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야 사바랭의 미식 예찬 르네상스 라이브러리 6
장 앙텔므 브리야 사바랭 지음, 홍서연 옮김 / 르네상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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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 보고는 세상의 온갖 진미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했으나 그런 것은 아니고, 음식문화 전반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렇다고 역사적으로 음식문화사를 훑었다고는 할 수 없으니 지극히 저자의 개인적인 음식에 대한 사유랄까.. 뭐 그런 내용이었다. 앗, 그런데 이 책은 1825년에 나온 <미각의 생리학>이란 책을 번역한 것이란다. 당연히 요즘의 내용과는 다른 것도 있고, 그래서 우끼고 재밌게 읽은 것도 있었다.  

 가령 커피는 정력적인 음료라서 너무 많이 마시면 바보가 되거나 죽을 수 있다고 한다. ㅋㅋ 그러니까 정력에 좋은 것이 아니라 정력을 소모시키는 음료인것이다. 커피를 마시고 한숨도 못자 40시간을 눈뜨고 지냈다는 일화가 나온다. 지금은 이 정도의 사람은 없으니 사람의 유전자가 진화된 것인가. 재밌다.  

 우울할때는 '상심한 자를 위한 초콜렛'을 마시면 나도 기분을 좋게 할 수 있을까. 초콜릿 반 킬로그램에 용영향 72알의 비율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갑자기 뜨거운 코코아가 먹고 싶어진다.  

 비만과 몸이 여위는 것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비만이야 그렇다 치고, 살찌게 하는 방법을 읽다가 웃었다. 요즘 여자들은 마른 몸을 원하는데 이때는 몸이 마른 것은 보기 싫은 것이었나보다. 하루 식단이 엄청나다. 이대로만 먹는 다면 살찔 것은 바로 보장될 듯하다. (p328) 식사가 소화되지 못해 그 이전에 먹은 식사의 소화를 방해하면 먹은 것이 살로 가지 않으므로 출출해지고 나서야 다음 식사를 해야한다고 한다. 주구장창 먹는게 더 살찌지 않을까. 이 저자 참 귀엽다는 생각이.. 읽을수록.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서술된 책이라기 보다는 저자가 살고 있던 시대의 음식에 대한 문화나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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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 백과사전을 통째로 집어삼킨 남자의 가공할만한 지식탐험
A.J.제이콥스 지음, 표정훈,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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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잡기 시작한 건 대략 작년 가을쯤.. 드문드문 생각날때만 읽다가 1년이 걸리도록 집안의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닌 책이다. 사실 이 책의 제목만 보고 이 책을 통해 브리태니커 사전의 내용을 간략하게(?) 습득하고 싶다면 오산이다. 브리태니커의 a부터 z항목까지 모두 읽은 저자가 자신의 느낌을 옮겨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꽤 두껍기까지하다.) 읽는다 해도 내 지식을 늘리는데는 별 도움이 안된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 사람의 엄청난 지식욕에 혀가 내둘릴 지경이라는 것.  

