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 - 엉뚱하고 발랄한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정경옥 옮김 / 살림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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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시가 운영되어 미국의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된 1800년이후로 미국이란 나라는 불과 200년밖에 안된 나라다. 그 200년 사이에 미국이란 나라가 지니게된 거대한 힘, 국제사회에서의 위치는 실로 대단하다. 빌 브라이슨도 지적하였듯 미국의 최고의 위치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다인종 사회'이기 때문이 아닐까. 초반에서도 나오지만 미국의 기원은 정말 인종의 용광로였다. 나는 단일민족의 유구한 전통에 대해 세뇌되어 자라온 한국민이다. 그래서 다른 나라도 다 우리나라 같은 줄 알았다. ㅋㅋ 우리나라사람들이 우리가 아닌 다른 사회의 정착민들에게 요즘 못볼꼴을 보이고 있는 이유에 분명 이러한 역사적배경도 포함되어있으리라 생각한다. 슬픈 일이고 하루 빨리 반성해야한다. 이야기가 좀 다른 데로 새었는데 그만큼 다인종이란 화두가 이 책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사실 이책은 영어에 초점을 맞추었다기 보다는 미국사의 다양한 사건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꽤 두껍지만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것들의 기원을 확인하는 일이 재밌다. 켈로그, 코닥, 오레오쿠키, OK란 말, 햄버거, 코카콜라의 기원을 알고 싶은가? 그럼 이 책을 보면 된다. 너무 많아서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상표의 이름들이 거론되니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1800년의 끝자락 25년동안이 발명의 시대였고 얼마나 다양한 물건들이 발명되었는지 나오는 부분이 재밌었다.  

 끊임없이 늘어나는 이민자들의 수로 미국사회가 위협을 받고 있는가? 빌 브라이슨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며 따라서 영어의 위치 또한 확고하다고 한다. 대부분 쓸일이 없는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사람들이 많은 우리들에게는 안좋은 소식이지만... 영어에 관심이 많지 않아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고 덤으로 미국역사를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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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견문록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지식여행자 6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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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만에 읽는 요네하라 마리의 책이다. 읽는 내내 군침이 고여서 고문이었다. 단순히 음식에 관한 추억을 넘어서 음식에 대한 역사나 대식가 로서의 자신의 얘기들을 소탈하게 풀어내고 있다. 지난 밤에 읽다가 당장이라도 밥을 해서 반찬과 한끼 뚝딱하고 싶은 욕구를 참기 힘들었다. ㅋㅋ 터키꿀엿과 할바의 맛을 거의 평생 찾아헤매이는 모습이 너무 재밌다. 할바는 재료보다는 그것을 조리는 과정에서 오는 맛, 즉 만드는 기술이 맛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알프스 소녀의 하이디에 나오는 염소젖의 맛이 정말 맛없다는 것을 통해 어린시절 동화책을 통해서도 어떤 맛에 대한 편견을 갖는 다는 것이 재밌었다. 감자가 처음 러시아에 들어왔는데 그 생긴 모양이 꺼림찍하다며 (사랑스러운 감자..의 어디가 ㅠㅠ) '악마나 먹는 음식'이라 여겨졌다는 얘기도 재밌다. 동생 유리와 자신 몰래 어른들이 귀한 바나나를 먹고 난 후의 노란 껍질을 발견하고는 학교가기 전에 엉엉 울었다는 이야기며, 지을 집의 모델링을 찾기 위해 고베로 가서는 식도락 여행만을 했다는 이야기는 정말 대단하다. 정녕 마리는 대식가였다! 

 먹기 위해 사는 사람과 살기 위해 먹는 사람으로 세상 사람을 나눌 수 있다는 말에 동감한다. 그만큼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먹느냐는 것만큼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지표도 없다. 그렇다면 나는 전자와 후자의 어느 중간쯤일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엄청 사랑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엄마가 어렸을 때 부터 해주는 음식들을 좋아하는 것은 나도 애국자라는 증거일수 있다는 말에 어느 정도 수긍한다. 마리여사 이렇게 대식가 였다니 정말로 놀랍다. 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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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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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결정적으로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오픈북>을 읽고 나서 였던 것 같다. 요즘 <오픈북>을 다시 읽고 있는데 뭐라고 써있었는지 다시 확인해야겠다. 거의 한달에 걸쳐 조금씩 읽었는데 정말 기대이상이다. 글쎄 이 책을 무어라 규정해야할지.. 월든 호숫가 주변의 생태보고서 같기도 하고, 게다가 굉장히 문학적이기도 하고, 소로우란 인물에 대한 평전같기도 하다. 벌써 부터 소로우에 대해 알아볼 생각에 설레일 정도로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이 되어버렸다. 

 그가 월든 호숫가에서 2년이란 세월을 보내기 위해 떠난 나이는 28세이다.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보고자 호숫가로 들어갔고 다시 다른 인생을 위해 30세의 나이에 그곳에서 나온다. 이 나이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45세라는 젋은 나이에 죽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자유롭다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날 모든 인간에게는 자유라는 것이 주어졌지만 그 자유를 제대로 활용하며 살아가는 이는 드물다. 그런 면에 있어서 그는 자유의 길을 걷는 사람이었다.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것은 그의 간소한 식생활이었다. 많이 먹지 않으면 많이 노동할 필요가 없다. 그만큼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에너지를 집중시킬수가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홀로 침묵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독서에 관해 쓴 부분에서 쉬운 독서보다는 발돋움하고 서듯이 하는 힘든 독서를 강조한다. 우리의 정신을 독서로 단련시켜야 한다고 한다.  

