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국이나 찌개를 끓여먹고 싶었으나 사은품으로 냄비가 온다고 해서 계속 꾹 참고 버텨왔다. 냄비가 몇 개씩이나 필요한 것도 아닌데 사은품을 받아서 쓰지 뭐하러 사나 하고 버티고 또 버티고. 결국 그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냄비가 지난 주에 도착했고... 이걸로 뭘 해먹나 하다가 내가 매우 좋아하는 음식이면서도 하기 간편한 된장찌개를 끓여보기로 한 것이다.
아 이거 하나 만드는데도 들어가는 건 왜 이리 많은 지. 된장, 고추장, 다진마늘.. 기본이고... (따로 육수는 안 만듦) 대파와 양파와 고추와 두부와 감자를 송송 썰어서 옆에 대기시키고. 사실은 호박도 넣고 싶었는데 지난 번에 사둔 호박을 꺼내보니... 곰팡이가... ㅜㅜㅜ 안녕 호박. 하고 쓰레기통에 바로 슛 ~ 시키고 그냥 없이 끓였다.
사실 된장찌개는 매우 간단한 음식으로 그냥 된장 끓이다가 있는 재료 몽땅 넣으면 된다 이거다. 약간의 순서라면 좀 딱딱한 감자를 먼저 넣고 두부를 나중에 넣는다 그 정도? 그리고 최후에 대파와 고추를 퐁당퐁당. 내가 뭘 알아서는 아니고 그냥 풍문으로 들은 대로 만들었다. 이런 걸 레시피 보고 만드는 것도 아닌 것 같고 계량컵이나 계량수저도 없어서 대충대충....
만들어서 맛을 보니 약간 짠 것 같기는 한데 (다시다를 혹시나 싶어서 넣었는데 그게 짰나?) 그래도 먹을 만은 했다. 비쥬얼도 그럭저럭 나온 것 같고. 물론 이걸 만들기 위해 동원된 부엌용품은 .... 설겆이를 위해 한 곳에 수북이 쌓였다는 슬픈 이야기.
어쨌든 간만에 찌개가 있는 식사를 한다고 생각하니 마구 설레어서 있던 불고기도 끄집어 내어 굽고 밑반찬도 차례대로 꺼내어 접시마다 곱게 담았다. 꽤 맛나게... 많이.. 먹어버렸다. 일단 이번 주는 이 된장찌개로 버티고... 다음엔 김치찌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