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첫 구입이다. 월이 나뉘어져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일년이 365일로 쭈욱 연결만 되어 있다면 6월엔 그만 사고 7월에 사야지, 이런 얘길 못할 게 아닌가. 그러면 뭔가를 끊는 지점없이 계속 하는 느낌이 들테고. 이러나 저러나 조삼모사이기는 하지만, 월별로 뭔가를 하는 기분은 나에게 새로운 시작을 매번 하게 하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 암튼 그래서 지난 세월은 다 잊고 7월 들어 '첫' 구입했다.. 라고 강조하고 싶어서 주절주절 댄 거다.
워낙 코로나가 극성이니까.. 오늘 드디어 총리가 교회 예배 이외에는 행사 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해외여행도 자제해달라고 했으니.. 우리의 세상은 정말 2020년 전과 후로 나뉠 모양이다. 그래서 슬라보예 지젝이 썼다는 이 책이 나왔길래 냉큼 구매. 지젝은 이 현상을 뭐라고 했을까, 궁금해서. 포스트코로나 뉴노멀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판이니.
바이러스 감염병은 이렇게 한 순간에 예외적 비상사태를 정상 상태로 바꾸어버렸다. 얼마 동안 지속되다가 일상으로 돌아가리라는 전망은 시들고 바이러스와 동거하는 새로운 일상, 이른바 ‘뉴노멀’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 지젝은 그 뉴노멀을 새로운 공산주의라고 지칭한다. 여기서 말하는 공산주의는 물론 구닥다리 공산주의나 막연한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실행 가능한 정치 원리다. 개인을 버리고 공동체의 집단성을 내세우는 권위주의의 논리가 아니다. 오히려 이미 진행되고 있고 많은 사람이 필수적이라고 느끼는 조치, 더러는 이미 시행되기도 한 조치들을 지칭하는 명칭으로서의 공산주의다. 마스크, 진단키트, 산소호흡기 같은 의료장비부터 곡물 생산과 실업 등, 생명과 생존에 관련된 물품의 생산과 공급을 시장 메커니즘에 의탁하지 않고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조절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알라딘 소개글 中)
소설이 빠질 수 없지.
<레이디 맥베스>는 내가 좋아하는 류의 소설이다. 일단 제목부터가 마음에 들고... 작가의 초기작이라니 흥미진진이다. 사랑을 위해 세 차례에 걸쳐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강렬한 작품이라.. (알라딘 소개글 中) 그 배경이 무엇일지 심리 묘사는 어떻게 하고 있을 지 기대된다.
<사라지지 않는 여름>은 워낙 페이퍼로도 많이 올라온 책이라 한번 봐야지 하고 있었다. 1, 2권으로 나뉜 게 부담스러워서 일단 1권만 구입했고. 재미있으면 2권까지 사봐야지.
부모님의 죽음 이후 할머니와 이모의 손에 맡겨진 캐머런은 빠르게 어른이 되어간다. 영원히 함께할 것 같던 아이린이 떠난 뒤 열여섯 살이 된 캐머런 앞에 모든 걸 바꾼 단 한 사람, 콜리가 나타난다. 그러나 콜리와 캐머런의 아슬아슬한 관계가 탄로 나자, 캐머런의 이모는 동성애 전환치료를 하는 기독교 시설 ‘하나님의 약속’에 캐머런을 보내고 만다. 캐머런은 시설에서 입소생들의 다양한 상처와 욕망을 목격하고 관찰한다. 어떨 때는 주류사회의 일반적인 삶에 편입되고 싶고, 어떨 때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도저히 부정할 수 없어 방황하기도 하는, 열여섯 살 캐머런의 여름은 끝내 어디로 가게 될까? (알라딘 소개글 中)
마침 주문했는데 다락방님의 페이퍼가 올라와 더욱 흥미가 유발된 책이다. 생각보다 진지하게 읽어나가야 할 책인 것 같은데.. 지금 읽고 있는 소설책 덮으면 바로 이 책으로 옮겨 탈 생각이다. 물론 그 동안에 <캘리번과 마녀>도 읽고 <스트레이트 마인드>도 읽어야지. 흠냐.
『마스 룸』의 주인공은 이십대 싱글맘 로미다. 스트립클럽 마스 룸에서 댄서로 일하며 홀로 어린 아들을 키우다, 몇 달 동안 자신을 스토킹해온 오십대 남자의 머리를 공구로 내려쳐 사망에 이르게 한 죄로 두 번의 종신형에 추가 육 년 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남자는 로미를 미행하고 지켜보고, 그녀의 쓰레기를 뒤져 알아낸 번호로 서른 통씩 전화를 걸고, 곳곳에서 불쑥 나타나 괴롭혔지만 법정에선 그 무엇도 다뤄지지 않았다. 이는 스토킹·강간·여성혐오 범죄에 대해 성인지감수성이 현저히 낮은 태도로 일관하는 사법부를 향해 성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알라딘 소개글 中)
안 그래도 요즘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쳐박힌 상태라 이 구절을 읽는데 갑자기 얼굴까지 열이 치솟아 올랐다. 진정..
상당히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인 작가가 50대 후반에 낸 책이다. 모든 걸 남들보다 늦게 했지만, 하면 다 잘해내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북스피어 사장님이 적극 추천한 책이라 (물론 이 책 펴낸 출판사 대표니까 그랬겠지만서도.. 그래도 신뢰 담뿍) 별로 고민하지 않고 구입했다.
무엇보다 7월이 되면,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나로서는 적절한 책이 아닐 수 없다. 7월에는 좋은 날들도 많지만, 떠나지 말았으면 했던 사람들이 떠난 날들이 들어있어 사실, 조금은 조용하고 차분하게 보내게 된다. 가끔 몸도 안 좋아지는 것 같고, 이 시기가 되면.
페미니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으로.. 이제까지 역사적, 과학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모든 방면에서 전방위적으로 여성이 간과되었다는 것을 절렬히 느낀다. 우리가 접하는 사상가들이나 전면에 나서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성들이고 그래서 일반화시켜 말한 좋은 사상 속에서도 여성의 경험과 지위와 처우는 잊혀져 있는 경우가 허다함을 다시금 알게 된다.
영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운동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기술과 노동, 의료, 도시계획, 경제, 정치, 재난 상황 등 16가지 영역에 걸쳐 데이터 공백이 여성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차별의 단면을 면밀하게 보여준다. 그간 은폐되고 누락되었던 여성의 관점과 지식을 복원하는 것이 남녀 모두, 나아가 세상에 어떤 이득이 되는지 시사한다. 방대한 통계 자료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은 젠더를 둘러싼 끊임없는 논쟁과 잘못된 편견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보다 합리적이고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무기를 제공할 것이다. (알라딘 소개글 中)
저자도 같은 생각을 한 것이다. 누락된 여성. 은폐된 여성의 관점. 애써 지워진 여성의 업적... 재미있는 책이 될 것 같다.
이외에도 며칠 전에 두 권을 오프라인으로 구매헀다. 내가 아는 친구가 서점을 해서 가끔 오프라인으로 이 곳에서 구입하곤 하는데, 소중한 책들을 친구의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어서 괜히 기뻤다.
읽을 책이 많으니 잠을 줄여야 하나, 술을 줄여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는 오후다. 아. 배고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