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약국 - 감정이 일상을 지배하지 않게, 오늘의 기분을 돌보는 셀프 심리학
이현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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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뇌에서 건강한 물질이 분비되지 않기에 발현되는 병이다. 뇌가 건강하려면 우리가 잘아는 세로토닌, 도파민, 옥시토신, 노르에피네프린, 엔도로핀 등 신경전달물질이 전달되어야 한다. 신경전달물질은 긍정적인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발생된다. 긍정적인 생각이 뇌에서 좋은 물질을 분비하게 한다. 생각이 변하면 뇌도 변한다. 그런데 우울증은 생각과 감정에 오류가 생긴 것이기에 환자 스스로 생각과 감정을 전환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외부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하기에 약을 꾸준히 섭취하게 된다. 근데 저자는 외부에서 투입하는 약 말고도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마음약국>에서 제시하고 있다.

 

인지적 왜곡을 앓고 있는 우울증 환자는 오래 묵은 왜곡된 자신만의 생각을 좀처럼 수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단시간내에 씻어내기란 쉽지 않기에 오랜 시간 관심과 사랑, 주의가 필요하다. 때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가 많다. 많은 우울증 전문가들이 처방하는 비법에는 의외로 생활 속에서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주의 전환'을 의도적으로 반복시킨다. 우울증 환자가 지금 집착하고 있고 고민하는 것에서 주의를 다른 쪽으로 옮길 수 있도록 조언해 준다거나 맛있는 음식을 섭취하면서 울적한 마음을 달래는 법을 처방전으로 알려 주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을 경우에는 미처 끝내지 못한 일들을 하고 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간격을 주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것도 치료의 방법일 수 있다고 말한다.

 

나에게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가 계셔서 우울증이 얼마나 큰 병인지 몸소 겪으면서 마음 고생을 한 적이 있다. 좁은 아파트에서 자녀, 손주들과 함께 지내다보니 차츰차츰 인지적 왜곡 뿐만 아니라 뇌에 신선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다보니 급속도록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유도 없이 신경질을 내거나 죽고 싶다는 이야기도 수시로 말씀하셨다. 아내와 자녀들이 이 모든 과정을 듣고 보아야했기에 말 못할 아픔은 더더욱 가중되었다. 병원에서는 우울증에서 치매로 전환될 수 있으니 병원에 입원하거나 요양원까지도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했다. 아들로써 할 수 있는 일은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법인데. 고민하던 중 한적한 곳 마당과 밭이 있는 시골집을 얻어 리모델링 한 뒤 어머니를 한 번 입주해 생활해 보도록 했다. 마을 이웃들이 있었고 탁 트인 자연경관은 밀집된 아파트 환경과는 달랐기에 뇌에 건강한 물질이 분비될 수 있는 최적의 자연환경이 되었다. 그 뿐인가. 싱싱한 채소를 심구고 캐서 드시면서 일의 보람과 생각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극단적인 생각, 기억 상실증, 감정의 극격한 변화가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 가기 시작했다. 물론 약물은 병원에서 처방한 대로 꾸준히 섭취하는 것은 병행했다. 5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우울증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약물과 함께 '마음'의 변화를 줄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해 주고 뇌에서 좋은 물질이 분비될 수 있도록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가 말한 <마음약국>은 우리 모두에게는 내부적으로 마음 속에서 약국이 다 존재하고 있지만, 그것을 활용할 수 없기에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제 늦지 않았으니 내 안에 존재하고 있는 <마음약국>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생각과 마음, 감정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할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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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세상을 만든 6가지 놀라운 발견 - 과학 영재라면 꼭 알아야 할 테크놀로지의 역사
스티븐 존슨 지음, 강주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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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의 발견은 안경을 만들어냈고,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의 발달로 안경의 수요가 늘자 렌즈 세공업이 발달하게 되었다. 결국 정교한 렌즈 세공 기술은 망원경과 현미경을 발명하게 되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의 실체를 밝히면서 질병의 원인을 알게 되었다. 인간이 질병을 극복할 대상으로 여기게 되었고 기대 수명은 점차 늘어났다. 이처럼 사막의 모래밭에서 이산화규소 추출하게 되면서 유리의 사용은 다방면으로 뻗어나가게 되었다.

