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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촌 라이프
양애진.오린지.유지황 저자 / 남해의봄날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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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청년 친화도시 남해가 되기까지 청년들의 아름다운 도전이 있었다. 꿈 하나만 장착하고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심정으로 무작정 인구 4만여 명의 남해 두모마을로 내려간 청년 공동체 팜프라촌의 이야기다.

청년들은 거침없는 개척자들이다.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나이대가 대부분 70~80대인 마을에 오래전에 폐교된 학교를 베이스캠프로 삼고 하고 싶은 일들, 생각하고 상상했던 것들을 실현해 보고자 노력했던 살아있는 이야기다.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을 사람 냄새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한다. 코로나 시기에는 유채꽃을 전국으로 배달하는 깜짝 이벤트를 연다. 노령화된 마을에 일손이 없어 농사를 짓는 못하는 다랭이논에 직접 손수 모를 심고 벼를 수확하는 일도 한다. 최소한의 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이동식 집도 직접 지어보고 마을 어르신들과 하나가 되기 위한 축제도 기획한다.

그러나 청년들이 피부로 부딪치는 현실과 막연하게 생각했던 시골의 낭만 사이의 간격은 잘 좁혀지지 않는다는 과제를 남긴다. 행정적인 절차에 의해 그동안 일구어온 청년 공동체의 터전을 떠나야 했고 지속 가능한 청년 일자리가 요원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청년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안정적인 거주지와 일자리이지 일회성 지원금이나 수혜적인 성격이 짙은 제도가 아님을 청년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일자리가능성,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의 안전망이다" _152쪽

자자체마다 청년들을 유입하고자 노력하지만 피부로 와닿는 정책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한다. 청년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아무런 조건 없이 기회를 주어야 한다. 청년들을 끌어들이는 몫은 어른들에게 있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을 결국 사람이다. 지역에 미래를 심는다는 심정으로 청년들의 다양한 창업 활동을 지속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사람이 열쇠다!

"삶의 환경이 달라지면, 삶의 방식도 달라진다. 불문율이다" _177쪽

무질서 안에서도 질서가 존재한다. 암묵적인 룰이 존재한다. 팜 프라촌의 청년들이 지역에 내려가서 살면서 느낀 경험담이다. 앞으로 귀촌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조언하는 제일 중요한 한 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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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인정원, 밀밭의 식탁
이언화 지음 / 남해의봄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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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휴일 아침 출근하지 않아 마음이 홀가분하다. 가족들도 모두 모처럼 늦잠을 청하지만 나는 새벽에 일어나 하루의 루틴대로 움직인다. 기도회에 다녀와서 집안 구석구석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내다 분류하고 책 한 권 집어 들고 산책을 다녀온다.

숲속 공원에서 책 읽는 맛이 남다르다.

걸으면서 읽고, 의자에 앉아 읽고, 서서 읽고.

전라남도 구례에 있는 월인정원이라는 우리 밀 전문 빵집 이야기다. 주인장은 전형적인 도시인이었다. 컴퓨터 관련 직종 일을 하다가 몸과 마음이 지쳐 피난 오다시피 내려온 곳이 구례였다고 한다. 이곳에서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몸이 회복되고 우리 밀에 눈을 뜨고 빵을 굽기 시작한다. 우리 꽃, 우리 과일로 다양한 먹거리를 만들고 손님들을 초대한다.

주인장이 만들어낸 먹거리 사진을 보면 마음이 일단 평안해져 온다. 바쁜 직장인들이라면 한적한 곳을 갈망한다. 자연이 숨 쉬는 곳을 원한다. 느릿느릿한 삶이지만 그 속에는 사람 냄새가 나고 우리 몸이 혹사당하지 않는다. 긴 호흡으로 살아가는 마을에서 우리 몸에 좋은 건강한 식재료로 빵을 굽는 주인장의 정성이 이제는 수많은 사람들을 찾아오게끔 한다. 쉼과 회복이 있는 식탁, 빵긋에 차려진 먹거리들이 마음에 와닿는다.

월인정원 식탁 빵긋은 아니지만 공휴일 아침이면 아내와 함께 인근 빵집에서 빵 한 봉다리를 사 들고 오전 일찍 문을 여는 스타벅스점을 찾는다. 아메리카노 뜨거운 차 한 잔과 빵 한 덩어리를 풀어 놓고 한 주간 열심히 살아온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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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 강화의 자연 속에서 삶을 그립니다
김금숙 지음 / 남해의봄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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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속 감자가 독자들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앞서서 당근이가 촐랑촐랑 가볍게 걸어가고 있고. 감자와 당근이는 저자가 사랑스럽게 키우는 반려견이다.

