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공부법 - 미국 대학 교수가 직접 전해주는
수잔 디렌데 지음, 김이숙 옮김 / 마이북스(문예출판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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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다니던 시절에 여름학기로 미국 대학에서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실습 위주의 수업이어서 사실 토론보다는 혼자서 만드는 일이 많았으나, 그래도 난생 처음으로 외국 대학에서 공부를 한 경험은 무척이나 특별했다. 물론 수업비는 상당히 비싼 편이었다. 단순하게 공간만 제공하고 재료비는 학생이 다 구입을 해야하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영어가 잘 되지 않는 나같은 국제 학생을 비롯하여 은퇴를 하고 다시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아주머니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사실 어떤 목표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외국 대학에서 공부하고픈 욕망을 채우고 싶었던 것이 가장 큰 동기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이런 실습 위주의 수업 말고, 토론 위주의 수업이라면 상당한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실제로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알아야하는지 무척 궁금했던 차에, 산타모니카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교수님이 쓰신 책이 있다고 해서 냉큼 읽어보게 되었다.

 

일단 이 책을 다 읽고난 느낌은 역시 외국 대학에서 공부하기란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영어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며, 아무래도 모국어가 아닌 이상, 능수능란하게 영어를 할 수는 없다.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대학에서 배우고자 하는 목표 의식을 정확하게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적극적인 학생만이 수업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일단 미국에서 대학이라는 곳은 취업을 하기 위한 곳이 아니라 좀 더 고급 학문을 배우고 사회의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한 기관이기 때문에 단순히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은 종합 대학보다는 기능 대학을 가는 편이 더 좋을 수도 있겠다. 미국에는 수많은 종류의 대학교가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 물론 지역주민이 아닌 이상 높은 등록금과 수업료를 낼 생각을 하고 가는 것이 좋다.

 

이 책에서는 대학교 수업에서 가져야할 마음가짐, 태도, 그리고 영어의 읽고 쓰기, 말하기를 제대로 배우는 방법을 무척이나 상세하게 알려준다. 한마디로 실제로 부딪혀보기 전에 미리 알고 들어가면 좋을 정보들을 아낌없이 서술하고 있다. 10여년간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꼈던 점들과 한국 학생들의 특성에 맞는 조언들을 콕콕 집어서 말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좀 더 피부에 잘 와 닿는다.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미국 대학에서 공부한다는 사실이 막연하게만 느껴졌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머리가 조금은 깨이는 듯한 느낌이다. 잠깐 미국 대학물을 먹어보기는 했지만, 짧게는 2년에서 4년동안 대학에서 정식으로 공부하는 일이 미국 학생들보다 2배 이상으로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든다. 그래도 문화적인 다양성을 배우고 우리나라에서 배우기 힘든 과정들을 배우는 것이 목표라면 충분히 미국 대학도 다닐만 하다. 요즘에는 조기 유학 열풍이 많이 줄어들어서 무작정 가는 사람은 없겠지만, 준비하는 사람들은 일단 이 책을 한 번 쯤은 일독하고 간다면 분명히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 나와있는 대로만 열심히 실천한다면 대학교에서 인정받는 학생이 될 수 있음은 불보듯이 뻔한 일이라고 자부한다. 그만큼 세세하게 잘 쓰여져 있어서 꼼꼼하게 읽는 만큼 도움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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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국경을 넘다
이학준 지음 / 청년정신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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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탈북자의 위치란 그리 높지 않다. 60여년전만해도 한민족이었으나, 이념의 대립으로 인해 남북으로 나뉜 후에는 거의 남남처럼 살았다. 요즘 탈북자가 수천명을 넘고 있는 이 시기에 탈북자들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북한을 탈출하고 지금의 모습은 어떠한지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것은 책 표지의 눈물을 꾹 참고 있는 아이의 얼굴이었다. 진심이 담긴 그 표정에서 지금 탈북자들의 감정이 모두 실려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북한을 탈출하는 방법은 일단 강을 건너야 한다. 국경 수비대가 있기는 하지만, 그들도 밀수꾼을 노릇을 대부분 하고 있어서 돈만 쥐어주면 안될일이 없다. 이것은 최근 북한의 내부 사정이 어떤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말 북한이 살기 좋은 곳이라면 왜 사람들이 죽을 각오를 하고 도망치는 것일까. 분명 먹고 사는 것조차 힘든 상황에서 탈북은 불가피한 일이었을 것이다. 불법으로 진행되는 일이라 취재하기도 정말 힘들었을 텐데, 이 책을 쓴 작가는 그들의 경험을 직접 공유하기 위해서 함께 강과 산을 건넜다. 탈북하는 사람들이 한국 국적을 얻기 위해서는 일단 태국으로 가서 난민 신청을 해야한다. 중국에서는 발견되는 즉시 북송되어 엄청난 고초를 겪는다고 한다.

