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한 자전거 여행 3 - 그 애와 함께 창비아동문고 328
김남중 지음, 오승민 그림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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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자전거 여행은 작가의 경험을 통해 쓰인 책이다. 자전거로 전국 일주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여행 일지를 기록하듯 써 내려간 글이다. 마치 자전거 여행 가이드 책을 보는 듯하다. 아마 불량한 자전거 여행 4권 시리즈를 몽땅 읽고 그 코스대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 보는 것도 이 책이 독자들에게 주는 선물일 것 같다. 

 

불량한 자전거 여행 3은 제주도 섬 한 바퀴를 자전거로 일주하는 여정이다. 초등학생이 자전거로 제주도 일주를 할 때 어디에서 잠을 자고 어느 정도 하루거리를 잡아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 자전거로 제주도를 일주한다면 제주도의 속살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안전만 보장된다면 학교나 학급 단위에서 현장체험학습으로 한 번 도전해 볼 만할 것 같다. 아니면 연수 프로그램으로 제주도 자전 일주도 좋을 것 같다.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라고 할까.

 

여행은 걸어 다니는 독서라고 흔히들 말한다. 여행이 주는 남다른 의미가 크기 때문일 거다. 여행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일상에서 잠깐 벗어나 낯선 세상을 만나고 익숙한 환경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불편함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만날 수 있다. 편한 여행보다는 불량한 여행이 좋다. 안락한 여행보다는 불편한 여행이 주는 보람이 더 크다. 즐기고 맛보는 여행이 아니라 생각하고 땀을 내는 여행이지만 결국은 나를 돌아보게 한다. 

 

공부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는 과정이라고 본다.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는 나와 동떨어진 일에 불과하다. 자발적인 공부라야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 나를 성장시킬 수 있다. 불량한 자전거 여행은 돈 내 거도 할 수 없는 소중한 여행이다. 영양가 없는 여행처럼 보이겠지만 불량한 자전거 여행이야말로 영양 만점 공부다. 

 

누구든지 혼자일 때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자전거 여행은 누군가 대신 끌어줄 수 없다. 자신이 페달을 밟아 목적지를 향해 가야 한다. 아주 정직한 여행이다. 공부란 정직함을 배우는 것이다. 남을 속이고 이기적인 모습으로 자라는 것은 진정한 공부가 아니다. 우리의 교육은 어떤가? 솔직함과 정직함을 강조하는가? 아니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한다고 말하는가? 

 

속도보다는 방향이다. 속도로 치자면 자전거보다 자동차가 훨씬 빠르다. 자전거로 하루 만에 가야 할 거리를 자동차로는 한 시간이면 족하다. 효율성을 따지면 당연히 자동차다. 한 시간만 투자하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으니까. 그러면 속도는 빠를 수 있을지언정 풍경을 자세히 볼 수 없다. 그냥 훅훅 지나갈 뿐이다. 반면 자전거는 나의 힘으로 천천히 주변을 온몸으로 느끼며 더디지만 정직하게 목적지를 향해간다. 느림의 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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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자전거 여행 2 - 마지막 여행 창비아동문고 299
김남중 지음, 문인혜 그림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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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게 사랑을 받는 작품은 독자들의 요청에 의해 또다시 태어난다. 계획에 없었던 것도 작가의 마음을 움직여 새로운 여정을 걷게 만든다. 억지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과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의 차이는 독자의 힘이다. 위대한 작가는 독자가 만든다. 독자는 위대한 작품을 만들게 하는 근본적인 동력이다.

 

김남중 작가의 불량한 자전거 여행이 계속 이어지는 이유는 우리의 삶이 여행이기 때문이다. 여행이라고 해서 모두 같을 수 없다. 기분 좋게 여행을 시작했더라도 마무리가 기대 이하의 결과를 낳는 여행이 있을 수 있고 반면에 어쩔 수 없이 떠난 여행인데 생각지도 못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여행이 있을 수 있다. 불량한 자전거 여행은 바로 후자다. 깨어질 뻔한 가정이 자전거 여행을 통해 다시 봉합되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우리의 인생도 늘 아슬아슬하다. 불량한 여행이더라도 끝가지 가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여행을 하면 여행한 거리만큼 용기가 생긴다는 거다" _103쪽