 

오늘날 인터넷망이 광범위하게 깔리고 스마트폰의 사용이 확대된 것도 모두 다 유리의 발명에서 시작되었다. 유리 섬유라고 강하고 구부러지기 쉬운 성질을 이용하여 건축용 단열재, 옷, 서핑보드, 요트, 헬멧, 컴퓨터 회로판 등 안 쓰이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인터넷망에 쓰이는 광섬유 케이블도 바로 유리실로 짠 것이다. 유리가 발명되지 않았다면 우리 손에 스마트폰이 놓일 일은 없었을 것이다. 

 

유리는 개인의 인권도 향상시켰다. 개인주의를 실현시킨 것이 유리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유리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개인을 중시하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세상을 보는 방법이 '나'를 중심으로 전환되게 한 것이 유리 거울이었다. 이처럼 발명품 하나는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혁신을 이어나가게 한다. 

 

에어컨의 발명이 미국의 정치 지형을 바꿨듯이 청결의 개념을 인식한 후부터는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질병을 예방할 수 있었다. 참고로 미국은 대통령 선거 투표 방식이 선거인단에 의해 이루어진다. 에어컨이 발명되기 전까지는 무더운 남부지역에 선거인단이 적었기에 북부 지역 출신의 대통령이 다수 배출되었다. 하지만 에어켄의 발명으로 남부 지역에도 선거인단이 많이 조성되면서 현재까지 미국 대통령의 대부분은 남부 출신이라는 점이 통계로 말해주고 있다. 발명품 하나하나가 미국의 역사를 바꿔가고 있는 셈이다. 

 

유리, 냉기 외에 소리, 청결, 시간, 빛의 발견이라는 6가지 테마로 이루어진 과학 이야기를 재미나게 읽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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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즈만이 희망이다 - 디스토피아 시대, 우리에게 던지는 어떤 위로
신영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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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당신의 이웃입니까? " 

 

이 땅의 퓨즈는 감염병이 창궐할 때 가장 먼저 고통을 당하는 이들이다. 요양원에 계시는 어르신들, 장기간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사회 밑바닥에 있는 약자들, 재택근무를 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닭장처럼 비좁은 곳에 근무하는 콜센터 직원들. 이들이 감전이라는 전기 사고를 막는 '퓨즈'라고 저자 신영전 의사는 말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의료민영화, 의료영리화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촛불로 탄생한 현 정부가 일반인들의 관심이 다른 쪽으로 쏠린 것을 틈타 야금 야금 추진하고 있는 의료계의 악법인 규제샌드박스법, 데이터3법, 규제프리존에 대해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 완전한 의료보장을 주장하는 공중보건학을 전공한 전문가로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사실 의료인이 아니면 당장 내게 피부로 와 닿지 않는 일이라면 사실 모를 수 밖에 없다. 불행중 다행인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공중보건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데에 있다. 

 

선진국에 비해 공공병원의 침상 확보률이 극히 낮은 우리나라에 대해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픈 사람을 위해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하는 나라가 과연 국가인가' 라고 공약했던 진보 정권의 두 대통령마저 높은 의료정책의 장벽 앞에 시도해 보지도 못하고 공약을 폐기해야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을 보면 탐욕스러운 자본의 위력과 고삐 풀린 과학의 힘 앞에 대통령이 아닌 그 이상의 권한을 가진 이도 감히 감당해 낼 수 없다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있음을 독자들에게 이실직고하고 있다. 

 

오늘날 영리 의료 산업은 매일 새로운 질병을 양산해 내고 있다. 의료 산업은 병을 만들기 위해 몸을 다시 구성하고 있다. 개인의 신체 정보마저 기업에게 넘겨주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선거 공약은 위선임에 분명하다. '100만원 개혁' 처럼 어떠한 질병 앞에서도 환자의 진료비는 100만원을 넘지 않겠다던 지난 대선의 공약은 정책의 첫 삽을 펴보기도 전에 속절없이 시간만 지나가고 있다. 의료적 재난 때문에 가난의 수렁으로 떨어지는 가정들이 한 해만 하더라도 셀 수 없을 정도다. 국가가 나서서 의료비를 보장해주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생긴 질병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져주는 나라가 진정한 나라가 아닌가 싶다. 무상급식, 무상교육도 보편화 되었듯이 이제는 '무상의료'에 온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정치권을 흔들어야 할 때다. 