 

크로스 미디어 형식으로 기획되어 책과 신문 기사로도 나왔고, 다큐멘터리로도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그 동영상 중의 일부를 보았는데, 책과 영상의 감동은 역시 차이가 있다. 어떤 것이 더 낫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일단 나 같은 경우에는 책이 좀 더 많은 이야기를 실을 수 있어서 글자의 감동이 더 진한 것처럼 느껴졌다. 몰래 국경을 넘는 일이 분명히 불법이지만, 그래도 살기 위해서 국경을 넘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은 후에도 그들이 갈 길은 정말 멀었다. 특히 돈을 받고 팔려온 경우에는 중국 시골로 들어가서 농사일을 하고 씨받이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한숨만 나왔다. 그래도 북한에서는 나름대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일텐데, 돈이 없다는 이유로 인생을 송두리채 빼앗긴 사람들의 이야기는 눈물없이는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안타깝다.

 

탈북자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대책은 미미하기 그지없다. 물론 우리나라에 기존에 존재하는 극빈층을 돌보는 것만으로도 벅차겠지만, 전혀 다른 문화에서 살다온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바탕 마련은 제대로 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또한 중국이나 다른 나라의 관계를 눈치보면서 먼 태국까지 가서야 난민 신청을 받아들이는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도 개선해나가야 한다. 이 책이 탈북자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개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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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북유럽 인테리어]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처음 만나는 북유럽 인테리어
오렌지페이지 출판편집부 엮음, 정연희 옮김 / 아우름(Aurum)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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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인테리어 디자인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많이 나온 지역이기 때문에 신선한 아이디어가 마구마구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한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심플하면서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공간은 충분히 나와서 이런 사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호강하는 느낌이다. 일단 이 책은 인테리어 관련 서적이기 때문에 사진이 풍부하게 실려있다. 모두 올컬러로 되어 있으며, 인테리어에 필요한 소품 정보들도 빠짐없이 나와있는 편이다. 스칸디나비아 반도가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지구 반대에 있지만 생활 양식도 비슷해져가고, 좋은 것은 서로 배워보는 것도 좋겠다.

 

일단 가장 돋보이는 점은 무엇이든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을 고른다는 점이다. 요즘에는 워낙 저렴한 제품들이 많이 쏟아져나와서 가볍게 쓰고 버리는 풍토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데, 북유럽 사람들은 조금 비싸더라도 오랫동안 쓸 수 있는 물건을 사용하고, 대대로 내려오는 물건을 소중하게 여긴다. 새로운 것을 그냥 사기보다 조금씩 리폼을 하여 나에게 맞도록 고쳐서 쓰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아마 이런 점이 유럽 국가에서 벼룩 시장이 활발하게 열리는 이유가 되기도 할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보다보면 20세기의 거장들이 디자인한 가구들이 종종 보인다. 진품을 사려면 상당히 고가의 돈을 투자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은근히 이런 가구들이 오래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순하면서도 유선적인 디자인이 사람들과 참 잘 어울린다.