 모든 것은 마음안에 있다. 매일 새로운 태양이 뜬다고 해서 나의 정신이 새로 깨어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때 다시 태어나고 또 다른 인생을 향해 한걸음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오, 월든! 언젠가 나도 이 호숫가를 홀로 거닐어 보고 싶다.   

 사색을 함으로써 우리는 건전한 의미의 열광 속에 빠질 수 있다. 마음의 의식적인 노력으로 우리는 행위들과 그 결과들로부터 초연하게 서 있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만사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격류처럼 우리의 옆을 지나치게 된다. (p.193)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지내는 것이 심신에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들이라도 같이 있으면 곧 싫증이 나고 주의가 산만해진다. (생략) 고독은 한사람과 그의 동료들 사이에 놓인 거리로 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버드 대학의 혼잡한 교실에서도 정말 공부에 몰두해 있는 학생은 사막의 수도승만큼이나 홀로인 것이다. (p.194) 

 부드러운 이슬비가 한번 내리면 풀밭은 한층 더 푸르러진다. 우리 역시 보다 훌륭한 생각을 받아들이면 우리의 전망도 훨씬 밝아지리라. 우리가 항상 현재에서 살면서 자신의 몸 위에 떨어진 한방울의 작은 이슬도 놓치지 않고 받아들여 커가는 풀잎처럼 우리에게 생기는 모든 일을 최대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그리하여 과거의 잃어버린 기회에 애통해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말 복 받은 존재가 될 것이다. (p.447) 

 당신의 인생이 아무리 비천하더라도 그것을 똑바로 맞이해서 살아나가라. 그것을 피한다든가 욕하지는 마라. 그것은 당신 자신만큼 나쁘지는 않다. (p.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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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전방위적 지식인 정약용의 치학治學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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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인생동안 그렇게 많은 저서를 남긴 것도 대단하지만 그런 저술의 바탕이 되었던 방법들이 오늘날 인문학도들이 바로 배워야 할 것들이라는 점에서 더 놀랍다. 오히려 당연한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며 진정한 공부가 무얼까 생각해보았다. 지식을 달달 외우는 것이 공부가 아니다. 잘 외워서 시험 잘 보는 것이 진정한 공부가 아니다. 자신의 얼개를 세워 그 기준으로 지식을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할까. 그는 늘 이런식으로 공부하였기에 그렇게 많은 아웃풋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체계적인 메모의 중요성!  

토론을 통해 서로의 이론을 비판하는 능력 또한 쉽지 않은 기술인 것 같다. 이론을 비판하는 것이 그 사람을 싫어해서 그런 것이 아닐진대 아직도 누군가의 주장을 비판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습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감정이 상한다는 말.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서로를 칭찬해 보았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텐데 말이다.

복사뼈에 구멍이 날 정도로 자리도 뜨지 않고 공부하였다고 하니 그 집중력이 얼마나 대단할지 상상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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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는 힘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 사계절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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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으며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나 즐거웠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사놓고 몇번이나 읽으려다 그만두어 나랑은 맞지 않는갑다 하고 미뤄두었는데 이 책에서 나오는 소설은 이것보다는 <마음>, <그 후>가 더 많이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문>이라는 소설을 가장 먼저 읽고 싶다. 어떤 한 소설가를 통해 인생의 수많은 고민을 함께 할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행운이라 생각한다. 나도 분명 좋아하는 작가, 그래서 그의 전작을 다 읽은 작가는 있지만 단지 그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다 읽은 것이지 그 이상의 위대한 무언가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어쨌건 다음 읽을 소설로는 <문>이 되겠다.  

 고민을 하며 살아야 하는가? 이 책에는 이에 대한 답이 들어있다. 우리는 가능한 진지하고 나름대로의 답을 구할 수 있을 때까지 치열하게 고민해야한다. 그것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고, 무엇을 믿을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질문들에 스스로 대답해본다면 진정한 자아(자기 중심주의와는 구별되는)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타자와의 관계이다. 자아라는 개념은 타자가 존재하지 않으면 결코 성립될 수 없는 개념이다. 자아를 가진 개개의 사람들이 만나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라는 종족이기 때문이다. 자유를 얻음으로서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자유로워지지 못해졌는지 모른다. 무언가를 믿는다는 신념을 통해 삶의 의미를 얻어야 하는데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기때문에 더욱 혼란스럽다. 이 혼란은 죽음으로까지 내몰게 한다. 길어지는 노년의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것인가도 진지한 고민이 있지 않으면 안되는 문제이다.  

 청춘은 나이에 의해 결정되는 시기가 아니라는 말에 참 공감된다. 또 스스로 자아의 성을 높이 쌓고 고립하며 사는 삶에 대한 경고도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다. (자기의 성을 쌓는 자는 반드시 파멸한다. - 카를 야스퍼스) 고민에 대한 정답은 없다. 나름대로의 해답만이 있을 뿐이다.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견고하게 만들어야 할지는 순전히 각자의 몫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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