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옆 만능빌딩 - 제14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이현지 지음, 김민우 그림 / 비룡소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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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작 『학교 옆 만능빌딩』에는 씁쓸한 학교폭력의 현실이 나온다. 아이들 간에 있는 사소한 말다툼도 법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어른들의 허황된 욕심이 나타나 있다. 마치 학교폭력으로 가해자가 됐을 경우 가만히 있으면 아이의 인생도 모두 끝장나는 것처럼 여긴다.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안 가린다. 법으로 맞대응한다. 변호사를 선임하고 전략적으로 허점을 파고든다.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 회복을 약속하는 방법을 모른다. 알지만 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 아이만 잘못이냐 당신네 아이도 똑같지 않으냐 하는 식으로 대응한다. 부모들의 입장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과연 자녀를 위한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는 게 이기는 기술이다!

 

어른들의 세계관에서는 얼토당토 한 얘기일 것이다. 어떻게 지는 게 이기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겼더라도 이긴 게 이긴 것이 아님을 모두 안다. 다만 그 마음을 숨길 뿐이다. 솔직해져야 한다. 자녀 앞에서 정직하라고 말만 할 게 아니라 몸소 실천을 보여야 한다. 지는 게 이기는 것임을 보여야 한다.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다.

 

아이들이 어릴수록 예전에는 학원 뺑뺑이를 돌려야 보육이 되었다. 물론 지금은 학교 안에 늘봄교실도 활성화되었고 지원해 주는 기관도 많이 늘어서 굳이 학원을 여러 곳으로 다니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학교 옆 만능빌딩』은 책 제목 그대로 만능빌딩이다. 학원이 없는 게 없다. 다양한 종류의 학원들이 바쁜 부모들을 위해 맞춤식 지도를 한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아이들은 신체적 성장 속도에 맞춰 움직여야 하고 신나게 뛰어놀아야 한다. 현실은 녹록지 않지만 그런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손해 보면서 살면 안 될까?

 

이익 대신에 손해 보는 쪽을 선택하는 삶을 산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어리석다고 하지 않을까. 장기적으로 멀리 내다보았을 때 손해 보는 삶이 최후의 승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 먼저 손을 내밀어 용서를 구하고 껄끄러운 사람이라면 더더욱 먼저 다가가 인사를 드리는 것이 이기는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타인을 위해 시간을 내어 이야기를 들어 드리고 지갑을 열어 작지만 마음의 표현을 하면 오히려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다. 갈등이 심화되는 문제의 핵심은 지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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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들어주는 아이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사계절 저학년문고 26
고정욱 지음, 백남원 그림 / 사계절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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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혀 두었던 책들을 읽고 있다. 오래된 책들이다. 묵은 김치가 그윽한 맛을 내듯이 묵은 책들도 그러하다.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의 정신을 변함없이 보여주는 책이다. 사회에서 약자로 살아가는 이들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곳곳에는 오개념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 또는 장애인을 의료적 관점으로 보고 있다. 손상 차원의 장애에만 집중해 왔고 장애인관에 관한 올바른 인식 점검 없이 장애인에 관한 교육이 이루어져 왔다. 특별한 점검이 없다면 의료적 차원의 장애인관을 심어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난 30년 동안 장애 인식개선 교육이 이루어져 왔지만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다. 

 

특히 학교에서 주의할 점은 장애인 관련 행사를 할 때 특별한 이름을 지을 필요가 없다. 특별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이 말은 울페스버거라는 특수교육과 사회복지 분야에서 유명한 학자가 한 말이다. 특수학급 이름도 그렇다도움반이라든지 하는 이름은 고정관념이 딱 생기게 만든다. 그냥 몇 학년 몇 반으로 짓는 것이 좋지 않을까?

