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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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즈음하여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 새판짜기>(미들하우스), <나쁜 사마리아인들>, <법률사무소 김앤장> 등 책으로 계속 출간되고 있습니다. 이는 개발독재 시대를 우려하는 출판계와 학계의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내놓은 해법으로는 약자와 강자의 화합이거나 약자들의 연대와 저항 등 다양한 모양으로 나타나지만 궁극적으로는 '관계의 재구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의 사랑에 관한 두 책이 소개되었습니다. <내 왼쪽 무릎에 박힌 별>(푸른숲)의 작가 모모 카포르는 소중하게 가꾸고 지켜나가는 사랑의 모습, <첫사랑>(낭기열라)의 페르 닐손은 첫사랑이 흘러가는 야릇한 시간들을 기가 막히게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미 지나간 사랑이든, 현재 진행형인 사랑이든 '사랑'이란 인간을 키워내는 토양임에는 분명합니다. - 편집자




◈ 경제사회

민 대중이 집권자가 시혜적으로 던져주는 것을 받아먹는 수동적인 위치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자신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스스로 행동하는 능동적 주체로 나서는 거지요. …… 지금까지 침묵했던 수동적 대중들이 그런 법적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기득권 구조를 바꿔낼 수 있는, 밑으로부터의 개혁이라는 의미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개혁은 국민이 자기 이익을 위해 스스로 행동하는, 그리고 그 성공의 경험을 축적하는 그런 방식의 개혁이어야 해요

그들의 비판에 수긍이 가는 이유는 그들이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한 명은 노무현 정부 안에서 경제 정책을 주도한 경제학자로서 자신이 입안한 정책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똑바로 목도했다. 한 명은 지속적으로 경제 시민운동을 전개한 행동주의 경제학자로서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경제 모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던져 왔다는 점에서 신뢰를 가질 수 있다. 때문에 그들은 경제학자들이 범할 수 있는 거대담론이나 이론에 함몰되지 않고 현장성 있게 한국경제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

‘양심과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직하고 싶다’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거짓말을 하든 도덕성을 저버리든 간에 ‘경제’만 살린다면 모든 것이 용서가 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경제살리기’란 우리 사회의 경제주체들이 공정한 룰 속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노동자, 자영업자, 일반 시민들이 소박한 삶을 안온하게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최소한 품격 있는 시민으로서 ‘천민자본주의’라는 말은 듣지 말아야 한다는 게 이들의 결론이다. 천민자본주의 세상이 된다면 우리는 당연히 ‘천민’이 되는 것이다.

☆ 한국경제 새판짜기, 김상조 외(대담집) / 미들하우스 (2007)



글쓴이 : 알지나무

 



마의 정치가이자 철학자 키케로는 “과거에 어떤 일이 이루어졌는지 알지 못한다면 항상 어린 아이처럼 지내는 셈이다. 과거의 노력을 무시한다면 세계는 늘 지식의 유아기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키케로의 이 말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발전 정책을 계획하는 분야에서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이 말의 중요성은 이 분야에서 가장 흔히 간과되고 있다.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역사적 경험들은 많지만, 우리는 이런 경험에서 배우려고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오늘날의 부자 나라들이 자유 무역과 자유 시장 정책을 통해 발전했다는 널리 알려진 신화를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98~99쪽)

‘개구리가 올챙이 적 일을 생각하지 못한다’는 우리나라의 속담에 꼭 맞아떨어지는 사람들이 바로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다. 성경 속의 착한 사마리아인은 욕심이 많기로 평판이 좋지 못한 족속이지만, 예수의 시험을 받은 한 사마리아인은 강도를 당해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나쁜 사마리아인은 나쁜 의도는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나쁜 일을 하게되는 사람을 말한다. 두 사마리아인은 자신이 착한 일을 행한다고 믿는다는 공통점까지도 가지지만, 나쁜 사마리아인은 잘 못된 것을 선행으로 알고 행함으로써 나쁜 결과만을 가져오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나쁜 사마리아인은 ‘더 나쁜 사마리아인’이 된다. 나쁜 짓을 나쁜 짓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양심의 가책에 항상 압박을 받지만, 자신의 일을 착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양심의 가책 없이 영원히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믿기 때문이다. 그것이 곧 ‘이데올로그’다.