전라남도 고흥에서 자라 서울로 상경하고 어렵게 프랑스 유학길에 오른 뒤 고국으로 돌아와 강화도에 정착한다. 많은 도시 중에 자연을 닮은 강화에 뿌리를 내린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맛깔스러운 삶의 이야기가 구수하게 읽힌다. 책 중간중간에는 만화가답게 삽화가 예쁘게 그려져 있다. 참 정겨운 그림이다. 글이라는 것이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삶이 글로 표현될 때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술술 읽힌다. 저자의 글이 그렇다.

치과 진료를 기다리며 읽어 내려간다. 음악 소리가 진료 대기실에 들린다. 책 읽기에는 그다지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글 자체가 워낙 자연스럽게 쓰인지라 막힘없이 읽힌다.

충치가 깊게 내려앉아 뿌리가 썩었다고 한다. 아말감 대신에 금으로 씌워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차일피일 미루다 오늘에서야 큰마음을 먹고 치과를 찾았다. 진료비가 만만치 않다. 한 대 치료하는데 50만 원이라니. 다음 달 카드 값 엄청 나올 것 생각하니 갑자기 허리 띠를 졸라매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금값은 앞으로도 오를 테니 금값 오르기 전에 당장 한은 것이 속 편할 것 같아서.

진료 의자에 눕게 되면 저절로 눈을 감게 된다. 치료하는 의사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지만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무슨 도구를 쓰는지 모르겠지만 소리가 꽤 크다. 깎고 다듬고 당기고. 순한 양처럼 치아를 의사 선생님께 맡긴다. 본을 뜨기 위해 지점토 비슷한 것을 입에 물고 있으라고 한다. 냄새가 지독하다. 이를 악물고 꼼짝도 하지 말라고 한다. 침이 고여 흘러내릴 수 있으니 휴지도 손에 쥐여 준다. 쩍 달라붙은 이를 떼어내고 뚫린 구멍 사이에 임시로 뭔가를 채워 넣는다. 기공소에서 본뜬 것이 올 때까지 음식물이 들어가지 말라고 조치를 취한 것 같다.

사십 전까지는 치과를 다닌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매년 연례행사로 여름과 겨울을 반복적으로 시간을 정해 놓고 다니고 있다. 이가 튼튼해야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맞다. 단것을 최대한 절제해야 되는데 쉽지 않다. 더 고장 나기 전에 잘 관리해야겠다. 돈이 더 들기 전에 미리 말이다. 이상 치과에 다녀온 일과를 글로 옮겨 보았다.

강화도에서 시골 정취를 느끼며 살아가는 저자 또한 아주 특별한 경험들을 책의 소재로 삼지 않았다. 그냥 그런 평범한 삶을 기록하고 글로 표현했다. 그리고 책이 되었다. 물론 글의 수준이 평범하다는 말은 아니다. 글의 내용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내용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누구라도 삶을 글로 표현하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자신만의 글 쓰는 방법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글로 표현하지 않기에 글 쓰는 것이 두려운 것이지 자꾸 쓰다 보면 부끄러움도 사라지고 나름 보람을 느낀다. 혹시 아는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글의 수준이 조금씩 나아질지.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면 콩을 얻는다. 일명 해핀빈. 콩 1개가 100원에 해당된다. 매일 글을 쓰면서 모은 콩을 기부를 한다. 티끌모아 태산이다. 지금까지 258,200원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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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흐르는 강, 아름다운 금강 여행 아롬중학년문고
유명은 지음, 정다희 그림 / 아롬주니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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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는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테마학습 여행(구 수학여행)을 1박 2일 또는 2박 3일 일정으로 다녀오는 계획을 세운다. 도교육청에서는 테마학습 여행 경비로 1인당 약 30만 원에 가까운 예산을 지원한다. 보통 수요자 조사를 통해 장소를 선정한다. 대개 서울권, 경주권, 부여권 세 지역을 예시로 들면서 학부모 및 학생의 기호 조사를 먼저 사전에 시작한다.

 

서울권의 특징은 수도 서울을 중심으로 발달된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며 경주권과 부여권은 신라와 백제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요즘 학생들의 선호는 역사보다는 문화 중심 쪽으로 기우는 것이 대세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편으로는 테마학습 여행지를 선정할 때 '강'을 중심으로 계획을 짜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한강, 낙동강, 금강처럼 말이다.

