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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걷는다 2 - 머나먼 사마르칸트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고정아 옮김 / 효형출판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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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게 여행은 책이나 여행 가이드에 없는 걸 발견하는 것이다. 대체 뭘 발견하려는 거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나도 모른다. 내게 여행은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믿기 힘든 존재를 만나고, 예상하지 못한 시골 구석의 소박한 조화로움에 충격을 받거나, 그때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못했거나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던 것을, 내 자신이 하거나 생각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는 것을 말한다.

p.390

 

폭염과 열대야가 며칠째인지 모르겠다. 2권을 읽다가 카라쿰 사막을 건너는 장면에서 섭씨 42도, 사막의 모래 온도는 82도.. 윽 얼마나 더웠을까, 이건 힘든 정도가 아니라 고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두 번째 여행에서 저자는 에브니라는 수레와 함께 사막을 건넌다. 어린이용 자전거 바퀴로 만든 간이 수레인 모양이다. 물을 연거푸 마셔도 더위를 이기기란 쉽지 않다. 다행히 몸이 1권에서처럼 힘들어 보이지는 않는다. 새로운 곳에 도착할 때 마다 사람들은 여권을 보여달란다. 그리고 외국인에게 모여든다. 이때 언어가 통하는가에 따라 이야기가 길어지거나 짧아진다. 하루밤을 재워준다, 의 순으로 계속 이어진다. 여행의 여유가 느껴지기 보다는 걸어야 한다는 목표의식으로 스스로를 내모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럼에도 이 책의 소득이라면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슬람 사회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이 쓰여진 시점이 이천년대 초반이므로 10년정도의 격차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란 사람들이 위인이나 성인을 모신 이슬람 사원을 방문하는 건 이런 행위를 통해 물라의 폭력적이고 숨통을 죄는 권력과 거리를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 온몸을 절대 보여서는 안된다. 저자는 이란 여성의 위치를 페르시아 제국의 최하 단계에 둔다. 검은 차도르.. 여전한가?

*이슬람 법은 네명까지 아내를 둘 수 있도록 허용하지만, 중혼자가 많지는 않다고 한다.

*남녀평등이 자리를 잡으려면 아직 멀었지만 직업을 갖는 여성이 늘고 있고 대학에서는 여학생 남학생보다 우위를 차지하는 실정이란다.

*이란 사람 대부분은 시아파 교도, 쿠르드 사람들은 순나를 따르는 정통 이슬람 교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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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걷는다 1 - 아나톨리아 횡단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임수현 옮김 / 효형출판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서인데 사진 한장 없다. 종이는 재생용지이고 3권까지 있는데 각 권이 두껍기도 하다. 몇년전에 읽어야지 하면서 여러해를 지나쳤다가(무려 10년!!) 올 초에 문득 생각이 나서 3권짜리를 세트로 샀다. 이 책은 읽을 수록 매력을 더하는 책이다. 오랜동안 걸어본 경험이 없는 나이지만 저자와 함께 터키의 시골마을들을 지나노라면 내 다리가 튼튼해지는 것 같다. 다른 여행서에서는 볼 수 없는 공포심, 안전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 내가 직접 겪지 않는 공포로 인해 읽는 재미가 배가 같다. 터키인과 쿠르드인의 대치 상황이라든지, 터키의 내전 등과 같이 외국인의 입장에서 본 터키 사회의 일면이 여행내내 드러나 흥미롭게 읽었다. 예순 초반의 나이는 우리 부모님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 부모님의 삶을 돌이켜보면서 자식으로서의 나도 돌아보게 한다. 슬프게도 여행의 말미에 저자는 아메바성 이질에 심하게 걸려버린다. 병의 고통이 극도로 심각하게 그려지는데 결국 앰뷸런스에 실려가 수술까지 받는 모양이다. 그래도 2권의 초반을 읽으니 여행이 중단되었던 바로 그곳에서 다시 짐을 지고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있다. 글쎄.. 아직은 목숨을 걸고 그런 긴 여행을 꼭 해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언젠가 그런 바람이 내 마음속에도 불 날이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어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걷기의 본질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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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기행
후지와라 신야 지음, 김욱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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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후지와라 신야의 이 책은 일본에서는 1990년도에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에 출간되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 1월 1일 2013년에 책을 다 읽고 글을 쓴다. 내가 미국에 갔던 건 2001년이니까.. 이 책이 쓰여질 시점으로 부터 10년쯤 지나 있던 것이다. 글은 매우 시적이다. 사진가가 쓴 글이라서인지 장면을 이미지로 그 이미지를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좋다. 제목을 나의 아메리카라고 지은 것은 불과 며칠이지만 그 거대한 땅에 머물렀을 때의 그 나라에 대한 인상이 아마도 평생 그 나라에 대한 나의 인상을 좌우할 것 같기 때문이다. 거대한 사이즈 가령, 비만의 정도가 우리나라 비만인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다는 것, 맥도날드의 햄버거나 콜라의 사이즈, 코스모스의 크기까지! 그리고 거리의 부랑자들과 뜨거운 태양 등.. 그렇게 내 가슴속의 아메리카는 그런 모습들로 남아 있다.