반면 장하준은 자신의 아들인 진규의 예를 들며 아이를 어떻게 기를 것인가에 대해서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한다. 사마리아인들은 여섯 살때부터 생계에 참여해서 세계의 당당한 일원이 되라고 요청하는 반면, 장하준은 아이를 큰 인물로 키우고 싶기 때문에 일정한 기한까지는 부모의 보호와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여섯 살때부터 생계에 참여하는 것이 옳지 않은 일은 아니지만, 그럴 경우 평생 원시적인 노동과 그에 따른 수입밖에 얻지 못하기 때문에 뇌과학자나 변호사 같은 고급 직종은 꿈도 꿀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을 기업에 적용해도 똑같다. 자본과 시장을 개방해 버리면 경쟁력이 부족한 국가의 기업은 고사하고 영원히 세계의 리더가 되지 못한다. 노키아는 17년이라는 시간 동안 적자를 내면서 투자를 했기 때문에 세계 1류의 전자회사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만약 17년 전에 개방을 했다면 아직도 강대국의 조그마한 하청 중소기업에 머물렀을 것이라고 예견한다. 모든 장벽을 깨고 자유롭게 경쟁해야 한다는 사마리아인들의 주장과 국가와 기업의 상생, 선진국과 개도국의 상생을 통해 서로 윈-윈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장하준의 주장은 옳다 그르다를 떠나 많은 논쟁의 여지를 선사해 준다.

☆ 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이순희 옮김) / 부키 (2007)

글쓴이 :
알지나무


◈ 청소년

랑이란 대체 무엇일까? 『내 왼쪽 무릎에 박힌 별』의 작가 모모 카포르는 고요한 눈빛으로 하염없이 별을 바라보고, 아름다운 꽃을 선물하며, 새로 산 자전거를 가장 먼저 타게 해주고, 하트를 정성껏 그린 다음 그 안에 두 사람의 이름을 함께 적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첫사랑』의 작가 페르 닐손은 그 사랑이 시작되기 이전에는 소년이었다가 그 사랑이 끝난 이후엔 남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청소년기에 겪는 사랑은 생애 처음이라는 것 때문에 아픔과 상처가 깊지만 시간이 상처도 치유할 수 있다는 걸 서서히 알게 되면서 그만큼 성숙하게 만드는 것이 사랑이라는 걸 보여준다.

생텍쥐페리의『어린왕자』가 '길들이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면 모모 카포르가 말하는 사랑은 '지켜나가는 것'이다. 사랑을 시작하고 그 사랑을 변함없는 마음으로 지켜나간다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그 사랑에게 너만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내 마음은 결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믿음을 주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눈길이 가는 것은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내 왼쪽 무릎에 박힌 별』(푸른숲, 2007년)은 진정한 사랑은 과연 무엇이며 그 사랑을 어떻게 지켜나가야 하는가? 라는 만만찮은 주제를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작가 특유의 동화적 상상력으로 예쁜 일러스트와 더불어 따뜻하고 아름답게 빚어냈다.

유독 이성에 관심이 많아지는 청소년들에게 사랑은 이제 패스트푸드와 같은 일회용 사랑일 뿐이다. 예전보다 쉽게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에 사랑의 가치를 따지기보다는 헤어지는 일이 더 쉬운 그들에게 참사랑의 본질과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어쩌면 시급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내 왼쪽 무릎에 박힌 별』은 '사랑은 손만 뻗치면 닿을 만큼 늘 가까이에 있지만 정성 들여 가꾸지 않으면 금세 사라져 버리고 만다'는 평범하지만 중요한 진리를 깨닫게 해 준다.

☆ 내 왼쪽 무릎에 박힌 별, 모모 카포르(김지향 옮김) / 푸른숲 (2007)


르 닐손의 『첫사랑』(낭기열라, 2007년)은 십대들의 사랑과 성性, 그 달콤씁슬한 통과의례를 진솔하게 다룬 청소년 로맨스 소설이다. 첫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인상 깊게 연출해낸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최근 상대방에게 퇴짜를 맞은 십대라면 누구라도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십대가 아니더라도 아련한 첫사랑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첫사랑』은 첫 눈에 반한 상대에게 '사랑의 기쁨'을 느끼기 전과 '사랑의 기쁨'을 느낀 후의 이야기를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독특하고 인상적으로 풀어 놓았다.

