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밤을 깨끗한 호텔 방에서 자고 와 어젯밤 집에 들어오니, 집안 꼴이 참 봐주기 어렵다.
옆지기에게 "우리 집 너무 지저분하지 않냐?" 했더니
옆지기는 "아니! 편하고 좋은데?" 하고 강하게 부인한다.
그러고는 아침에 나가면서 방 안에 늘어놓은 책이나 정리하라고 한마디 한다.
"바로 읽을 책이라서" 손 닿는 곳에 놓아둔 책이 자그마치 네 줄로 몇 층씩 쌓여 있다. -.-
원래는 한 줄이었는데;;
그래서 우선 "노다메 칸타빌레" 6, 7, 8, 9권부터 해치우기로 했다.
로드무비님과 아영엄마님께 잇따라 받고는 미뤄두었던 것.

오랜만에 보니 기억이 가물가물해 1권부터 가져다놓고
이 사람이 어디서 나왔더라, 앞뒤로 뒤지기도 했다.
분위기 잡는다고 몇 장 없는 서양고전음악 CD도 번갈아 틀어가면서. ^^

변함없이 재미있다. 끊이지 않고 새로운 과제에 부딪히고 깨지고 무언가를 이루고...
그런데 8권이 끝날 무렵, 이 만화에 노다메는 어디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치아키는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노다메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
노다메는 대체 어떤 사람이지? 이 만화에서 노다메의 의미는 무엇이지?
이런 의문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9권에서 노다메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눈물이 핑 돌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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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05-20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ㅎㅎ
 

강똥  몹시 된 똥.

개피똥  배앓이로 인하여 코 같은 것이 조금씩 섞여 나와 진득하게 엉겨 붙은 똥.

물찌똥
  설사할 때 나오는 물기가 많은 묽은 똥.

배내똥
  갓난아이가 난 뒤에 먹은 것 없이 처음 눈 똥. 죽을 때 싸는 똥.

산똥
  배탈로 인해 먹은 것이 제대로 소화되지 못하고 나오는 똥.

선똥
  너무 많이 먹어서 덜 삭은 채 나오는 똥.

활개똥
  굵고 힘차게 나오는 똥.

-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이렇게 다양한 똥이... 자연과 친밀하게 살다 보면 사람들은 관찰의 천재가 되나 보다.
비, 바람, 똥의 종류까지 하나하나 구별하여 다 이름을 붙여 놓았다.

물 안 먹어 강똥 누느라 고생하지 말고,
배탈 나서 개피똥, 산똥 누지 말고,
설사병 나서 물찌똥 누지 말고,
욕심 부려 선똥 누지 말고,
우리 활개똥 누면서 활기차게 삽시다!  ^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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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05-1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전 너무 먹어서 선똥을 많이 싸요. ㅠ.ㅠ (그리고 산똥도 자주 싸는 편이고...)
활개똥 누고 싶어요~~

chika 2005-05-12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똥과는 관계없이... 전부터 궁금했던건데요.. 혹시 옆지기님이 어떤 일 하시는지 물어봐도 될런지... ^^;;;;

숨은아이 2005-05-12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공인 노무사여요. 전에 밝힌 적 있는데... 글구 치카님 전화번호도 저 제주 가기 전에 가르쳐주세요.

물만두 2005-05-12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똥똥하셔서 통통을 생각했어요^^

숨은아이 2005-05-12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그걸 노렸어요. ^^

마태우스 2005-05-12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테통은 알겠는데..생똥맞죠?

숨은아이 2005-05-12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베네통 말씀이신가요? ^^

어룸 2005-05-12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글쿤요, 잘 삭혀서 내보내야 하는군요!! ^^

숨은아이 2005-05-13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삭혀서"... 투풀님, 바로 그거로군요! 으하하!!
 

아이고 성님 동상을 나가라고 하니
어느 곳으로 가오리오 이 엄동설한에
어느 곳으로 가면 산단 말이오
갈 곳이나 일러주오

지리산으로 가오리까 백이숙제 주려죽던
수양산으로 가오리까

1995년 강변가요제에서 대학생 두 명이 ‘육각수’라는 이름으로 나와 <흥보가 기가 막혀>란 노래를 불렀다. 이야, 가사도 기가 막히는군, 했더니 판소리 흥보가의 노랫말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무장단 창조>
"아이고 형님 한 번만 용서하여 주십시오!"