 

여행하듯이 나 또한 교직 생활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다.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인다고 뒷짐만 쥐고 싶지 않다. 교감이라고 해서 교사의 일은 내 일이 아니라고 스쳐 지나가고 싶지 않다. 가능하다면 학교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수업하는 학교, 교육과정이 운영되는 학교, 교사의 성장을 꾀하는 학교를 꿈꾼다. 조건만 된다면 어디든지 찾아가 듣고 배우고 경험하고 싶다. 교사의 고민이 무엇인지 피부로 느껴야 괴리감을 줄여 갈 수 있다. 들었다고 아는 체하고 싶지 않다. 섣불리 아는 체하는 것이 더 위험한 행동이다. 

 

교사가 살아가는 삶이 그리 녹록지 않다. 교사의 권위가 예전만 못하다. 교육의 존엄성이 추락되었다. 교육의 중요성을 겉으로만 인정하지 실제적으로 사람들은 먹고사는 일에 온통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교육의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늘 교육은 약자의 자리에 서 있다. 교사의 위치가 그렇다. 불량한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마음이다. 여행을 하면 여행한 거리만큼 용기가 생기듯이 교육은 교육한 시간만큼 효과가 서서히 드러난다. 갑자기 성장한 것은 금방 시든다. 때에 따라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고 성장할 때 건강한 나이테가 생긴다. 교육이 그러하다.

 

수업성장지원가 연수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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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자전거 여행 창비아동문고 250
김남중 지음, 허태준 그림 / 창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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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가 답이 될 줄은 몰랐어요" _139쪽

 

땀은 고민을 없애 준다. 운동을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땀을 흘렸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해서도 땀나는 운동이 좋지만 고민을 없애주는 특효약도 땀내는 일이다. 손과 발을 부지런히 움직이면 건강해진다. 고민할 시간에 땀나는 운동을 하면 건강해진다. 사람과의 관계가 원만해지기 위해서도 땀나는 활동이 효과가 있다. 어떤 연수에 가면 관계 형성을 위해 신체 활동을 시킨다. 당황스럽고 귀찮은 생각이 들다가도 한 시간가량 땀나는 활동을 하고 나면 어색함이 사라진다. 땀의 효과는 관계를 친밀하게 만들기도 한다. 

 

자전거가 답이다. 깨어지고 있는 가정의 시작점은 대화가 사라지고 힘든 것을 상대 탓으로 돌린다는 점에 있다. 부부 관계가 나빠지면 자녀들도 고민이 휩싸인다. 걱정 염려거리가 없는 집이 어디에 있을까. 하물며 경기가 어려워지면 경제적 이유로 부부의 갈등이 심화되기도 한다. 부모를 바라보는 자녀들도 금방 알아차린다. 가족이 다시 힘을 모아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으로 자전거로 전국 일주를 하는 거다. 함께 땀을 내는 활동이 있다면 모든 지 괜찮다. 어려움은 당장 해결되지 않는다. 어려움을 함께 마주하면 무거운 짐이 가벼워진다. 

 

책을 쓴 김남중 저자 본인이 자전거 광이다. 전국 일주를 한 경험으로 이 책을 썼다. 자전거 전국 순례에 도전하는 사람 면면을 보면 모두 괜찮은 환경에 놓인 사람들이 없다. 가출한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도 있다. 힘들기로 정평이 나 있는 자전거로 전국 곳곳을 순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평지도 아니고 언덕길을 자전거로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민을 이겨내기 위함이다. 남이 해결해 주지 못한다. 결국 나의 몫이다.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문제다. 고민한다고 가벼워지지 않는다. 결국은 방향을 전환시키는 것이다. 땀을 내면서 고민을 이겨낼 신체를 단단하게 만든다. 도전과 성취감이 고민을 가볍게 만든다.

