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유 선생이 쓴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에 관해 오래 전 허섭한 리뷰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요새 “고마워요” 마일리지 이벤트 덕분인지 이 글에 “고마워요” 마일리지가 쌓입니다. 허섭한 글 한 편으로 이렇게 마일리지를 받는 게 송구스러워, 조금 더 쓸모 있는 정보를 알려드리고자, 전에 작가인 이지유 선생과 주고받은 메일을 공개합니다.

리뷰에 적은 대로, 어린이책을 공부하는 어느 모임에서 이 책을 만든 미래M&B의 편집장을 초대해 기획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때 제가 질문 거리가 많다, 작가의 답변을 들었으면 좋겠다 했더니 편집장이 자신에게 메일로 질문을 적어 보내면 작가 이지유 선생님께 전해 주겠다 했습니다. 그렇게 했더니, 이지유 선생님께서 역시 편집장을 통해 답변을 보내 주셨습니다.

제가 지적한 것 중 몇 가지는, 글쓴이의 뜻을 알겠지만 문장 표현상 오해의 여지가 있다는 것인데, 어쨌거나 선생님의 본래 뜻을 다시 한 번 밝혀 주셨습니다. 답변을 읽다 보면 제가 참 무식해서 겁도 없이 시비를 걸었구나 싶은 게 많은데, 그것들 하나하나 성의 있게 답해 주신 이지유 선생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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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유 선생님께 궁금한 점>


1. 39쪽

"목성에 떨어졌던 슈메이커-레비 혜성이 지구에 떨어진다면, 민지 같은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요. 걱정하기 전에 모두 죽을 테니까요."

걱정도 하기 전에 죽는다면, 혜성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기도 전에 이미 죽는단 말인가요? 그렇다면 느끼기 전에 어떤 과정이 진행되길래 그렇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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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우리 눈에 보이는 정도, 그런 크기의 혜성이 지구와 부딪히면 지구 문명이 사라질 정도로 큰 폭발을 일으킵니다. 우선 지구 대기에 혜성이 들어 올 때 공기에 초음파 폭풍이 생기는데 말 그대로 음속을 돌파하는 폭풍입니다. 거기에 뜨거운 열기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지구상 에 있는 대부분의 생물이 그 때 죽습니다. 왜 그런 설명을 안했냐고 물으신다면..이 절의 주제가 목성의 크기과 제 2의 태양이 될것이냐 말것이냐..에 촛점을 두어서 그렇습니다.

우주이야기처럼 독자들이 이미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어떤 경우는 편집인보다도) 있는 사실을 다 알려주는 것이 옳다기 보다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부각시키고 나머지는 생락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목성에대해 미주알고주알 다 쓰면 책 한 권 가지고도 모자람)

그리고 이렇게 질문하는 분도 생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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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44쪽 <떠오르는 과자 반쪽>에서


"자정이 지나자 동쪽 하늘에서 달이 뜨기 시작했"다고 하고,
"저녁에 보는 달은 오른쪽이 둥그스름한 반달이나 초승달이었는데,
늦게 뜨는 달은 그 반대"라고 합니다.

달이 하루에 몇 번씩 뜨나요? 그러니까 초저녁에도 뜨고, 자정 지날 무렵에도 뜨는 건가요?
달은 지구를 하루에 한 번 도는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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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이 아니고요, 달은 날마다 50분씩 늦게 뜹니다. 오늘 저녁 8시에 떴으면 내일은 8시 50분에 뜨지요. 다음 날은 9시 40분에 뜹니다. 또 한가지 알아야할 사실은 달 모양에 따라 뜨는 시각이 거의 정해져 잇다는 것입니다. 오른쪽이 둥근 초승달은 아침에 해 뜨는 시간에 해와 같이 뜹니다.(계절마다 시간이 좀 다르지만) 그래서 초승달은 항상 해 질 때 서쪽하늘에 보입니다. 낮에도 해 옆에 잇었는데 해에 가려서 안 보인 것이죠. 다음날은 50분 늦게 뜨니까 애에서 약간 멀어져 있고 조금더 통통해 집니다. 그 다음 날은 또 50분 더 늦게 뜨고 조금 더 통통해지고 그러다......

보름달은 대부분 오후 6시무렵뜨는데 우리나라는 산이 있기 때문에 9시나 되야 보름달이 동쪽에 보입니다. 따라서 자정에 뜨는 달은 보름달을 지나 왼쪽이 둥근(하현달)입니다.그러다...

점점 달이 왼쪽만남은 갈비씨가 되 갈 수록 더 늦게 뜨다 급기야 새벽에 뜨게 됩니다. 아까 오른쪽이 둥근(상현)초승달 마냥 이 달도 잘 못봅니다. 해에 가려서리....

