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지혜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시마자키 스스무 지음, 양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두머리와 리더 사이에 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 _59쪽

둘 사이에 틈이 생기면 반드시 쇠약해진다. 군주는 일단 지휘관을 임명했으면 전권을 지휘관에 맡기고 현장 지휘에는 일절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격언은 전쟁터에서만 통용되는 진리가 아니다. 2,500년 전에 편찬된 병법서이지만 오늘날에도 사회 각 분야에서 손자병법이 차용되는 이유는 세상만사 사람들이 모여 조직을 이룬 곳에서는 일반적으로 작동되는 원리가 대동소이하다는 얘기다.

전선의 실정을 모르는 군주가 콩 나라 팥 나라 참견하고 쓸데없이 간섭하는 행위는 결국 군대의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드는 일이다. 전쟁에서 승리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형국이 된다. 학교 조직도 마찬가지다. 학교의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교감, 교사, 교직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자세한 것까지 살피는 행위는 구성원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지름길이 된다. 또한 교장과 교감의 사이가 벌어지면 조직의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교장은 교감에게 권한을 위임했다면 일절 간섭하는 행위를 줄여가야 한다. 반대로 교감은 학교의 상황과 현실을 잘 파악하여 교장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실에 맞지 않는 지시에 대해서도 일절 아무 말 없이 복종한다면 학교 조직에 틈이 생기게 된다. 불필요한 지시가 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윤활유처럼 부드럽게 조직이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교장과 교감은 수시로 생각을 나누고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서로 친밀할수록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교감은 교직원을 대할 때 부모가 자기 자식을 대하듯이 해야 한다. 소모품처럼 취급하는 리더에게는 교직원들이 따르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20세기 청춘 - 지나온 시대와 지나갈 시절의 이야기
구가인 지음 / 모로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인 출판사 '모로'에서 펴낸 책이다. 틈틈이 1인 출판사의 책들을 읽어갈 예정이다. 나 하나가 읽는다고 큰 힘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읽고 쓴 글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힘을 보탠다.

"기업에 다니는 지인은 일은 줄지 않았는데 직원의 워라밸이 높아지다 보니 관리자급의 업무 강도만 높아졌다고 푸념했다. 그에게 당당히 워라밸을 누리라고 하기엔 관리자급이 당장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업무가, 그가 눈치를 봐야 할 대상이 적지 않는다는 걸 안다. 누군가의 일과 삶에 균형이 지켜지려면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고, 그러다 보니 회사 내 업무 강도에 불균형이 생긴다는 원망도 나오는 것이다" _108쪽

20세기 청춘을 지낸 분들은 지금쯤 계속 직장인을 다니고 있다면 해당 조직에서 관리자급으로 일할 나이다. 『20세기 청춘』을 읽으면 옛 향수에 젖을 것 같지만 의외로 정신이 번쩍 든다. 맞다. 그때 그랬지라는 기억은 약간이고 지금의 세대와 어떻게 조화롭게 생활하지라는 생각이 앞선다.

길게 발췌한 내용의 글도 공감되는 많은 내용 중에 일부분일 뿐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젊은 직원들의 워라밸이 강조되다 보니 '쪽수'에 밀리는 관리자급에 있는 20세기 청춘을 보낸 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실무급들이 해야 하는 일들까지 하게 되는 추세다. 학교도 그렇다. 교감이라면 보통 일반 공무원 5급 상당의 직위에 있다고 본다. 관리자급으로 위치해 있지만 하는 일들은 실무급에 가깝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하소연할 수 있는 곳이 마땅하지 않다. 이쪽저쪽 눈치를 보며 당장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일들을 해 치운다.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

'누군가의 일과 삶에 균형이 지켜지려면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말은 진리다. 영리를 추구하지 않고 오직 학생 교육을 책임지는 학교조차도 많은 행정과 교육을 지원하는 일들이 누군가의 수고와 희생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20세기에 청춘을 보낸 이들은 할 말은 있지만 대 놓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보다 젊은 분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한다.

