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가 알려주는 전염의 원리 - 바이러스, 투자 버블, 가짜 뉴스 왜 퍼져나가고 언제 멈출까?
애덤 쿠차르스키 지음, 고호관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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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나아지기?


인간이 발명한 가장 위대한 성과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복리다. 간단히 말해 이자에 이자가 붙는다는 말이다. 곧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에 계속 이자가 붙기 때문에 나중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돈을 빌려주는 처지에서는 떼돈을 벌고 빚지는 사람은 처음엔 가볍게 생각하다 알거지가 된다. 복리의 원리는 돈 계산에만 쓰이는 게 아니다.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잘 알고 있다. 2020년 2월 첫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그 한 명은 지금 몇 명이 되었는가? 누계로는 10만 명을 훨씬 넘었고 하루에도 5~6백 명을 넘나든다. 세계적으로 보면 그 규모는 더욱 엄청나다. 2021년 4월 13일 현재 누적감염자는 1억3천여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296만 명이다. 조그마한 불씨 하나가 산을 다 태워먹은 셈이다. 


<수학자가 알려주는 전염의 원리>는 모기의 날갯짓 하나가 어떻게 한 나라를 초토화시키는지를 보여준다. 이른바 아웃브레이크 때문이다. 곧 잠잠하다가 어느 순간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는 것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건 아무리 난리를 쳐도 언젠가는 사그라진다. 백신 때문이든 집단면역 덕이든. 자 그렇다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어떤 상태인가? 임계치까지 도달해 서서히 줄어드는 시기인가? 여전히 진행형인가? 불행하게도 과학적으로는 후자다. 다양한 변이들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집단면역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소리다. 결국 백신만이 살 길인데 이 또한 만만치 않다. 모든 바이러스를 퇴치시킬 수 있는 맞춤형 백신은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글쓴이는 전염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시키고 있다. 이를 테면 금융, 뉴스, 컴퓨터 바이러스 등등. 정직하게 말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무리한 해석이라는 느낌도 든다. 모든 관심이 코로나에 쏠려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과연 지금 바이러스에도 GBLGetting Better Slowly이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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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의 현재적 기원 - 거대 농축산업과 바이러스성 전염병의 지정학
롭 월러스 지음, 구정은 외 옮김 / 너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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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된 책 제목은 늘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원뜻과 달리 해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우리말 타이틀은 <팬데믹의 현재적 기원>이다. 마치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노린 듯하다. 그러나 원본은 Big Farms Make Big Flu다. 우리말로 하면 대형 농장이 큰 독감을 퍼뜨린다 쯤 되겠다. 구체적으로 중국남부지방의 비위생적인 가금류 농장이 바이러스의 원흉임을 고발하는 내용이다. 물론 코로나까지 연장하여 생각할 법도 하지만 관련 내용은 일절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경각심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다. 가금류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는 곧이어 가축으로 옮기고 심지어 사람들까지 감염되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원인은 인간의 탐욕 때문이라는 소리인데, 정직하게 말해 마땅한 해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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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얘기는 자신만 재밌다. 본인이 아무리 흥미 있다고 해도 듣는 이 모두가 공감하지는 못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때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잘 모르는 이들은 왕따를 당한다. 혼자 헛소리를 늘어놓는다는 욕을 먹는다.


그럼에도 스스로를 드러내야 할 때가 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리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의 진심을 안다. 아, 진짜 불행한 상태구나. 도와줘야겠다. 라는 마음이 절로 드는.


이빨이 계속 말썽이다. 부러진 앞니를 완전히 제거하고 임시로 의치를 끼워 넣었는데 빠졌다. 조심한다고 했지만 소용이 없다. 사과를 요령껏 돌려먹다 그만. 다 내 탓이다. 억지로 다시 맞추었지만 계속 빠진다. 다음 치료까지 두서너 달은 버텨야 한다고 했는데 난감하다. 울적한 기분을 풀어보려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린다. 하필 왜 지금? 오늘 일기예보를 어제 들었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사람 마음이란 간사해서 지금은 화가 난다. 바깥이라도 나가 햇살을 쬐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간절해진다.


글을 쓴다. 최악은 아니지만 최선도 아니다. 어차피 넋두리리가 될게 뻔하고 혹시 이 글을 읽는다면 기분이 처질 테니까. 마치 코미디 프로에서 가족사를 떠올리며 질질 짜는 꼴이랄까? 안다. 나도, 그러나 그럴 수밖에 없을 때도 있다. 이렇게라도 기록해두지 않으면 우울한 느낌이 거머리처럼 계속 들러붙을 것 같아 글 속에 가둬두는 것이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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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직업병이다. 잘못된 문장을 보면 바로 잡고 싶어진다. 딱히 비문은 아니지만 읽는 내내 거슬릴 때도 있다. 원인은 부사다. 곧 꾸밈말을 자주 쓰는 글을 보면 기름진 음식을 먹고 소화가 되지 않는 것처럼 속이 부대낀다. 정말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그리고 살짝 미소지었다,


간단히 저녁을 먹었다.


부사는 수동태보다 더한 비겁한 말이다.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말할 자신이 없을 때 대충 둘러대는 표현이다, 유독 일본 작가들이 부사를 많이 구사하는데 우리나라 작가들도 못지않다. 직업적으로 혹은 전문적으로 글을 쓰고 싶으신 분들은 부사부터 줄여야 한다. 그 말을 대신할 다른 단어나 수사를 개발하다보면 글은 저절로 는다. 내가 한 말이 아니다. 헤밍웨이가 늘 하던 발언이다.


예로 든 두 문장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것이다, 나는 늘 그가 과장된 소설가라고 생각한다. 노벨문학상 위원회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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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어김없이 제 갈 길을 간다


올 봄은 예년보다 빠르다. 과거 같으면 서울은 지금까지도 벚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벌써 지고 연녹색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 나는 꽃이 만개했을 때도 좋지만 지금처럼 봄의 절정을 지나 살짝 여름느낌을 풍기는 시기를 좋아한다. 물론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지만 한낮에는 반팔도 낯설지 않다. 곰곰 돌이켜보니 이때처럼 날씨가 좋은 시기는 일 년 중 그다지 많지 않다. 조만간 습기 가득한 장마가 오고 곧이어 무더위, 그리고 가을. 예전에는 낙엽 풍경이 아름다운 그 때를 사랑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겨울로 가는 기차를 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방이 봄이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이래저래 힘들고 짜증이 나지만 계절은 어김없이 제 갈 길을 간다. 우리는 그저 즐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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