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몹시 추울 때 흔히 “동장군이 맹위를 떨친다”는 둥 하는 표현을 쓴다.
동장군(冬將軍)이 겨울 추위를 의인화한 말이란 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동장군이 영어를 번역한 말인 줄은 몰랐다.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에,
나폴레옹 1세가 모스크바 원정 때 시베리아의 매서운 혹한과 눈보라 때문에 졌다고 해서
“동장군”이란 말이 생겼다고 나온다.
그러니까 나폴레옹 1세를 무찌른 건 추위와 눈보라를 무기로 싸운 겨울 장군이란 의미.
나폴레옹 1세에 유래한 말이라면 원래 한자어가 아니라 외국에서 들여온 말인가, 싶어서
영어 사전을 찾아보니, 정말 General Winter라는 단어가 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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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02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요???

숨은아이 2005-05-02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니깐요~

물만두 2005-05-02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한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숨은아이 2005-05-02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두님/20세기 들어 생긴 말 중에는 외국말을 번역해논 것도 꽤 되더라구요. 도시에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고층 빌딩을 마천루(摩天樓)라고 하잖아요. 그게 skyscraper를 번역해서 생긴 말이래요.
따우님/ㅎㅎ Jack Frost라는 말도 있던데요. General Winter가 무시무시한 동장군이라면 Jack Frost는 좀 귀엽게, "서리총각"쯤 되려나요? ^^

부리 2005-05-02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장군이란 말, 조선 시대에도 있었지 않나요? 마냥 신기.

숨은아이 2005-05-02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래요? 그럼 청나라를 통해 서양 문물을 받아들일 때 들어온 말일까요? @.@

panda78 2005-05-02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신기하다---
숨은아이님, 일상다반사랑 이 동장군이 젤 신기해요!

숨은아이 2005-05-02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오랜만에 몰아서 읽으시나 봐요. ^^

어룸 2005-05-02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ㅂ@ 넘 놀라워요!!

숨은아이 2005-05-02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풀님, 아이 뭐 놀라시기까지. ^^

panda78 2005-05-02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저 맨날 보고 신기하다 재미있다 그러고만 갔거든요.;;;
근데 다반사는 자기 전에도 생각나구 그래서.. ^^;;

숨은아이 2005-05-02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보고 계셨구나. 고마워요, 판다님!
 

“신춘문예는 작가들의 등용문” “젊은 인재들을 위한 등용문” 등등. 많이 들어본 말이다. 나는 이 “등용문”이란 말이 등용(登庸)을 위한 관문(關門)을 뜻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에서 이렇게 가르쳐준다.

등용문(登龍門)
용문(龍門)은 황하 상류에 있는 급류인데 잉어가 이곳에 특히 많이 모인다. 많은 잉어들이 그 급류를 거슬러 오르려 하지만 급류를 거슬러 오르는 잉어는 거의 없다. 그러나 만약 이 급류를 거슬러 오르기만 하면 용(龍)이 된다고 한다. 이로부터 용문에 오른다는 것은 곧 크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登庸門이 아니라 登龍門이었다. 등용문이란 말 자체가 “용 됐다”는 뜻이다. 원래는 “용 된 사람”을 보고 등(登)용문했구나(용문에 올랐구나, 용 됐구나)! 하고 말하는 데 쓰이다가, 아마 “문”이란 말에서 관문이 연상되어 “입신출세의 관문” 그 자체를 뜻하는 말로도 쓰이게 된 모양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렇게 나온다.

등-용문(登龍門)
「명」어려운 관문을 통과하여 크게 출세하게 됨. 또는 그 관문. 잉어가 중국 황허(黃河) 강 상류의 급류를 이룬 곳인 용문을 오르면 용이 된다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각 일간지의 신춘문예 공모는 젊은 소설가들의 등용문이다.§

등용문-하다
「동」=>등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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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4-29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昒脕敨 요거 보이세요?

숨은아이 2005-04-29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여요. 새벽에 새싹이 나서 펼친다! 어려운 한자인데 신기하게 인터넷에 뜨네요?

물만두 2005-04-30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보이는 분들 많이 네모네모네모 됐어요 ㅠ.ㅠ;;;

숨은아이 2005-05-02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익스플로러 버진에 따라 안 보이기도 하나 보군요. ^^
 

귀밑에서 턱까지 얼굴 주위로 빙 둘러 난 수염을 ‘구레나룻’이라고 한다.
그럼 입과 턱 주위만 둥글게 난 수염은?

으으, 턱수염... --;; 아, 나는 콧수염, 턱수염밖에 모르는구나. (좌절)

그걸 “탑삭나룻”이라고 한단다.