 

갑자기 퇴직 후에 자전거로 전국 일주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생은 되겠지만. 각종 마라톤 대회에 출전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체력이 곧 노후 보장이다. 근력 키우기가 확실한 재산이다. 혹시 그럭저럭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면 자전거로 출퇴근해 볼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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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모든 공이 좋아! 도넛문고 12
이민항 지음 / 다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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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9회 말 투아웃부터'라고 야구팬들은 말한다. 인생을 곧잘 야구에 많이 비유한다. 야구의 룰은 단순한 것 같아 보이지만 매우 복잡한다. 야구 경기의 각종 통계만 보더라도 그렇다. 타율, 방어율과 같은 기본적인 용어에서부터 처음 들어보는 용어까지 무수한 것이 야구 경기다.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희로애락은 당연한 것이고 매일 매 순간마다 교차하는 감정의 기복과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이 우리의 삶에서 파도 물결치듯 밀려온다. 인생이 마치 끝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인생은 9회 말 투아웃부터 시작이다. 

 

자음과 모듬 청소년 문학상 수상 작가인 이민항의 최신작이다. 『너의 모든 공이 좋아』 은 주인공이 중학생 여자 야구선수다. 이색적이다. 전국중학야구대회 경기에서 마운드에 생소한 인물이 등장한다. 이제는 스포츠에서 남녀차별이 없다고 하지만 남녀가 혼합되어 승부를 겨루는 경기는 아직 많지 않다. 축구만 하더라도 남자 축구와 여자 축구가 따로 있다. 만약 야구 경기에서 남자와 여자가 혼합되어 팀을 이룬다면 어떨까? 야구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적인 인물인 투수가 여자라면... 

 

투수와 포수를 가리켜 배터리라고 부른다. 한 팀을 이루어 야구 경기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역할을 한다. 포수는 투수가 던지는 구질에 따라 완급을 조절해야 한다.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투수를 리드해야 한다. 공을 던지는 사람은 투수라고 할지라도 포수의 작전과 전략에 따라 던지고 싶지 않은 공도 던져야 한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모든 게 다 내 맘대로 내 뜻대로 할 수 없다. 직장에서도 그렇다. 리더라고 해서 구성원들에게 무조건 나를 따르라고 할 수 없다. 그날그날 상황에 따라 구성원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며 움직여야 한다. 야구의 공 하나하나에 우리의 살아가는 삶의 지혜가 녹아져 있다. 

 

신인상을 수상하고 모든 매스컴의 주목을 받는 야구 선수라고 하더라도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선수 생명을 오래 유지할 수 없다. 반면에 선수 시절 초반부에는 기량이 돋보이지 않았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실력을 가다듬고 팀에서 감초와 같은 역할을 하며 오랜 기간 동안 필드에서 뛰는 선수도 있다. 인생은 1회 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9회 말 아니 연장전까지 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 관리 역량은 아이들에게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에게 어른들에게 꼭 필요한 역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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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 제20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179
김지완 지음, 경혜원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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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아일랜드』는 인공지능 시대 인간만이 소유하고 있는 고유성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사람을 대신해 인공 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공항, 철도, 식당 등 우리 곳곳에서 대활약을 펼칠 날이 이제 멀지 않은 것 같다. 인간보다도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매 순간마다 업그레이드할 로봇을 대신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일이 무엇일지 걱정이 앞선다. 과연 사람만의 특별한 고유성을 유지해 갈 수 있을까?

 

심지어 생각마저도 인공지능 로봇이 한다고 하니 섬뜩한 기분이 든다. 물론 생각의 원천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는 자세히 살펴보아야겠지만 일상의 삶 속에서 주고받는 모든 대화가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생각을 기반으로 한 감정까지 표현한다고 한다면 그야말로 또 다른 인간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고유하지 않은 것을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일 것 같다고 생각되는 것도 살펴보면 누군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편리한 도구에 익숙해지면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생각도 퇴화될까? 인공지능은 매일 진일보하는데 사람의 생각이 제자리걸음을 한다고 한다면 상대적으로 퇴화하는 기분이 들 것이다. 사람의 고유성을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속성인 생각을 갈고닦는 수밖에. 

 

상상력은 생각의 한 종류다. 기존의 것을 초월하는 무한 상상은 탄탄한 생각을 기반으로 한다. 생각은 힘이 든다. 편안한 상태에서는 생각이 게을러진다. 자신의 이해력을 넘어서는 문장을 만날 때 생각의 파편들이 작동되는 것처럼 인간 고유성을 유지하기 위해 쥐어짜는 일이 있더라도 생각하는 것만큼은 놓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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