...................근데 이런 사실은 초등 교과서에 나옴 ㅡ.ㅡ

그러니 저녁에 뜨는 달, 늦게 뜨는 달이란 같은 날 그렇다는 뜻이 아닙니다. 달은 모양마다 뜨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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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63∼64쪽

"달은 어느 천체보다 하늘을 빨리 움직여 별 사이를 누비면서 다녀요."

사실 달과 별의 위치는 엄청나게 떨어져 있고, 달이 제 궤도를 벗어나 별 사이를 지나다니는 건 아니지요? 다만 지구에서 보기에 달이 별 사이를 지나는 것처럼 보일 뿐. 그런데 '누비면서 다닌다'는 표현은 달이 궤도에서 벗어나 이 별 저 별 사이를 돌아다닌다는 뜻으로 오해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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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천체도 달 처럼 하루에 50분씩 시간차를 두고 뜨는 것은 없습니다. 날마다 성도에 달이 지나가는 길과 위치를 표시하면 어제 잇었던 곳과 그제 잇었던 곳이 판연히 다릅니다. 요거 체험하시려면 한 달 동안 달의 위치를 성도에 표시해 보는 방법밖에 없는데, 누빈다는 말은 초등학교 학생들의 표현을 빌은 것입니다. 제가 중학교 교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실험으로 달의 위치를 일년동안 표시한 적이 잇엇습니다. 어느 천체보다 변화무쌍하게 자리를 바꾸지요.. 중학교1학년생이 한 말입니다.

"선생님, 얘가 온 하늘을 누비면서 다니네요!!"

그리고 달이 궤도에서 벗어나 돌아다닌다는 상상을 하기에 요즘 초등학교5-6학년은 너무 아는 것이 많습니다. 슬픈 사실이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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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79쪽에서,

"1919년에 일어난 일식은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어요. 아인슈타인은 빛은 무거운 천체 옆을 지나갈 때 휜다고 말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일식이 일어나자 그 시간에 태양 바로 옆에서 보이던 별의 위치가 변한 것처럼 보인 거예요. 그 별의 빛이 똑바로 오지 않기 때문에 위치가 달라 보인 것이죠. 별빛이 태양 때문에 휘었던 거예요.

별빛이 태양 근처를 지나 올 때, 별의 위치는 항상 달라 보이지만 태양이 밝아 늘 그것을 볼 수 없었어요. 그러나 그 밝은 햇빛이 가려지자 태양 바로 옆에 있는 별을 볼 수 있게 된 것이죠. 이 일이 있은 다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시작했어요."

두 문단 간에 논리가 자연스럽게 흐르지 않습니다. 그동안 별의 위치를 잘못 알았던 것이고, 일식 때문에 빛이 가려져 비로소 별의 원래 위치를 알게 된 것인데, 첫 문단을 보면 일식 때문에 별의 위치를 잘못 보게 되었다는 내용 같습니다. 그런데 뒷문단은 그 반대 내용이니, 어리둥절하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궁금한 점은,

일식이 일어나도 해가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빛이 무거운 천체 옆을 지나갈 때 휜다면 일식 때에도 빛은 계속 휘어야 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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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은 계속 휘고 있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평소에는 태양이 너무 밝아 볼 수 없었고 일식때는 태양빛이 가려 별빛을 볼 수 잇엇다는 것이죠.

그리고 또 하나 알아야할 것은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에도 태양 자체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는 하루 운동은 물론 별과 별 사이를 움직이는 일년운동도하고 잇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은 해와 별이 하루에 한번 똑같이 뜨고 진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년내내 별이 똑같지 않지요? 하지만 해는 일년내내 아침에 뜨고 저녁에 집니다.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에도 이 두가지 운동이 복합적으로 일어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하면 해가 별 앞으로 지나간다 그런 말 되겟습니다. 바로 내 눈앞에서(물론 그걸 볼 수 없습니다. 해가 너무 밝아서)그래서....해가 분명 별을 가릴 시간이 되었는데 아직도 별이 보인다 그런말입니다. 어찌 그럴 수가 있느냐? 그림에 나온 것 처럼 (그림을 보시압) 그래서 그렇다 그거지요.

이부분은 상대성이론이 나오는 부분이라 사실 아주 어렵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아주 궁금하게 생각해서 한 꼭지 넣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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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84쪽

"징기스칸은 혜성을 보고 모든 땅을 정복하라는 하늘의 뜻이 내려왔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몽골 군대를 이끌고 남의 나라 땅을 돌며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죽였죠. 몽골인들은 이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해서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질 않았어요."

