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에너지 좀 바꿔 달래요! - 에너지 전환 10대 이슈톡 10
윤정훈 지음 / 글라이더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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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와 에너지의 문제는 환경의 영역에서 경제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_ 188쪽

 

기후 위기의 원인은 에너지다. 에너지와 인간의 생활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에너지 사용으로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찬성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화석 에너지의 사용 증가가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원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획기적으로 줄이는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기후 위기는 지금 당장 눈앞의 문제로 인식되지 않는다. 먹고사는 것이 제일 급선무인 사람들에게 화석 에너지를 줄이고 재생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바위에 계란 던지는 격이다. 사실 재생 에너지로의 변환 그 자체가 큰 비용이 든다. 가난한 나라에서는 수력 발전을 위한 댐을 건설할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풍력 발전, 지열 발전도 그렇다. 

 

화석 에너지에서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한 것은 분명한데 비용 문제가 관건이다. 에너지를 저장할 장치를 구비하는 것도 비용이며 재생된 에너지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도 기술과 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원자력 발전에 대해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다. 위험을 감수하고서도 원자력 발전에 의지하는 것도 비용 문제가 가장 큰 이유다. 

 

갈수록 에너지 사용은 늘어날 것이다. 비용은 늘어갈 수밖에 없다. 가정에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물론 국가의 정책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의 의식전환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그렇다고 우리 모두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 전기를 절약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냉난방 온도를 1도씩 올리거나 낮추는 것이라고 한다. 에너지 소모가 적을수록 비용도 절감이 될 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도 완화시킬 수 있다. 

 

『지구가 에너지 좀 바꿔 달래요-에너지 전환』은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에너지 전환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화석 에너지를 대체할 재생 에너지의 장점만 다룬 것이 아니라 불편한 진실도 이야기하고 있다. 환경의 문제를 깊이 들어가 보면 결국 경제의 문제 즉 비용을 따질 수밖에 없음을 솔직하게 말한다.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에 대해 연구할 필요성을 제안한다. 자연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에너지를 인간에게 유용한 형태로 변화시키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다음 세대가 살아갈 환경을 유지하는 길은 결국 에너지를 전환하려는 노력에 달려 있다. 개인을 넘어 국가와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경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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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의 시선 (양장) - 제17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김민서 지음 / 창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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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참 어렵다. 아니 타인과 진솔한 관계를 맺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다. 진심보다는 가식적인 관계로 지내기 일쑤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과도 같다. 관계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특징은 시선을 피한다는 점에 있다. 눈을 맞추지 못한다. 불편해한다. 눈빛이 말해 준다. 나조차도 그렇다. 관계가 껄끄러운 사람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눈을 맞추려 하지 않는다. 본능이다. 반면 편안한 사람과의 만남은 전혀 다르다.

청소년기에 죄책감은 마음에 바윗덩어리를 얹어 놓은 것과 같다. 시선을 떨군다. 가족과도 마찬가지다. 땅에 둔 시선이 얼굴까지 올라오기까지 숱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율의 시선이 그렇다. 찬구의 운동화만 바라본다. 발에 시선이 꽂혀 있다. 의학적 치료도 효과가 없다.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을 원한다. 가족이 아니어도 좋다. 자신의 입장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가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 긴 말이 필요하지 않다. 마음이 통해야 한다. 의미 없이 주고받는 많은 말보다 가끔이지만 마음으로 와닿는 몇 마디가 위로가 된다.

가족과의 갑작스러운 이별, 경제적 어려움, 부모의 이혼 등은 마음에 깊은 상처를 안긴다.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인다. 아니 말을 잊고 관계의 단절을 선포한다.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마다 상처와 아픔이 없는 사람이 없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아픔을 감싸는 것이다.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 선생님들을 자세히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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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39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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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했다. 책장을 덮으면서.

책의 막바지로 가면서 가슴 뭉클해졌다.

'설마설마 그럴 리가 없을 거야'가 사실이 되었다.

작가의 이야기 구성력에 소름이 끼쳤다.

요즘 청소년 소설에 푹 빠졌다. 나름 검증된 책을 읽고 싶어서 문학상을 수상한 책부터 섭렵하고 있다. 소설 읽기에 취약한 내가 선택한 전략이다. 기존의 기성 작가들의 훌륭한 소설집도 읽고 싶은 마음이 컸으나 아직 문해력 수준 미달인지라 단계를 낮춰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감동과 여운은 상상 이상이다. 새해 들어 읽기 시작한 청소년 소설 모두 재미를 넘어 울림으로 아직까지 남아 있고 공명은 여전히 가슴 구석구석을 울리고 있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이꽃님 작가의 장편소설은 그야말로 청소년들이 흔히 쓰는 말로 '쩐다'. 대박이다. 어쩜 이렇게 이야기 구성을 할 수 있을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우연의 일치로 작품 속 주요 인물은 나와 같은 동시대에 태어나 학창 시절을 보내며 IMF라는 단군 이래 전대미문의 국가부도 사태를 경험했으며 취업의 불황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청년기를 지냈던 마치 내가 살았던 과거를 다시 소환하는 느낌이었다.

