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시절에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초판이 나왔던 거 같다. 허랑방탕(?)하게 도서관에서 책 읽는 것이 유일한 일거리였던 황금같던 그 시기에 스밀라는 나만 좋아하는 소설인줄 알았다. 그런데 알라딘에 와보니 페터 회의 팬이 나만있었던게 아니었다;;; 그렇게 20대 초반의 내 기억속에 그 책은 그런 모습으로 기록되어 있다. 얼마전 알라딘 50퍼센트 세일할 때 왕창 사두었던 책들 중 이책을 새해 들어 읽었는데..  기대를 해서인지 별로다.

 

절대청각을 가지고 있는 광대 카스퍼와 염력(마음?)으로 세상을 움직일수 있다고 믿는 아이들의 이야기인데.. 뭔가 서술이 붕붕 뛰는게 읽기가 편치 않았다. 그런 것이 또 페터 회 소설의 매력이랄수도 있지만 아이들 행동의 동기에 공감이 안되었다.

 

박찬일의 노포 이야기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편은 아니지만 이런 이야기를 읽는 것은 참 좋아한다. 오래되고 소문난 식당의 공통점 직원들이 아주 오래도록 일한다는 것.. 이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뜨거운 한 입>도 사두었는데 조금 묵혔다가 읽어야겠다.

 

 

 

 

 

 

 

노벨문학상 수상작이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 겁니까? ㅠㅠ (노벨문학상은 작가에게 주는 상이니 수상작이라 말하는 것이 맞지 않는 것이겠지?)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가 자신의 과거를 찾아가는 이야기..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는 정말로 거리 이름이네.. 다 읽고 나서 다시 꼼꼼하게 읽어보고 싶었던 소설이다.

 

 

 

 

 

 

 

 

요즘 아침마다 한 꼭지씩 정성들여 읽고 있다. 수첩에 베껴적으며 헤세는 언제나 좋구나,라며 감탄한다. 이렇게 맑고 곧은 글이 정신적인 충족감을 줄 때, 독서하면서 참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다.

 

 

 

 

 

 

 

 

 

 

함정임의 식도락(?)에세이다. 읽는 내내 유럽여행가고 싶어 근질근질. 마음이 싱숭생숭할 정도로 좋다. 여행도 누구나 할 수 있고, 맛있는 것 누구나 먹을 수 있지만 이것들을 버무려 잘 써내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면에서 아주 부럽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죽음의 길을 갈 때,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는 쪽을 택할 때,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꿈이 좌절됐다는 것을 깨달았으면서도 꿈에 대해서 한번 더 말할 때, 우는 얼굴로 어둠 속에 서서 뭔가 다른 좋은 생각을 하며 억지로 미소를 지을 때, 바로 그때 이 우주가 달라진다는 말. p.256

 

소설 작법에 대한 글인데 소설을 쓰지 않아도 도움이 될 만한 말이 많이 나온다. 나도 작가를 따라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기필코 읽겠다고 포스트잇으로 매일 읽을 분량표시를 해두었지만 1월 22일인 지금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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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산 -하 을유세계문학전집 2
토마스 만 지음, 홍성광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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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산>을 세 달여에 걸쳐 읽었다는데 우선 후련함이 느껴진다. 재미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늘 그렇듯이 읽고 싶은 신간들이 중간에 끼어들어 이렇게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해를 넘기지 않으려 했으나 2015년이 밝은지 삼일이 지났다. 숫자라는게 무어그리 작년과 올해라는 시간을 구분짓는 것인지..

사실 이 소설의 내용은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다. 한스 크리스토프라는 젊은이가 마의 산에 위치한 한 요양원에 사촌을 만나기위해 우연히 들렀다가 우연히도 결핵을 발견하고 어찌어찌 머물다 보니 7년이라는 세월을 보내게 된다는 이야기다. 요양원에서의 무료한 시간들은 시간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하고 산 아래 세상과 점점 단절하게 만든다. 요양원이라는 또 하나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방법, 아픈 사람들의 일상이 집요하게도 묘사되는데 한스의 하루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산 아래 살고 있는 나조차도 그 세계에 살고 있는 양 현실 감각을 잃게 되는 묘함이 느껴진다. 하권까지 합해 사분의 일 정도를 남겨두고 사촌 요아힘도 세상을 뜨고 한스의 스승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도 자살등으로 떠나고.. 요양원의 사람들은 하나둘 제정신이 아니게 되는데.. 그 와중에 전쟁이 나서 산 아래로 내려오는 한스의 운명이란.. 책의 말미에는 한스를 두고 인생의 걱정거리 녀석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한스에게 발견된 새로운 병은 어찌 치료할 것인가. 아픈 몸으로 전쟁에 나간다고.. 그야말로 한스의 생사를 우리는 단정지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마치 우리네 인생처럼 말이다. 공기가 희박한듯 설원이 펼쳐져있는 배경 속의 요양원을 떠올리며 나는 담요 하나만 덮고 한데에서 안정요양을 하는 사람들을 그려본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사실 끝까지 이해는 안되었지만 그저 가련한 우리 인간들, 내 한치 운명도 내다볼 수 없다는 생각에 슬픈 마음이 든다. 새해벽두부터 조금 우울한 결론이겠으나 전쟁에 나간 한스가 흥얼거렸던 노래