마치 몽골인들만 남의 나라를 침략해 사람들을 학살했다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특히 근세 이전에 세계는 거의 항상 전쟁중이었고, 강한 편은 약한 편에게 무자비했습니다. 잔혹하기로 말하면 아메리카를 침략하고 원주민들을 학살하며 그들의 문명을 철저히 짓밟은 유럽인들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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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부분은 너무 그렇게 생각지 마시기를. 몽골인 욕하려고 쓴게 아니라 혜성이 그렇게 이용당했다는 것을 쓴 것이니까요^^ 말씀하신대로 그때 세계가 거의 전쟁중이라는 사실을 아니까요. (저는 안장도 없이 말을 타며 사막을 누비는 몽고인, 말을 타고 바위산을 오르내리며 바팔로를 따라가는 인디언, 만주벌판을 달리던 말탄 고구려인, 초승달 같은 칼을 들고 희천을 휘날리며 돌집 사이를 곡예하듯 빠져나가는 말탄 아랍인(내가 좋아하는 말타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또 '어 거꾸로 보이네(202쪽)'에 보면 제가 유럽인들 욕한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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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90쪽

여러 혜성의 이름을 들어 이야기하다가 '이케야 세키 혜성'을 언급하고는

"이름이 좀 이상하죠?"라고 합니다.

서양 사람 이름이 붙은 혜성 이름은 안 이상하고, 일본 사람 이름이 붙은 건 이상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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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세키'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거예요. 내가 아이들에게 혜성 이야기하다 이 혜성 이름만 말하면 다 웃어요. 왜 웃나고 물으면 이름이 이상하대요. 아마 '세키'를 '새끼'라고 생각하나봐요. 진짜 일본인들은 세키 보다 새끼 에 가깝게 발음을 하더군요. 아이들은 그래서 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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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91쪽

티티우스-보데 법칙을 이야기하면서, 이름 없는 조수인 티티우스는 1729년생, 베를린 천문대 대장인 보데는 1747년생이라고 했습니다. 티티우스가 윗사람인 보데보다 20년 가까이 나이가 많은 셈. 그리고 백과사전에 보니까 이 법칙은 티티우스가 1766년에 발견했는데 보데가 1772년에 발표했다고 합니다. 백과사전 내용이 사실이라면 보데는 25세 때 벌써 베를린 천문대 대장이었던 것인데요. 그렇다면 티티우스는 나이가 훨씬 많은데도 무슨 까닭에선지 (신분이 낮았든지 학교를 못 나왔든지...) 자기보다 어린 보데의 조수였던 모양인데, 무슨 까닭에서 그랬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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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저에게 자료가 없어(파일을 한국에 두고와서) 요거다 하고 말하기 힘든데, 티티우스가 좀 운이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요건 제가 더 확인해서 알려드리지요. 이 사람들뿐 아니라 그 시대에는 나이에 관계 없이 상하관계가 정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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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13쪽

달의 인력과 조석 간만의 차를 이야기하면서,

"사실 이것은 물이 들어오고 나온다기보다, 땅이 물이 많이 모여 있는 곳과 없는 곳을 번갈아 드나든다고 해야 옳을 거예요."

라고 합니다.

물이 많이 모여 있는 곳과 없는 곳을, 땅이 번갈아 드나든다니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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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있는 바닷물은 달이 있는 쪽으로 끌려 갑니다. 그리고 차등중력(이건 나중에 강의를 해드리죠. 그림이 필요하거든요. 이 부분은 교과서 한 챕터(장)가 될 정도입니다.)에 의해 달이 있는 반대쪽으로도 바닷물이 쏠립니다. 지구의 땅은 궁근데 바다는 계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죠.

바닷물은 그대로 있습니다. 그런데 지구는 하루에 한 번 돌지요? 곧 움직이는 주체가 바다가 아니라 땅이라는 이야기가 되겟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보면 바닷물이 하루에 두 번 들어왔다 나갔다(파도 말고 조석간만의 차)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실은 그게 아니라 땅이 바다가 불룩 솟은 곳과 들어간 곳을 두번 드나든다는 뜻이죠..아까 바다가 달이 있는 쪽과 반대 쪽으로 불룩솟아 있다는 것 잊지 않았죠? 그래서 하루에 두번 조석같만의 차가 생기는 겁니다.