정답은 없다. 다만 특수한 환경에 놓인 조직 내에서 서로 합의하는 부분에서 조율해 가야 하는 일이 우리의 현실임에 틀림이 없다. 세상은 억지하든 간에 변한다. 변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것은 어리석음이지 지조 있는 행동이 아니다. 엄청난 속도로 바뀌는 세상 속에서 소위 관리자급으로 살아가야 하는 20세기 청춘을 보낸 이들이 그나마 또래들과 함께 지나온 세월을 회상하고 용기를 내어 맡은 바 역할을 지혜롭게 해 가리라 믿는다. 우리는 그렇게 교육을 받았고 살았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 여행자를 위한 한국살이 가이드북
희석 지음 / 발코니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인 출판사 '발코니'의 대표 희석님이 쓴 책이다. 대표자 본인이 직접 편집하고 디자인 한 책이다. 대형 출판사의 틈바구니에서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1인 출판사의 작품을 서로 공유하고 함께 읽어가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우주 여행자를 위한 한국살이 가이드북』에서 '보통 한국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보통 한국인이란, 한국에서 거주하는 중장년 남성의 시선에 어긋나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유독 한국 사회만 세계의 흐름과 정반대의 길로 걸어가는 문화들이 있다. 아니 민주주의 시대 흐름에 어깃장을 놓으며 반대의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들이 있다. 저자는 '우주 여행자'의 시선으로 한국 사회가 시대에 역행하는 것들을 바로잡고자 펜을 들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하던데 결과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시대의 분위기를 바꾼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주 여행자를 위한 한국살이 가이드북』에서 제시한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살아가는 특권에 대해 아무런 비판 의식이 없다는 시대적 상황, 똘똘한 집 한 채 서울에 가지고 있으면 성공한 사람 취급받는 시선, 서울대학교만 나오면 그 간판으로 오랫동안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는 희망, 부동산이 없는 사람도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는 대한민국, 지금도 많이 사라졌지만 조상신을 모시는 제사에 왜 유독 여성들만 상차림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비판 의식을 제1장 '기본 정체성'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2장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는 장애인 차별 문제, 성차별에 민감한 사회, 노 키즈 존이 확대되고 있는 이상한 한국 사회, 성소수자 배척하는 문화, 비건을 유별나게 바라보는 시선, 한국인 외에 다른 인종, 국가에 대해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을 다루었다.

3장 '환장의 나라, 한국'에서는 우리의 일상에서 위험천만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교통사고에 대해 보행자 보다 운전자를 중심으로 보는 잠재된 우리의 인식들과 한국 남성들이 생각하는 공정과 팩트의 진의, 헌법에 명시한 국가의 존재 이유를 망각하고 있는 일련이 사건, 권력자들의 비뚤어진 통치 행위에 대해 1990년생 젊은 작가의 시선으로 냉철하게 비판하고 있다.

책에서 말한 '보통 한국인'이 바로 나다. 한국 중장년 남성이니 말이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젊은이들이 불편해하는 것들을 귀를 기울여야겠다. 작가는 책의 말미에 자신의 소신과 주장을 읽어주신 독자들을 향해 "불편을 끼쳐드렸다면 죄송합니다"라고 정중하게 미안함을 표현하고 있다. '보통 한국인'들도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시선이 불편을 끼쳐드렸다면 더욱 죄송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울지말고 당당하게 - 하종강이 만난 여인들 우리 시대 우리 삶 1
하종강 지음, 장차현실 그림 / 이숲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종강이 만난 여인들 『울지 말고 당당하게』를 만났다. 아파트 폐지 버리는 곳에서 책 뭉치를 발견했다. 빨간색 노끈으로 정갈하게 묶은 뭉치다. 대여섯 권씩 두 뭉치가 가지런히 놓여 있길래 뭔가 싶어 자세히 보니 오래된 책이었다. 맨 위에는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책도 있었다. 왠지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것 같았다. 마침 운동 나가던 참에 눈에 띈 거라 돌아오는 길에 다시 살펴봐야겠다 싶어 일단은 그냥 지나쳤다. 운동하는 내내 책 욕심이 났다. 어떤 책일까 궁금했다. 아마도 책 뭉치를 내다 버린 분은 약간 연세가 드신 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내 또래 그 위가 아닐까 싶다.