<아니리>
"잔소리 말고 나가!"

<중모리>
나가란 말을 듣더니마는 "아이고, 여보 형님 동생을 나가라고허니 어느곳으로 가오리까? 이 엄동설한풍의 어느 곳으로 가면 살듯허오 지리산으로 가오리까 백이숙제 주려죽던 수양산으로 가오리까" "이놈 내가 너를 갈 곳까지 일러주랴? 잔소리 말고 나가거라!" 흥보가 기가 맥혀 안으로 들어가며 "아이고 여보 마누라! 형님이 나가라고 허니 어느 영이라 거역허며 어느 말씀이라고 안가겄소, 자식들을 챙겨보오"

(흥보가 노랫말은 http://www.koreartnet.com/wOOrII/sori/pansori/pansori_5madang.html에서 가져왔습니다.)

문득 육각수의 이 노래가 그리워진다. ^^
그런데 왜 이 노래가 생각났느냐 하면,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에서 이 노래에 나오는 ‘백이숙제’에 관한 내용을 읽었기 때문이다. 수양산에서 주려 죽었다는 백이와 숙제를 그냥 옛 중국의 유명한 선비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관중과 포숙아처럼 둘이 절친한 친구였나 보다 하면서.

그런데 백이와 숙제는 두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형(伯 : 맏이 백)인 이공(夷公)과 동생(叔 : 아재비, 아우 숙)인 제공(齊公)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두 사람의 원래 이름은 묵윤(墨允)과 묵지(墨智)라고 한다. 이공과 제공은 두 사람이 죽은 뒤 임금이 내린 시호다.

이를테면 맏이인 예진이와 아우인 연우를 함께 ‘백진숙우’라 하는 것과 비슷하달까. ^^

백이와 숙제는 은나라 때 고죽국(孤竹國) 왕의 아들들이었는데, 아버지가 왕위를 동생인 숙제에게 물려주려고 했다 한다. 동생은 예법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사양했는데, 형인 백이도 마찬가지로 왕위를 사양했다. 두 사람은 함께 고죽국을 떠나, 주나라 문왕의 덕이 높다고 생각하고 찾아가 신하가 되었다. 그런데 문왕이 죽고 그 뒤를 이은 무왕이 은나라를 쳤다. 백이와 숙제는 그것이 옳지 않다 하여 주나라의 녹을 받지 않으려고 수양산(首陽山)에 숨어 들어가, 고사리를 뜯어 먹다가 결국 굶어 죽었다고 한다.

백이숙제의 고향 땅 이름도 고죽국(孤竹國)이다. 참... 고고한 대나무 같은 사람들만 사는 곳인가.

국(國)이라 하면 독립된 한 나라 같은데, 고대 중국에서 국(國)은 군(郡)보다 큰 지방 정권을 말한다. 중국은 땅도 넓고 민족도 다양해 지역마다 각기 다른 우두머리가 임금 노릇을 했다. 그중 힘세고 싸움 잘하는 사람이 다른 지방 정권을 정복하면, 그 지방 정권의 영역을 직접 다스리기도 했지만, 때 되면 공물이나 군사를 바치라고 하고 원래 임금을 그냥 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서 “아무개를 무슨 국(國)을 다스리는 왕으로 봉한다” “아무개를 무슨 군(郡)을 다스리는 공으로 봉한다” 하고 조서를 내려준다. 당나라에서 대조영을 발해군왕으로 인정하고, 후대에는 발해를 군이 아니라 국으로 승격하고, 명나라에서 누구를 조선국 왕으로 인정하고, 한 게 다 그런 의미다. 그래선지 중국의 역사를 끌고 왔다는 왕조들-은, 주, 진, 한, 위, 송, 명, 청 등등에는 ‘국’이란 말이 붙지 않는다.

