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의 언어들 - 나의 인생, 나의 하나님
김기석 지음 / 복있는사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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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협한 사람의 특징은 무엇일까?

관대하지 않고 포용하지 않는다. 편을 가르며 자신의 생각과 주장과 다른 이들을 혐오하기까지 한다. 대부분 교만하다. 겸손하지 못하다. 욕심이 가득하며 사람들이 가까이하지 않는다. 만약 이런 사람의 특징을 종교인들이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 사람들이 과연 그 종교에 대해 마음 문을 열 수 있을까?

점점 그리스도인들이 편협해지고 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자신이 속한 영역만 알고 다른 영역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저자가 신학과 목회에 열심이면서 동시에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학문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편협한 종교 지도자가 되지 않기 위함이다. 편협한 사람들 중에는 그것조차도 손가락질하며 저자의 태도를 폄하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제는 귀에 따갑도록 듣는 이야기가 있다. 제발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지 않도록 종교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해 달라고. 일부 종교인들의 책임이 아니다. 종교인 모두의 책임이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말씀에 의하면 이미 십자가에 죽은 자들이고 그리스도 예수께 속한 사람들이다. 그 진리를 삶 속에 적용하며 살아낸다면 욕심을 낼 일도 없고 편협한 삶의 태도를 가질 이유도 없다. 창조주 하나님이 만든 이 세상을 감사하며 만나는 사람들마다 친절을 베풀고 주위 모든 것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성경은 그리스도인들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이다. 햇빛이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비치듯이 말이다.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는 공평하다. 단,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려고 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사회의 소외된 자들, 약한 자들, 어려움에 직면한 이들에게 손을 펼쳐야 한다. 베풀고 나누는 일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저자는 오랜 세월 동안 교회 안에 목회자로 살아오면서 자신의 신념이 아닌 성경의 가치관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 책 고백의 언어들에서도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두 가 알만한 성경의 이야기들을 저자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차별의 언어들, 배제의 언어들을 철저히 구분하고 사랑과 긍휼, 포용의 언어들을 발굴하여 독자들에게 넌지시 던져주고 있다.

혼탁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거울삼을 어른을 찾기 힘든 세상에 좋은 본을 보여주는 시대의 등불인 것 같아 감사하다. 책과 씨름하며 발견한 깊이 있는 진리를 책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덤으로 저자가 읽었던 책들을 기회 되면 꼭 읽어보셨으면 한다. 물론 저자의 말대로 이해하기가 난해한 책 들임에 틀림이 없다. 인생 책이라고 생각하고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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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으로 산다는 것
이창수 지음 / 부크크(bookk)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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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을 걸어본 적이 있나요? 교감으로 산다는 것은 살얼음판을 걷는 일입니다. 강원국 작가는 『대통령의 글쓰기』에서 '오늘도 무사히'란 구호는 택시 기사님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교감의 위치가 살얼음판입니다.

학교라는 곳은 좋은 일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사는 곳이 다 그렇지만 특히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 마음 졸이는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 뒤에는 항상 학부모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사건의 중심에는 늘 교감이 있습니다.

갈등 중재자로 때로는 사건 책임자로 살얼음판 위에 놓입니다. 하루하루 무사히 퇴근하는 날은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교사들이 쓴 책은 참 많이 있습니다. 반면 교감이 쓴 책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교감의 역할도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학교 현장에서 교감이 하는 일은 방대하고 복잡합니다.

교감이 마주하는 일은 단답형 문제라기보다는 논리적 사고가 필요한 논술형 문제와 가깝습니다. 크고 작은 일들의 중심에서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잘 기록해 두면 현장에 도움이 되는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부족하지만 그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기록하면 소중한 자료가 되고 역사가 됩니다. 전문성은 기록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교감의 정체성과 역할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기록만큼 좋은 도구가 없습니다. 기록을 모으니 책이 되었습니다. 교감의 시각에서 바라본 학교의 일상을 기록했습니다. 교감 역할을 하게 될 선생님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시행착오의 글이며 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쓴 기록입니다. 자랑하는 글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보려고 했던 삶의 기록입니다. 편하게 읽어 봐 주셨합니다.

저자소개

등록금이 저렴하고 군대도 안 가도 되는 대학이 있다는 고3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교육대학교에 들어갔다. 대학 입학 후에야 군대 안 가는 제도가 이미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한민국 강철 부대 703특공부대 중위로 전역했다.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 사건에 투입되었다. 첫 부임지는 1,089m 높이의 운두령 산자락에 위치한 3학급 초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2021년에 교감으로 부임하여 극한 직업을 살아가고 있다.

책을 읽고 글 쓰는 일을 즐겨 한다. 블로그 '이창수의 서재'에 2,000여권의 독서 기록을 남기고 있다. 브런치 작가(@book_woods)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1년 『교사여서 다행이다』의 책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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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날 메모리 도넛문고 9
민경혜 지음 / 다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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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기억은 편향적인 면이 있다. 기억하고 싶은 부분만 기억하려는 기억 왜곡이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진다.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분은 뇌의 의식 속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싶어 한다. 기억 왜곡이 인지 왜곡으로 전환된다. 이런 현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나타난다.

학식이 많든 적든 머리가 뛰어나든 그렇지 않든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억의 흐릿함은 결코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다. 때로는 고통과 상처, 아픔과 절망의 기억들이 가물가물해지는 것이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런저런 기억의 특성들은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징이다. 정확하고 오래전 사건까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소환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시대에 오히려 허점 투성이인 기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삶이 정겹기만 하다.