입과 턱 주위에 터부룩하게 난 수염을 ‘탑삭나룻’이라 하였다. 그리고 탑삭나룻이 난 사람을 일컬어 ‘탑삭부리’ 또는 ‘텁석부리’라 불렀다. ... 굳이 탑삭나룻의 예를 찾으려면 중국의 역사소설 <삼국지>에 등장하는 용감한 장수 ‘장비’를 떠올리면 된다.-[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아아, 텁석부리가 탑삭나룻, 텁석나룻에서 나온 말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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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4-29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탑삭나룻, 그림도 그려져 있죠?
저 그림 보고 괜히 흐뭇했다니깐요 ㅋㅋ

숨은아이 2005-04-29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러게요.

난티나무 2005-04-29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이쁜 말인 걸요? 탑삭나룻... 기억!^^

숨은아이 2005-05-02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요새는 장비처럼 터부룩하게 수염 기르는 사람이 별로 없지요. 주로 콧수염만 기르거나 구레나룻을 기르거나 해서. ^^
 

“인간관계가 넓어서 폭넓게 활동하는 사람”마당발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건 비유적인 의미이고, 원래 뜻은 “볼이 넓고 바닥이 평평하게 생긴 발”이다. 하긴 발바닥이 마당처럼 넓적하다는 뜻이니 원래부터가 비유로 생긴 말이다.

그런데 마당발의 반대말은? 폭이 좁고 갸름한 발... 끙... 그걸 뭐라 하지?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에서 가르쳐주었다.

채발 볼이 좁고 맵시 있게 생긴 발.

그리고 마당발의 쓰임새와도 같이, “활동 범위가 좁고 대인관계가 단출한 사람을 채발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해놓았다.

기다란 막대기나 손잡이를 “채”라고 한다. 수레나 가마의 손잡이, 껍질을 벗긴 싸릿개비나 가는 나무오리도 “채”라고 하고, 팽이가 돌도록 내려치는 길고 가는 줄이나 나뭇가지도 “채”다. 또 채소나 과일 따위를 가늘고 길쭉하게 써는 걸 “채썰기”라고 한다. 그래서 갸름한 발을 채발이라고 하는구나.

그런데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에서 “채발”의 예문으로 써놓은 글이 재미있어서 으하하 웃었다.

주인댁 아씨를 연모하는 마음이 사무친 돌쇠는 꽃신 속에 들어 있는 그네의 채발이라도 부여안은 채 쓰다듬고 싶은 마음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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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4-29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마님... 지는 마님밖에 없구만유~ 이야...

숨은아이 2005-04-29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만두님 발은 채발이지요? 전 마당발... 새벽별님은? ^^

플레져 2005-04-29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전에 씌여진 예문, 정말 재미나요 ㅎㅎㅎ

숨은아이 2005-04-29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달안개"에 대한 예문은 어떻구요. "달안개가 피어오르는 숲 속, 여기에 늑대의 울부짖음이 음향으로 더해지면 그 다음은 영락없이 소복한 귀신이나 저승사자가 등장한다." 크크크...

어룸 2005-04-29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마님의 마당발'은 역시 분위기가 안사네요~푸헤헤헤헤~~^^;;;; 근데 웃다보니 슬퍼지네요...흑...도둑놈 발처럼 크다는 제 도둑발은 우째요?!!

숨은아이 2005-05-02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도 발이 작으시구나... 저도 손발이 몽땅하게 작아요. 그런데 새 이미지 멋지네요!
투풀님, 하핫, 도둑발이 아니라 마고할미 발이라고 우기세요. 우리 신화에서 창조 여신인 마고할미는 몸집이 엄청나게 커서 산성도 며칠 만에 뚝딱뚝딱 다 지었대요!
 

한가인이 비정규직 ? | 할 말은 하고 살자
2005.04.26

 

'신입사원'이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한가인(극중 이미옥)에 대해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이 한마디 했는데, 한가인을 정규직화하라는 것이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나는 이미옥에게 할 말이 있다. 이미옥은 정규직화 싸움에 동참하라고.

꾸준히 보는 드라마가 아니지만 채널 돌리기에 걸려 보게 되는 때도 있는데, 그러다 우연히 내 눈과 귀에 보이고 들린 비정규직 노동자(계약직)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만 보기로 하자.

내가 알고 있는 사실관계는 아래와 같다(제대로 알지 못했다면 그냥 아래와 같다고 하자).