에구 어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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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142쪽

허블 망원경 덕분에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장 먼 곳까지"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우주 공간에 떠 있는 허블 망원경 외에 다른 지구상의 작은 망원경들은 쓸모가 없어졌는가요? 아니면 그럼에도 유용한가요? 그렇다면 왜 그러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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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쓸오 없어진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것은 작은 것대로 쓸모가 있지요. 큰 망원경은 자세히 볼 수 잇지만 좁은 곳밖에 못 봅니다. 작은 망원경은 덜 자세히 보이지만 넓은 구역을 볼 수 잇지요. 구상성단 이나 산개 성단(이 책에 널린별떼, 둥근별떼 를 보셈)은 작은 망원경으로 봐야 다 보입니다. 하지만 행성상 성운(159쪽)같은 천체는 큰 망원경일 수록 잘 보입니다.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우주에 나가면 나가는 대로 다 쓸모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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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18∼219쪽

고구려 고분의 사신도가 별자리이며, 그 문화가 일본으로도 전해졌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한편 우리 나라의 천문학은 이웃나라인 중국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중국은 서양으로부터 영향을 받았고요. ... 우리 나라는 중국에 사신을 보내 서양의 천문학을 들여왔어요. 그리고 그것을 일본에 전해 주었지요."라고 했습니다.

고구려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중국을 통해 서양의 천문학을 받아들여 일본에 전해 주었다고 하면, 마치 고구려의 별자리도 중국을 통해 받아들인 서양의 것이란 말 같습니다. 우리 나라가 중국을 통해 서양의 천문학을 받아들인 건 조선 시대, 높이 잡아 봐야 고려 후기. 통일신라 때에도 별을 관측한 기록이 있구요. 물론 단지 "영향을 받았다"고 했지만, 글의 순서상 중국에서 서양 천문학을 받아들이기 전에는 우리 천문학이 없었던 것 같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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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이야기할 때는 '별자리'라는 말을 썼고, 중국에서 들여온 '천문학'이라는 말을 썼습니다. 여기서 이렇게 말을 달리 쓴 것은 고구려시대에는 고분벽화에서 별자리는 발견되었으나 역법을 사용하는데 별이 쓰였다거나 주기적으로 천체를 관측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벽화가 별자리라는 것도 최근에 알려진 사실입니다.

중국에서 들여온 '천문학'에서 천문학은 망원경을 사용하고 역법, 시간계산, 일식 월식 예측을 하는에 천체를 이용한 근대적인 천문학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모두 중국에서 들여 왔습니다. 그 때 사신들이 중국에 다녀오는 중요한 이유중에 하나가 달력을 받아 오는 것이었거든요. 우리 천문학 으로 책을 쓰신 분도 '동양천문학'이라는 말을 책에 쓰는데, 이건 '우리 천문학'이라고 하기엔 여러가지 자료가 부족하고, '중국천문학'이라고 하기엔 좀 자존심 상하고 그래서 약간의 타협점으로 '동양 천문학'이라는 말을 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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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37∼241쪽에서는

지난 1998년 사자 자리 유성우를 보기 위해 우리 나라의 보현산 천문대로 모여든 외국과 우리 나라의 천문학자들이 유성의 수를 세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 이야기해 줍니다. 우리 가까운 곳의 천문학을 느끼게 해주어 참 좋은 내용입니다. 그런데 유성의 수는 왜 세는지도 이야기해 주면 좋았을 듯합니다. 유성의 수를 세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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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해야 하니까요. '몇년, 유성우 많이 떨어짐, 2년 뒤, 적게 떨어짐', 이렇게 쓸 수는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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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62쪽 <천문학의 역사>를 보여 주는데 3만 5천 년 전에야 인류가 나타났으며, 사람보다는 원숭이에 가까웠다고 했습니다. 3만 5천 년 전이면 호모 사피엔스 단계. 원숭이에 가깝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말씀하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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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5천년전에야 인류가 나타났으며.....라고 했으므로 이미 사람이 나타났다는 뜻이고, 원숭이에 가깝다고 한 것은 지금 사람보다 진화가 덜 되었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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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편집자에게 묻는 말도 제가 답할 것은 하고 싶습니다.

<편집자에게 딴지걸기>

1. 118쪽

우주에 유전자나 뼛가루를 보내는 사업이 벌어진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것들은 우주에서는 쓰레기에 불과해요. 돈도 좋지만 이러다 우주가 전부 무덤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라고 하는데,

책 곳곳에 우주에 얼마나 방대한지 인간이 얼마나 미약한지 이야기했으면서 겨우 인간의 쓰레기로 우주가 '전부' 무덤이 될지 모른다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표현인 듯합니다.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표현이라 할지라도. 태양계나 우리 은하 정도라면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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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대기권포함)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우주입니다. 그리고 쓰레기에 대한 이야기는 경각심정도가 아니고 중대한 경고 입니다. 많은 인공위성과 우주선들이 우주에서 고장나는 이유가운데 하나는 우주쓰레기에 맞아 구멍이 나기 때문입니다.

우주는 기체가 아주 희박해서 관성에 따라 불체가 웁직입니다. 시속 1000킬로로 나르던 우주선에서 떨어져 나온 나사못은 영원히 그 속도로 움직입니다. 지구 중룍권에 붙들린 것들도 중력 때문에 점점 속도가 줄겟지만 그 속도 그대로 나릅니다. 시속 1000킬로로 나르는 바카스병에 맞아보십시오. 우주선에 구멍이 뻥뻥 뚧립니다.