 

저자는 신종 감염병의 유행의 원인을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나 박쥐, 비위생적인 사람들에게 돌릴 것 아니라 욕감의 정치를 따르는 과학, 무분별한 삼림 파괴, 현격한 빈부 격차를 만든 정치 권력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힌다. 감염병의 대유행은 인간이 만들어 낸 빠름의 욕망때문이다. 공장식 가축사육, 속도전을 방불케하는 대규모 국경 이동, 생태 파괴는 코로나19에 이어 코로나n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한다. 인간의 탐욕이 깊은 동굴 속에 잠자고 있던 바이러스의 벌집을 건드린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재난처럼 다가올 대규모 감염병 유행 앞에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저자는 의료만큼은 거대한 자본의 논리에 역행하여 특정 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이웃' 인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인 '퓨즈'와 같은 이들을 돌볼 수 있도록 공공성을 강화하고, 갑자기 찾아온 질병 앞에 의료적 가난의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완전한 의료보장'을 국가가 감당해 갈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한다. 의료보장제도에는 당연히 도덕적 해이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담그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 정부 예산이 지금 보다 더 많이 투여해야 한다. 국미의 절대적 동의와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민의 건강을 가지고 검증 없는 규제 완화는 섣부른 정책이다. 

 

과학적 기반에 의해 실험적 검증을 거친 획기적인 치료법은 언론의 지지를 받으며 기정사실화 된다. 대표적인 것이 발진티푸스균의 발견, 결핵, 콜레라 균을 발견한 과학자들에게 대다수 사람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철저한 위생으로 균을 막을 수 있고, 에방 접종을 통해 항체를 형성하면 치사율을 줄일 수 있다는 과학적 예방법에 가려져 당시 사회의 불편한 진실이 드러나지 못한 부분이 있음을 역사는 지적한다. 치명적인 균들로 사망률이 높았던 이들은 다름 아니라, 궁핍과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질병이 단지 균만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영양, 주거 상태, 정치적, 사회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임을 회피했다. 이것을 주장한 페텐코퍼 학자를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질병은 외부 효과를 가진다. 개인에서 끝나지 않는다. 무상의료를 통해 적극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돌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등한 것이 이득이다" 

 

인간의 존엄을 위해 무엇을 희생하고도 달성해야 하는 당위성을 공공의료에서 찾을 수 있다. 장하준 교수는 복지는 공동구매라고 한다. 북유럽의 국가들이 높은 의료비를 지불하더라도 의료 공공성을 높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어는 누구라도 높은 의료비로 빈곤의 나락에 떨어질 수 있다. 부자들은 민간 보험회사를 통해 자구책을 만들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료비 지출이 과다할 경우 생계가 막막해 질 수 있다. 

 

지금의 펜데믹이 백신으로 막을 수 있다고 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수 많은 돌연변이가 실시간 나타나고 있고, 수십 년 전 죽지 않고 잠들어 있든 숨어 있든 잠자코 있던 바이러스들이 또 다시 활동을 재개할 일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퓨즈만이 희망이다' 라고 외치는 저자의 외침 속에는 우리 모두가 서로의 이웃이 되어야 이 문제를 대응할 수 있음을 의사의 소견으로, 오랫동안 공공의학을 전공한 전문가의 입장에서 독자들에게 진실을 알려 주고 있다.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 라는 말처럼 저자는 참여정부에서 문재인 정부까지 각 정부에서 실시한 의료 정책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으로 정면 비판하고 있다. 잊혀졌던 보건 정책들을 다시 소환하며, 관심 밖으로 밀어냈던 공공의료를 수면 위로 다시 올려 놓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힘든 시기에 시의적절한 책이다.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야 할 영역이기에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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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도 궁금해하는 헬리코박터, 위염, 위암 열전 - 세상 어디에도 없는 위내시경 이야기
김효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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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마다 건강검진을 받는다. 위암 검사를 위해 위내시경을 한다. 아직까지 수면 내시경은 하지 않았다. 입으로 내시경이 들어갈 때면 긴장된다. 숨이 막힐 것 같은 느낌, 내시경이 목구멍을 넘어 가슴쪽으로 내려가는 느낌. 그 순간만 지나면 평온이 찾아온다. 내시경이 위에 도착해서 이쪽저쪽을 촬영하는 순간이다. 매번 진단 결과를 보면 위염끼가 있으니 조심하라는 의사의 소견을 듣는다. 

