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를 넘어서는 성경읽기 - 성경의 세계를 빚어낸 고대 지중해 문화권의 사회상
랜돌프 리처즈.리처드 제임스 지음, 윤상필 옮김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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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는 새로운 관점, 성경은 개인에게 준 책이 아니라 공동체에게 제시한 책이다!

 

성경을 읽고 나의 삶을 적용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했던 시절이 있었다. 대학생 선교단체에서 매일 아침 일정한 분량의 성경 본문을 읽고 삶을 나누는 '경건의 시간' 이었다. 당시 얇고 아담한 QT집을 정기 구독하며 매일 손에 들고 동아리방에 찾아가 선배의 인도하에 본문을 돌아가면서 읽고 잠시 묵상 하고 자신의 생각을 나눴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시 생각해보면 성경 본문을 극히 개인적인 관점으로 해석한 것 같다. 당연히 적용도 개인적인 면에 치울 때가 많았다. 그때는 그것이 최선이었다. 잠이 많았던 대학 시절 아침 일찍 시간 내어 습관적으로 모여 성경을 줄기차게 읽고 묵상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도전이라고 스스로 칭찬해 보지만 아쉬움감이 없지 않다. 30년이 지난 현재도 성경을 읽고 묵상을 한다. 때로는 바쁘다는 이유로 대충 한 번 쓱 읽어보거나 본문을 해석한 글을 읽고 지나칠 때도 많다. 하지만 성경 본문을 깊게 읽고 관련 본문도 찾아서 여러 군데 찾아 읽어보면서 성경의 본문을 최대한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날의 삶의 적용은 내가 생각하기에도 남달랐던 것 같다. 예전과 달라진 점은 개인적인 관점에서 적용하는 것보다 가족, 공동체, 직장, 교회, 국가 등 집단주의적인 관점에서 본문을 해석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주의를 넘어서는 성경읽기』라는 책은 책의 부제가 말해 주듯이 '성경의 세계를 빚어낸 고대 지중해 문화권의 사회상'을 토대로 성경을 읽어내는 방법에 대해 논하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성경을 집단주의적인 관점에서 읽어야 오독하지 않게 된다는 저자의 주장이다. 오래전 기록되었던 성경은 우리가 잘 아는바와 같이 현대의 문화적 관점으로 읽으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참 많다. 왜 죽은 형의 아내와 결혼해야 되는지, 왜 길손님들을 극진히 대접해야 되는지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성경은 참 어처구니 없는 내용이구나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성경이 기록된 당시 문화와 사람들의 사고방식에서 읽어내면 현대의 사람들이 개인주의에 몰입되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성경은 족장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이들은 족장의 대표들이며 가문과 식솔들을 책임지는 자리에 놓여 있었기에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집단을 책임지기 위한 것이었다. 집단주의적인 관점(친족, 후견, 중개)으로 성경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면 성경의 문맥을 좀 더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신약 성경에서 예수님은 어린 아이처럼 되라고 자주 이야기하셨다. 그 이유가 뭘까? 성경을 오독하게 되면 이렇게 적용하게 된다고 한다. 어린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지라고. 그러나 성경이 씌여진 당시 시대상과 문화, 집단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순수한 마음을 가지라는 극히 개인적인 적용을 벗어나 어린 아이처럼 '낮아지라'라는 사회문화적인 메세지로 접근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권력의 시녀가 된 종교인들, 민족을 뒤로하고 집권 세력에 아첨하고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 주워 먹으려고 하는 권력의 추종자들처럼 사는 삶이 아니라 어린 아이처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낮아지라는 예수님의 간곡한 비유가 원래의 뜻이라고 말한다. 사실 예수님 자신이 하늘의 권력을 내려놓고 인간의 몸으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것처럼 말이다. 

 

사도 바울과 베드로는 첨예하게 대립하던 부분이 있었다. 한치의 양보도 없이 의견이 팽팽했던 이유는 구원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있었다. 바울은 이방인들도 구원을 얻을 수 있다, 반면 베드로는 유대인의 입장에서 바라보았다. 바울과 베드로 모두 집단주의적 관점에서 구원을 바라본 것이다. 개인의 구원보다는 공동체의 구원을 더 강조한 듯 싶다. 오늘날 우리는 그리스도인들을 한 가족의 의미로 형제, 자매로 부른곤 한다. 현대인의 관점에서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생각이다. 개인주의를 넘어 더 세밀하게 개개인주의로 흐르는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개인을 넘어 공동체, 공동체를 넘어 나라와 민족을 염두하라는 메세지는 부담이 되는 게 분명하다. 하지만 기독교의 메세지 자체가 개인에게만 국한되었다면 기독교는 전 세계로 확산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모두가 나 중심으로 생각하고 살아갈 때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시대를 거슬러 나 외에 남을, 나를 넘어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고 섬기고 낮아지는 삶을 살 때 바로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 아닐까 적용해 본다. 

 

https://blog.naver.com/bookwoods/222689628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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