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으로 산다는 것
이창수 지음 / 부크크(bookk)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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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을 걸어본 적이 있나요? 교감으로 산다는 것은 살얼음판을 걷는 일입니다. 강원국 작가는 『대통령의 글쓰기』에서 '오늘도 무사히'란 구호는 택시 기사님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교감의 위치가 살얼음판입니다.

학교라는 곳은 좋은 일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사는 곳이 다 그렇지만 특히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 마음 졸이는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 뒤에는 항상 학부모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사건의 중심에는 늘 교감이 있습니다.

갈등 중재자로 때로는 사건 책임자로 살얼음판 위에 놓입니다. 하루하루 무사히 퇴근하는 날은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교사들이 쓴 책은 참 많이 있습니다. 반면 교감이 쓴 책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교감의 역할도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학교 현장에서 교감이 하는 일은 방대하고 복잡합니다.

교감이 마주하는 일은 단답형 문제라기보다는 논리적 사고가 필요한 논술형 문제와 가깝습니다. 크고 작은 일들의 중심에서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잘 기록해 두면 현장에 도움이 되는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부족하지만 그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기록하면 소중한 자료가 되고 역사가 됩니다. 전문성은 기록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교감의 정체성과 역할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기록만큼 좋은 도구가 없습니다. 기록을 모으니 책이 되었습니다. 교감의 시각에서 바라본 학교의 일상을 기록했습니다. 교감 역할을 하게 될 선생님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시행착오의 글이며 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쓴 기록입니다. 자랑하는 글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보려고 했던 삶의 기록입니다. 편하게 읽어 봐 주셨합니다.

저자소개

등록금이 저렴하고 군대도 안 가도 되는 대학이 있다는 고3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교육대학교에 들어갔다. 대학 입학 후에야 군대 안 가는 제도가 이미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한민국 강철 부대 703특공부대 중위로 전역했다.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 사건에 투입되었다. 첫 부임지는 1,089m 높이의 운두령 산자락에 위치한 3학급 초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2021년에 교감으로 부임하여 극한 직업을 살아가고 있다.

책을 읽고 글 쓰는 일을 즐겨 한다. 블로그 '이창수의 서재'에 2,000여권의 독서 기록을 남기고 있다. 브런치 작가(@book_woods)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1년 『교사여서 다행이다』의 책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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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에서 읽고 쓰는 힘! - 초·중·고 학습자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안내서
옥현진 외 지음 / 비상교육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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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디지털 세상에 살고 있다. 모든 매체가 디지털에서 시작해서 디지털로 마무리되고 있다. 독일의 구텐베르크에 의해 인쇄 매체가 발달하면서 독일의 종교 혁명이 일어났듯이 오늘날에는 디지털 혁명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을 만든 나라는 우리나라다.

매체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인쇄 매체, 전파 매체, 디지털 매체로 구분할 수 있다. 종이의 발명과 더불어 인쇄 기술이 이끌었던 인쇄 매체, 텔레비전과 라디오로 대표되는 전파 매체가 기존의 대표적인 매체였다면 포노 사피엔스 라 불리는 지금의 세대들은 스마트폰을 통한 정보 습득을 가장 선호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이런 흐름을 반영하여 국어과 교육과정의 영역 속에 매체 영역을 추가했으며 심지어 초등학교 1~2학년에서도 의사소통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매체를 활용한 성취기준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2022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 매체 영역 성취기준학습자의 주체성 발현에 초점을 둔다. 비판적으로 매체 자료를 해석하고 의미를 구현하며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를 일으키는 실천 경험을 갖는 것을 지향한다.

디지털 세상에서 읽고 쓰는 힘은 곧 문해력에서 시작되면 궁극적으로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힘이라 볼 수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터넷 포털을 통해 각종 뉴스를 받아들이고 있다. 뉴스를 생산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의해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시민이 아니라 비판적인 시각으로 매체의 특성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민주시민이 될 학생들이 함양해야 한다.

물론 일각에서는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책과 같은 전통적 텍스트 이용 시간의 감소를 우려한다. 전통적 관점의 리터러시로만 보는 협소한 관점이다. 융복합적 문식 환경이 강조되는 시대에 학습자가 접하는 텍스트의 형태가 아니라 학습자가 텍스트를 매개로 어떠한 의미 형성 경험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리터러시는 시대 변화와 무관하게 삶의 기본역량이며 핵심 역량이다. 매체 교육은 디지털 전환 시기의 변화하는 리터러시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다. 디지털 공간 속 학습자의 삶을 교실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다.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사람들 간의 상호 작용 속에 존재하는 텍스트를 리터러시해야 한다. 기능을 습득을 넘어 의미를 다루어야 한다.