(바로 그래서 중국이 고구려를 ‘고대 중국의 지방 정권’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따지면 고대 동아시아에 있었던 여러 나라 중에 중국의 지방 정권 아닌 나라가 없다.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가 힘세고 문물이 발달한 나라에 조공을 바치고, 대신 하사품을 잔뜩 받아 오는 게 고대 동아시아의 공무역 형태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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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정성시”에서 중요한 배경이 되는 술집, 조선루(朝鮮樓) 간판이 나오는 사진을 찾으려고 인터넷을 뒤졌지만, 못 찾았다. 언덕길을 따라 양편에 술집과 찻집이 늘어선 그 골목으로 언젠가 여행을 가자고 지인 한 사람과 약속을 해두었다. 그곳엔 지금 조선루가 없겠지만. 영화에서 조선루의 주인인 듯한 남자, 한글 자막에 ‘김좐’이라고 나오는 사람의 이름은, 한문 자막으로 보니 金泉(김천)이다. 폭력조직과 관계가 있는 배경 인물일 뿐이지만, 그 사람을 보고 1945년 전후, 대만에서 조선 사람은 어떤 의미였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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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11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실제로 있던 곳인가요? 아님 세트인가요???

숨은아이 2005-05-11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글쎄요. ^^;;

숨은아이 2005-05-11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골목은 실제로 있어요. 지금도. 그런데 조선루 술집이 실제 있던 곳이었는지, 영화 속 설정을 위해 임시로 만들어졌던 곳인지는 모르겠어요.

조선인 2005-05-11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찾으시는 조선루가 이곳인가요? 지금은 비정성시 간판이 걸려있습니다만.

숨은아이 2005-05-11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속 모습하고는 좀 다른데, 저기가 그 자리인지도 모르겠네요. ^^ 일부러 찾아줘서 고마워요, 조선인님. 근데 전 영화 장면을 찾았거든요. "조선루" 간판이 달린.
 

참, 그토록 슬픈 이야기를 이토록 발랄하게 만들어 내다니.
그리고 작품 전체에 흐르는 일본 전래 동요와 너구리들이 보여주는 토속적인 춤사위.
일본 전통 축제의 느낌이 저러리라 싶은(저만큼 환상적이지는 않겠지만) 요괴 행렬.
여우들의 혼인 행렬은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꿈>에서 본 것과 똑같다.
부럽다.





(이들이 보는 일본 지도엔 독도가 없군요. ^^;)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平成狸合戰ポンポコ / The Raccoon War Pom Poko, 1994)   
감독 다카하타 이사오(高畑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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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5-11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고 싶던 영화인데,,얼마전에 텔레비전에서 소개를 한작품이잖아요,
보고 싶어요,,,,ㅎㅎ

urblue 2005-05-11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코엑스 너무 멀어요. ㅠ.ㅜ

숨은아이 2005-05-11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보세요. 재밌어요. ^^
블루님/전 밤 9시 40분에 시작하는 거 보고, 막차 타고 집에 왔다는... ㅠ.ㅜ

nemuko 2005-05-11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며칠전에 봤답니다. 근데 코엑스에서 개봉했나 봐요. 전 dvd로 봤는데.... 그림 좀 빌려 갈께요^^

숨은아이 2005-05-11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무코님/네에. ^^ 좀 지난 영화인데다 미야자키 하야오만큼 유명하지 않아선지, 지브리 스튜디오의 영화인데도 단 한 군데서만 개봉했답니다. 흑흑.

chika 2005-05-1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개봉했다구요? 와~ 정말.... 쩝~
저도 무척 재밌게 봤었어요. 비디오로. ^^;
노래도 재밌지 않나요?

숨은아이 2005-05-11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어요. 전래 동요를 저렇게 기막히게 활용하다니, 정말 부러웠다니까요.

瑚璉 2005-05-11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화학부흥'이란 표어를 보니 재미있네요.

숨은아이 2005-05-11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이 재미있죠. 화학(化學)이란 게 변신술 말하는 거지요. ^^

어룸 2005-05-12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 '이들이 보는 일본 지도엔 독도가 없군요' 와아~~~숨은아이님, 만쉐이~~!! (/>ㅂ<)/

숨은아이 2005-05-12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 사실은 투풀님~~~ 우리나라 어린이 역사책 같은 데 나오는 지도에도 대개 독도는 없을걸요. 울릉도도 생략하는 경우가 대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