 

현직 소화기내과 의사인 저자는 위염과 위암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균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다행은 딱딱한 학문적 문장 대신 만화로 표현하여 누구든지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다양한 소화기내과 관련 병원균이나 의학용어는 생소하다. 하나하나 이해하며 읽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위가 손상될 수 있으나 주적인 헬리코박터균만 잘 조절하면 누구든지 위 건강에 관해서는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위암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1994년 1종 발암인자로 규정되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된 사람의 2.9%에서 위암이 발생한다. 감염되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발생 위험이 크다. 현재 위암의 75%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기여한다. 위암 외에 궤양, 소화불량, 위염, 빈혈, 림프종 등 다양한 질환을 일으킨다. 위 내시경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을 진단하기 위함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박멸에 사용되는 약제는 다양하다. 주로 항생제를 복용하나 내성이 생겨 다른 방법을 적용하기도 한다. 놀라운 것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양성인 환자의 구강 내에도 균이 발견된다는 사실이다. 흔히 궤양이라함은 점막층이 결손된 것이다. 흡연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의한 독성을 증가시킨다. 흡연은 궤양의 발생과 합병증, 재발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결정성 위염은 육안으로 볼 때 닭살 모양의 결절이 보인다. 용종은 점막의 병적인 돌출물이다. 이 용종의 원인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과 관련되어 있다. 

 

의학의 발달로 다양하게 위암을 치료할 수 있다. 의사들도 궁금해 하는 위 건강과 치료에 관한 저자의 지식을 참고하면 좋을 듯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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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사 노트 (반양장) - 17가지 주제로 읽는 의학 이야기
예병일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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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pandemic, pan 지구 공간 전체 +demic 인류 전체) 을 통해 의학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연일 계속 보도되고 있는 신종 감염병(신종 : emerging,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던 병원체가 새로 감염병을 일으킴) 인 COVID-19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기까지 하며 앞으로도 새로운 감염병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최근들어 감염병이 이토록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다가온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의학사를 돌아보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감염병의 위협이 역사와 함께 지속적으로 일어났으며 인류의 역사가 곧 전염병의 역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의학사 노트』의 저자 예병일 박사가 쓴 『세상을 바꾼 전염병』에서도 십자군의 성패를 갈랐던 것은 '장티푸스'(수인성 감염병, 콜레라와 함께)였으며 중세를 몰락시켰던 것도 '페스트'였음을 밝히고 있다. 위 책 『의학사의 노트』에서도 저자 예병일 박사는 고대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부터 오늘날 맞춤의학의 시대를 연 유전학의 발견까지 17가지의 주제로 의학의 이야기를 일반 대중들에게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저자 예병일 박사는 인류 의학의 첫 번째 개혁을 신비의 학문이던 의학을 과학의 한 분야로 받아들이게 했던 점으로 꼽고 있다. 주술적이고 신의 영역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 고대 사람들에게 의학이 과학적이며 의사에게 필요한 것은 윤리적인 의식이라고 강조한 점은 일대적인 전환점이었다고 강조한다. 히포크라테스 이후 의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의학을 지배했던 갈레노스의 의학은 철옹성과 같았지만 해부학계의 거두 베살리우스의 등장으로 의학계의 패러다임은 바뀌게 된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용어 중에는 의학에서 발전된 것들이 종종 발견된다. 검역이라는 용어는 페스트가 한참 유행이었던 시기에 환자 발생 지역에서 배가 오는 경우 배를 항구에 40일간 정박시켜놓았다가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에만 배에서 사람과 물건을 내리게 했는데 바로 여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의학계에서는 최초로 발견한 사람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는 경우보다 파급효과를 중시하는 서양인의 사고 방식에 따라 역사에 미친 영향이 클수록 '최초'의 수식어를 사용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해부학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나 해부학계에서는 베살리우스를 거두로 모신다. 해부학에서 유래한 '강사'라는 용어는 오늘날까지 변함없이 사용되고 있는데 '강사'는 해부학 수업 과정을 읽어주는 사람이었다. 근대에 이르기까지 종교적인 관점으로 의학을 바라보는 대부분의 시각이 있었기에 혈액의 순환 논리를 펼친 세르베투스는 종교학자 장 칼뱅에 의해 반대 여론에 부딪치게 되었고 이단으로 몰려 종교재판으로 화형에 당하기도했다.