 

책에 등장한 집들이 대부분 아파트로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인 이하 가구들이 늘어나면서 큰 집보다는 작은 집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데, 작은 평수의 아파트는 아무래도 물건을 놓을만한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한다. 같은 공간이라도 가구 배치나 마감재를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집에 대한 인상이 많이 달라진다. 북유럽에서 주로 쓰는 패브릭이나 가구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나와있다. 이 책의 공간을 쓰는 방법 중 인상깊게 보았던 점은 거실을 둘로 나누어서 업무공간과 가족공간을 함께 쓰는 것이었다. 작은 집에서 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우리나라에서도 일반적인 TV 배치만 배제를 한다면 충분히 따라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북유럽 스타일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은 아니다. 빈티지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전체적으로 받았고, 얼마나 집에 대해서 애정을 갖고 있느냐도 좋은 집을 꾸미는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인테리어에 대해서 대단한 지식이 없더라도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을 어떻게 하면 쾌적하고 안락하게 꾸밀 수 있느냐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한다면 누구나 훌륭한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 전문가보다도 나의 생활 패턴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본인이니 말이다. 이 책과 같은 다양한 자료들을 접하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접목하다보면 내가 원하는 공간을 꾸밀 수 있게 될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디어를 담고 있는 책이라,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참고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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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의 행복론 - 끊고斷, 버리고捨, 떠나라離
야마시타 히데코 지음, 박전열 옮김 / 행복한책장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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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의 양을 따지면 18평형 소형 아파트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만한 양이다. 분명히 나름대로 필요한 물건만 남겼다고 생각했는데도 아직까지 나는 가진 물건들이 참 많다. 물건들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애착도 많고, 나름대로 추억들이 담겨있는 물건들이다보니 버리기가 쉽지 않다. 그러던 차에 정리를 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 나왔다고 해서 옳타커니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단사리'라고 하는 정리 방법을 전반에 걸쳐서 소개하고 있다. 끊고, 버리고, 떠나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로 요가에서 유래된 단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단사리 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졌다고 하니 그 인기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겠다. 일단 첫 부분에서는 왜 물건을 정리하고 버려야 하는지에 대해서 상당히 공을 들여서 설명하고 있다. 아무래도 물건을 잔뜩 쌓아두고 있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쌓아놓고 있는 법이라 일단 심리적으로 설득이 되어야 물건 정리가 가능하다.

 

물건을 정리하면 집안에 좋은 기운이 많이 들어온다. 냉장고에도 음식물을 잔뜩 넣어두면 냉장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음식물이 썩듯이, 집안도 잡동사니들이 가득 들어차 있으면 구석에 나쁜 기운이 쌓인다. 결국은 거주자의 건강이나 운에 영향을 미쳐서 좋은 일이 생기지 않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따라서 내 주변을 착실하게 정리하고 필요없는 물건들을 버리는 일이야말로 나의 운을 좋게 만드는 원천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물건을 정리할 때 주의해야할 점은 남의 물건은 쓰레기라고 여겨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나의 물건도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쓸모 없는 물건인데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물건일 수도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다른 사람의 물건도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따라서 상대방도 물건을 정리해야할 정당한 이유를 설득시켜서 최대한 물건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정리를 하면 좋은 점에 대해서는 상당히 길게 소개되어 있는데 은근히 물건을 정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수납장을 많이 살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수납장에 맞추어서 물건을 버린다. 수납장을 자꾸 사게 되면 그만큼 물건을 넣을 공간이 많다고 생각해서 더 물건을 쌓아두게 된다. 따라서 지금 가지고 있는 수납장을 기준으로 물건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그리고 물건을 정리할 때 최대한 물건을 다시 꺼내쓰고 정리하기 쉽도록 하는 것도 계속 정리된 상태를 유지하는 요령이다. 예를 들어 고무줄로 묶어두는 것보다 빨래 집게로 집는 것이 더 꺼내쓰기 간편한 물건도 있다.

 

일단 물건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필요없는 물건은 버려야 한다. 요즘에는 각 지자체별로 재활용센터도 잘 마련되어 있고, 벼룩시장도 활성화가 되어 있어서 자신이 필요없는 물건을 효율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럿 있다. 꼭 돈을 주고 버리기보다, 멀쩡한 새 물건을 나보다 더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것도 좋은 재활용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깔끔하게 물건을 정리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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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궁금해 미치겠다 - 지구상에서 가장 무모한 남자의 9가지 기발한 인생 실험
A. J. 제이콥스 지음, 이수정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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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바를 솔직하게 상대방에게 말하기, 온라인에서 여성인 척 하기를 실제로 해 보면 어떨까? 사실 실제로 해보기는 결과가 두렵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이런 일들을 자신이 직접 해본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이전에 이미 '성경말씀대로 살아보기','백과사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기'를 주제로 책을 낸 바 있다. 이 책은 그 후속작으로 그 정도는 아니지만, 삶의 소소한 도전들을 실어놓았다. 아마도 저자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으면 심심해서 견딜수가 없는 듯 하다. 또한 직업이 작가이기 때문에 뭔가 끊임없이 책의 소재를 찾기도 해야하고 말이다.