제목처럼 '첫사랑'이라는 것은 이미 지난 간 사랑을 말한다. 그 사랑은 과거가 되었기에 아픔과 상처가 고스란히 마음에 남아 있을 것이다. 처음 그 사랑을 만나 기쁨에 들뜨고 행복했던 순간은 사라지고 이젠 실연의 아픔을 겪어야 하는 과정, 과연 그 아픔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걸까? 어른들에겐 충분히 예측 가능한 첫사랑의 모습이지만 페르 닐손은 그들의 소란스러운 관계를 조심스럽게 밟아가면서 십대들의 생각과 감수성을 간결한 문장으로 섬세하게 드러냈다.

☆ 첫사랑, 페르 닐손(정지현 옮김) / 낭기열라 (2007)

글쓴이 : 알지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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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30 09: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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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한 사람들












이번 주부터 리더스가이드에 들어오는 책들을 중심으로 신간브리핑을 하게 되었습니다. 알지 회원님들과 운영자들의 취향이 제각각인지라 여러 분야의 책들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주의 신간브리핑>은 리더스가이드 회원들과 운영자들이 직접 읽고 추천할 만한 책만을 골라 한땀한땀 채워가는 착실한 도서정보 콘텐츠입니다.


신문을 창간하면서 기자들은 하루하루를 빚갚는 마음으로 산다고 합니다. "결호(缺號)를 내지 않는다"는 절대원칙을 지켜가며 기사를 애써 채워갑니다. <신간브리핑>을 힘들게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운영자들이 일주일에 2~3권씩 읽으며 원고를 만들었지만, 이제는 모든 회원들이 한권씩 감명깊은 책을 소개하며 착실하고 다양한 코너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래서 첫주의 책들은 인간적인 주제가 되었습니다. 조선시대를 군림하였지만, 이보다 조선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히 투쟁했던 왕들의 내면을 살펴보는 기회이자 그 관계의 역사적 의미를 궁금해하시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왕의 투쟁, 페이퍼로드) 마르크스는 노동자와 탄압받는 이의 관점에서 기록되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휴머니즘'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지적이고 낭만적인 철학자 에리히 프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에리히 프롬, 마르크스를 말하다>(에코의서재)에서 그 향취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일상적인 생활의 언어를 통해 삶을 차분히 관조하듯 그려가는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문학동네)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베트남 이곳저곳의 풍경을 그림과 함께 수놓은 엽서 같은 책 <베트남 그림여행>(북노마드)에서 감성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편집자


◈ 역사

선시대 왕과 신하의 관계를 성군과 폭군으로 알려진 네 명의 왕을 통해 조망했다. 조선시대의 역사, 위기 극복, 그리고 임금에 대한 다양한 역사서가 있어왔다. 하지만, 이 책만큼 성리학을 지배이념으로 한 조선조 임금과 신하들의 관계 속에 있는 밝음과 어두움을 잘 보여주고, 폭군과 성군이 종이 한 장 만큼의 차이로도 가능한 상황설명을 잘해주고 있지는 않다. 그런 만큼 이 책을 역사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조선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해 보려는 사람들에게 권해주기에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만인지상의 위치,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조선시대 왕들의 고민은 무엇일까? 권력을 잡기위해 힘쓴 조상 덕에 왕에 오를 핏줄을 이어받고, 지난한 권력투쟁의 과정을 통해서 등장한 왕. 조선 팔도가 임금의 것이요. 하늘과 같은 존재인 임금을 누가 감히 따지고 피곤하게 할까?

조선조에 들어서 유교의 원리를 지배이념으로 삼으면서 성리학은 임금에게도 도리가 있고, 신하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백성들의 어버이가 되도록 매일 실천하여야 한다는 ‘마땅한’이념이 자리 잡았다. 그래서 언관들은 각종 경전해석을 연구하여 임금에게 건의하고, 의정부에서는 조정의 업무를 담당하게 하였다. 임금도 신하들과 함께 경연을 통해 지배 이념에 대한 학습을 토론식으로 수업하여야 했다. 성리학에 심취한 선비들은 목숨을 걸고 상소로 임금을 비판한다. 한편으로 피곤하고 한편으로 귀찮고 한편으로는 가당찮다. 이런 끊임없는 견제는 절대권위의 왕으로서는 이런 말을 하고 싶을지 모른다.