 책을 좋아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결국 지식을 늘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비록  독서의 시작이 재미였을지라도 늘 재미난 소설을 읽는 다는 건 어딘가 모르게 허전한 법이다. 그 재미라는 것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바.. 머릿속에 뭔가 남기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에 쉽싸인다. 나 역시 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특히 역사, 철학에 박식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저자 역시 z항목까지 읽었으나 자신의 지식이 얼마나 작은 것인지 깨달은 것처럼 세상의 모든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의 기억 용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것은 자세인 것 같다. 브리태니커를 다 읽었다는 그 행위는 일종의 수행의 경지에 이른다. 1년을 이 책만 읽는데 보냈으니. 게다가 내가 잘 모르는 분야를 읽는 경우 그저 눈이 활자를 스캔하고 있는 꼴이 될수도 있다. 그래도 해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겠지. 저자의 글솜씨는 빌브라이슨의 유머처럼 유쾌했다. 지식욕이 대단한 가족들의 이야기도 즐거웠다. 그리고 멘사에 들어가는게 별로 어려운게 아니라니 의외였다. 백만장자퀴즈에 나가서 비록 도중에 떨어지긴 했지만 그는 그의 인생에서 큰 산을 넘은 것 같은 심정일 것이다. 아, 나의 지식욕도 타오른다.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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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 개정판, 원문 영어 번역문 수록 현암사 동양고전
노자 지음, 오강남 풀어 엮음 / 현암사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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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도라 하면 더 이상 도가 아니라는 그 유명한 도덕경의 구절을 난생 처음 읽어봤다. 사랑을 사랑이라 말하는 순간 사랑이 아니게 되는 것처럼 이라고 농담을 해본다. 시절이 하 수상하여 마음이 어지럽다. 단순하고 명료한 무언가를 생각하고 집중하고 싶은데 딱히 그럴만한 대상이 없다. 한마디로 마음 둘 곳이 없구나. 하여 잡은 이 책.. 총 81장으로 되어있고 한 장당 서너 페이지로 하루에 한장씩 읽어도 마치 마음이 정화되는 것처럼 차분해진다.  

무위, 상선약수와 같이 익히 알고 있는 개념도 글을 통해 다시 확인하니 새롭다. 살아가면서 점점 더 확실해지는 것은 모든 행위 그리고 그 행위를 만드는 마음조차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거다. 무언가 자연스럽지 않은 행동을 하다보면 스스로가 먼저 피곤하다고 느끼게 된다. 애써도 안되는 일을 마음에서 내려놓는 일.. 이것은 포기와는 다르다. 인식의 전환이랄까.. 그 전환을 받아들이고 나니 조금 자유로워진 기분이었다. 이는 무위의 개념과도 비슷하다. 무위라는 것은 집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탱자탱자 하릴없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인위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뭔가 억지로 이룰려고 하는 마음을 많이 버리게 되었다. 역시 고전의 힘은 내가 사는 현재까지 그 교훈을 적용할 수 있는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 늦기 전에 맹자, 논어, 장자.. 다 읽고 싶다. 아, 집착을 버리라 했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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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 내 몸을 바꾸는 에로스혁명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6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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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에 관한 작업의 정석(?)을 가르쳐주는 책들과는 많이 다르다. 그리고, 한편으론 내가 평소에 그렸던 사랑의 모습에 관해 지적하고 있어 반가웠다. 저자가 말했듯 사랑을 삶과 떼어놓아서 안된다. 배경이 없이 대상만 보이는 사랑은 결국은 집착을 낳는다. 삶과 사랑이 분리되지 않는 사랑, 상대의 삶과 나의 삶을 서로에게 주는 사랑.. 아, 생각만 해도 온몸에 전율이 온다. 그러나 그게 어디 그렇게 말처럼 쉽게 되냔 말이다. 나 역시 많은 사람들처럼 외로움과 두려움 사이를 오간다. 막상 외로워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만 관계가 좀더 진전되려면 두려움으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두려움없이, 조르바처럼, 사랑할 수 있는 용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또, 한가지 놀라웠던 것은 매번 같은 연애를 반복하는 이유는 대상의 문제가 아니라 나 자체에 있기 때문이란다. 나 자신이 변화하지 않으면 내가 주인공인 사랑도 변할 수 없다. 내가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번 비슷한 상대를 고르는 것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이고, 이렇게 삶을 변화시키는데 공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부분에서 잉?하는 변화를 잠시 보였는데 (고미숙의 책을 처음 읽는 독자라면 더욱 이러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고미숙의 다른 책들을 읽은 사람이라면 동감이 될 것이다.  

시절인연이 닿아야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말 또한 매우 동감하는 바이다. 나 자신을 변화시키고 내가 원하는 상대를 그리고 있으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적당한 시간과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헤어진 후에 실연의 상처에 허덕이거나 상대를 분노하며 증오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결국 시절인연이 다해서 그 사람과 헤어진 것일테니..  

