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 앵커: 음식점이나 슈퍼마켓 등에 가보면 어려운 이웃들을 돕자는 모금함이 놓여 있는 걸 자주 보셨을 겁니다.
우리 측은지심에 호소하는 그 모금함.
그러나 이 모금함이 과연 합법적인 것인지 또 그렇게 모은 돈이 도대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정태후 기자가 취재해봤습니다.
● 기자: 음식점이나 슈퍼마켓 계산대, 그리고 관공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금함입니다.
불우이웃 집 고쳐주기 운동에 동참해 달라는 문구가 선명하고 십시일반으로 모인 지폐와 동전이 수북히 쌓였습니다.
● 모금함 설치 업주: 너무나 힘든 사람들 돕는 거지 않나 희망의 집이라고 하면 다들 선뜻 내줬다.
● 기자: 동전과 지폐가 모금함에 가득 차면 많게는 10만원 가량이 됩니다.
4년 전부터 모금함 200여 개를 배포한 단체를 찾아가 성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확인했더니 최근에는 수금하지 않았다고 잡아뗍니다.
● 한국 OO본부 본부장: 2004년 이후에는 수금하지 않았다.
● 기자: 가져오지 않았나?
● 한국 OO본부 본부장: 그렇다.
가져오지 않았다.
● 기자: 하지만 업주들의 말은 다릅니다.
● 모금함 설치 업주: 이전에 꽉 차서 3일 전에도 교체해 갔다.
● 기자: 돈이 어디로 갔는지 계속 추궁하자 결국 자신들도 모른다고 실토합니다.
● 한국 OO본부 본부장: 이 돈 자체가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 기자: 그 돈이 집 고쳐주기에 쓰였다는 근거가 어디 있나?
● 한국 OO본부 본부장: 집 고쳐주기에 쓰였다는 근거?
그 근거는 제시할 수 없다.
● 기자: 성금이 사라졌다는 말에 업주와 시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 모금함 설치 업주: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했던 부분이었는데...
그래서 (설치)했다.
● 기자: 그런데도 일선 행정기관은 동사무소에까지 모금함을 설치하도록 도와줬습니다.
● 기자: 돈 관계는?
● 전주시청 관계자: 돈 관계는 우리는 모른다.
모금행사가 있으면 그런 사업을 하니까 시에서 협조해 달라고 해서...
● 기자: 모금을 하기 위해서는 행정자치부나 시도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현재 전국적으로 허가받은 단체는 10여 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전부 불법입니다.
● 전라북도청 담당자: 양심만 믿어야지 어떻게 하겠나?
● 기자: 그럼 법을 만들어 놓은 의미가 없지 않나...
●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대체 몇 개 단체가 무슨 목적으로 얼마를 거두어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습니다.
MBC뉴스 정태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