디지털 세상에서 읽고 쓰는 힘은 미래 사회 및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관련 교육 내용인 AI, 디지털 소양 및 공동체 가치 관련 내용을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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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 김누리 교수의 대한민국 교육혁명
김누리 지음 / 해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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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기 대표적으로 인류에게 야만적인 행위를 저지른 나라가 바로 독일이다.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은 국가적 테러를 넘어 비인간적인 모습의 끝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고 반면교사로 삼아 이런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역사적 기억으로 남아 있다.

특히 자국에서 일어난 부끄러운 역사를 씻기 위해 독일은 절치부심 끝에 해결의 실마리를 교육에서 찾기 시작한 것 같다. 그 이유는 불과 한 세기가 지나가기 전에 자신의 선조들이 저질렀던 과오를 다시 밟지 않기 위해 교육의 변모를 과감히 시도했기 때문이다. 이름하에 독일의 교육혁명, 교육개혁이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독일의 변방 작은 시골 마을인 보이텔스바흐에서 좌우의 지식인들이 모여 일종의 정치 에티켓을 논의하고 협약을 이끌어낸 '보이텔스바흐협약'을 보더라도 독일 교육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독일은 철저히 주입식 교육을 금지한다. 구구단을 외우도록 강요하는 학부모에게 경고를 날릴 정도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학문의 원리를 자신만의 방식대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해야 된다는 교육 철학이 독일 교육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즉 비판적 사유 능력을 길러주어 권력의 독점을 철저히 경계하도록 교육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독일의 비판적 사유 능력 기르기 교육은 책 읽기에서 시작된다. 그들의 대학 입학시험인 아비투어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독서에서 시작된 깊은 사유 습관이 오랫동안 쌓이지 않으면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글쓰기 능력이 나올 수 없다. 아비 투어의 역사 시험만 하더라도 300분의 시간 안에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야 하는 고도의 지적 능력이 요구된다. 책 읽기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A=B라는 식의 단답형 답을 찾아내는 교육이라든지 네 개 또는 다섯 개 중에 정답 하나를 고르라는 교육은 잠재적인 파시스트를 키워내는 위험한 행위라고 독일은 말한다. 경쟁이 발전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논리로 컴퓨터에게 채점을 일임하고 우수한 자원들은 고소득이 보장되는 의과대학에 쏠리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한국 교육과는 크게 대조되는 부분이다.

독일 교육개혁의 모토가 되었던 것이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라는 말이다. 독일의 철학자 테오도 아도르노의 말이기도 하다. 경쟁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독특한 이데올로기 즉 신념이라고 정의하며 자본의 권력에 교육이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독일은 누구에게나 대학 입학이 보장되어 있다. 시기와 방법이 다를 뿐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대학의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면서 경쟁 교육을 통하지 않고서도 노벨상을 다수 배출하는 교육 강국이 되었으며 무엇보다 세계적 리더 국가의 지표라 할 수 있는 포용성 지수가 난민 수용이라는 정치적 결단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타인을 이겨야만 승리를 할 수 있는 경쟁 교육에서는 나타날 수 없는 기현상이 독일에서 일어나고 있다.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모습이 오히려 기현상으로 불리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지금 우리 사회는 경쟁을 우상화하고 있지 않은가 돌아볼 때다.