 

인류가 감염성 질환을 정복한 첫 번째이자 유일한 사례인 두창(천연두: 일제의 잔재)은 보툴리누스균, 탄저균과 함께 인류를 위협하는 제3대 적으로 존재해 왔지만 1979년 공식적으로 지구상에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공포했다. 공중보건학의 아버지 '존 스노'는 빅토리아 여왕의 분만을 마취제를 통해 통증없이 한 것을 계기로 신임을 얻게 되었고 1853년 콜레라가 런던에서 재유행할 때 질병의 분포와 런던의 개인 상수도 분포와의 관계에 관한 매우 뛰어난 연구를 수행했다. 스티븐 존슨의 『감염도시』에서 '존 스노'의 활약상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때 의사로써 소신을 굽히지 않고 콜레라의 원인은 마시는 물 때문이라고 주장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존 스노'라는 의사다. 당시 런던 주택가에서는 분뇨 처리 시설이 없어 대부분의 분뇨를 쌓아두거나 별도의 지하 저장소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지냈다. 그러다가 분뇨에서 발생한 오수들이 식수원인 템즈강으로 흘러들어가고, 오염된 물들이 다시 식수로 사용되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1854년에 런던 브로드 가에 콜레라가 집단적으로 발생한 원인이 여기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인식은 불쾌한 악취에 있고, 오염된 공기에 있었다고 여겼다. '존 스노'는 직접 현장 조사와 탐문을 통해 콜레라의 원인이 되는 오염된 식수원을 밝혀냈고 콜레라를 해결하는 단초를 마련해냈다."

 

수술을 받은 사람의 70%가 패혈증으로 발전해 죽어간다는 사실을 밝힌 제멜바이스는 의사가 산모를 대하기 전 소독 액으로 손을 씻기만 하면 산욕열을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으나 거의 대부분 무시당하고 말았다. 시대를 앞서가는 이들은 외로운 법이다. 자신들이 과거에 행한 잘못을 인정해야 할 처지였기에 무시하는 방법으로 넘기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미생물의 존재를 발견한 파스퇴르에 힘입어 리스터는 무균 처리법을 개발했다. 파스퇴르에 의해 광견병 또한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으로 알게 되었고 균을 약하게 만들면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백신 개념과 예방접종을 발견하면서 질병의 위협으로부터 차츰 자유로와질 수 있었다. 파스퇴르가 남긴 말인 "준비된 사람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는 말이 코로나-19로 인해 여러모로 힘든 과정을 거치고 있는 진료인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었으면 한다.

 

세균이라는 미생물의 존재를 확실히 밝힌 코흐는 현미경으로 각종 세균을 연구하다 수입이 없어 생활고를 겪었다고 한다. 공중보건의 영웅이라는 찬사를 얻는 존 스노도 다수의 생각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매몰찬 냉대와 조소를 받곤 했다. 한 때 조선이라는 땅에도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것으로 생각되는 콜레라로 수 많은 인명이 목숨을 잃은 적이 있듯이 코로나-19 또한 인류가 딛고 서야 하는 과제로 남겨져 있다. 예병일 박사의 꼼꼼한 메모 형식의  『의학사 노트』를 통해 앞으로 우리가 직면한 감염병을 어떻게 대해야할 지, 지금까지 감염병을 퇴치하기 위해 수 많은 선각자들의 노고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아무쪼록 모든 이들이 힘들어하는 코로나-19 감염병이 속히 지나가기를 손모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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