저자는 언제든지 기억을 저장시킬 수 있고 소환할 수 있는 외계의 별에서 지구여행을 떠나온 행성인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지구인을 위해 상담소를 열어 흐릿해진 기억력을 복원시키고 오해하고 잘못 기억된 부분들을 상기시켜 뒤틀려진 관계를 회복시키는 참 좋은 선한 역할을 맡는다. 행성인이 그토록 애달프게 관심을 주목시키고 있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깨어진 가정, 상처 입은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들이다.

도둑질을 하든 폭력을 휘두르든 그들 모두 피해자라고 이야기한다. 법정에 서야 할 만큼 뻔뻔한 그들이지만 그들의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상처는 결국 그들의 선택이 아니라 부모가 무책임하게 행한 결과임을 말해준다. 겉으로 드러난 돌발 행동들이 미덥지 못하다고 그들의 삶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점점 지구인들은 사람을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 평가한다. 옳고 그름을 보이는 현상에서 결정짓는다. 그들의 피해를 어루만지려는 행성인들의 모습이 참 반갑게 여겨진다.

청소년 성장 소설이기도 한 이 책의 주된 목소리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상기시키며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일이 어른들의 몫이라는 점을 시종일관 강조한다.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그들의 모습이 때로는 상식 밖으로 보인다고 정죄하기보다는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들의 내면에 똬리를 틀고 있는 상처와 아픔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사회, 어른이 필요한 시대임을 말해준다. 누군들 스스로 파괴적인 삶을 살고자 일부러 계획하는 이들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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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B의 은유 - 윤슬빛 소설집 꿈꾸는돌 38
윤슬빛 지음 / 돌베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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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몇 가지 금기 사항이 있다. 그중 하나가 성 정체성에 관한 영역이다. 윤슬빛 작가는 도발적으로 금기 사항을 입 밖으로 끄집어 내는 것으로 만족하기보다 삶의 주제로 삼고 음지에서 양지로 관심 지역으로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무대의 주변부가 아니라 중앙으로 과감하게 옮기는 시도를 하고 있다.

독자들의 다양한 생각을 감안하여 배경이 되는 스토리를 탄탄하게 끌어왔다. 우리도 잘 아는 바와 같이 보이지 않게 많은 어려움을 겪는 일반 가정들이 많다. 그 속에서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불안함을 느끼고 도움의 손길을 기다린다. 관심받고 싶어하고 이해받기를 원한다. 비난과 손가락질보다 말없이 지켜봐 주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얻는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우리는 선택하지 않은 것들로 인해 각자 결이 다른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부모의 이혼이 자녀의 선택이 아니듯이 말이다.

청소년들이 겪는 성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도 새롭게 다가온다. 예전과는 다르게 혐오 분위기가 많이 사라진 듯 하나 아직까지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서로 다름을 솔직하게 바라볼 수 있는 용기 있는 태도가 우리에게 필요함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는 듯하다.

사람을 판단할 때 겉으로 보이는 부분에 비중을 많이 둔다. 사회가 세워둔 기준에 못 미칠 경우 비정상이라는 굴레를 씌워버린다. 혼란한 시기를 지나고 있을 사람의 형편은 전혀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내 기준으로 상대방을 평가할 뿐이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소리 없는 외침을 외면하기보다 그가 처해 있는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할 수만 있다면 도움의 손길을 뻗어 보는 것은 어떨까?

공교육 안에서 '성교육' 자체가 많이 위축되어 있는 상황 속에서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우리 사회가 좀 더 옳고 그르다는 식의 방법으로 접근하기 보다 본인이 선택하지 않은 것들로 인해 경험하고 있는 고통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누구도 쉽게 써 볼 수 없는 주제를 지면으로 채워간 저자의 용기에 눈이 번쩍 뜨인다. 또한 저자의 필력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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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절망할 권리가 없다 - 김누리 교수의 한국 사회 탐험기
김누리 지음 / 해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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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유럽에서 지도자급으로 인정받는 나라가 된 독일의 성장 비결에는 교육 개혁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윤리적으로 세계의 어젠다를 이끌어가는 독일이 불과 반세기 전에는 끔찍한 범죄 나라였음을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반인류적인 범죄의 현장이었던 아우슈비츠의 나라 독일이 어떻게 완전히 바뀔 수 있었을까? 이 또한 이유도 교육에 있었다.

독일 교육이 어떻길래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까? 중앙대학교 김누리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독일 교육은 비판 교육, 저항권 교육, 선동가 판별 교육, 반권위적 교육이라고 한다. 더 이상 아우슈비츠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각성으로 권력을 비판하고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며 거짓 선동을 분별하는 교육에 중점을 두며 그릇된 권위를 막는 교육을 학교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다. 학교가 곧 민주주의를 실험하는 장소이다. 유럽 주변 나라도 독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독일의 진정성을 알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나라들이 일본을 생각하는 것과는 정반대다.

독일에서 지식 교육 못지않게 비중을 두는 것이 성교육, 정치교육, 생태 교육이다. 성교육은 강한 자아를 갖게 해 주고 정치 교육은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을 키우며 생태 교육은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강조한다.

2024년 10월에 독일 교육을 잠깐이나마 살펴볼 예정이다. 2024년도 교장 자격 해외 교육 체험연수가 있다. 나는 독일(2권역)을 신청할 예정이다. 최근 김누리 교수의 책을 통해 독일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제법 두꺼운 메르켈 리더십이라는 책도 읽고 있다. 7일간의 시간 중에 오고 가고 비행기에서 보내는 시간 빼고 나면 5일 정도 밖에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짧게나마 독일 교육을 두 눈으로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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