“에이 피곤하니 내쫓자, 귀양 보내자 해도 또 들어오는 관료들이 그 모양이고, 좀 심하게 몰아치니 싶으니 쓸 만한 인간들 모두 일하려 하지 않는 사보타지를 감행한다. 무엄한 것들. 나를 이해해줄 후중을 찾아 위안을 얻으려하니 대비전에서 또 말이 나온다. 무시하려 하니 이제는 쿠테타가 왕를 기다린다. 그래 어쩌면 차라리 목숨만 살려주어 시골에 가서 나의 시간을 가진들 어떠하리~! ”

조선조뿐만 아니라 현세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언론과 언로의 보장은 중요하다. 도와 의를 숭상한 선비들이 ‘실’을 숭배하지 않아 조선이 망했다고 하지만, 자기 이득만 추구하는 언론 권력들이 ‘도’와 ‘의’에 대한 배반이 존재하는 비뚤어진 현세를 새롭게 보게 하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기쁨이다.

☆ 왕의 투쟁 / 함규진 / 페이퍼로드(2007)

 

◈ 철학

연 현실의 좌파는 있는가? 좌파에 대한 정의조차 모호한 이때에 ‘좌파는 휴머니스트이다’라고 말하고 싶은 내용을 담은 책이다. 자본주의 모순은 극대화 하지만 아직 대안에 대한 모색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우리들의 현실에서는 마르크스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필요한 이유가 되는 지도 모른다. 저자는 ‘마르크스의 사상의 본질은 개인과 전체가 서로의 발전과 행복을 돕는체제, 다른 무엇보다도 개인으로서의 인간이 목적이 되는 체제이다. ’라고 강조한다.


우리에게는 『사랑의 기술』, 『자유로부터의 도피』, 『소유냐 존재냐』 등의 철학적 에세이들로 잘 알려진 에리히 프롬이 마르크스를 휴머니즘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했다. 마르크스의 사상이 경제주의적이고 쾌락주의적인 유물론이라는 비판과 개인의 창의성을 부정하고 인간을 획일적으로 몰고갔다는 세간의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논지를 펴고 있다.

마르크스의 사상은 한마디로 저항의 철학이다. 그의 철학에는 인간의 소외, 그러니까 인간이 자신을 잃어버리고 하나의 사물로 변모하는 사태에 대한 저항이 담겨있다. 이런 저항의 정신의 밑바탕은 휴머니즘이다. 저자는 스스로 이탈리아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나 자산을 마르크스주의자라고 규정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말은 또한 휴머니스트라는 뜻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휴머니즘 관점에서 바라보는 마르크스의 사상은 인간성이 끊임없이 상실되어가고, 갈수록 생산의 노예가 되어가는 현실의 우리 모습을 새롭게 바라보는 좋은 가이드가 되지 않을까싶다.

☆ 에리히 프롬, 마르크스를 말하다/ 에리히프롬(최재봉 옮김) / 에코의서재(2007)

 

◈ 문학

'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로 손꼽히는 레이먼드 카버는 20세기 후반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대성당』(레이먼드 카버 지음/김연수 옮김/문학동네 2007년)은 전미비평가모임상과 퓰리처상 후보에 오르는 등 단편작가로서 절정기에 올라있던 레이먼드 카버의 문학적 성과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집이다. 그는 이 작품에 수록된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과 「대성당」을 두고 그 두 작품이 살아남는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버의 문체는 늘 간결하고 일상적인 대화로 삶의 상처들을 무심하게 내뱉으며 소통을 구하고 있다. 특히 위의 두 작품이 보여주는 소통의 단절은 그 절정을 보여줌과 동시에 진정한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우리들이 쓰는 모든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전적이다"라고 말한 바 있는 카버는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고 스물두 살에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으며 실직과 알코올 중독 등으로 힘겨운 삶을 살았다. 그런 경험들이 고스란히 그의 작품 속에 녹아든 것은 그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글쓰기밖에 할 수 없었음을 보여준다. 카버가 말하는 삶이란 희망을 품는 순간 사라지는 신기루와 같다. 그래서 독자들로 하여금 무의미하고 무심한 등장인물들의 태도에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카버가 독자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그런 불편함과 고통을 동정이나 연민이 아닌 적확한 언어로 표현함에 있다.

