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의가 있었다. 친한 L선배(여)가 왔고 또 다른 P선배(여)와 셋이 회의 끝나고 잠깐 커피를 마셨다. 난 그 전날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옷을 고르다가 다 낑기는 바람에 좌절하여 어쩔 수 없이 허리 부분이 좀 들어간 옷을 선택하여 입고 간 차였다. (그거만 그래도 대충 맞았다..) 걸어다니면서 배에 힘 꽉 주고 숨도 덜 쉬고 하면서 나의 살찐 배를 가리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한 하루였고. 카페 어느 자리를 잡고 앉으려는데, L선배가 말했다.
L: 야야. 너 살 엄청 쪘다. 지하철에서 임산부석 양보할 정도다.
비연: 헉. 제가 코로나 이후로 5키로 넘게 찌긴 했어요..(ㅠ) 그래도 임산부석은..
L: 임산부석 양보해주면 고맙다고 앉아도 되겠다.
비연: 차라리 임신을 했으면 고맙지만.. 그게 고마울 일이 될 수 있나요.
L: 비연아. 비만에는 식욕억제제가 필요하단다. 얼른 하나 사먹어라.
비연: ....
그런 와중에도 난 이 부끄러운 대화를 다 잊고 저녁 약속에 가 엄청 먹어대었고.. 집에 와 옷을 갈아입으면서 백과사전처럼 두꺼워진 뱃살을 보며 생각했다.. 빼야겠구나. 때가 되었다.
어떻게 빼지. 하다가 결심. 하루에 두 끼 샐러드 아니면 과일. 걷기. 요가. 절주.
뱃살을 빼자. 빼고야 말리라. 잘록한 허리로 L선배 앞에 등장할 날을 상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