 

장애인을 소재로 여러 작품을 쓰고 있는 고정욱 작가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바로 잡고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꿈꾼다. 『가방 들어 주는 아이』에서도 장애를 가진 친구를 도와주는 모습을 놀리거나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을 그렸다. 가방을 대신 들어주는 아이도 그리 마음이 편하지 않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학교 안에서 올바른 인식 교육을 해야 됨은 우리는 습관적으로 나와 다름을 다르게 보는 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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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스웰 리더십 불변의 법칙 - 25주년 특별개정판
존 맥스웰 지음, 박영준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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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커뮤니케이터로 명성을 알린 존 맥스웰의 리더십 강론이다. 리더십은 고정된 개념이 아니다. 시대에 따라 바뀐다. 훌륭한 관리자가 훌륭한 리더는 아니다. 관리와 운영은 사람을 이끄는 것과 다른 개념이다. 관리는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유지하는 일이다. 관리자는 기존의 방향을 유지하지만 바꾸지는 못한다. 리더십은 사람을 이끄는 능력이다. 영향력이 없는 사람은 사람을 이끌 수 없다. 리더십은 영향력이다. 리더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영향력과 유명세는 다르다. 영향력은 리더를 따르게 만드는 힘이다. 새로운 뱡향으로 움직인다. 

 

지위가 리더로 만들어주지 않는다. 리더십의 증거는 자격증이 아니라 따르는 사람들이다. 리더는 경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리더는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분명히 제시하고 설득하며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이익을 따지기보다 직원들에게 봉사한다. 리더는 남들에게 봉사하는 사람이다. 리더십은 다른 이의 발전을 돕는다. 타인을 먼저 생각한다. 위험을 감수한다. 사람들을 가치있게 여긴다

 

신뢰는 리더십의 출발점이다. 진실하고 인간적인 자세에서 시작된다. 리더에 대한 존경심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 생겨난다. 훌륭한 리더는 사람들을 존중한다. 힘이 없고 지위가 낮은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리더는 읽는 사람이다. 상황을 읽고, 사람의 태도를 읽는다. 트렌드를 읽고 자기 자신을 읽는다.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사람을 읽는 것이다

 

사람들을 이끌고 함께 일하려면 마음을 먼저 사로잡아야 한다. 정서적으로 교감해야 한다. 마음으로 연결돼야 한다. 마음을 얻어야 한다. 사람을 마음으로 연결하는 것은 진실함이다. 먼저 손을 내밀고 가까이 간다. 업무에 대해 말하기 전에 먼저 교감을 나눈다. 소통에 관한 책을 꾸준히 읽는다. 군중 속을 천천히 걷는다. 

 

성공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기꺼이 권한을 위임한다. 자존감이 있는 리더만이 자신의 권한을 나눈다. 간섭하지 않는다. 직원들의 성공을 돕는다. 능력이 있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리더는 먼저 성공해야 한다. 리더는 조직을 꾸준히 발전시켜야 한다. 공은 직원들에게 책임은 자신이 떠안는다. 리더의 책임이 늘어난다는 말은 무형의 요소들을 상대해야 하고 복잡한 불확실성과 맞서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들을 믿는다. 사람들의 가치를 믿고 권한을 나눈다. 리더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언제나 리더를 지켜보고 있다. 말보다 행동을 본다. 명령하기보다 설득하는 것이다. 

 

진정한 리더는 친절한 여행 가이드다. 말하지 마라. 보여줘라. 리더가 먼저 변해야 한다.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생각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리더의 행동이 조직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모든 사람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조직에 기여한다. 리더십은 편안함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리더는 전체의 상황을 살필 줄 아는 사람이다. 가장 중요한 일부터 집중한다. 나머지는 위임해도 된다. 리더십의 핵심은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권리를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의 자리는 희생하지 않아도 될 권리가 아니다. 리더의 자리에 계속 머물려면 더 큰 희생이 필요하다. 자리를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이 희생하는 것이다

 

불변하는 21가지 리더십의 법칙이다. 리더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읽어내야 하는 고전이다. 천천히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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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와 국자 전쟁 - 3 소년한길 동화 3
미하엘 엔데 지음, 크리스토프 로들러 그림, 곰발바닥 옮김 / 한길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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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동화작가 미하엘 엔데의 동화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배워야 한다. 한참 배워야 한다. 간단한 문제를 복잡하게 풀어가는 것이 어른이다. 쉬운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어려운 길을 돌아서 가는 것이 어른이다. 자존심 때문인가? 수양이 덜 돼서 그런가? 중요한 문제는 단순하게 접근해야 한다.