1983년에 출간한 『대성당』은 미국의 평범한 소시민들이 주인공이다. 그들은 서로 단절된 채 소통하지 못하거나, 자신이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전전긍긍하거나, 직장을 잃거나 알코올에 취해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듯하지만 실상 그들의 삶은 어딘지 어긋나 있는데다 삶의 방향 감각마저 상실한 상태다. 카버는 간결한 문체와 일상적인 대화로 이들의 삶을 스케치하듯 보여준다.

2007년 황순원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김연수의 번역으로 카버의 작품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가능한 의역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체로 카버 소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미학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2007)

 

◈ 취미

트남은 요즘 떠오르는 여행지이다. 그곳을 '여행하는 사람' 최수진이 두 번이나 다녀왔다. 호치민에서 하노이까지 베트남 종단 여행을 하더니 그게 아쉬웠는지 '사파'로 다시 찾아가 머무는 여행을 했다. 그 기록들이 고스란히 『베트남 그림여행』(최수진 글·그림·사진/북노마드 2007년)에 담겨 있다.

최수진의 글은 유쾌하고 물먹은 듯한 색들이 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 베트남 스케치는 사진이 주는 매력도 좋지만 사진에 길들인 우리의 눈을 반짝이게 만들기도 한다. 도착하자마자 내리는 비를 헤치고 버스를 타면서 시작된 그녀의 베트남 종단여행은 호치민을 시작으로 무이네, 달랏, 락 호수, 호이 안, 사파, 하롱 만을 거치면서 보고 듣고 경험한 이야기들을 친구에게 편지 쓰듯, 블로그에 글을 올리듯 소제목을 담아 그곳의 정보를 알려준다.

무이 네에는 Desert가 아니라 Dune이 있을 뿐이며, 베트남의 카페는 우리네 '서울집', '마포상사', '최씨네'와 같은 영업소를 일컫는 일반적인 명칭이고, 달랏에 가면 그곳의 명물인 이지라이더(자유계약직 오토바이 가이드)를 타고 관광을 할 것이며, 하롱 만에서는 꼭 보트 위에서 하룻밤을 자 보길 권유한다. 그리고 그가 다시 찾은 사파, 방에 들어온 구름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모든 것을 잊고 머물게 만든 그곳에서 현지인이 되어 머물러보길 권하기도 한다. 어떤 여행 가이드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감성이 뚝뚝 묻어나는 그림으로 채워진 최수진의 유쾌한 베트남 여행 에세이, 따뜻함이 전해온다.

☆ 베트남 그림여행, 최수진(글과 그림) / 북노마드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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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를 정리하고,
빌린 그릇이며 물어야 할 것들을 다 해결하고
마당에 묻은 물떼를 지우고,
사십구재 때문에 절에도 다녀오고
어머니 귀 얼얼하다고 해서
손잡고 이비인후과에도 몇 번 다녀왔습니다.

오늘도 점심 먹고 병원 갔다 왔냐고 여쭈는데.
한말씀 하십니다.

"승주나무야~
직접 와서 부조한 사람이든, 전화로 한 사람이든, 사소하게 말 한마디라도 건넨 사람이든
꼭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한다.
정석대로 하면 부조를 한 만큼
답례품을 돌리는 게 원칙이지만,
그게 안 되더라도 꼭 전화해서 답례를 해야 하는 기야"

그러고 보니 옛날에 어머니에 대한 일화가 생각납니다.

국민학교 때 소풍 가서 사진을 찍었었죠.

"승주나무야~
네 돈 주고 필름을 찾을 때는 애들에게 필름값을 받지 말고
친구가 자기 돈으로 필름을 찾을 때는
반드시 네 몫으로 필름값을 주도록 해라."

