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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여행자를 위한 한국살이 가이드북
희석 지음 / 발코니 / 2023년 7월
평점 :

1인 출판사 '발코니'의 대표 희석님이 쓴 책이다. 대표자 본인이 직접 편집하고 디자인 한 책이다. 대형 출판사의 틈바구니에서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1인 출판사의 작품을 서로 공유하고 함께 읽어가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우주 여행자를 위한 한국살이 가이드북』에서 '보통 한국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보통 한국인이란, 한국에서 거주하는 중장년 남성의 시선에 어긋나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유독 한국 사회만 세계의 흐름과 정반대의 길로 걸어가는 문화들이 있다. 아니 민주주의 시대 흐름에 어깃장을 놓으며 반대의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들이 있다. 저자는 '우주 여행자'의 시선으로 한국 사회가 시대에 역행하는 것들을 바로잡고자 펜을 들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하던데 결과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시대의 분위기를 바꾼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주 여행자를 위한 한국살이 가이드북』에서 제시한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살아가는 특권에 대해 아무런 비판 의식이 없다는 시대적 상황, 똘똘한 집 한 채 서울에 가지고 있으면 성공한 사람 취급받는 시선, 서울대학교만 나오면 그 간판으로 오랫동안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는 희망, 부동산이 없는 사람도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는 대한민국, 지금도 많이 사라졌지만 조상신을 모시는 제사에 왜 유독 여성들만 상차림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비판 의식을 제1장 '기본 정체성'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2장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는 장애인 차별 문제, 성차별에 민감한 사회, 노 키즈 존이 확대되고 있는 이상한 한국 사회, 성소수자 배척하는 문화, 비건을 유별나게 바라보는 시선, 한국인 외에 다른 인종, 국가에 대해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을 다루었다.
3장 '환장의 나라, 한국'에서는 우리의 일상에서 위험천만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교통사고에 대해 보행자 보다 운전자를 중심으로 보는 잠재된 우리의 인식들과 한국 남성들이 생각하는 공정과 팩트의 진의, 헌법에 명시한 국가의 존재 이유를 망각하고 있는 일련이 사건, 권력자들의 비뚤어진 통치 행위에 대해 1990년생 젊은 작가의 시선으로 냉철하게 비판하고 있다.
책에서 말한 '보통 한국인'이 바로 나다. 한국 중장년 남성이니 말이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젊은이들이 불편해하는 것들을 귀를 기울여야겠다. 작가는 책의 말미에 자신의 소신과 주장을 읽어주신 독자들을 향해 "불편을 끼쳐드렸다면 죄송합니다"라고 정중하게 미안함을 표현하고 있다. '보통 한국인'들도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시선이 불편을 끼쳐드렸다면 더욱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