그리고 방대한 우주에 비해 인간이 미약하다는 비유와 우주에 쓰레기가 많아 걱정이라는 말은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간,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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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52쪽

크기를 비교할 수 있도록 나란히 포개어 그린 별들의 색깔이 본문 설명이나 그림 윗부분의 스펙트럼과 딱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것도 신경 썼으면 더 좋았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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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가 갈 수 있는 우주'라는 2장 제목은 우주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지구상, 우리가 사는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라는 의미를 전달해 줍니다. 일식, 혜성, 유성, 달이 미치는 영향, 허블 우주망원경 등등. 그래서 좋은데, 반대로 3장 '우리가 갈 수 없는 우주'는 가능성을 닫아 놓은 표현이란 점에서 아쉽습니다. 지금은(그리고 앞으로도 꽤 오랜 동안) 갈 수 없는 곳이겠지만, 영영 갈 수 없을지는 모르는 일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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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목은 제가 붙인 것인데요, 머릿말에 설명을 쓰려다가 읽는 사람들이 저대로 해석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 그냥 두었습니다.

제가 이런 제목을 붙인 것은 우선....우리가 갈 수 있는 우주...란 그냥 느낌이 아니라 진짜 갈 수 있는 우주를 말하는 겁니다....즉 태양계 되겟습니다. 태양계 안에 있는 이야기만 썼습니다. 제 그림에 보면 (192쪽) 태양계는 벗어날 수 없는 감옥과도 같다...라는 그림이 있는데 지금까지는 이것이 사실입니다. 아직 인간은 달 밖에 못 가봤고, 화성도 가려고 애는 쓰는데 잘 되지 않습니다.(아직 사람은 안 갔음. 우주선은 몇 대 갔음).

우리가 갈 수 없는 우주....는 아직 정말 갈 수 없는 우주 입니다. 이걸 가능성을 닫아 놓았다고 해석하셔서 저도 애석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더 아득한 느낌이 들어서 우주가 더 넓게 느껴진다고 했거든요...

아무튼 이런 표현을 쓰지 않앗더라면....2장:태양계에서, 3장: 태양계 밖에서......
또는 .....2장: 태양계에는 무엇이 잇을까요? 3장: 더 먼 우주를 알아봐요.....등등

등등등 ........이런 평범한 제목을 달았을 것이 분명한데...........제 성격상 이런 게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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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04-18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아주 철저하게 읽으신 표가 납니다. 땡스투 더 많이 받으세요! ^^ 저는 이미 구입했으니 추천이나....

chika 2005-04-18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땡스투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는거 아닌가요?
숨은아이님 페이퍼 읽을 때 자주 느끼는거 같아요. 이주의 페이퍼 상은 없나? ^^;;

숨은아이 2005-04-18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치카님, 으흐흐, 고맙슴다!

숨은아이 2005-04-19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도 팬이라면 책 한 권 정도는 읽어야... :p =3=3=3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에서 오늘 읽은 부분 중 특별히 새기고 싶은 말은 나비물과 벌물이다.

요즘도 가끔 길가에 난 가게에서 개숫물을 길에다 휙 뿌려 지나는 사람 옷에 물이 튈 때가 있다. 지나는 사람 없을 때 하거나 지나는 사람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하고 그러려면 좋으련만, 때로 무심코 끼얹은 물이 얼굴까지 튄다. 그럴 때면 멀쩡한 하수도 놔두고 왜 길에다 물을 버리나 낯을 찌푸리게 되지만, 실은 건조한 날 풀풀 날리는 먼지 가라앉히는 데는 그런 식으로 간간이 물을 뿌리는 게 좋을 터. 다만 좌우를 살피는 배려가 아쉬울 뿐이다.

집안에 화장실이나 욕실이 따로 없을 때, 마당의 샘(우물이나 펌프나 수도꼭지) 가에서 대야에 물을 담아 씻고 나서는 대야의 물을 옆으로 휙 끼얹어 마당이나 골목의 먼지를 재우거나 화단에 뿌려 물을 재활용한다. 그렇게 가로로 쫙 퍼지게 끼얹는 물을 “나비물”이라 한다.

나비 날개 모양으로 뿌린다고 해서 나비물일까? 그런데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나비 말고, “너비”도 나비라고 한다. 곧 “폭”과 같은 뜻이다. 그래서 그냥 옆으로 길게 퍼지도록 끼얹는 물이라 해서 “나비물”이라고 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사소한 생활 습관에도 따로 이름을 붙이다니, 재미있다.