그 어릴 적에도 '수지타산'이 있어서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네"하고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여러 모로 현명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나에게 매우 신비롭고 특이한 의미인데,
이런 것을 저는 참 좋아합니다.
이름하야 "어머니의 모순"이라고 할까요^^

지금 걸린 일들을 후딱 처리하고 짬이 좀 남으면
틈틈이 찾아뵙고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인사를 해야겠습니다.
전화기의 온도가 식지 않도록 따뜻한 위로전화와 위로문자를 주신 것하며, 
블로그 방명록에 무수히 남기신 위로의 말 하며,
메일로 보내주신 위로 하며,
승주나무와 관련된 글에 남긴 댓글들 하며,
제가 남긴 글에 대한 댓글들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IT 시대의 새로운 풍속도를 경험한 것도 참 소중한 일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시키기 전에 고맙다는 말을 일일이 전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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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5 18: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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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5 18: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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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1-15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의 인생관이 정말 훌륭하시네요. 멋진 어머님!! 그래서 승주나무님이 멋진건가요? ^^
어머님이나 승주나무님이나 힘내세요. 이렇게 멋진 아내와 아드님을 두셧으니 아버님의 한평생이 후회없을만큼 행복하셨을거예요.

2008-01-16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적오리 2008-01-16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모순이죠. ^^
 

 
   
 

M군! 하늘을 꾸짖고 땅을 눈흘긴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M군 M군! 어머니는 돌아가시었네. 세상에 나오신 지 오십년에 밝은 날 하루를 보시지 못하시고 이렇다는 불평의 말씀 한 마디도 못하여 보시고 그대로 이역(異域)의 차디찬 흙 속에 길이 잠드시고 말았네. 불효한 이 자식을 원망하시며 쓰라렸던 이 세상을 저주하시며 어머님의 외롭고 불쌍한 영혼은 얼마나 이 이역 하늘에 수없이 방황하실 것인가. 죽음! 과연 죽음이라는 것이 무엇이겠나 사람들은 얼마나 그 죽음을 무서워하며 얼마나 어렵게 알고 있나. 그러나 그 무서운 죽음, 그 어려운 죽음이라는 것이 마침내는 그렇게도 우습고 그렇게도 하잘것 없이 쉬운 것이더란 말인가……
오십년 동안 기구한 목숨을 이어오시던 어머님이 하루아침에 그야말로 풀잎에 맺혔던 이슬과 같이 사라지고 마시는 것을 보니 인생이라는 것이 그다지도 허무하더라는 것을 느낄 대로 느꼈네.


 - 이상(李箱) 소설 「十二月 十二日」

 
   

 

 

'소부니모들'이라 불리는 곳에 처한 가족공동묘지는 오름과 봉우리가 바라보이고 일출봉이 베개처럼 뉘인 편안한 곳이었습니다. 그날은 봄날처럼 햇살이 비추고 바람도 아버님의 덕성처럼 잦아들었습니다.
매서운 겨울 바람으로 유명한 성산포 상가(喪家)에는 제기를 차도 될 만큼 한가한 미풍이 머물러 상주(喪主)는 몹시도 수월하게 큰일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혹 큰일이 있는 날 날씨가 궂으면 제주에서는 "상주가 복이 없어서..."라고 속삭이는 소리가 돌곤 하는데, 당신은 그 일까지 염두에 두고 가셨겠지요. 당신의 어머님이 백(百)에서 터럭 하나가 모자란 나이에 돌아가신 날(백수(白壽) : 99세)에도 시끄럽던 비바람이 몸 뉘실 때 거짓말처럼 잦아들었지요.

 

살아 생전에 이 아들은 뜻이 꺾인 괴로움을 지우려는 아버님의 몸부림을 오래도록 보아야 했습니다. 물론 잡기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거나 좋지도 않은 술과 담배를 몸에 붙이고 살아온 세월에 가족들이 몹시도 원망을 하였겠지만 그것은 결과일 뿐 당신을 좌절시킨 것이 무엇인지 내내 궁금했습니다. 짧게는 제 유년에, 병마에서 저를 건져내며 가세가 기울어진 즈음일까요. 결국 동네에서 "살릴 아이는 죽고, 죽을 아이는 살렸다"는 소리를 기어코 듣고 만 제가 이렇게 남아 당신의 유훈(遺訓)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길게는 창창하던 젊은 시절 일본 밀항에 실패하고 3~4년을 허송세월로 버리고 모아둔 자산을 모두 버릴 수밖에 없었던 그때일까요.

