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때리는 영어 표현
이길영 지음 / PUB.365(삼육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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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영어를 접할 수 있는 수많은 통로가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이 잘 안 나오죠. 하지만 제가 한참 영어를 공부할 때는 어학연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아무래도 원어민들이 생활하는 환경에서 직접 부딪쳐야 영어가 빨리 는다는 것이죠. 이번에 읽은 <뼈 때리는 영어표현>은 저자가 겪은 다양한 상황을 소개하며, 영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제가 자주 듣는 표현도 등장했는데요. 바로 “No offense, but~”입니다. “악의는 없지만~”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게 되는데요. 여기에 통상적으로 나오는 대답은 역시나 “None taken”, 괜찮다라는 표현이고 저도 책에 소개된 유사한 표현도 적절히 섞어서 사용해봤던 거 같네요. 이런 상황에 자주 놓이다 보면 굳이 암기를 하지 않아도 경험을 통해 습득하게 되기도 하는 거 같네요. 그리고 재미있는 표현도 기억에 남아요. 제 상황과 잘 맞는 표현이라 그런 것이겠죠. 바로 “I must start again from scratch, 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해입니다.

 호주에서 사용하는 영어가 있죠. "Aussie English"라고 하는데요. 저도 호주식 영어표현을 꽤 안다고 생각했는데, 커피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신기했어요. 아메리카노는 “Long black”, 에스프레소는“Short black”이라고 한대요. 이걸 외우기 쉬운 방법은 호주에서는 커피보다 먼저 물을 붓는다고 해요. 자연스럽게 아메리카노는 “Long black”이 되겠죠. 그리고 “XYZ”라는 말을 들어본적이 있나요? 저는 이걸 칵테일로 알고 있는데요. 또 하나의 뜻이 있더군요. 바로 “Examine Your Zipper”의 준말로 남대문이 열렸어요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또한 정말 재미있는 상황도 만나게 되었는데요. “What's up?, 요즘 잘 지내요?”라는 질문에 그냥 글자 그대로 받아서, 장난스럽게 "Sky, 하늘" "Ceiling, 천장"이라고 받기도 한대요. 저도 다음에는 도전해볼까 합니다. 영어 구문과 단어를 그냥 암기하려면, 금새 까먹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상황 속에서 함께하니 머리에 더 오래 남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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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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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에세이를 좋아하는데요. 때로는 친구와 대화를 하는 거 같고, 때로는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그런 느낌이 저에게는 참 소중하게 다가오거든요. 이번에 읽은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그런 일상의 작은 행복과 함께 동화를 읽는 것 같은 환상적인 느낌까지 주었습니다. 글을 쓰는 그녀가 모아온 지우개와의 작별도 그렇고요. 꿈일까요? 현실일까요? 아니면 환상이었을까요? 아니면 작가만이 가질 수 있는 좋은 직업병? ^^

어린 시절 밖에서 놀았던 그 공간 바로 동네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생각해보면 저 역시 성인이 되어 오랜 시간을 보낸 동네보다 어린 시절에 친구들과 뛰놀던 동네에 대한 기억이 더욱 선명해요. 그때는 모든 것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지금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풍경으로만 남아버린 것 같고요. 다음에는 차로 이동하기 보다는 두발로 걸어서 산책을 해볼까 해요. 그리고 제가 살아가고 있는 이 동네의 냄새와 촉감 그리고 그 풍경까지 보다 선명하게 담아볼까 합니다. 자꾸만 놓치고 있는 것들이 많아지는 거 같네요.

