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식사를 하려고 TV를 틀었어요.
돌려도 돌려도 보고잡은게 없어요. 아,젠장. 요즘은 볼만한게 없어요.
결국 나는 롤코에 채널을 맞춰요. 성우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 볼륨 이빠이 올려주어요.
촌철살인적이고 뻔뻔한 성우의 나레이션과 만만치 않게 뻔뻔한 연기자들을 보며 밥 먹다
웃으며 밥풀 몇 개 흘려줘야겠어요.
이런, 니미럴, 오늘은 주제가 방구인가요. 왜 하필 나 밥 먹는 시간에 그 지랄이니.
그래도 나는 꿋꿋하게 밥을 먹으며 봐요. 처음으로 배운 표현이에요. '방구 트다'
저게 뭔 소린가. 나는 눈을 반짝거리며 열심히 봐요. 여자 연기자 엘리베이터 안에서 방구
끼지 못해 안달난 것이 표정 리얼 작렬이에요. 나도 한 번 생각해봤어요.
나도 저런 적 있어요. 아니, 드럽게 많아요.
요즘 들어 방구를 자주 끼어요. 내 성질 닮아 비비베베 꼬였던 장이 다시 풀어지려나봐요.
똥도 잘 싸고 방구도 잘 끼어요. 거의 매일 화장실 가서 엉덩이에 항문 달렸나 잘 확인하고
있는데 방구는 왜 자꾸 나오는 걸까요? 그나마 그 가스가 입으로 안 나와서 천만다행이에요.
새삼 인간의 몸은 대단히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란 생각이 들어요.
똥구멍이 없으면 우린 소화된 걸 입으로 뱉어내 매일 꽁짜 피자 한 판씩 만들 판이에요.
생각만 해도 역겨워요. 내가 쓰면서 내가 토하고 자빠졌어요.
친하게 지낸지 아직 반 년도 안 된 친구와 말하다 어느 날, 나는 우연히 '방구를 트였어요'
한참 열을 띄며 진중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눈치 없는 방구가 예고도 없이 뿡- 하고 터져
나와요. 쪽팔려요. 그래서 나는 말을 멈추지 않고 계속 이야기해요. 상대방이 나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그 소리를 금새 잊어버리길 바라며 더욱 더 침 튀겨가며 열변을 토해요.
아, 이런 너무 집중했는지 또 뿡- 하고 터져나와요. 빌어먹을, 왜 그렇게 소리는 요란한지.
나는 더욱 더 쪽팔려서 더 이야기해요. 그냥 살포해도 되는가보다 하고 착각한 대장이 계속
지랄이에요. 아직 남았다고 항문에 압박을 가해요. 제기랄, 좀 참으면 안 되겠니?
이미 방구 작렬 두 방 남긴 상태에서 '나, 화장실에 좀' 이라는 멘트를 어떻게 날리겠어요.
무시하고 계속 말하는데, 이번엔 항문이 아주 악기 연주를 하고 자빠졌어요. '뿌뿌붕뿡푸푸푸'
이런, 된장을 처발라 목 졸라 죽일 항문아. 니가 무슨 루이 암스트롱이야? 노래하고 자빠졌네.
며칠 전이에요. 친구와 함께 [러블리 본즈] 영화를 보러 갔어요.
'나는 14살 때 살해되었다'라니. 나는 내 대장에 살해될 지경이에요. 자리잡고 앉았는데 또 대장이
뿌글뿌글해요. 아,놔. 평소 화장실 잘 가는데 때와 장소 안 가리고 왜 맨날 지랄이니.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이야기를 하는 상태라면, 얼굴에 철판 깔고 내 말에 상대방 정신 쏙 빼놓게
만드는 치사한 교란 작전이라도 하겠는데, 어두컴컴한 극장, 그것도 바로 옆자리에서 그러면 어쩌라고.
결국 나는 참아요. 아,정말 대빵 큰게 나올 것 같은데, 빵-하고 터트리면 정말 시원할 것 같은데,
미치겠는 거에요. 아직 영화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으니까 화장실 갔다올까 했지만 귀찮아요.
어차피 사운드 빵빵한 극장이니까 기회 봐서 쾅쾅 때리는 배경 소리에 묻히게 한 방 날리려고 기회만
엿보고 있어요. 이런, 니미럴, 뭔 영화가 시종일관 이렇게 잔잔해요. 배 속에선 난리가 났어요.
너무 참아서 독가스가 대장 밖 모세혈관을 타고 온 몸을 유영하며 복수극에 치달았어요.
배 전체에 퍼진 것이 마치, 똥 1톤을 배에 담은 듯한 복부거북함이 나를 괴롭혀요. 아,죽겠어요.
내 속도 모르는 친구는, 내가 이리저리 몸을 비비꼬니까 하는 말이, '의자가 불편하지? 나도 그래'
이런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어요. 난, 솔직하게 '가스 안 나와서 그래'라고 하는 대신, '소화가 안돼'하고
말을 돌려요. 영화 보기 전에 먹은 버터구이 오징어 탓을 해요. 친구 왈, '사이다 마셔'.
하.하.하. 탄산 마시고 가스 더 뿔리라니, 나를 아주 초고속 황천으로 보내려고 작정했구나.
영화가 끝나자마자 화장실 갔어요. 안 나와요. 에라 모르겠다. 그냥 나와요.
친구랑 걷기 시작하자마자 참았던 뿡뿡이 나와요. 이런, 십장생.ㅡ.,ㅡ
이제 친구는 내가 화장실 간다고 하면 무조건 똥 싸러 가는줄 알아요.
내가 하루종일 똥만 싸러 다니겠니. 작은 볼일도 보고, 때로는 손에 뭐 묻어서 씻으러 가는 것도 있는데.
방구 튼다는 건 처음에만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너무 편해요.
하기사, 개들도 방구 끼는데, 쪽팔릴 거 뭐 있나요.
우주최강 뻔뻔한 나는 속 편하게 생각하고 살아요. 비틀어진 장이 다시 펴지나보지,하고.
자, 다 같이 시원하게 방구 뿡뿡뿡-
독가스 내보내지 못하고 몸 안에 담아두면 똥독 올라요. 내뿜읍시다.
에브뤼바뤼~ 쎄이~ 뿡-
ㅡ.,ㅡ
이상, 방구일기 끝-
P.S : 아, 미안, 식사 전이었던가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