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망설일 거야 사계절 웃는 코끼리 25
유은실 지음, 김유대 그림 / 사계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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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함께 디자인하기 기간 동안 선생님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학년 배정이다. 올 한 해 맡게 될 학년을 신청하고 조율하면서 최종 결정될 때까지 긴장의 연속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초등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꺼려 하는 학년이 있다. 학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저학년 그중에서 1학년을 부담스러워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작년 2024년은 교육과정이 새롭게 바뀌는 해였기에 그 부분도 원인이기도 하겠지만 대체로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전환되는 아이에 대한 지도 방법이라든지 생활 지도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 더불어 학부모와 관계도 무시하지 못하는 점이다. 아무래도 고학년보다 저학년 학부모님들께서 하교에 담임 선생님에게 아이와 관련된 여러 부분을 질의하거나 상담해 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주 작은 부분까지 질의하는 부분에서는 난색을 표하기도 한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분명히 다른데 말이다. 교감 입장에서는 1학년 담임 선생님을 배정할 때 신중을 기한다. 최대한 경력이 있으신 분 중에서 학부모와 학생들과의 관계를 지혜롭게 해 나가실 수 있는 분들에게 협조를 구한다. 물론 쉽지 않다.

1학년 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나 수업을 한 적이 있다. 아이들 하교할 때까지 교실 안에서 한 눈을 팔 수가 없었다. 하루가 일주일처럼 여겨질 정도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었다. 1학년 수업은 참 어렵다. 『나는 망설일 거야』에서 1학년 아이들이 대화를 주고받는 내용을 보면 참 신기하다. 순진한 아이들이 펼쳐 나가는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어른들은 이해할 수가 없는 부분이 많다.

1학년 담임 선생님들이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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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교육을 디자인하는 학교교육과정 - 학생의 성장을 돕는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이론과 실제에 관한 보고서
박승열 외 지음 / 살림터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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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육과정에 무엇을 담아야 하는가?

학교교육과정을 디자인하는 이유는 학교교육을 개선하기 위함이고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돕기 위한 것이다. 

 

새 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학교는 교육과정 만들기 모드로 들어갔다.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학교는 시설도 정비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을 위한 교육 설계도를 촘촘하게 짜는 일이다. 교육과정은 맡겨진 학생들을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힘을 키워주기 위한 학습 경험, 교육 목표와 내용, 평가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말한다.

 

"학교교육과정은 학교와 교사가 학생의 학습과 성장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과정이다" _57쪽

 

교육과정은 한 번 짜였다고 해서 완성되지 않는다. 계속 만들어진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변화되는 것처럼 교육과정도 주변의 다양한 요소에 의해서 수정될 수밖에 없다. 

 

학교교육과정은 교사들이 교실 수준의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한다. 학교 교육과정은 수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교육과정과 수업 간의 불일치를 극복해야 한다. 수업은 교육과정의 어떤 한 부분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수업 중에 교육적 목적을 잃어서는 안 된다. 외부 강사에 의한 수업도 누군가에게 맡겨 버리는 시간이어서는 안 된다.  교사는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위해 학교교육과정을 활용해야 한다. 자칫 교사 개인의 수준 안에 머물러 있어 누락되기 쉬운 교육과정 요소들을 돌아볼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 준다.

 

교사 서로 간의 동료성을 회복해야 한다. 학교 구성원의 개인주의를 깨뜨려야 한다. 학교교육과정은 구성원들의 함께 하는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각 학교마다 놓여 있는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다. 학생의 특성, 학부모의 요구, 지역의 반영을 통해 학교별 고유의 교육과정이 만들어진다. 문서로서만 기능하는 학교교육과정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모두의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집단 지성이 발휘되고 구성원들의 생각이 녹아져 있는 학교교육과정은 형식적인 문서가 아니라 실제적인 운영 설계서가 된다. 

