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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의 비밀
마시모 도메니코 노벨리노 지음, 에스테르 카스텔누오보 외 그림, 조정훈 옮김 / 아롬주니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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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도 사람처럼 감정을 가지고, 서로 협력하고, 경쟁하고,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우리 곁에 소중한 것에 대한 고마움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에 대해 당연한 것처럼 여기면서 살아간다. 물이 그렇고 공기가 그렇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나무가 그렇다.

사람뿐만 아니라 각종 식물과 동물들의 안식처이자 동반자인 나무가 생존하고 있기에 더불어 모든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는데 유독 사람만이 그 사실을 모른다는 것.

『나무들의 비밀』은 그림책이긴 하지만 그림으로 보는 나무 백과사전과 같이 나무에 대해 그동안 사람들이 몰랐던 사실들을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에 좋은 기회가 생겨 핀란드와 스웨덴을 다녀온 적이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서식하고 있는 나무들이 남달랐다. 특정한 기후 조건에 따라 사는 곳이 구분되는 생물의 군계에 따라 그곳은 자작나무가 많이 서식하고 있었다. 자작나무는 껍질이 흰색이고 오래된 부분은 종잇장처럼 벗겨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나무들의 비밀』에서는 우리에게 친숙한 나무부터 듣도 보도 못한 신기한 나무까지 소개하고 있으며 특히 나무가 사람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 어른들도 몰랐을 나무의 비밀을 알려주고 있다. 더구나 나무도 생명체다. 사람처럼 감정을 나누며 대화를 나눈다고 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자연의 신비를 나무의 비밀을 통해 더 자세히 알게 된다.

환경 보호를 넘어 생태를 지키기 위한 전환 교육이 필요한 이 시기에 그동안 멀리서 보아 왔던 우리 곁의 나무들에 대해 깊이 알아가는 도움 자료가 될 『나무들의 비밀』을 식탁 위에 언제든지 읽어볼 수 있도록 놓아두면 어떨까 싶다.

그림책의 좋은 점은 그림이라는 시각적 도구를 통해 저자가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손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인데 눈이 점점 침침해 주는 나에게도 책 읽기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참 좋은 책임에 틀림이 없다.

모두에게 좋은 책을 발간해 주신 아롬 주니어 출판사 관계자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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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이미경 지음 / 남해의봄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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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지인 서재에 모임을 갖다가 멋진 책이 있다며 소개받은 적이 있습니다. 모인 사람들 모두 입을 쩍 벌릴 만큼 감탄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오늘 도서관에서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20년 동안 작가가 직접 펜으로 그림입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동네 구멍가게도 있고 사라질 위기에 놓인 구멍가게도 있습니다. 하나같이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가게들입니다. 자식들도 모두 도시로 떠나고 홀로 우두커니 동네를 지키며 근근이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동네 구멍가게에는 거의 모두 다 아름드리나무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작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구멍가게 모습을 그려내기도 했습니다. 봄에는 잎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나무 사이로 구멍가게가 다시 한 해를 시작하기 위해 기지개를 켜는 듯합니다.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꽃이 만발하며 한 편의 영화 드라마 장소를 보는 듯합니다. 오래된 함석지붕, 빛바랜 간판에 적혀 있는 ~슈퍼 글씨가 먼 옛날의 분위기를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대형마트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유인하고 동네 골목골목에도 편의점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전성시대인 양 브랜드마다 경쟁하듯 입점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눈을 크고 뜨고 찾아보면 구멍가게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아담한 사이즈에 인적이 그리 많지 않은 곳에 슈퍼라는 상호를 달고 있는 동네 구멍가게를 찾아냈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던 곳인데 오늘 이미경 작가의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를 읽다가 다시 찾아가 보았습니다. 구멍가게 앞은 동네 어르신들이 쉬었다 갈 수 있도록 간이 의사를 놓아두었습니다. 편의점 앞에 반듯하게 놓인 테이블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엉성해 보이지만 사람 냄새나는 쪽은 구멍가게 앞 의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1970년대부터 슈퍼라는 이름을 달고 동네의 크고 작은 소비들을 책임졌던 구멍가게들이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어 아쉬움이 큽니다. 때로는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오래된 구멍가게 외형의 모습은 훼손하지 않은 채 내부만 현대식 진열대를 갖다 놓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오래된 기억을 상기시키는 드라마틱한 장소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를 통해 어떤 분들은 일부러 오래된 동네 구멍가게를 찾아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림책 한 권의 힘이 어마어마합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보존할 가치가 있는 오랜 된 구멍가게를 관광 자원으로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40년 전 어린 꼬꼬마 시절로 행복하게 돌아가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진보다 펜화가 전해주는 느낌이 좀 더 편안합니다. 아마도 구멍가게는 강렬한 색상의 사진보다 옅은 색상의 펜화로 그려지는 것이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속도로 따지자면 느릿느릿 한 걸음걸이가 구멍가게에 어울릴법한 걸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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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한 두 행성의 별자리 지도 전쟁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마수드 가레바기 지음, 라미파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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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위치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화롭게 지내던 알파 행성 사람들과 오메가 행성 사람들은 별자리 지도 한 장으로 발칵 뒤집혔다. 별자리 지도의 진위를 가지고 급기야 전쟁까지 치르게 되었다. 자존심 싸움이었을까. 각자의 위치에서 바라보는 별자리 위치는 분명히 다른데 어리석게도 지도에 나온 별자리가 거짓이라고 상대를 탓한다.

 

우리네 삶도 똑같지 않을까?