벌물은 “논이나 그릇에 물을 넣을 때 다른 곳으로 흘러 나가는 물”, 곧 새는 물을 말한다. “저수지의 둑이 터져서 한꺼번에 넓은 지역에 넘쳐흐르는 물”도 벌물이라 한단다. 나비물의 나비가 날아다니는 나비가 아니듯, 벌물의 "벌"도 아마 왱왱 날아다니는 벌이 아니라 수로를 벗어난 물이 흘러드는 벌판을 가리킬 것이다.

벌물이란 낱말을 보니 바로 우리집에서 찻물을 끓이는 주전자 생각이 난다. 그 주전자는 주둥이가 코끼리 코처럼 길게 나오지 않고, 둥그런 아가리 한구석이 삐죽이 튀어나왔다. 그래선지 아무리 자세를 잘 잡으려 해봐도 물을 따를 때 꼭 주둥이 한편으로 물이 새어 주전자 몸체를 타고 흐른다. 이놈의 주전자가 벌물이 새는 주전자로구나. 물이 아까우니 얼른 새 주전자를 장만해야 할 터인데, 게으른 탓에 몇 년째 그냥 쓰고 있다.

옆으로 새는 물이 벌물이니, 곁으로 새는 불은 벌불이다. 벌불은 심지가 갈라져 “등잔불이나 촛불의 심지 옆으로 뻗쳐 퍼지는 불”이다. 등잔불이나 촛불이 곧게 타오르지 못하고 “벌불이 생기면 벽에 어룽어룽한 그림자가 드리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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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4-18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보아도 새로운 한글..

숨은아이 2005-04-18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글이라기보다 우리말. :-)

릴케 현상 2005-04-18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참 재밌단 말이야^^

숨은아이 2005-04-18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 말이요, 아님 제 글이요? ^^

릴케 현상 2005-04-19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글이 말이죠^^

숨은아이 2005-04-19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 ^^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에 “함짓방”이라는 말이 나온다.

함짓방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게 된 방.
‘함지’는 네모지게 나무로 짜서 만든 그릇을 말한다. 광산에서 금을 채취할 때, 북새(? 복대기?)나 감흙을 물에 일구어서 금을 걸러내는 데 주로 쓰이던 것이다. 금 부스러기가 함지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처럼, 함짓방에 들어간 사람은 나올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미로(迷路)’ 또는 ‘미궁(迷宮)’이라는 한자말에 갈음하여 쓸 수 있는 말이다.

미로나 미궁 대신 함짓방이라고 하자고? 글쎄, 함짓방이라 하면 미로나 미궁보다는, “비밀 방” 느낌이 난다. 벽장 뒤에 빈 공간을 만들고는 벽으로 가리거나 문을 폐쇄해버려 아무도 드나들지 못하는... [백귀야행]에 나오는, 집 안에 여우들을 모셔두는 방 같은. ^^

그런데 같은 책의 뒷부분에 우렁잇속, 호둣속이라는 말이 나온다.

우렁잇속  내용이 얼기설기 얽혀 헤아리기 어려운 일.

호둣속 복잡하고 뒤숭숭한 일. 미로(迷路).

아하, 그렇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우렁이의 속 끝까지 다다르려면 얼마나 어지러울까. 단단한 호두 껍데기 속은 또 얼마나 울퉁불퉁한가. 미로나 미궁이란 말은 함짓방보다는 호둣속이 더 어울린다. “아, 그대 마음은 호둣속, 헤아릴 길 없네” 하는 식으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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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4-14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다...;;;

숨은아이 2005-04-14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북새는 아무래도 복대기를 잘못 쓴 것 같아요. 북새는 "많은 사람이 야단스럽게 부산을 떨며 법석이는 일"을 말하는데(북새통이란 말 많이 쓰잖아요), 이 문맥에선 도무지...
만두님/헤헤;;;

어룸 2005-04-15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9517

으헉!!!!!!!!! @ㅁ@ 누굽니까?!!! 혀,혈마 숨은아이님께서????


어룸 2005-04-15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서야 제정신 댓글) ㅎㅎ'그대마음은 호둣속'!! 그표현 너무 신선하고 좋심다!! >ㅂ<

숨은아이 2005-04-15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풀님/오옷, 3일 연속으루다가! 히야~~~~ (^ㅂ^)/ 1등한 분은 누군지 모르지만, 무심하게 그냥 나가셨네요. ㅎㅎ 그리고... 투풀님 마음은 호둣속! 캬캬캬 =3=3=3
 

龜는 거북 “구” 자다.

똑같은 글자를 “귀”라고도 읽는다. 거북의 등딱지를 위에서 내려다 본 모양을 가리킨다고 한다. 고대에는 거북의 등딱지를 불에 구워서 그것이 갈라지는 모양을 보고 길흉을 점쳤다. 중국에서도 그랬고 고조선과 부여에서도 그랬다고 한다.