 

학교교육과정을 디자인한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국가 수준의 만들어진 교육과정을 그대로 옮겨 쓴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은 판단의 근거, 법적 근거로 삼고 우리 학교만의 고유의 교육과정을 설계한다는 의미이다. 설계를 넘어 개발한다는 진취적인 의견이 담겨 있는 것이다. 

 

교육은 교육과정을 통해 실현된다교육과정을 조정하고 운영하면서 교육을 한다. 교사는 교육과정 개발과 운영을 행정적인 '일'로 생각할 수 있다. 또는 추가적인 업무로 생각한다. 교육과정을 학교 일로 생각하는 순간 관습적으로 예전의 것을 그대로 답습할 수밖에 없다. 해마다 교사를 힘들게 하는 학교 일이 되어 학교교육과정은 항상 책꽂이에만 꽂혀 있게 된다. 학생들의 학습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평가이듯이 학교교육과정도 마찬가지다. 교육과정 평가를 통해 한 해의 성과를 뒤돌아볼 수 있다. 따라서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참 중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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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온 마고할미 푸른숲 작은 나무 10
유은실 지음, 백대승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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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온 마고할미』를 읽으며 자녀들 어렸을 때 애들 할머니께서 다 돌봐 주셨던 것이 기억이 난다. 맞벌이 부부로 모두 직장에 간 사이에 집 청소며 손주 세 명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받아 주셨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 어머니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도 무진장 어려운 육아 시절을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그야말로 마고할미셨다.

자녀들에게 있어 할머니는 어떤 존재였을까?

지금도 어머니는 노인 봉사 일자리를 다니면서 차곡차곡 모은 돈을 손주 대학 가라며 보태주시고, 첫 직장 출근할 때 양복 한 벌 사 입으라고 주신다. 얼마나 버신다고. 그냥 잘 입고 잘 드시는데 쓰시는 될 것을 손주 귀엽다며 일일이 신경 써 주시는 할머니의 사랑은 끝이 없다. 그런 할머니의 깊으신 사랑은 알아야 할 텐데 죄송스럽다.

자녀를 키우고 있는 집이면 다 그렇지 않을까. 출퇴근하느냐 집안 청소 거들 손이 모자라고 심지어 자녀들 먹을거리조차 살뜰히 챙기지 못하는 것이 현대인이 살아가는 모습이라 집에 마고할미처럼 든든한 분이 계셔주시면 걱정 근심 없이 생활할 수 있으리라.

모처럼 만난 어르신분들도 갑자기 손주가 열이 오른다며 집에 와 줄 수 없냐며 부탁을 해 온 아들 며느리네의 목소리를 들으며 안 쓰러워하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본인들도 자녀를 키우며 힘드셨을 터인데 이제는 자식의 자식까지 신경 써야 하니 사랑은 정말 내리사랑인가 보다.

이 책을 읽는 어린 꼬마들이 멀게 만 느껴지는 할머니를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그리고 손주까지 돌봐주셨던 부모님의 마음을 진작 직장 다니느라 바빠 그 고마움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나와 같은 자식들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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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신부 문지아이들 154
김태호 지음, 정현진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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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될까?

 

무의식적으로 했던 대로 행동하고 보던 대로 보는 습관이 관성의 작용처럼 우리에게 늘 작용한다. 다르게 본다는 것은 어찌 보면 자신을 이겨내려고 하는 힘을 의지적으로 발휘해야 하는 힘겨운 일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타인의 조언조차도 귓등으로 듣곤 한다. 분명 나를 위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해 준 이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할 터인데 대충 한 귀로 듣고 흘려보낸다. 내 생각, 내 행동대로 하는 것이 편하고 좋다. 곁에 따끔한 충고를 해 주는 사람도 없어진다. 그때가 바로 위기다. 새로운 시각, 새로운 시선, 새로운 관점을 얻기 위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책이든 사람이든 어디에서든 자신의 옛 관성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해야 한다. 