이야기를 전개하는 새로운 구성을 보면서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다. 하루 만에 뚝딱 쉴 틈 없이 읽어 내려간 소설이다. 아마도 이 책을 접하는 많은 독자들이 나와 같은 심정이 아닐까 싶다. 웬만해서는 아내에게 책을 추천하지 않는데 이 책은 꼭 한 번 읽어보라고 자신 있게 권했다.

지식과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다른 책과 달리 문학의 묘미는 결국 작품 속 등장하는 인물이 살아가는 시대로 돌아가 인물이 생각하는 동선을 따라 함께 공감하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며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속 깊숙이 고민하는 점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을 알고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과 관계를 맺기 위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지만 문학 읽기는 관계 맺기의 예행연습이며 시공간을 초월한 탁월한 만남을 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임을 다시 느끼게 된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를 통해 작가 이꽃님을 분명하게 기억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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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 (반양장) -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89
이희영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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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모여 있는 조직은 사람의 많고 적음만 다르지 비슷한 원리가 작동된다. 리더가 구성원들을 관리하고 통제하려고 할 때 관계가 삐걱거린다.

"우리가 원하는 진짜 어른자신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볼 수 있다고 믿고, 자신들이 모르는 걸 우리가 알 수 있다고 믿으며, 자신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느낄 수 있다고 인정하는 사람이었다" _112쪽

진짜 리더는 구성원들을 믿고 신뢰하며 인정하는 사람이다. 직원들의 생각과 의견을 믿고 인정할 때 리더십이 작동된다. 자발적 참여는 조직에 생기를 불러일으킨다. 배우려고 하고 경청하려는 자세는 리더십을 강화시킨다.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목소리에 힘이 생기게 한다. 리더십의 역설이다.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페인트』는 아이가 부모를 선택한다는 가상의 소설이다. 『페인트』는 '부모를 인터뷰한다'라는 영어 발음인 parent's interview에서 가지고 왔다.

더 이상 아이를 낳지도 기르는 것도 기피하는 시대에 국가가 부모가 외면한 아이들을 관리하고 일정한 나이에 이르렀을 때 부모가 될 만한 사람들을 엄격한 면접 과정을 통해 매칭시킨다는 이야기다. 있을법한 이야기다.

초저출산 시대에는 아이 한 명 당 국가에서 지급되는 혜택이 늘어날 것이다. 국가가 아이를 책임지겠다는 슬로건도 이제 새삼스럽지 않다. 앞으로 미래도 그렇지 않을까? 『페인트』에서는 아이 한 명을 입양하는 대가로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엄격한 부모 면접 과정인 페인트를 감수하고서도 입양하고자 하는 어른이 줄을 잇는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페인트가 이루어지고 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사랑을 넘어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다. 맨날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다. 아니 아이를 양육하면서 웃는 날보다 힘든 날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아이를 직접 낳고 기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모가 되기 위해 부모다워지라고 말한다. 부모 공부를 한다고 해서 훌륭한 부모가 될 수 있을까?

'부모는 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되어 가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누구는 되어 가는 것이 더딜 수가 있다. 과정 속에 힘듦이 더 많이 새겨질 수 있다. 부모가 되어 아이를 가르치려 하기보다 차라리 아이와 함께 놀고 즐기는 것이 부모 되어 가는 과정이 아닐까? 아이는 도구가 아니다. 대리 만족의 대상이 아니다.

관리자가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관리는 시스템에 의해서 작동된다. 관리자는 시스템을 잘 관리해야 한다. 시스템이 잘 작동될 수 있도록 관리자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진작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관계다. 리더십은 관계에서 시작된다. 성장도 관계가 좌우한다.

부모 되어 가는 것, 리더 되어 가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관계의 어려움 때문이다.

『페인트』에서 아이가 부모를 선택하듯이 학교에서도 교직원들이 학교 관리자를 선택하는 시대가 도래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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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지 않는 비 -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개정판 문학동네 청소년 17
오문세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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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지 않는 비는 없다. 누구에게나 감당할 수 없는 시련과 아픔이 불쑥 다가오지만 언젠가는 과거의 이야기로 남을 것이다. 기억은 잊히는 것이 아니지만 기억을 새롭게 할 수 있다. 그동안 그치지 않는 비를 맞아야 하겠지만.

비를 피한다고 짐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 대신 비를 맞아 줄 수도 없다. 비를 함께 맞는 것도 한계가 있다. 고통을 잊기 위해 내가 맞아야 할 비의 총량이 있다.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 위하는 일이 아니기에 묵묵히 그가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길에서 살아남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가족을 잃는 상실의 아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이별은 정리의 과정이 필요한 듯싶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기억의 정리 과정이 필요하다. 정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나를 만나게 된다.

비는 계속되지 않는다. 비가 그칠 것이라는 징조는 먹구름이 거칠 때 알 수 있다. 먹구름 사이에 살짝 내비치는 유난히 밝은 별 빛 속에서 그치지 않을 것 같았던 비가 그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속에 오랫동안 내린 비도 마찬가지다.

한국판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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