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어김없이 제 갈 길을 간다


올 봄은 예년보다 빠르다. 과거 같으면 서울은 지금까지도 벚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벌써 지고 연녹색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 나는 꽃이 만개했을 때도 좋지만 지금처럼 봄의 절정을 지나 살짝 여름느낌을 풍기는 시기를 좋아한다. 물론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지만 한낮에는 반팔도 낯설지 않다. 곰곰 돌이켜보니 이때처럼 날씨가 좋은 시기는 일 년 중 그다지 많지 않다. 조만간 습기 가득한 장마가 오고 곧이어 무더위, 그리고 가을. 예전에는 낙엽 풍경이 아름다운 그 때를 사랑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겨울로 가는 기차를 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방이 봄이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이래저래 힘들고 짜증이 나지만 계절은 어김없이 제 갈 길을 간다. 우리는 그저 즐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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