그리고 거울이 흔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대야에 물을 떠놓고 얼굴을 비추어서 매무새를 다듬었다. 그렇게 물에 비추어 보는 것을 “감(鑑)”이라고 했단다.

그래서 귀와 감, 곧 귀감(龜鑑)은 길흉이나 미추를 판단하는 도구였다. 그것이 판단의 기준을 나타내는 뜻으로 바뀌어, 오늘날 “귀감”이라 하면 널리 본보기가 될 만한 언행, 모범이 되는 것을 뜻한다.

龜는 또 “균”으로도 읽는다. 거북 등이 쩍쩍 갈라진 모양을 가리킨다고 한다. 그래서 거북 등처럼 쩍쩍 갈라진 것을 "균열(龜裂)"이라고 한다.

龜, 이 한 글자가 거북(구)도 되고, 거북 등딱지(귀)도 되고, 등딱지가 쩍쩍 갈라진 모양새(균)도 된다. 재미있다.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에서 보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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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04-14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저는 균으로도 읽는지는 몰랐어요.

숨은아이 2005-04-14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균열을 한자로 이렇게 쓰는지 몰랐어요. ^^ 그런데 이제 보니, 龜 자가 원래 거북 등딱지가 갈라진 모습을 본떠서 만들어진 모양이에요.

로드무비 2005-04-14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총균쇠의 균이 저 글자인가요?

날개 2005-04-14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경북에 있는 구미에서 살았는데요, 저 '구'자를 썼었어요.. 한자시간에 주소를 한자로 쓰는게 나올때마다 획이 많다고 투덜투덜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근데, 참 다양하게 쓰이네요..

숨은아이 2005-04-14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총 균 쇠"의 균은 병균을 뜻하니까 菌이겠죠.
날개님/아하, 그럼 구미의 "미"는 혹시 尾라고 쓰나요? 그럼 거북이 꼬리가 되는데. 하하.

날개 2005-04-14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맞추셨어요..ㅎㅎ 그거예요..

숨은아이 2005-04-14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찍었는데! 하하!!
 
나는 죽을 권리를 소망한다
뱅상 욍베르 지음, 최내경 옮김 / 도서출판빗살무늬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식물인간인 아내를 오래 간호해 오다가 안락사 시킨 남편에게 미국 법원이 무죄 선고를 내렸다는 이야기를 언뜻 들었다. 그리고 오늘, 반신불수인 남편을 30년 동안 간호하다가 남편이 자살하도록 도운 아내 이야기가 포털 뉴스에 떴다. 예순이 다 되었다는 이 여성에 대해 오늘 수원경찰서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한다.

먼저 사건을 들었을 때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나는 판단을 내리지 못하겠다. 그냥, 이 책이 떠올라서, 뒤늦은 독후감이나 쓴다.

뱅상 욍베르는 열아홉 살 때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었다가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았다. 전신마비 상태에서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움직였고, 이것을 보호자인 엄마가 발견할 때까지 아무도, 뱅상 스스로도 자신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는 걸 알지 못했다.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던 환자가 엄지손가락을 까닥인다. 상상해 보자. “내 말 들리니? 들으면 두 번 까닥여 봐” 하는 말에 그가 손가락을 두 번 까닥인다. TV극이나 영화라면, 이 순간이 감동의 절정, 혹은 해피엔드의 시작일 것이다. 하지만 그건 자기 혀와 이를 움직여서 과일이라도 먹으며 두 눈 뜨고 드라마를 즐기는 사람이 보기에 그런 것이고, 내가 바로 꼼짝 못하고 누워 있는 그 사람이라면?

뱅상이 할 수 있는 일은 이 방식으로 엄마와 의사를 소통하고, 엄마가 일하러 나간 사이 엄지손가락으로 리모컨을 눌러 이리저리 채널을 바꾸어 가며 TV를 보면서 기나긴 하루를 보내는 것, 단 두 가지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전신마비 환자가 몹시 “아프다”는 걸 인식하지 못했다. 말 그대로 마비되었으니, 움직이지 못할 뿐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몇 년 전에 야구선수 한 명이 식물인간이 되었다.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도 난 “식구들이 고생이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뱅상은 몹시 아프다고 한다.