후지와라 신야의 아메리카는 짧은 역사에 대한 컴플렉스를 보완하기 위해, 다민족 출신의 국민을 통합시키기 위한 노력이 대단한 나라로 그려진다. 몇가지 써보자면..

*미국의 연설에 반드시 유머가 들어가는 이유는 단순하고 알기 쉬운 유머일수록 다민족 국가 구성원에게 공통적으로, 쉽게 이해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스타는 '신화', '우상'이다. 일본이나 우리나라처럼 동일민족으로 구성된 나라의 스타는 우리와 같은 이웃사람이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스타들 역시 수시로 진심을 털어놓고 생활을 드러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스타는 다르다.

*최소한의 타자간 결합인 '부부애'가 미국에서는 굉장히 강조된다. 미국의 패밀리의 중요성이 시사되는 바인데 대통령이 가족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이 나라의 체제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인종, 비인간인 캐릭터가 우상으로 등극하는 경우가 많다. 미키마우스같은... 여러 민족의 마음을 통합시키기 위한 공통적인 마음은 바로 '어린 아이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후지와라 신야의 관점은 지극히 한 개인의 관점일지도 모르겠으나 여튼 재밌었다.

한 사람이 어떤 풍토에서 어떤 문화를 누리며 사는 것이 그 사람의 인생을 어떤 식으로 지배하게 되는지는 참으로 놀랍다. 그 안에서 사는 우리야 우리를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겠지만.. 어떤지 내가 지배되고 있는 나의 백그라운드를 한번 파헤쳐 보고픈 심정이 드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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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hug! 아프리카
김영희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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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희PD의 이미지 때문인지 착한 사람의 착한 책같다는 생각이 든다. 2009년도에 휴식차 아프리카에 갔다온 짤막한 글들의 모음이다. 사진 곳곳에는 본인의 모습이 인심좋은 아저씨 마냥 들어가있다. 아프리카를 떠올리면 그저 우리와는 너무 먼 나라라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기아나 낙후된 생활터전, 천혜의 자연환경 정도가 떠오른다. 그도 그럴것이 이 책에서도 동양인 여행객에게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뜯어낼까 혈안이 되어있는 아프리카인들의 모습이 자주 나온다. 이 책이 재밌는 건 그의 그림과 예쁜 글씨가 한몫을 하기 때문인데 그 수준이 삽화가를 해도 될 정도다. 게다가 기록하는 꼼꼼함이 그의 직업을 말해주는 듯하다.

사하라 사막의 곱고도 붉은 모래를 가져와 아버지의 제사에 쓰이는 향을 꽂는 모습에 조금 짠해지기도 했다. 나도 사막에 대한 로망이 있는데 사막이라면 사하라 정도는 가줘야할텐데... 아프리카로 떠나는 일은 요원하기만 하다. 어쨌든 이 책은 재밌었고 나에게 검은 대륙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미지는 선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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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크라이튼의 여행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신현승 옮김 / 터치아트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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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이클 크라이튼이라는 사람을 알지 못했다. <주라기 공원>의 원작자이고 영화감독도 했다고 한다. 주라기 공원하면 어렸을 적 극장에서 본 기억도 있고, 그 추억속의 영화의 원작자가 쓴 책을 이렇게 우연히 읽게 되다니... 책은 재밌었다. 사진으로 도배한 요즘의 여행 관련 책들과는 좀 다르다. 책은 크게 앞부분의 흥미진진하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던 의대시절의 이야기와 뒤쪽에 아마도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고 나서의 온갖 오지 여행(?)으로 나뉜다. 각각이 나름의 이야기대로 재밌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의 일대기쯤 되는 것이다.

 살면서 우리가 '직접 경험'을 통해 얻는 것이 얼마나 될까. 사고, 생각, 사유라는 것으로 우리는 가보지 않은 그래서 경험해보지 않은 그것에 대해 상상하고 판단한다. 이 사람은 다르다. 다이빙을 직접 해보고, 영적 체험에 관심있어서 심령술사를 만나보고 밀림으로 떠난다. 물론 이 사람의 직업이 대다수의 직업과는 다르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다.

 지나친 독서(?)로 심신이 허약해진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떠나려는 갈망이 매우 크다면 사실 시간과 돈을 마련하는 것이야 어떻게든 되지 않겠는가. 사실은 떠나려는 마음이 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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