 

갈등의 해법은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서로 자신의 주장만 옳고 상대방은 그르다고 단정 짓는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영원히 찾지 못한다. 『냄비와 국자 전쟁』에 등장하는 왼쪽 나라 오른쪽 나라처럼. 

 

정치는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기본이다. 국민이 정치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다. 정치인들을 믿지 못하는 세상이다. 당리당략을 위해 국민을 볼모로 삼고 있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냄비와 국자 전쟁』의 왼쪽 나라 오른쪽 나라도 급기야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은 뒤에 깨닫게 된다.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고 나부터 양보하면 된다는 사실을. 

 

좌우로 첨예하게 갈라져 서로 물어뜯기를 반복하는 한 결국 모두가 패망하는 길 뿐이다. 왼쪽도 오른쪽도 없는 나라가 없을까? 

 

어른들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아이들이 풀었다. 아주 쉽게. 함께 하면 된다. 처음에는 약간의 손해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은 이익이 배로 돌아온다. 국가 간의 대립도 그렇다. 내놓지 않고 가지려고 하면 결국 전쟁으로 치닫는다. 반면 먼저 손해 보는 측면이 있더라도 나중을 기약하는 것이 최종적인 승리를 맛볼 수 있다.

 

냄비와 국자를 각자 고수하는 한 맛있는 스프를 먹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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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3번 안석뽕 - 제17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271
진형민 지음, 한지선 그림 / 창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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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반전은 없었다.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과정에서 배움이 컸겠다. 결과가 안겨다 주는 한순간의 기쁨보다 과정 속에서 경험한 쓰라림이 더 큰 성장을 가져다주었을 것이라 믿는다. 승리를 원하며 패배를 맛보지 않으려 한다. 패배에서 오는 배움은 무엇보다 강렬하다. 오랜 기억으로 남는다. 패배감이 아니라 또 다른 반전을 노릴 기회가 된다. 실패를 통해 단련이 된다. 단련 없이는 감동을 줄 수 없다. 

 

매년 이맘 때면 학교마다 학생자치회를 구성하기 위해 임원을 선출한다. 초등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후보들의 연설을 듣고 투표소에서 소중한 권리를 행사한다.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아이들의 눈빛이 진지하다. 자신을 뽑아달라고 호소하는 후보들마다 나름 특징이 있다. 소신 껏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는 후보도 있지만 상투적인 의례적인 인사말로 그치는 후보도 있다. 공약 또한 그렇다. 자신만의 시선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 건 후보도 있지만 누구나 내 걸 수 있는 공약을 내 건 후보도 있다. 어떻든 후보들도 사활을 걸고 연설에 임한다. 

 

기호 3번 안석뽕. 캐치 프레이즈가 참 재밌다.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 한석봉을 연상케 하는 후보의 이름으로 강인한 인상을 남기는 유세 과정이 어른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도 인상적이다. 전략적이다. 자신의 강점을 잘 나타내주는 그 무언가의 문장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기가 막힌 전략이다. 

 

『기호 3번 안석뽕』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대형 마트에 맞선 소상공인들의 투쟁이다. 전통시장의 상인들의 생계가 달려 있는 시장 골목에 대형 마트가 들어선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시장주의의 논리에 따라 대형 마트가 입점한 것은 사실이나 오랫동안 터를 잡고 생계를 이어온 전통 시장 상인들에게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다. 이에 어린아이들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과감히 펼친다. 바위에 계란 치는 격이긴 하지만 말이다. 

 

누가 동화책을 어린이들만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이들을 통해 어른들의 모습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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