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대학원 갈 기회가 두 번정도 있었지만 난 그때마다 "집을 늘려달라, 차를 사달라" 하는 현실적인 요구를 하며, 그렇게 30대가 지나고 4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었다.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면 다이어리 첫 장에 새해 소망으로 "대학원 가기, 다이어트 하기"를 10년정도 적은듯 하다.
바램은 이루어지는 걸까? 용기가 필요했겠지.
그렇게 난 20년만에 박사과정 마무리할 나이에 혹은 교수가 될 나이에 다시 학생이 되었다!!
보림이의 "엄마 학생 되신거 축하드려요. 이제 시험기간에 저희랑 같이 공부하면 되겠네요. 힘들겠지만 열공하세요....(이하생략)" 하는 편지가 사랑스럽다.
지난주 개강을 했지만 휴강이었기에 어제가(22분차로) 사실상 첫수업이었다. 신청한 과목은 <장서개발론>인데 석, 박사과정이 함께 수강을 해서 그런지 학생수가 좀 많은 16명이다.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교수님은 동안이신 얼굴에 시종일관 미소 가득한 얼굴로 편안하게 수업을 하신다.
도서관의 합리적인 장서 개발을 위해서는 이용자에 대한 분석 및 연구가 필요하며,
자료를 선정하는 사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하기에 과제로 책 읽고 서평 발표하기를 한단다.
담주부터 시작되는 발표하기 과제.
그 순간 난 요네하라 마리의 교양노트와 대단한 책을 하겠다는 생각^*^
교수님은 다양한 책 소개를 하셨는데,
베스트셀러인 <아프니까 청춘이다> 책을 출판한 샘앤파커스 대표의 예를 든다.
잘 팔리는 책을 만들기 위해 제목에 고심하는 대표의 노하우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하면서
사서도 이용자가 어떤 책을 원하는지, 어떤 책을 읽는지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신다.

요즘 핫 트렌드인 조국교수를 직접 만나본 이야기를 하면서 그렇게 잘생기고, 말도 조리있게 잘하고, 키도 훤칠한, 거기다 목소리까지 좋은 완벽한 남자 조벽교수는 왜 진보주의자의 노선을 걸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잠시 토론을 하기도......
일본 유학파 답게 일본에 대해 꿰뚫고 계시다는 교수님은 <약해지지마> 시집도 소개하신다.
저자는 올해 100세의 할머니로 책, 음악, dance를 좋아하며 90세에 시를 쓰기 시작했고,
산케이신문에 실었던 시를 모아 책을 만들었다는...
도전하는 자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씀 하신다.
그외에도 샌델교수 강의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눴다. 샌델교수도 핸섬하고, 강의도 잘한다는.... ㅋㅋ
가만보면 교수님 취향과 내 취향은 참으로 비슷하더라는. 말하는 스타일도 비슷하고.

한 학기동안 사용할 교재
오늘 수업은 1시간만에 끝내셨다. 3시간짜리 수업이지만 2시간은 넘지 않을듯한 행복한 예감.
그리고 한 학기동안 편하게 책 읽은 이야기 할 생각하니 신.난.다!!!
역시 대학원 수업은 여유가 있네^*^
여우꼬리)
물론 내일은 원서로 수업하며 한 챕터씩 번역후 요약본을 파일로 제출하고 프리젠테이션으로 발표해야 하는 엄청난 고난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