아들은 모릅니다. 아버지가 끝내 일어나실 수 없도록 옥죄었던 그 악연을. 그것이 악연이라면 반드시 나에게도 찾아올 테니, 저는 아버지에게 이 악연을 물리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염치 불구하고 전합니다.

서울에서 벗들이 먼 길을 넘고 찾아왔습니다. 당신의 영전에 절을 하고 지친 저를 위로하고 갔습니다. 먼 길을 오지 못하는 남은 벗들의 뜻도 전하고 갔습니다. 그들에게서는 바쁜 일상의 내음이 배어왔습니다. 제가 일상으로 얼른 돌아오도록 재촉하는 내음이겠지요. '눈물은 내려가고, 숟가락은 올라가고'라는 제주의 오래된 말이 있다지요. 사람의 마음이야 옷고름처럼 매고 풀고를 간단하게 하지는 못하겠지만, 저는 슬픔을 뒤로 하고 돌아갑니다. 그날 뿌리지 못한 눈물은 평생 흘리겠습니다. 사실 아직도 당신의 죽음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임종의 고통 없이 편안하게 가셨다고, 안방의 따뜻한 구들에서 가셨다고 호상 중의 호상이라고 말들 하지만, 한창 달려갈 나이에 호상이 무슨 말이겠습니까. 그리고 저는 끝내 임종도 지켜드리지 못한 불효자로 남고 말았습니다. 당신이 생전에 남기신 뜻은 제가 아버님 나이가 되더라도 깨닫지 못하겠지만, 아버님을 붙잡은 악연에 다시는 빠지는 일이 없도록 조신하겠습니다.
아버님 영전에 긴 절을 바칩니다.


※ 덧붙여
잘 알지 못하는 이웃의 불행을 따뜻하게 위로해주신 분들이 대단히 많습니다. 일일이 호명하여 감사를 표하는 것이 옳은 일이나 좋은 기회를 기다려 감사의 뜻을 전하겠습니다. 일상에서 찾아뵙겠습니다.

 

 

 

 <국민학교를 마치고 마당 앞에서 찍은, 끝내 영정 앞에 모셔진 사진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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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2 2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2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2 2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8-01-12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당한 위로의 말이 떠오르질 않습니다. 그저 힘내시라는 말을 보태봅니다. 시간에 의해 자연스레 치유가 될 날이 올 테지요.

2008-01-14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리 서른 살 전후의 평기자들, 특히 4층에 있던 문화, 경제, 국제부 기자와 편집부 기자가 자주 모였다. 이문재, 남문희, 장영희, 성우제. 하도 자주 모여서, 나는 우리 패거리를 '이남장성'이라 불렀다. ...
1989년 이후 '다다'(회사 주변의 술을 파는 본부ㅋ)는 시사저널의 '부동산'이었다. 우리는 다다에 모여, 씹어 댔다. 오징어를 씹어 대며, 선배들을 씹어 댔고, 시대를 씹어 댔고, 살아온 날들을 씹어 댔다. 그 좁은 카페에서 우리는 노래를 불럿고, 춤을 췄다. 서로 주먹질을 하고, 부둥켜안고 울었다. - <기자로 산다는 것> 48쪽
 
   



'이남장성' 중에서 이문재는 자주 놀던 문단으로 흘러갔고, 성우제는 캐나다에 옷 팔러 떠나가 종종 소설을 쓴다고도 하는데, 요즘은 소설 말고 '특종' 같은 것을 가끔 쓴다고 한다. 남은 두 평기자 남문희와 장영희는 시사IN의 유일한 두 명의 '전문기자'가 되었다. 남문희('ㅁ'밭침을 빠뜨리지 않도록 주의할 것)는 한반도 전문기자로 추리소설과 논문과 기사의 범위를 넘나들며 신비로운 별명을 얻었다.
'수수께끼의 기사, 수수께끼의 기자'(위의 책 129쪽)

장영희 기자(이문재의 나와바리가 윗줄에서 끝났으니 이제부터는 호칭을 부여함)는 '경제전문기자'가 되었다. 남문희 기자에 비해 장영희 기자의 칼럼은 다소 평이한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도 전문적인 영역을 커버한다. 가끔 커버스토리에서 만나는 기자가 무서울 때도 있지만, '경제칼럼'으로 돌아온 기자는 자상한 큰누나 같다.