읽은 책을 추천한 것도 좋았는데요. 학창시절 조금은 게으르고 소극적이었던 그녀지만, 자유에 대한 갈망은 엄청 컸다고 해요. 그래서 자유를 테마로 한 5권의 책이 한 줄 소개와 함께 나오던데, 다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일기도 일부 수록되어 있는데요. 서평을 기고하기 위해 쓰면서도 잘 써지지 않아 좌절하지 않거든요. 자신은 소설가니까요. 내 일이 아니니까 그럴 수 있다는 자세가 참 좋았어요. 모든 것을 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욕심 내고 있는 절 돌아보게 됩니다. 빵에 대한 예찬은 어쩌면 저와 그렇게 닮았던지요. 심지어 좋아하는 빵 세가지 중에 호밀빵, 쿠페빵이 그 이유까지 완벽하게 겹쳐서 더욱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편지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 저도 이런저런 편지를 많이 간직하고 있어요. 학창시절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쪽지들까지도요. 누군가는 그런 것은 불필요한 짐이 아니냐며 버리라고 하지만, 저에게는 추억이기에, 그것을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데요. 미니멀리즘을 외치는 요즘에도 여전히 제대로 버릴 줄 모르고 있기에, 그 마음을 이해하는 글이 저에게는 참 큰 힘이 되네요.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를 몇 권 읽었는데, 언제나 기대하던 것 그 이상을 줍니다. 2008년가 그녀가 책을 쓴지 20년이 된 해라고 해요. 그래서 20년이라는 시간에 대해 쓴 글이 참 좋았어요. 이제는 2020년이니 30년이 넘어가고 있네요. 그녀의 30년은 어땠을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다음 에세이에 담겨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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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메이트 2학기
모리 에토 지음, 권일영 옮김 / 스토리텔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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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리 에토의 소설을 떠올리면 감각적이라는 느낌이 제일 먼저 다가와요. 그녀가 그려낸 <클래스 메이트> 역시 딱 그런 소설인데요. 상당히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기타미제2중학교 A반에 진학을 한 24명의 중학생이 24개의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데요. 같은 반에서 그리고 같은 동네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면 그 전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 등장하여 이야기의 흐름이 연결되는데요. 24절기가 1년을 이루는 것처럼 24명의 이야기는 중학교 1학년이라는 시간을 촘촘히 구성합니다.

 언제나 특급열차 같은 언니에게 완행열차 같은 아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치즈루는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변하고 싶다는 열망에 휩싸이는데요. 하지만 초등학교 친구와는 반이 갈리고 아이모토라는 성 때문에 변하지 않는 자리에 앉아서 불안해합니다. 새학년 새반 자리에 따라 친구가 정해지는 것은 여전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심지어 저는 입학식 때 지각하고 반에도 뒤늦게 들어가서 더 어색했었는데, 저와 비슷하게 지각을 한 친구와 친해졌던 기억이 나더군요. 책을 읽다보면 제 학창시절이 자꾸 떠올라서 설레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누구나 그런 고민을 혹은 그런 상황에 빠지는구나 하며 웃기도 했어요. 그때 누군가 다 그런거라고 알려줬다면 조금 더 나았을까요? 하여튼 치즈루 역시 먼저 말을 걸어온 시호린과 함께 용기를 내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는데요. 이후 시호린의 에피소드에서는 레이미까지 세명이 친구가 된 상황이 나오는데요. 정말 셋이라는 숫자는 어렵죠. 저도 그 딜레마에 빠져서 고민했던 적이 있었어서, 그 미묘한 감정들이 더 와 닿더군요.

그리고 유우카와 미나의 갈등 역시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는데요. 비밀이 비밀이 아니고, 서로 나눈 대화에 은근히 연막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나이가 그 시절인가 보네요. 그리고 첫사랑의 풋풋함을 그려낸 발렌타인 초콜릿 에피소드 역시 아기자기 너무 사랑스럽더군요. 그 순수함은 그 시절에만 가능할테니까요. 치즈루가 들려준 이야기가 다시 떠오릅니다. 완행열차라 할지라도 나만의 속도로 달리고 싶다던, 그렇게 가다보면 분명 새로운 풍경이 열릴 것이라는 그 말, 청소년기를 달려가는 A반 학우 24명 아니 우리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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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한국사 365
심용환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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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에 한 페이지, 그렇게 일년 동안 한국사의 지식을 쌓아나갈 수 있는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한국사 365> 사건, 인물, 장소, 유적과 유물, 문화, 학문과 철학, 명문장, 이렇게 일주일을 테마로 구성하고 있어서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기도 해요.

