한' 책에 대해 어떻게 별을 주고 평가를 할 수 있을까? 이 책에 대한 평가는 각 독자 여러분에게 남기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파우스트>를 인용하면서 나의 생각을 대신할까 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조롱하리라는 사실에 익숙해졌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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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비 2015-06-29 2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신께서 이해하지 못하셨다고 이 책이 별 하나를 받을 책은 아닌 겁니다. 철학에 대해 모르시니 이런 글을 쓰신 거겠죠

암향부동 2015-06-29 20:08   좋아요 0 | URL
뭐...제가 철학에 대해서 무지한 것에 대해서는 동감합니다만...꽤나 오래 전 일이라 정확하게 옮기지는 못하겠지만 제가 직접 이 책의 저자인 김상봉 선생님을 만나서 이 책에 대해 물어 봤을 때 ˝이 책은 제가 칸트를 극복하려고 쓴 책이라 전혀 읽으실 필요가 없는 책입니다˝라고 했던 말씀을 기억합니다. 글쓴이가 직접 이렇게 말 한 책이기도 하고 어찌되었건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독자가 이해하지 못하면 의미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별 한 개가 그렇게 박한 평가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