 

한 가지 사건을 두고 서로의 입장에서만 주장을 펼친다면 총성 없는 전쟁으로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게 된다. 영광의 상처가 아니라 공동체를 무너뜨리고 사람을 원수로 취급하게 된다.

 

그러나 두 행성 사람들은 역시 지혜로웠다. 전쟁을 종결 지울 수 있었던 것은 먼저 사과했기 때문이다. 내가 잘못 생각했다고. 먼저 사과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점점 사람들이 자존심만 세지고 있다.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고 선생님들께 전적으로 맡기면 될 것을 요즘 학부모들은 자존심이 세서 학교 측으로부터 사과받기를 원한다. 잘잘못을 가릴 수 없는 사건도 자신이 불쾌하다는 이유만으로 정식으로 사과를 요청하기도 한다. 공동체의 구성원 사이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똑똑한 사람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라 겸손한 사람이 있어야 할 시대다. 교육의 방향도 주도적이고 창의성이 있는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포용하고 낮아지는 마음을 길러주어야 한다.

 

마주하고 있는 두 행성이 별자리 지도 한 장으로 전쟁까지 할게 될 줄 누가 상상이라도 했을까? 이제 그만 자존심 내려놓고 살자. 약할 때 강함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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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왈루크 알맹이 그림책 69
아나 미라예스.에밀리오 루이스 지음, 구유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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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는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북극의 얼음이 녹아가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도 아니다. 기상 이변으로 폭우와 폭설이 내리고 재난이 일어났다는 소식에도 점점 둔감해지고 있다. 하물며 북극곰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이야기는 잠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뿐이지 그런 감정도 오래가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사람의 속성이다.

 

 

새끼 북극곰 왈루크가 인간이 사냥하기 편하도록 만들어 놓은 아스팔트 위에서 우리들을 보고 있다. 자동차가 지나간 바큇자국이 선명한 도로 한가운데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애처롭게 보고 있다. 도로가에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한가득이다. 편리한 생활 뒤에는 항상 환경 파괴가 뒤따른다. "육지에서 가장 먼 곳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가혹한 삶의 조건과 공존하는 북극 원주민 이누이트"처럼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대지를 존중하는 삶을 산다면 새끼 북극곰 왈루크는 생존을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북극곰 왈루크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 곧 사람들이 건강하게 사는 법이다. 반대로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는 삶은 왈루크가 불편하게 아니 목숨이 위태로운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다. 어린 독자들이 읽게 될 그림책 『북극곰 왈루크』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사는 곳을 보존하기 위해 동물들과 함께 공존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한다. 단지 지식으로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실천하기를 바란다. 물론 어른부터 실천해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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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날 678 읽기 독립 2
이은서 지음, 천유주 그림 / 책읽는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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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동화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다. 스스로를 보게 되고 가족들의 존재도 깨닫는다.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고민도 해결한다. 동화 속에서 자신의 아픔을 알아주는 친구를 만난다.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혀야 하는 이유다. 아인슈타인은 훌륭한 과학자가 되려는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많이 읽으라고 했다.

 

동화를 가리켜 심리학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동화에는 사람 내면의 심리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화를 치유의 심리학이라고 한다. 

 

동화 속 1학년 예원이의 심리 변화를 살펴보면 처음에는 아픈데 학교 가라고 하는 엄마의 태도에 원망과 서운함이 그려진다. 친구 미나의 도움을 받고 학교 보건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감정에 변화가 일어난다. 아픈 날 학교 가라고 하는 엄마의 태도를 이해하게 된다. 아픈 날 어쩔 수 없이 학교로 보내는 엄마의 마음을 느끼게 된다. 원망하고 서운한 마음에서 미안한 마음으로 바뀐다. 

 

어릴수록 자주 아프다. 겨울철이면 감기와 독감을 달고 산다. 아이들이 많이 모여 있는 교실에서는 한 사람이 감기 걸리면 어김없이 다른 친구들에게 전염된다. 아픈 날 집에서 푹 쉴 수 있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아파도 학교에 가서 아파야 한다. 동화 속 예원이를 읽으면서 많은 아이들이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예원이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위로를 얻고 그럴 수밖에 없는 부모의 모습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동화를 읽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은 나이를 먹고 키가 크더라도 정서적인 발달이 느릴 수 있다. 타인을 공감하는 능력은 읽기를 통해 체득할 수 있다. 동화 속 수많은 등장인물을 떠올리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섭게만 생각했던 학교 보건실이 아픈 날 나를 따뜻하게 보호해 주는 장소임을 동화를 통해 선입견을 깨뜨려줄 것이며 아픈 주사를 놓아주는 보건 선생님이 아니라 감기 똑 떨어지게 따뜻한 유자차를 끓어주시는 분이 보건 선생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동화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 상처도 치료해 준다. 아픈 날 어른들도 몸과 마음을 위로받고 싶어 한다. 함께 아파해 줄 친구를 필요로 한다. 동화를 통해 어릴 적 추억을 돌아보며 나와 함께 해 주었던 소중한 친구들을 기억하게 해 준다. 

 

아이들이 아팠을 때 집에서 쉬게 해 주지 못하고 등 떠밀다시피 학교로 보내며 퇴근길에 애 셋 모두 데리고 늦게까지 진료하는 소아과병원을 순례했던 옛 기억이 '아픈 날' 동화를 읽으면서 마음은 아팠지만 그래도 아빠로서 열심히 살아냈던 그때 그 시절이 추억의 한 장면으로 다시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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