<앞에 마이크를 들고 미소짓는 사람이 '장영희' 기자. 그 뒤에 시무룩텁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가 '남문희' 기자. 장영희 기자 오른쪽에서 경청하는 안경낀 이는 김은남 기자..(현재 김 기자는 뉴욕 채류하면서 특파원 학습중) 장영희 기자 왼쪽에 선 이는 이숙이 뉴스총괄팀장(한때 정치부 기자)> 

안은주 기자의 인사글에 '시리즈'로 응수한 나의 댓글에 장영희 기자가 '시리즈 인사'를 이어갔고, 거기에 내가 리플을 달았다.


안은주 기자의 인사글 : http://www.sisain.co.kr/bbs/list.html?table=bbs_1&idxno=5364&page=3&total=582&sc_area=&sc_word=

 

 

무자년의 태양이 이글거리겠지요
 작성자 : 장영희  2007-12-31 17:33:08   조회: 81   

안은주 선수의 글을 읽다가 안일님의 댓글, '시리즈'에 꽂혀
미칠 것 같았던 그 여름의 그 시리즈가 생각나서,
다시 반복해서 미칠 것 같았지만, 독자와 기자가 함께 했던
그 릴레이의 '유쾌함'이 생각나서 기꺼이 동참합니다.

안선수 말대로 독자, 그대들이 있어 우리는 견뎠습니다.
그리고 살아 남았습니다.
어어 하면서 얼굴 벌개져서 올해는 어찌어찌 왔지만,
내년 무자년은 다를 것입니다. 아니 달라야 할 것입니다.
독자의, 시장의 가혹한 평가가 시사IN의 명운을 가를 것입니다.

그래도 애정이 아직 사하지 않은 분들은
시사IN이 좋다고 등을 두들겨 주시지만,
제 주위의 많은 분들은 냉정해지고 있습니다.
날카로움이 무디어졌다고 하십니다.
발로 쓴 팩트를 찾아보기 어려운 기사가 적지 않다고 하십니다.

품위가, 우아함이 사라진 것을 안타깝다고 하시는 분은 더 많습니다.
글 맛을 잃었고, 거칠어졌다고 질타하십니다.
1년을 모질게 싸우면서, 싸움에 그것을 날려보낸 모양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최고의 자산이었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으나
다잡고 복원해야겠지요.

저 역시 무자년 떠오르는 태양을 뜨겁게 맞겠지만,
마음 한 켠은 서늘합니다.
독자의 질책이 시사IN을 거듭나게 할 것입니다.
'정직한 사람들이 만드는 정통 시사지', 여기서 '사람들'에는
독자들께서 자리한다는 것 잘 아시죠?!

새해에도 무탈하시고, 강건하십시요.
고맙습니다.

 

 

 

가장 낮은 데를 바라보는 장영희 기자님께
 작성자 : 安逸  2008-01-02 22:48:05   조회: 5   
제 무지한 댓글에 응신을 보내준 장영희 기자님께 감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사IN 창간 시절에 저녁을 함께 하며 제게 기사 아이디어를 여쭤보셨죠. 지금까지 그 장면을 여러 번 생각하면서 즐거운 상상을 하곤 합니다. 불치하문~ 대한민국의 지식인과 정치인, 기자들에게는 참 안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했거든요. 장 기자님이 제게 진심으로 물어보실 때 저는 만족스럽게 답변해드리지는 못했지만 '묻는 자세'와 '배우는 자세'는 직업과 나이를 불문하고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착각한 게 하나 있었습니다. 시사IN과 이를 지지하는 독자들이 처음에는 '홈런'을 쳤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홈런'이 아니라 '단타'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우리는 살아서 1루까지 걸어나갔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당연히 주자가 살아나가는 것이 아니라, 주자가 '홈'까지 돌아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2008년에는 어떤 액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루를 하든 번트를 하든.. 신호를 자꾸 보낼 텐데, 장 기자님처럼 평범한 독자의 말에 귀기울여주시는 분이라면 제 헛된 신호를 양질의 주파수로 전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장 기자님의 글을 보고 저는 '2008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기대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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