이 고통에 대해서는 표현하기가 힘들다. 전에 항상 경련에 시달렸던 것과도 약간 비슷하다. 다리가 뻣뻣해지고 팔이 아프다. ... 아파서 숨쉬기조차 힘겨울 때에도 그들은 곧 괜찮아질 것이라고만 한다. -90쪽

팔다리가 묶인 채 누워 있는 것과 비슷할까 생각해 보았다. 팔다리가 묶인 채 24시간, 48시간, 아니 언제까지일지도 모르게 누워 있다면. 아, 내 맘대로 한번 뒤척이지도 못한다면. 나는 힘들 때, 아플 때, 내 손으로 얼굴을 감싸거나 몸을 웅크리거나 아픈 부분을 주무르거나 한다. 나 스스로를 위로하는 행동이다. 그런데 전신마비 상태에서는 그런 일을 할 수 없다. 덮쳐 오는 아픔을 맨몸으로, 무방비 상태로 맞아야 한다. 차라리 잠들어 버렸으면... 그런데 의식은 또렷하여 아픔과 고독을 온전히 맨몸으로 느끼고, 내 앞에 놓인 것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시간뿐이라면. 그렇게 2년 3개월을 살았다면.

뱅상은 편안하게 죽기를 소망했고, 결국 아들의 끈질긴 청을 받아들인 어머니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저세상으로 갔다. 이 사건을 계기로 프랑스에서는 “소생 가망이 없는 말기 환자가 생명연장 치료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환자와 임종의 권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고 한다. 뱅상에게 주입되는 링거에 신경안정제를 치사량으로 주입한 어머니는 구속되었다가 일단 풀려나고, 뱅상의 호흡기를 뗀 의사는 살인죄로 기소되었다는데 그 후 어찌 되었을까?

이 책의 원고는 프레데릭 베이유라는 기자가 뱅상 욍베르의 오른손 엄지손가락에 자기 손을 대고서, 알파벳을 하나하나 부르다가 뱅상이 엄지손가락을 누르면 그 글자를 받아 적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단어 하나가 완성되면 그 단어가 맞는지 다시 물어보고, 뱅상이 엄지손가락을 눌렀다 뗐다 하여 확인해 주었겠지. 얼마나 길고 지루한 일이었을까. 베이유 기자와 뱅상에게 경의를 표한다.  

나는 죽을 권리를 소망한다 | 원제 Je vous demande le droit de mourir (2003)
뱅상 욍베르Vincent Humbert  (지은이), 최내경 (옮긴이) | 도서출판빗살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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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4-11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읽고 싶진 않아서 땡스 투는 안했음

숨은아이 2005-04-12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 ^^ (근데 이번엔 안 했다 하셨지만, 땡스투 할 때는 로그아웃 안 한 상태로 48시간 이내에 주문해야 적용되는 거 아시죠? 로그아웃했거나 48시간이 지나면 주문할 때 따로 땡스투를 눌러야 해요.)

릴케 현상 2005-04-12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8시간? 그런 거 몰랐는데요^^ 그냥 다 재미로 하는 거죠 뭐

숨은아이 2005-04-12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 전에 알았어요. 근데 재미라뇨. 60원에 집착하는 숨은아이. ^^

릴케 현상 2005-04-12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회사에서 책값을 내 준답니다(소곤소곤 사장이 보면 안 되는데-_-)

숨은아이 2005-04-12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에게 마일리지를 줄 수 있잖아요. (회사에서 책을 사주다니, 좋군요. 부러워라.)

릴케 현상 2005-04-12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48시간 안에 안 사면 땡스투 당한(?) 사람도 무횬가요? 이거 넘 한 거 아냐-_-

숨은아이 2005-04-12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버의 기억력 한계가 48시간인가 봐요. 그래서 책 살 때 바로 땡스투를 해야 한다는.

내가없는 이 안 2005-04-19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베이유 기자와 뱅상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대단한 노력으로 만들어진 책이었군요! 저도 판단은 유보하고 싶지만, 자꾸만 꼼짝없이 누워 있는 뱅상의 속으로 들어가 앉게 되는데요...
그런데 숨은아이님, 전 땡스투 하는 법 알아요. 그러니 요 책을 알라딘에서 사게 되면 꼭, 꼭, 땡스투할게요. 60원도 허투루 보시지 않는 님. 호호.

숨은아이 2005-04-19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이유 기자와 뱅상은, 아마 오랜 인내 끝에 완성의 기쁨을 누렸을 거예요. 그렇지요? (60원이 어디예요. ^^)

마태우스 2005-05-03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 책도 읽으셨군요. 반갑네요.... 그 뒷얘기는 몰랐는데 알려주셔서 감사. 그 뒤의 뒷얘기는 님도 모르시군요.

숨은아이 2005-05-04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쓰고 나서 마태님도 이 책에 관한 글 쓰셨다는 걸 알았어요. ^^ 그 의사가 나중에 쓴 책이 "나는 살인자가 아니다"던가? 하는 제목으로 동아일보에서 나왔더군요. 어머니와 의사가 형사 처벌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