엘케이에서 이미옥은 정규직으로 일하다가 계약직으로 전환되어 5년을 근무했다. 그리고 최근에 계약기간이 연장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 업무 능력이나 경영 사정이 아니라 누군가의 개인적 감정 때문이다.

1. 우선 이미옥이 하고 있는 업무의 계속 존재 가능성을 보자. 그의 업무는 과거에도 계속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있게 될 것이다. 그 업무가 사라져야만 한다는 경영 사정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애초부터 그 업무에 계약직을 사용해야 할 경영 합리성이 있는지가 의문이다. 왜냐하면, 이미옥이 나간 다음에 그 누군가는 그 자리에서 일을 계속해야 하니까. 그리고 그 누군가에게도 계속 임금은 지급되어야 하니까.

 2. 이미 본 것처럼 그 업무에 계약직을 사용할 경영 합리성이 없다. 이미옥은 5년을 근무해왔고 누군가의 개인적 감정이 없었다면 계속 근무를 할 수가 있는, 즉 재계약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계약직이다. 따라서 재계약을 거부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위에서 본 사실관계에서 재계약을 거부할 만한 이유(업무 능력, 경영상 이유 등)는 전혀 없다.

3. 또한 미루어 짐작컨대 그 동안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계약기간 제도는 형식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이미옥이 계약기간에 즈음하여 특별히 재계약 여부에 대해 노심초사 고민한 흔적이 별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리해 보자.

그 전에 한가지 더 볼 게 있다. 이미옥을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전환할 때 그의 자유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였을까 ? 회사 그만둘래 ? 계약직으로 일할래 ? 선택을 강요하지 않았을까 ? 어쩔 수 없이 이미옥은 계약직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 대신 엘케이는 더 낮은 조건을 제시하였을 것이고 그래서 이윤을 더 늘렸을 것이다.  강요 속에서 이루어진 선택의 자유. 그 외 다른 가능성을 상상할 수 없다. 세계적 기업, 국내 최고의 기업이 경영이 어렵지만 그래서 싹 정리해고를 해야하지만 계약직으로라도 계속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그리했을 거라 볼만한 정황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이다.

이미옥은 위에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형식적으로는 계약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그의 업무는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것이고, 그는 5년 동안 계속 계약 갱신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기대 가능성이 매우 크며, 그를 내보내고 새로 계약직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 엘케이가 얻는 이익은 크다고 보지 않는다면, 계약기간은 그나 엘케이에 큰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는 계속 일할 업무가 있는데도 오로지 계약기간이 지났다고 일자리를 잃게 되는데 반해, 엘케이에는 계약직을 사용해야만 하는 합리적인 이유를 뒷받침할 만한 규정이나 근거도 마련되어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그렇다면 엘케이는 해고 제한 규정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계약직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이미옥은 해고 제한이라는 법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게 되는데 이 때 이미옥을 보호하지 않는 것은 해고 제한 규정을 둔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비추어 심히 부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미옥에게 계약기간이 지났다고 하여 그만두라고 하는 것은, 부당한 해고라고 본다. 결국 그는 정규직으로 있을 때 보장받았던 정년까지 계속 일할 수 있게 된다.  한발 양보하여 그를 계약직으로 보더라도, 역시 결론은 같다. 재계약을 거부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최소한 1년은 더 근무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싸우지 않고 그만 다니겠다고 한다.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임에는 맞으나 자기 권리를 찾으려는 노동자는 아니다. 드라마니 그런 걸 기대할 수도 없을 지도 모르겠다만. 아무튼 그래서 나는 그를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거나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일반적인 주장에는 동조하지만, 자기를 옭아맨 사슬을 스스로 끊으려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그와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은 솔직히 별로 없다. 흠....이제 나도 서시히 지쳐가는 것일까 ?

참, 공부도 잘하고 아는 것도 많은 에릭(극중 강호)이 친구에게 이미옥의 문제를 상의할 때, 그 친구는 근로자 파견법(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들어 2년이 어쩌고 저쩌고 말하는데, 사실 이미옥의 문제에는 그 법이 거론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옥은 파견회사 소속이 아니기 때문이다. 설사 파견회사 소속이더라도 2년 이상 근무한 경우 엘케이가 사용자가 되므로, 그렇다면 더 이상 파견법이 거론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모쪼록 그저 드라마 쳐다보면서 그나마 뭐라도 얻어가려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는 그런 대사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작가나 피디가 잘 모르면 누구한테라도 좀 물어나 봤으면 좋았을 걸...그리고 강호도 웬만하면 공부 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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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04-28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공부안한 나도 그정도는 알겠던데.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몰라도 너무 모르죠? 그...그런데 계약직도 몇 년 지나면 정규직이 되는거 아니었어요? ㅡㅡa