대학교 1학년때 친구는 <사랑의 기술>을 들고 다니며 읽었다. 나는 그 친구가 왜 그런 책을 읽나 했는데 이제야 이해가 된다. 관심도 없던 그 책을 일단 읽어야봐야겠다. 나 스스로를 좀 관찰하고 좀더 구조적으로 나 자신을 파헤쳐봐야겠다. 그럼 뭔가가 보이지 않을까? 물론 분석으로만 끝나지 않고 실천에 옮긴다면 더욱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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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호모 쿵푸스 실사판] 공부는 셀프!
    from 그린비출판사 2011-03-30 16:49 
    ─ 공부의 달인 고미숙에게 다른 십대 김해완이 배운 것 공부의 달인 고미숙 선생님. 몸으로 하는 공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적절한 계기(혹은 압력?)를 주시곤 한다.공부가 취미이자 특기이고(말이 되나 싶죠잉?), ‘달인’을 호로 쓰시는(공부의 달인, 사랑과 연애의 달인♡, 돈의 달인!) 고미숙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공부해서 남 주자”고. 그리고 또 말씀하셨다.“근대적 지식은 가시적이고 합리적인 세계만을 앎의 영역으로 국한함으로써 가장 ...
 
 
 
헝그리 플래닛 - 세계는 지금 무엇을 먹는가
피터 멘젤 외 지음, 홍은택 외 옮김 / 윌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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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정말 즐겁게 읽었다. 사진기자 부부가 전세계를 여행하며 그들의 음식문화를 다큐형식으로 보여주는 이 책은  그 나라를 대표할 만한 가정을 선정해 그들이 먹는 일주일치 식량을 보여 준다. 사진과 음식 목록, 가격까지 말이다. 일주일 동안 먹는 음식사진을 때론 자세히 보며 나라마다 이렇게 다르구나 새삼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선진국일수록 먹는 음식이 인스턴트 가공식품이 많았다. 그러나 후진국일수록 그들이 직접 재배한 것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아프리카의 차드나 말리, 그린란드 같은 나라는 패스트푸드가 무엇인지 모른다. 그들이 먹는 음료라고는 물뿐이다. 가격면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난다. 미국인들이 엄청나게 기름진 음식으로 다이어트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반면 세계의 어떤 곳에서는 하루하루 먹을 것을 마련하느라 힘들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이 가장 흥미로웠다. 일본의 음식사진은 어찌나 정갈하고 영양가 있는 것처럼 보이던지.. 저자역시 일본을 매우 편애하고 있는게 글에서도 느껴졌다. 하라 하치 부, 배가 부르기 80%정도로 음식을 섭취하라! 이 모토를 지켜가는 일본인들은 그래서 건강하게 장수하고 있나 보다. 해산물을 특히나 사랑하고 있는게 인상적이었다. 서양인들에게 아직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인지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음식문화도 소개되었더라면 좋았을 껄.. 아쉬웠다.  

중국은 네발 달린 건 책상 빼고 다 먹는 다고 한다. 저자 역시 끝내 먹지 못했다는 불가사리꼬치까지! 사진으로만 봐도 정말 질릴 정도다. 길거리 음식을 통해 각 나라의 문화를 볼 수 있어 재밌었다. 두 아내를 두고 함께 사는 말리라는 나라도 있다.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가 전세계를 어떤 식으로 잠식하고 있는지.. 그들의 손이 안뻗친 곳이 이젠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단순히 음식문화를 소개하고 있는 것 뿐 아니라, 선진국와 후진국의 부의 평등의 문제, 비만때문에 야기되는 것들, 소 돼지를 사육하고 그것들을 먹는 것, 바다생산물을 마구잡이로 포획하는 것등 다양한 문제들을 소개하고 있다. 눈은 즐거웠으나 마음의 한구석은 무거운 문제들이 자리잡았다. 나아가 나의 대책없는 식생활까지 되돌아 보게 되었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은 무엇일까. 오늘날 사람들은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서만 음식을 먹지 않는다. 먹는 다는 행위 자체가 삶의 한 부분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지구촌 사람들이 무엇을 먹는지 돌아봄으로써 나의 식생활을 반성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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