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생활에 대해서 꾸준하게 쓰려고 했었는데 마지막으로 쓴 게 12월. 그러니까 4개월을 훌쩍 보내버린 것 같다. 사람들이 가끔 물어본다. 혼자 사니 어떠십니까.. 흠. 그럭저럭 괜챦습니다.. 라고 대답한다.
혼자 살면서 일어난 변화는...
우선 혼술이 늘었다는 거다.
본가에서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엄마는 집에서 술을 먹는 걸 상당히 싫어하셨기 때문에 맥주 한잔 먹는 것도 눈치 보며 먹어야 했었다. 이제는 내가 안주도 만들어보고 다양한 안주거리도 사오고 술도 와인이며 맥주며 사와서 가끔씩 기분을 낼 때가 생겼다. 물론, 이 횟수가 점점 늘어난다는 게 문제이긴 문제인데.. 이게 혼자 있으면 왠지 술이 땡기고 뭔가 허전하고...
심지어, 며칠 전에는 야구 보면서 치맥까지 했다. 집에 맥주를 많이 두지 않기로 약속했음에도 늘 한두 캔은 있는 바, 한 캔 훌쩍 따서 가져온 치킨이랑 냠냠 먹으면서 야구를 보니, 그다지 직관을 하지 않아도 괜챦겠다는 안일한(?) 생각마저 들었더랬다. 이게 집순이가 되는 지름길이라는데... 흠. 왠지 조심해야 할 것 같은... 그러나 혼술의 맛은 괜챦다. 아직은 누리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일어난 변화라면 살림이 좀 늘었다는 거.
여기에도 어김없이 반주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내가 끓이고 굽고 해서 먹는 음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살림살이에도 흥미가 부쩍 생겨서 자꾸만 사들이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예전엔 관심없던 그릇에 왜 이리 눈길이 가는 지 말이다. 하나씩 둘씩 사는 것도 꽤나 부담이 되는 일인데 계속 쇼핑몰 보관함에 쌓아두면서 야금야금 사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아직은 사다놓은 오븐을 제대로 사용해본 적이 없고 (군고구마만 계속 ㅠ) 뭔가 근사한 요리는 해본 적이 없지만, 먹고 사는 데에 큰 지장은 없이 지내고 있다.
물론 요리만이 살림이겠는가. 빨래, 청소... 아 세상에 가장 하기 싫은 게 청소. 힘만 들고 성과는 미미한.. 가장 극한직무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여기저기 쌓인 먼지 덜어내는 것도 그렇고 닦기도 해야 하고.. 근데 돌아서면 먼지가 또 앉고.. 으악. 무선 청소기가 소리가 이상해지는 게 먼지가 속에 넘 쌓였나 싶기도 한 세월이다. 예전엔 일주일에 두번씩 했지만 이젠 팔목도 아프고 조금은 포기도 되어서 일주일에 한번씩만 겨우 청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엄마는 혼자 사는데 뭐하러 그렇게 청소를 해대냐고 하지만.. 아 먼지 있는 걸 못 참아하는 나.
흠. 일해야겠다. 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