 율곡 이이 동호문답의 일부를 읽어볼 수 있었는데요. 뜻을 세우고 행동하더라도 무실하다면 의미가 없다는 그의 글을 보면서, 경세가로서의 이이의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989 9 1, 서울 북촌 지역의 양반집 부인 300여명이 기고한 여권통문도 인상적이었는데요. 한국 여성 운동의 효시로 평가받는다고 하는데, 남녀평등을 위해서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더군요. 이를 다른 계몽언론에서조차 희한한 일로 여겼다니 아쉽기도 하고요. 또한 탁월한 문장가로 이름을 날렸던 강수는 대장장이 집 딸과 결혼하여, 육두품이라는 신분적 한계에 이어 이런저런 제약을 받았다고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랑을 지켰다니 아름다운 이야기로 기억하게 되네요.

 전에 신라의 왕을 부르는 호칭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그 호칭의 변화와 그 뜻을 살펴보면 신라의 왕권이 강화되는 과정을 함께할 수 있더군요. 그 중에 이사금이 있어요. 치아가 만다는 뜻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그 숫자를 가늠하기 위해 떡을 물었다니 신기하더군요. 일단 그 시대부터 떡이 있었다는 것도 흥미롭고 어떻게 보면 치아보다 입이 큰 것이 유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또한 저승사자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고요. 신윤복의 월하정인에 거꾸로 뜬 달에 대한 이야기는 전에 뉴스에서 본 것과 조금 달라서 추가로 정보를 찾기 위해 이렇게 저렇게 검색해보기도 했네요.  

 서울미래유산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근현대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지정을 했지만 딱히 법적인 보호는 없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어요. 어쩌면 우리가 이렇게 역사를 공부하듯이 미래의 사람들이 역사를 재미있게 공부하기 위해서는 그런 것들이 잘 보존되어야 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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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 이따금 우울하고 불안한 당신을 위한 마음의 구급상자
이두형 지음 / 심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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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부터 참 마음에 와 닿았던 책입니다. 그냥 아주 조금만이라도 괜찮은 하루를 보내고 싶은 요즘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저자인 정신과 의사 이두형, 그가 붙인 수식어도 참 맘에 들었는데요. 그냥 정신과 의사 말고, ‘아는 정신과 의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정말 저도 많이 했거든요. 그런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람과 만나는 것 정말 좋은 경험이었네요.

 지금의 제 상황을 이야기 하다 보면, 우울하다고 말하면, “라는 답을 돌려받곤 하죠.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도리어 위기가 기회가 된 것이라든지, 왜 그 좌절감에 계속 사로잡혀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가끔은 내 멘탈이 약해서 그런가?’라는 자책도 하게 되고요. 그래서일까요? 사람마다 수용가능한 좌절이 다르고, 견뎌낼 만한 슬픔이 다르다는 이야기, 내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읽으며 왠지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가 환자를 대할 때 자주 취하는 자세, 우울한 사람에게 왜 햇빛을 보지 못하냐고 재촉하기보다는 우산을 들고 함께 걸어가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겠죠.

 그리고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으로 잘 안될 때, 누구나 그런 순간이 있겠죠. 저 역시 지금 제 마음이 바라는 것을 억누르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쓰고 있는데요. 정말 잊지 말아야 할 거 같습니다. 이성이 나의 좋은 동반자임을 말이죠. 안 그러면 또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프로이트가 지적한 반복강박에 걸려버리니까요. 이 함정에서 잘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달라졌음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해요. 내 행복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내일의 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만약 제가 어떤 조종키를 쥐고 있다면, 한동안은 정말 이성의 힘을 빌려서만 살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언어의 힘이라든지, 우울한 감정을 다루는 방법, 그리고 힘든 시간을 견디게 해주는 가치의 힘까지 정말 다양한 조언이 있었어요. 요즘 제가 워낙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걸어가고 있기에, 이 책과 함께한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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