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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모세 - 믿음의 여정에서 마주하는 열일곱 가지 풍경들
김영봉 지음 / 복있는사람 / 2021년 5월
평점 :
모세, <십계> 영화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성경에서는 그를 모든 사람 가운데서 가장 겸손한 사람이라고 말한다.(민수기 12장 3절 : 모세로 말하자면,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가장 겸손한 사람이다) 남자 아이를 학살하라는 이집트 바로의 명령 속에 모세는 살아남아 공주의 양자로 입적되고 40년 간 특권을 누린다. 살인 혐의를 받고 왕궁에서 도피하여 미디안 광야에서 40년 간 목자로 살아간다. 호렙 산에서 하나님을 만난 후 400백만 이스라엘 백성들의 지도자로 40년 간 살다가 죽는다. 여기에서 지도자의 삶을 살았던 모세를 눈여겨 본다.
"상관하지 않아도 될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받아들이고 아파할 줄 아는 마음이 하나님의 사람에게 가장 필요했습니다" (53쪽)
지도자는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상대방의 고통을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 교감의 역할 중 하나가 교직원들을 돌아보는 일이 되면 좋겠다. 교직원도 사람이다. 가정이 있고 자녀가 있고 부모에게는 귀한 자녀일 수 있다. 살다가 보면 고통이 없는 삶이 어디있겠는가. 그 아픔과 고통을 털어 놓고 위로 받을 수 있는 곳이 학교라면 좋지 않을까. 행정적인 일만 처리하는 교감이 아니라 교직원들의 아픔을 마음으로 공감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지도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지도자는 누군가가 인정해 줄 때 의미가 있다. 힘들 때 도와주는 교감, 부담스러운 업무를 대신 처리해 주는 교감, 어려움이 있을 때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교감이 된다면 진정한 지도자라고 할 수 있겠다.
"한 공동체의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온갖 오해와 비난과 모욕에 노출되는 일입니다. 그런 상처를 견디고 극복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지도자로서 소임을 다할 수 있습니다" (59쪽)
교감은 욕 먹는 자리일 수 밖에 없다. 껄끄러운 일을 부탁해야 할 때도 있고,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복무에 관해서는 어떻든 결재라인이 있는 위치라 때로는 갑과 을의 위치에 있을 수 있기에 '온갖 오해와 비난과 모욕' 에 노출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칭찬과 인정을 받으면 좋겠지만 때로는 교직원들에게 오해와 비난을 받더라도 씩씩되지 않고 그것 조차도 극복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더 단단한 지도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학교 구성원들의 필요를 듣고 반영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고 비난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 '교감, 못 해 먹겠다'
"고통받는 자녀가 부모에게 가장 마음 쓰이는 것처럼, 전능하신 하나님도 이 땅의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가장 마음 쓰십니다" (107쪽), "주변을 돌아보며 밀려나고 뒤쳐진 사람들, 불의한 제도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109쪽) "내가 차별당하지 않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164쪽)
학교 구성원 중에 희생당하는 사람이 누가 있는지 돌아보라는 얘기다. 불의한 제도 때문에 알게 모르게 고통 받는 구성원이 있다면 제일 우선순위에 두고 마음을 써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바쁜 가운데에서도 하루의 일과를 돌아보며 '주변을 돌아보는 일'은 무척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소외 받는 구성원이 없는지, 뒤쳐져 있는 구성원은 없는지 교감은 촉각을 세우고 돌아보아야 한다. 물론 몸이 두 개라도 할 수 없을만큼 바쁠 때도 분명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가 보다.
"우리의 경험과 사회적 편견에 휘둘리지 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의 원인을 보도록 힘써야 합니다" (160쪽)
지도자는 때로는 자신의 경험으로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교감도 마찬가지다. 간혹 선입견으로 직원들을 판단할 수도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갈등이 생겼을 경우 감정에 치우치기 보다 냉철한 이성을 작동해야 할 때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내 마음은 나의 사유지가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사용하는 공유지입니다" (192쪽)
성을 지키는 것보다 마음을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한다. 마음을 지킬 수 있는 사람,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진정한 용사다. 교감은 마음 내키는대로 말해서는 안 된다. 교감은 공인이다. 마음은 얼굴로 드러난다. 분노는 감출 수 없다. 학교 구성원들 중에 교감의 영향력은 남다를 수 있다. 때로는 마음이 내키지 않더라도 해야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공적인 일에서만큼은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어야겠다.
"높은 자리에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싶은 유혹에 이끌린다는 것입니다" (199쪽)
교감의 지위가 높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초중등교육법에 나온 교감의 권한은 학교장 부재 시 권한을 대행할 수 있다라고 나와 있다. 학교장 부재 시가 아니더라도 중요한 일에 책임을 지는 결정을 할 수 있기에 지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권한을 남용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겠지만 그래도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변질될 수 있기에 자신을 컨트롤해 줄 수 있는 제어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내 주장을 절대적인 것으로 내세우지 말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내 의견과 다르다고 싸우려 할 이유도 없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합의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209쪽)
학교 안에서 교감이 주장을 할 만한 사안도 많지 않다. 어찌보면 거의 없다고 봐야겠다.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안을 끌어내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로 바뀌고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는 의견 대립이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지혜로운 대화법은 고집을 피우거나 쌈닭처럼 행동하지 말라는 말이다. 목소리 높이는 사람이 지는거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려는 마음 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요즘은 갑질도 주의해야겠지만 을질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그는 그 자리를 섬기는 자리로 받아들였습니다" (264쪽)
4백만 백성을 이끄는 최고 지도자 모세는 자신의 역할을 섬기는 자리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사회의 어떤 조직이든 지도자들이 섬기는 자세와 마인드로 직임에 충실한다면 직장 내 괴롭힘, 분열과 갈등이 최소화되지 않을까 싶다. 섬기는 것은 희생이 뒤따른다. 단순히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아니기에 삶 속에서 일관되게 행해져야 한다. 섬기는 것은 훈련이 필요하다. 겸손의 표현이다. 지도자가 겸손하다는 것은 행동에서 드러난다. 교감의 역할은 섬기는거다.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교직원, 학교장 등 학교 구성원들을 섬기는 자리가 교감의 자리다. 누리는 자리가 아니다. 자랑하는 자리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힘든 역할이 교감이 역할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