현재 우리나라도 의료개혁, 교육개혁 등 각 분야에서 낡은 제도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옷을 입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기득권의 저항이 만만치 않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김누리 교수의 대한민국 교육혁명에 관한 생각들이 작은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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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테크로 확! 잡는 기초학력 -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모두를 위한 기초학습
김현숙 외 지음 / 앤써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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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현장에 에듀테크가 도입되면서 교육 활동의 변화가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특히 교사보다 현재 아이들의 에듀테크 접근 수준이 높아지면서 고민 또한 깊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기술이 발달하면서 아이러니하게 등장하는 것이 문해력 저하 및 기초 학력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래전부터 기초학력 해결은 교육 관계자라면 간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의무이자 답을 찾아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다인수 학급, 다양한 특성을 가진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학교 현실에서 학력과 흥미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것이 지금까지의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술적 도입을 권장하는 것이 에듀테크의 기본 방향이다. 다시 말하자면 기술로 대변되는 테큽보다 교육을 뜻하는 에듀가 우선이라는 말이다. 교육을 위한 테크 활용은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에듀테크는 시공간을 넘어 교사가 꿈꾸던 교육적 계획들을 펼쳐나가는데 희망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싶다. 다만 무엇이든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배치하는 것이 금과옥조이듯이 에듀테크 또한 긍정적인 측면을 바라보고 활용한다면 교사들의 고민을 한 방에 날려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특히 기초학력 해결이라는 교육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에 에듀테크는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음을 다방면에 걸쳐 확인되고 있다. 기초학력 진단에서부터 시작하여 학습능력 진담검사, 정서 심리 영역 검사, 학습 지원 역량 진단 검사, 학습유형 검사, 학습 저해요인 검사, 정서행동환경검사 등 검사 도구를 활용한 기초학력 해결을 위한 노력들은 과학적, 객관적 기반 아래 정밀하게 접근하는 것이 신뢰도가 높을 것이며 더불어 에듀테크의 활용은 시간적으로 절약될 뿐만 아니라 피드백 차원에서도 유용하리라 생각된다.

학습 지원 대상 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도 제정되었고 최근 들어 특수교육의 경계에 있는 학생에 대한 지도가 많은 이들의 관심 영역이 되어 가고 있다. 이에 난독증이 의심이 되는 학생을 진단하고 지도하는 방법, 반응속도가 느린 학생들도 에듀테크를 활용하여 좀 더 심층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초적인 에듀테크부터 전문적인 에듀테크까지 활용하되 기초학력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에듀테크로 할 수 있음을 현직에 있는 교사와 전문가들이 협업하여 가이드를 제작한 책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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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서 - 어느 교사의 마지막 인생 수업
다비드 메나셰 지음, 허형은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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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교모세포종 암 말기 상태에서 마지막까지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 교단에 서서 가르칠 힘은 없지만 각자 진로를 찾아 삶의 구석구석에서 살아가고 있을 제자들을 만나는 다비드 메나셰 교사의 마지막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

학생들을 만나는 교사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교사로서 남다른 사명감이 필요한 이유를 삶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청천벽력과 같이 내려진 암 말기 진단 가운데에서도 힘이 닿는 한끝까지 교실을 지키고 학생들을 평소와 같이 가르쳤던 다비드 메나셰 교사의 모습은 나를 비롯한 학교에 근무하는 모든 선생님들에게 도전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시력을 잃어가고 몸 한 쪽이 마비가 되어가고 있지만 지팡이에 의지해서 길을 나선다. 무모한 도전이고 의학적으로 보면 죽음을 재촉하는 방법이다. 페이스북에 자신의 마지막 삶의 여정을 공개하자 제자들이 반응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집에 초대하고 선생님의 힘겹지만 당찬 모습을 보고자 몰려들기 시작한다.

다비드 메나셰 교사의 간절한 소망은 다시 교단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지만 불가능한 소원임을 알기에 연명 치료를 거부하고 길에서 제자들을 만나는 쪽을 선택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참 어리석은 모습이고 바보 같은 선택임에 틀림이 없지만 한 번 사는 인생 교사로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는 각오는 칭찬받아 마땅하지 않을까 싶다.

교실을 아이들이 들어오고 싶어 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교사로서 성공의 판단 지표를 연봉을 얼마나 많이 받는가에 기준을 두지 않고 오직 아이들에게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보여주기 원했던 교사가 바로 다비드 메나셰 선생님이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건 공기를 마시고 밥을 먹는 것과 같이 여겼고 학생들을 관찰하고 그들에 대해 배우고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아이들이 하려는 말에 귀 기울이면서 새로운 교육법을 개발하려고 노력한 선생님이었다.

암 말기 상태에서 그를 하루하루 버티게 해 주는 것은 아이들과의 만남이었고 그만의 암 치료법은 기운차게 지내는 것, 행복해지는 것, 목적의식을 갖고 사는 것이었다. 그의 마지막 여행의 사명은 뇌종양으로 잃어버린 제자들과의 기억 되찾기였고 제자들의 인생에 변화가 일어났는지 관찰하는 것이었다.

두 다리로 걸어 다닐 힘이 있고 기억할 수 있는 건강한 뇌가 있다면 다비드 메나셰 교사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월요일 아침, 한 주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 무거운 날이지만 언젠가 나에게 찾아오는 '삶의 끝'을 생각하며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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