 

그러던 중에 파리 신부를 만났다. 어린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곤충들을 소재로 가져왔다. 등장인물이 사람이 아닌 곤충일 때 호기심이 더 생긴다. 김태호 작가는 친숙한 곤충 중에서 약간 사람들이 꺼려할 수 있는 이들을 선택했다. 다르게 보려는 작가의 창작 의도인 것 같다. 파리, 거미는 겉보기에는 피하고 싶은 대상이다. 외모가 한몫하는 것은 틀림이 없지만 자연 세계에서 필요로 하지 않는 대상은 하나도 없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사람만이 인식하지 못하는 것뿐이지. 

 

작가의 관점은 '지금까지와는 좀 더 다르게 보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신 것 같다. 어린 독자를 포함해 우리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능력이다. 다르게 보는 능력말이다. 고정된 관념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순간 답정녀가 되고 만다. 이미 답을 정해 놓고 자신에게 모두 맞추라는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는 고질병이 우리를 유혹한다. 사람에게 질병을 옮기는 곤충이라고 하더라도 쓸모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쓸모 말이다. 

 

위험한 순간이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마음 먹은 것을 행동에 옮기는 파리 신부의 모습이 무모하게 보이지만 아름답게 여겨지는 것은 약하지만 끝까지 주변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서로 돕는 존재다. 지금은 각자도생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좀 더 다르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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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수의 탄생 일공일삼 91
유은실 지음, 서현 그림 / 비룡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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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실 작가의 책이다. 아주 유명한 책이라서 그런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에 손 때가 많이 묻어 있다. 그래서 더 정겹다. 백일수라는 아이의 일생을 이야기한 책이다. 읽는 내내 웃음보가 터졌지만 책장을 덮으면서 의미심장한 질문을 내게 던지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어른이 시키는 대로 자라는 고분고분한 아이가 있다. 키우기 쉬울 것 같다. 우리 아이는 사춘기를 모르고 지나왔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 부러운 마음이 든다. 아이를 키우면서 떼를 쓰고 고집을 부릴 때 속에서 울화통이 올라온다. 자기주장이 너무 강하고 온 사방을 돌아다니는 자녀를 보면 늘 노심초사다. '일수'처럼 시키는 대로 자라는 아이가 있다면 부모의 바람대로 조용히 자라는 아이가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고 다들 생각할 수 있다.

일수는 부부에게 아주 귀한 아들이다. 뒤늦게 어렵게 얻은 아들이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들이다. 일수 엄마는 훌륭한 사람으로 키워야겠다는 일념으로 세종대왕을 롤 모델로 삼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일수는 엄마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훌쩍 떠나버린다.

'일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도 그렇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과연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나. 누구의 아빠, 직장에서의 불리는 직함, 소속된 공동체에서 불리는 여러 가지 이름들은 사실 타인이 나를 겉에서 바라본 껍데기일 뿐이다. 나는 누구인가?

이번 초등학교 1~2학년 교과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누구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 어디에서 무얼 하며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2년 동안 여러 교과를 통해 배운다. 아주 추상적인 듯 하나 실제적으로 자신의 삶을 발견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설계되어 있다. 아주 중요하다. 어른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는 삶은 진짜 나의 삶이 아니다. 나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중년을 살아가는 나도 마찬가지다. 자녀는 키우고 나면 떠나보내야 하는 존재다. 누구의 아빠로 살아가는 일은 얼마 남지 않았다. 직장에서 직함은 퇴직하면 그만이다. 직장을 떠나면 평범한 동네 아저씨일 뿐이다. 공동체도 그렇다. 결국 내가 누구인지 나의 존재는 내 안에서 찾아내야 한다.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남이 평가해 주는 인정이나 판단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평가할 때 나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보는 책일 것 같은데 참 철학적이고 깊이가 있는 책이다. 일수의 탄생을 통해 인간의 탄생을 잠시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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