 

『거꾸로 흐르는 강, 아름다운 금강 여행』은 금강(웅진강, 백마강) 유역을 따라 볼 수 있는 다양한 유적지와 가 볼 만한 곳을 소개하고 역사적 설명과 더불어 지금의 변화된 모습을 비교하고 있다. 저자의 전작인 '낙동강 1300리'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6학년 담임교사라면 테마학습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이 책을 참고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물길 따라 떠나는 여행이라고 한다면 참신한 계획이라고 하지 않을까?

 

금강의 발원지부터 금강 하굿둑까지 시간 계획을 세우고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는 장소를 일정을 따라다녀본다면 기억에 남는 체험학습이 되지 않을까 싶다. 뜬봉샘, 마이산, 반딧불이, 적벽강, 양산 팔경, 정이품송, 대청호, 고인돌, 무령왕릉, 출렁다리, 낙화암 건재 약방, 한산모시, 금강하굿둑. 다 가볼 수 없겠지만 선택지는 다양하니 행복한 고민일 것 같다.

 

가족 여행 때에도 여행안내자료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자녀들과 함께 책을 읽어보고 함께 떠난다면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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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에서 만난 지리 수업 -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한입에 쏙 지리 여행
남원상 지음, 이두현 감수 / 서해문집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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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온 뒤 가장 아쉬움이 남는 대목은 지역의 맛집을 다녀오지 못한 점이다. 여러 가지 핑계가 있지만 제일은 경제적 이유이고 그다음으로는 맛집과 여행의 목적이 상충된다는 나름 소신 있는 여행 계획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리가 없지는 않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맛집이라는 것이 단지 영리만 목적으로 하는 그저 그런 집이 아니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거기에다가 지리적 특성을 담아낸 음식 문화라는 점을 간과한 점이 뼈저리게 아픔으로 다가온다. 고상한 말로 표현했지만 쉽게 말하자면 무식했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더 잘 보이듯이 알고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음식임을 깨닫는다. 음식은 결국 지리를 벗어날 수 없으며 모든 답은 지리 안에 있음을 '맛집에서 만난 지리 수업'에서 알게 된다.  

 

장거리 출장을 다녀올 때도 가끔 있다. 강원도를 벗어나는 출장 말이다. 가족 여행처럼 뒤도 돌아보지 않고 출장 목적에도 충실한 체 쨉 싸게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나의 출장 패턴이다. 지금에서야 후회로 남는다. 먼 거리를 오랜 시간 걸려 갔는데 그 지역의 맛집도 들르지 않고 온 적이 태반이다. 이제는 집에 조금 늦게 오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맛집 여행을 한 군데라도 꼭 하고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갑을 열어서라도 언제 또 오겠느냐는 마음으로 그 지역의 특징을 담아낸 음식을 꼭 맛보고 오리라 결심해 본다.  

 

지역을 상징하는 맛집은 하루아침에 짠하고 등장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쌓여 축적된 결과물이다. 음식의 이름만 보더라도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유추해 낼 수 있다. 가령 예를 들면 이렇다. 춘천은 막국수로 유명하다. 지금이라 도시로 발달된 지역이지만 예전에는 화전민들이 밭을 일구며 살아오던 지역이었다고 한다. 가난한 화전민들이 산에서 내려와 살게 되면서 값싸게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 막국수였다고 한다. 말 그대로 막 먹을 수 있는 국수가 막국수였었다. 수원 하면 왕갈비로 유명하다. 왕갈비는 크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실제 의미는 조선의 임금이었던 정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정조 임금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 씨의 회갑연을 축하하기 위해 소갈비를 재료로 음식을 대접한 것에서 수원 왕갈비가 유래되었다고 한다. 음식은 곧 역사임을 알 수 있다.  

 

연천 냉면, 구룡포 과메기, 동래 파전, 통영 충무 김밥(지금의 통영시는 예전에 충무시였다고 한다), 영광 굴비, 목포 세발낙지, 전주비빔밥, 속초 오징어순대,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황태(내가 군복무를 했던 703 특공연대 1대대가 용대리에 있었다. 1990년대에도 황태 덕장이 즐비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남대문 갈치조림, 병천 순대, 안동 간고등어, 제주 흑돼지 이름만 들어도 입안에 침이 돈다. 여행지에서 맛집을 순례하기 위해서는 결국 돈이 문제 이긴 하지만 아껴 두었다가 모처럼 가게 될 기회가 생기면 망설이지 말고 꼭 지리 수업 겸 맛집을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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