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서른 살 전후의 평기자들, 특히 4층에 있던 문화, 경제, 국제부 기자와 편집부 기자가 자주 모였다. 이문재, 남문희, 장영희, 성우제. 하도 자주 모여서, 나는 우리 패거리를 '이남장성'이라 불렀다. ...
1989년 이후 '다다'(회사 주변의 술을 파는 본부ㅋ)는 시사저널의 '부동산'이었다. 우리는 다다에 모여, 씹어 댔다. 오징어를 씹어 대며, 선배들을 씹어 댔고, 시대를 씹어 댔고, 살아온 날들을 씹어 댔다. 그 좁은 카페에서 우리는 노래를 불럿고, 춤을 췄다. 서로 주먹질을 하고, 부둥켜안고 울었다. - <기자로 산다는 것> 48쪽
 
   



'이남장성' 중에서 이문재는 자주 놀던 문단으로 흘러갔고, 성우제는 캐나다에 옷 팔러 떠나가 종종 소설을 쓴다고도 하는데, 요즘은 소설 말고 '특종' 같은 것을 가끔 쓴다고 한다. 남은 두 평기자 남문희와 장영희는 시사IN의 유일한 두 명의 '전문기자'가 되었다. 남문희('ㅁ'밭침을 빠뜨리지 않도록 주의할 것)는 한반도 전문기자로 추리소설과 논문과 기사의 범위를 넘나들며 신비로운 별명을 얻었다.
'수수께끼의 기사, 수수께끼의 기자'(위의 책 129쪽)

장영희 기자(이문재의 나와바리가 윗줄에서 끝났으니 이제부터는 호칭을 부여함)는 '경제전문기자'가 되었다. 남문희 기자에 비해 장영희 기자의 칼럼은 다소 평이한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도 전문적인 영역을 커버한다. 가끔 커버스토리에서 만나는 기자가 무서울 때도 있지만, '경제칼럼'으로 돌아온 기자는 자상한 큰누나 같다.


<앞에 마이크를 들고 미소짓는 사람이 '장영희' 기자. 그 뒤에 시무룩텁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가 '남문희' 기자. 장영희 기자 오른쪽에서 경청하는 안경낀 이는 김은남 기자..(현재 김 기자는 뉴욕 채류하면서 특파원 학습중) 장영희 기자 왼쪽에 선 이는 이숙이 뉴스총괄팀장(한때 정치부 기자)> 

안은주 기자의 인사글에 '시리즈'로 응수한 나의 댓글에 장영희 기자가 '시리즈 인사'를 이어갔고, 거기에 내가 리플을 달았다.


안은주 기자의 인사글 : http://www.sisain.co.kr/bbs/list.html?table=bbs_1&idxno=5364&page=3&total=582&sc_area=&sc_word=

 

 

무자년의 태양이 이글거리겠지요
 작성자 : 장영희  2007-12-31 17:33:08   조회: 81   

안은주 선수의 글을 읽다가 안일님의 댓글, '시리즈'에 꽂혀
미칠 것 같았던 그 여름의 그 시리즈가 생각나서,
다시 반복해서 미칠 것 같았지만, 독자와 기자가 함께 했던
그 릴레이의 '유쾌함'이 생각나서 기꺼이 동참합니다.

안선수 말대로 독자, 그대들이 있어 우리는 견뎠습니다.
그리고 살아 남았습니다.
어어 하면서 얼굴 벌개져서 올해는 어찌어찌 왔지만,
내년 무자년은 다를 것입니다. 아니 달라야 할 것입니다.
독자의, 시장의 가혹한 평가가 시사IN의 명운을 가를 것입니다.

그래도 애정이 아직 사하지 않은 분들은
시사IN이 좋다고 등을 두들겨 주시지만,
제 주위의 많은 분들은 냉정해지고 있습니다.
날카로움이 무디어졌다고 하십니다.
발로 쓴 팩트를 찾아보기 어려운 기사가 적지 않다고 하십니다.

품위가, 우아함이 사라진 것을 안타깝다고 하시는 분은 더 많습니다.
글 맛을 잃었고, 거칠어졌다고 질타하십니다.
1년을 모질게 싸우면서, 싸움에 그것을 날려보낸 모양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최고의 자산이었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으나
다잡고 복원해야겠지요.

저 역시 무자년 떠오르는 태양을 뜨겁게 맞겠지만,
마음 한 켠은 서늘합니다.
독자의 질책이 시사IN을 거듭나게 할 것입니다.
'정직한 사람들이 만드는 정통 시사지', 여기서 '사람들'에는
독자들께서 자리한다는 것 잘 아시죠?!

새해에도 무탈하시고, 강건하십시요.
고맙습니다.

 

 

 

가장 낮은 데를 바라보는 장영희 기자님께
 작성자 : 安逸  2008-01-02 22:48:05   조회: 5   
제 무지한 댓글에 응신을 보내준 장영희 기자님께 감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사IN 창간 시절에 저녁을 함께 하며 제게 기사 아이디어를 여쭤보셨죠. 지금까지 그 장면을 여러 번 생각하면서 즐거운 상상을 하곤 합니다. 불치하문~ 대한민국의 지식인과 정치인, 기자들에게는 참 안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했거든요. 장 기자님이 제게 진심으로 물어보실 때 저는 만족스럽게 답변해드리지는 못했지만 '묻는 자세'와 '배우는 자세'는 직업과 나이를 불문하고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착각한 게 하나 있었습니다. 시사IN과 이를 지지하는 독자들이 처음에는 '홈런'을 쳤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홈런'이 아니라 '단타'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우리는 살아서 1루까지 걸어나갔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당연히 주자가 살아나가는 것이 아니라, 주자가 '홈'까지 돌아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2008년에는 어떤 액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루를 하든 번트를 하든.. 신호를 자꾸 보낼 텐데, 장 기자님처럼 평범한 독자의 말에 귀기울여주시는 분이라면 제 헛된 신호를 양질의 주파수로 전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장 기자님의 글을 보고 저는 '2008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기대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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