기어코 책 뭉치를 들고 집에 들어왔다. 그중에 한 권이 하종강이 만난 여인들의 이야기다. 저자는 노동 분야에서 꽤나 유명하신 분이신 것 같다. 15년도 더 된 책이지만 그가 소개하고 있는 여인들은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힘들게 살아가다가 억울하게 부당 해고를 당하거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다수의 힘없는 분들이었다. 참고로 여인(女人)이라는 단어에만 사람인(人) 자를 쓴다고 한다. 대부분 여자를 표현하는 한자에는 낮게 깔보는 표현을 쓴다.

노동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하고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노동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만나고 난 뒤에 드는 생각은 늘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고 한다. 나 또한 그렇다. 특히 공무원으로 오랫동안 생활하고 있는 나로서는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깊게 살펴보는 경우가 드물다.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노동의 현장을 자세히 살펴볼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나머지 어렴풋이 생각만 하고 넘어가는 처지다. 우리 사회의 잘못된 문제점을 고쳐 더 좋은 사회로 만들어 가는 올바른 수단을 제공하는 노동조합의 역사만 하더라도 200년이 넘는다고 하는데 큰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직장 안에서 나와 같은 사람들은 얼마든지 말 한마디에 힘을 주고 은근히 서열 관계를 드러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같은 공간 안에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대개 그 사람의 위치는 남들보다 결정권자의 역할에 있음이 분명하다. 말 한마디에도 보이지 않는 힘의 위치 관계가 있듯이 우리가 생활하는 곳곳에는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을 눌러보려는 못된 습성이 작동될 수 있다. 늘 조심하고 스스로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 사회는 자본이 유독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목소리의 크기도 달라진다. 예전에는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했는데 지금은 돈의 힘이 곧 권력의 세기와 비례한다. 노동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부당한 피해를 받는 경우도 결국 자본을 가진 몇몇 사람들의 비뚤어진 생각 때문이다. 힘은 가질수록 고개를 숙여야 하고 돈은 많아질수록 베풀어야 약자와 동행할 수 있다. 공정한 사회는 출발선만큼은 같아야 한다. 평평한 운동장에서 뛸 수 있어야 한다. 자본이 자본을 낳는 사회다. 무더운 날씨에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에게도 고르게 복지 혜택이 갔으면 한다.

힘없는 여인들의 목소리를 담은 『울지 말고 당당하게』를 만나길 잘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양 꿀꺽 : 누구에게나 인권이 있을까? 교양 꿀꺽 2
김태훈 지음, 김잔디 그림 / 봄마중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는 보기와 다르게 인권 의식이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빨랐다. 그 일례로 동학 운동 당시 주창했던 핵심 사상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인내천 사상의 근간은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오랫동안 신분제 사회를 유지해 오던 분위기에서 평등사상을 외쳤다는 것은 개혁 그 자체였다. 그뿐만 아니라 천도교 신자였던 방정환 선생님은 어린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폈다. 산업혁명이 일어났던 영국만 보더라도 굴뚝 청소를 어린이들이 할 정도로 어린이의 인권은 전혀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누구보다도 앞선 인권 의식을 가졌던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사회 양극화와 혐오 사상이 대두되면서 인권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인권은 누구나 존중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인권에 대해서만큼은 아무리 많이 강조하더라도 과하지 않다. 인간으로서 당연히 보호받아야 한 권리를 계속해서 강조해야 하는 이유도 자칫 잊기 쉬운 권리이기 때문이다. 역사적 사례로 비추어 보더라도 집단 학살과 인종 차별이 일어난 것이 우연의 일치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내재되어 왔던 차별 인식 때문이었다. 인권을 수시로 상기시켜며 실제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다.

인권 감수성이 중요한 시대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불이익을 줄 수 있다. 남자와 여자는 다를 뿐 차별의 대상이 아니다. 각자 특징을 이해하고 서로를 존중한다면 대립이나 차별을 줄일 수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다양한 인종, 난민 문제도 인권 개념과 동일 시 한다면 극단의 갈등을 줄여갈 수 있다. 서로가 존중한다는 마음과 태도로 상대를 대한다면 불필요한 대립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실제 경험해 보아야 한다. 선입견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만남과 대화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누구나 인권을 망각할 수 있다. 기득권의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그렇다. 힘을 가진 경우 그때가 가장 위험한 때다.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서는 평소 인권 감수성이 예만 해야 한다. 때로는 예민할수록 지나칠수록 좋을 수 있다. 내가 존중받고 싶은 만큼 상대방도 존중받고 싶어 한다는 사실만 기억해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