엔리꼬 2005-04-29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 입장에선 그러겠죠...
물론 미래에 없어져야 할 성격의 업무가 아닌 것은 맞고, 이 일을 할 누군가에게 임금은 지불될 것임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1년만 해도 숙달되는 잡무를 하기 위해 근속년수 늘어나는 고임금의 근로자를 지속적으로 고용하는 것은 경영합리화에 맞지 않다. 즉, 고등학교 갓 나온 서른 이전의 여성들이 충분히 잘할 수 있는데, 이들이 50세까지 같은 일을 반복한다고 생각해 보라. 그동안 얼마나 월급은 오를 것이며, 능률은 얼마나 떨어질 것이냐? 그렇기 때문에 주기적인 물갈이는 어쩔 수 없는 경영상의 전략아닌가? 잘 나가는 삼성전자도 직원 평균 근무기간이 7년이라 하지 않느냐.. 회사 구조는 피라미드이며, 결국은 시간이 되면 나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경영의 경자도 모르면서, 재정 구조도 모르면서 무조건적으로 정규직 채용하고 앞으로 미래를 보장하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음.. 이런 논리를 가지고 있을텐데.. 여기엔 어떻게 맞서야 하지요?
(아, 이 논리는 계약직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좀 핀트가 안맞죠..)

숨은아이 2005-04-29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용역회사에서 파견되는 형식으로 고용한 경우 2년 지나면 직접 고용을 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 회사에서 직접 계약직으로 고용한 경우에는 1년 이상 근속하면 꼭 정규직으로 채용하진 않더라도 정규직처럼 대우해야 할걸요. 자세한 건 옆지기에게 물어볼게요.
서림님/어려운 문제이고 저도 잘 모르지만 나름대로 제 생각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경영합리화"라는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요? 회사란 사주와 종업원을 먹여 살리기 위해 존재하는 걸로 아는데,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서 "경영합리화"란 도리어 회사가 종업원을 먹어버리는 방향을 의미하는 것처럼 되었어요. 조직원들이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여 효율을 높이고 더 좋은 업무를 개발할 생각은 안 하고, 회사만이 살아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인 양, 종업원은 쓰다 버리는 나사쯤 되는 걸로 취급한다면, 우리가 왜 회사를 위해 몸바쳐야 하지요?
2.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회사 구조는 피라미드이며 결국은 시간이 되면 나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경영의 경자도 모르고, 재정 구조도 모른다"고 비난한다면 과연 수천 수만에 이르는 사람들보다 그 조직 자체가 존속하는 것이 더 귀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을 수밖에 없군요.
3. 1년만 해도 숙달되는 잡무를 50세까지 시키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그런데 왜 그 여성들은 똑같은 잡무만 해야 하지요? 저는 작은 회사에 단순 경리직으로 입사했다가 오랜 경험 끝에 그 회사의 살림 전체를 훌륭하게 지휘 조정하게 된 여성을 몇 알고 있습니다. 물론 큰 회사일수록 직원이 부속품처럼 되긴 하지만, 남성 기술직은 간부도 될 수 있는데 여성 사무직은 단순 업무에 묶어놓고 승진도 불가능하게 한 건 평등 원칙에 위배됩니다.

엔리꼬 2005-04-29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숨은아이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충분한 답변을 달아주셔서...
저도 현재 비정규직이며, 나름대로 공부도 병행하고 있는 사람인데요.. 요즘은 사물을 두 가지 방향에서 같이 보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생각은 상당히 좌편향이지만요. 제가 요즘 드는 생각은 '적을 알아야 나를 안다'입니다. 반대편의 논리와 시각에서 바라보려는 노력을 많이 해본다면, 그에 대해 반박할 논리를 더욱 굳건히 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올 때, '그래 맞어'라고 맞짱구 치는 것에 그치기보다는 '그렇다면 거기에 대해 이런 식으로 나오면 어떻게 논리적으로 대비해야 하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제가 요즘 그렇게 나오다보니, '우익적 발언'이란 소리도 듣고 (물론 저를 잘 모르는 사람이 한 말이죠..흑흑) 있습니다.
아무튼 저의 요즘 슬로건은 '적을 알자'입니다. 그래서 비정규직의 경우에도 제 나름의 논리를 만들어보기 위해서 이런 식의 딴지를 만들어봤습니다...

숨은아이 2005-04-29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그다지 튼실한 논리는 아니지요? 서림님 덕분에 저도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여러 가지 방향에서 볼 줄 알아야 생각이 더 잘 다듬어지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