 

이 책에는 무려 9가지의 도전을 한 계기와 그 과정들, 실험을 마치면서 느낀 점들을 소상히 적어놓았다. 이 모든 실험들을 한 번에 연달아서 한 것이 아니라, 예전에 한 것도 있고 최근에 도전한 것도 있어서 조금 편집의 손길은 가해졌다. 그래도 충분히 사실대로 적어놓아서 이미 대리 경험을 한 것마냥 꽤나 재미있게 읽었다. 여러가지 도전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일은 '모든 것을 아웃소싱하기'이다. 인터넷으로 개인 비서를 두고, 하루에 6시간씩 자신이 필요한 것들을 시키는 것이다. 물론 고용비용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저렴한 인도 인력을 쓰는 터라 생각보다는 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내가 여기서 돈이 별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은 실제 사람을 고용해서 쓸 때와 가격을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사장에게만 있는 비서가 누구에게나 고용될 수 있고, 그 비서는 인터넷 쇼핑부터 동화책 읽어주기, 스케줄 관리, 모닝콜 등 유선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해준다. 심지어는 아내와 다투었을 때 사과 편지도 대신 써준다. 나 같은 경우에는 업무가 너무 많아서 어쩔 줄을 모를 때, 가끔씩은 나의 일을 대신 해 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데 가상비서라니 너무 훌륭하다. 다만 나는 작가가 아니라 회사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 회사 외부의 사람에게 회사일을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니 작가의 경험담을 보면서 대리만족이라도 해야겠다.

 

그리고 또 도전해보고 싶은 것은 '획기적인 정직 실천하기'이다. 상당히 솔직하게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의 감정을 전달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불편한 감정을 전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환경이 조성된다면 가능해도 회사에서 그런 환경이 조성되는 일은 별로 없다. 그런데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말하면 가끔씩은 일이 제대로 풀릴 때도 있고, 마음의 장벽이 없기 때문에 일단 본인이 무척 편해진다고 한다. 100% 실천해볼 수는 없는 노릇이라도 일단 최대한 솔직하게 주변 사람들을 대할 필요는 있겠다. 저자도 이 때문에 곤경에 처한 적이 있기는 했다는데, 그 상황은 상당히 재미있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꼭 실천해보고 싶었던 것은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기'인데, 생각보다 사람들은 한 번에 동시의 일을 많이 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쓴다든지, 인터넷 서핑을 하기도 하고, 운동을 하면서 비디오를 보기도 한다. 이런 일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보다 효율은 분명히 떨어진다. 갑자기 몰려드는 회사일에 정신을 못차릴 때가 가끔 있는데, 이럴 때는 우선순위를 정해서 딱 그 일에만 몰두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방법이다. 조금 집중력이 요즘에 떨어지는 터라, 쉽지 않기는 한데 그래도 이것만큼은 나도 못 할 것이 없어 보인다. 저자는 너무 힘들어서 자신의 몸을 의자에 꽁꽁 묶어두고 몇 시간동안 일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재미있는 실험들이 많이 실려있다. 물론 이 책에 나와있는 내용 말고도 도전해볼만한 일들이 많겠지만, 이런 실험을 직접 해보는 사람의 경험담을 읽는 것만으로도 일상탈출의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잠깐 생각해볼만한 여지도 만들어준다. 우스꽝스러워보이지만, 우리 삶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본질을 되새겨보는 의미가 있는 행동들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책 덕분에 소설은 아니지만 정말 정신없이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 이 모든 일이 가상의 소설이 아닌 실제라고 하니 왠지 더 친근감이 간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무모한 도전을 한 사람들이 나오는 것도 불가능해보이지는 않는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를 즐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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