가지에 새겨 놓았노라,

수많은 사랑의 말을-

그저 읊조린 그의 노래에서 아주 조그만 희망이라도 발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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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철학적인 순간 - 자전거 타기에서 첫 키스까지, 학교에서 이사까지 내 인생의 20가지 통과의례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지음, 남경태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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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는 살면서 겪게 되는 20가지의 통과의례가 나온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20가지가 아니라 18가지가 될 수도 있다. 인상적으로 느껴진 것은 요즘 수능시험이 치러져서 그런지 시험이라는 꼭지와 이제 나도 중년에 접어들고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중년의 위기 부분이었다. 재밌게 보았던 <꽃보다 누나>라는 프로그램에서 윤여정씨가 나도 68세는 처음이라고 말한 부분이 생각난다. 보편적으로 보면 우리 모두는 인간이라는 생물의 한 예일 뿐이다. 누구나 태어나서 문화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대게는 비슷한 통과의례들을 거치며 죽음에 이른다. 다양한 감정에 휩쓸리면서도 중심을 잡고 소중한 의미들을 발견해내려는 노력들이 살면서 더욱 중요하게 느껴진다. 그 의미를 내가 발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철학자의 도움을 받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몸은 노화하여 예전 같지는 않겠지만 그 반대로 얻어지는 소중한 것들이 더욱 많기를... 지혜로워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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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듣다가 한강의 목소리를 듣고 정말 글과 닮았다고 생각하면서... 놀랐다. 목소리는 시종 떨렸는데 노래까지 불렀다. 아.. 밤에 듣다가 어찌나 숨이 막히던지..

흥미로운 작가라는 생각에 이 책을 읽었는데 광주에 관한 이야기들은 어느 정도 예상을 하게 된다. 얇지만 쓰는데 힘들었을꺼라 짐작된다.

 

한번 금이 간, 깨져버린 유리같은 영혼은 다시 원래 상태로 회복될 수 없는걸까.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그외 믿기지 않는 요즘의 뉴스를 장식하는 사건들을 보며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만수씨의 지난한 삶을 생각하면...

 

도처에 있을지 모르는 현실의 김만수씨들을 떠올리게 된다. 한없이 퍼주고 퍼주었던 김만수씨는 결국 투명인간이 되었다. 하.. 기가 막힌 일들을 이리도 재밌게 써주시다니...

 

 

 

 

 

 

 

 

요즘 유행(?)인 마스다 미리의 여행관련 책들은 재밌다. 가볍지만 중간중간 진지하면서도 너무 깊지 않아 안심하게 된다.

 

어쩌면 그렇게 진지하지 않게 연습하며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글을 읽으니 정말 여행이 가고 싶다. 여행의 재미는 물론 맛난 먹거리.. 이제야 알게 되다니

 

타인과 여행을 할 때, 줄서기를 좋아하는 사람인가, 싫어하는 사람인가 하는 것은 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느 쪽이 좋고 어느 쪽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런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라면 여행도 순조로울 것 같다. <잠깐 저기까지만>중에서 p.29

 

 

재밌게 읽었다. <안나 카레니나>의 결말은 알아버렸지만 지난 봄인가 2권을 읽다가 방치해 두었던 그 책을 다시 읽고 싶게 만든다.

소설을 읽는 이유가 무엇인가.

소설 속의 인물은 현실의 내가 아니므로 어느 정도 감정이입은 되지만 거리를 둘 수 있다. 안전한 위치에서 삶의 모순을 들여다볼 수 있는 쾌감. 이 책을 읽고 나면 소설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

 

그나저나 작가가 말과 글로 먹고 살게되리라는 것을 예견한 도령님 이야기는 정말 신기하다.

 

 

 

 

도서정가제 시행 전 마구마구 세일하길래 알라딘에서 주문한 책들은 언제 다 읽나 ㅠㅠ

안 읽은 책들이 쌓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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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4-11-12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강 작가가 노래를 불렀어요?
아... 어떡해. 요즘 한강 작가가 미디어에 출현을 많이 하네요.
정말 바람직하고 행복하고 끔찍이 좋은 일이에요.
이 년 정도 듣지 않았는데 한강 편은 얼른 다운을 받아야 겠어요.

스파피필름 2014-11-13 22:34   좋아요 0 | URL
한강 작가를 좋아하시나 봅니다
저는 그저 이제 대학생이 되는 소이진님이 부럽네요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5 메피스토(Mephisto) 13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 / 책세상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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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부터 이 책을 읽어야지 하다가 늦여름부터 이제 완연한 가을로 접어드는 이즈음에 5권을 다 읽었다. 게리 콕스의 <이기적 삶의 권유>라는 책의 서문에 이 책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삶과 우주, 모든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슈퍼컴퓨터는 42라고 대답한다. 허.. 참... 허무하기 짝이 없지 뭔가.

 이 책은 너무 재미있어서 뒤로 갈수록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아깝기까지 했다.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개연성 없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작은 에피소드 하나하나에서 철학적인 많은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우주를 여행하는 주인공 아서의 좌충우돌 인생을 따라가다 보면 어쩐지 이 시기에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고 있는 것이 참으로 스케일 작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소설에서처럼 이렇게 훌륭한 지구가 쥐들이 주문제작한 행성이라고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삶의 스케일을 우리동네에서 우리나라, 전세계로 확장하다 못해 우주라는 공간으로 확장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아서가 그랬듯 어느 행성에 오두막에 정착하여 살면서 샌드위치의 명인이 되어 소소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안주하고 싶은 욕망이 우리에겐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넓은 무대에서 활약(?)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살면서 스케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이 설령 자기위안이라일지라도. 삶의 사소한 문제들에 휘둘리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웬만한 것은 털어버릴 수 있는 유머를 가졌으면 좋겠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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