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거짓말, 그리고 스파이
[조선일보 2006-04-25 09:37]    

음모자들
샨사 장편소설|이상해 옮김|현대문학|314쪽|9000원

[조선일보 박해현기자]

프랑스어로 창작활동 하는 중국 작가 ‘샨사’

스파이 소설 통해 인간관계의 진실게임 추적

1989년 중국 천안문에서 학생 시위대를 이끌었다가 홍콩을 거쳐 프랑스로 망명한 37세 여성 아야메이는 현재 중국 정부를 위해 비밀 공작을 펼치는 에이전트다. 무술의 고수이기도 한 아야메이는 프랑스 총리의 보좌관인 유부남 마틀로를 유혹해서 애인관계로 만든다. 아야메이·마틀로의 루트를 통해 중국은 극비리에 프랑스로부터 무기를 사들이고, 그 대금은 프랑스 정계에 검은 자금으로 흘러 들어간다.

어느 날 파리의 룩상부르 공원이 내려다 보이는 아야메이의 아파트에 미국 CIA의 요원인 조나단이 접근한다. 바로 이 대목이 소설의 시작이다. 에펠탑 꼭대기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으로 저녁을 초대한 조나단이 다시 아야메이를 유혹하면서, 소설 속에 인물 삼각형이 꼭지점을 형성한다.

이 소설에서 세 인물의 삼각 관계는 21세기 지구촌의 강대국인 미·중·불 3국이 벌이는 국제 정치 게임의 축소판이 된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를 미래의 적으로 보지만 현재의 이익을 위해 우호 관계를 유지한다. 프랑스는 중국의 인권 탄압을 겉으로 비난하는 척 하면서 뒤로 무기를 판매해 중국을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호랑이로 키운다. 물론 그 틈바구니에서 국익을 챙긴다.

샨사는 스파이 소설 형식을 빌려 인간 관계의 진실 게임을 그리려고 했다. 세계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속에서 각 개인들은 꼭두각시에 불과하기 때문에 ‘누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고, ‘누가 누구를 사랑하는가’라는 의문에 사로잡히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이 소설은 지난해 프랑스 추리 소설계에서 이런 평가를 받았다. “사랑이 지나치게 중요한 주제 중 하나지만, 서스펜스를 놓치지 않았다. 속임수도 교활했고, 문체의 순도가 대단했다. 오늘날 (국제 사회의) 암투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보여준 작품이다.”


오늘날 유럽에는 프랑스어로 창작 활동을 펼치는 중국인 작가들이 여럿이다. 동서양 문화 교류에 대한 공로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정회원이 된 프랑수아 쳉, 유럽 정신 분석학을 중국인의 해몽과 비교한 소설 ‘D의 콤플렉스’로 2003년 페미나상을 수상한 다이 시지에, 그리고 소설 ‘측천무후’ ‘바둑두는 여자’ 등으로 국내에도 고정팬을 확보한 샨사다. 문학성과 대중성의 조화를 이룬 작가로 꼽히는 샨사가 이번 신작 ‘음모자들’을 통해 하위 장르로 불리는 스파이 소설의 형식을 본격 차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작품에서 아야메이의 정체는 독자들에게 소설을 지탱하는 비밀로 남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작가는 다른 인물의 관점에서 그녀의 내면까지 묘사한다. 결국 타인과 타인끼리의 시선만 남아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모호해진다.

흥미로운 성격의 스파이 조나단은 독특한 상상력을 가진 남자다. 마치 작중 인물을 창조하려는 작가의 그것과 닮았다. 그는 비밀리에 상대의 아파트로 침입하면서 ‘각 자물쇠는 축소형 미로, 철학자의 두뇌, 여자의 성기’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그런가하면 아야메이가 중국 경제 발전의 부작용을 비판하는 것은 마치 작가 샨사의 입장을 반영한 듯 하다. ‘상품들로 가득찬 백화점들은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안마시술소와 이발소에서 매춘을 하는 소녀들의 비참함을 감추고 있어. 오염된 구름들 아래 타워들이 키재기를 하는 땅, 피상적인 쾌락을 찾아 로봇처럼 돌아다니는 사람들.’

작가는 현실 발언에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 “삶이 모습을 드러낼 때 우리가 새기게 되는 소리, 냄새, 희망의 설렘, 낙담의 한숨들은 어떤 것일까?”라는 생의 원초적 질문을 던진다. 독자들은 마치 비누거품을 닮아 손에 잡히지않는 그런 디테일들을 찾아 나선다. “끊임없이 유전하는 이 세계의 유일한 관객”으로 남아 그것들의 순간적인 광채를 포착할 때까지.

(박해현기자 [ h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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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신간 같은 리메이크 출간 많다
[주간조선 2006-04-25 10:53]

콘텐츠 좋은데 묻혀진 책이나 절판된 유명 서적을 화려한 이미지로 보강해 재출간

영화와 음반에도 리메이크가 있듯 출판에도 리메이크가 있다. 리메이크가 될 정도라면 일단 품질은 믿을 만하다. 그래서 리메이크된 책을 보면 우선 반갑다. 최근 국내 작품으로는 최인호씨의 소설 ‘겨울 나그네’ ‘지구인’, 이청준씨의 소설 ‘눈길’ 등이 리메이크됐고, 번역서로는 허브 코엔의 ‘협상의 법칙’, 쇼펜 하우어의 ‘토론의 법칙’ 등이 리메이크돼 눈길을 끌었다.

재미난 건 1993년 2월 ‘출간저널’이 ‘묵은 책 리바이벌, 왜 붐 이루나’라는 제목으로 재출간 현상의 유행이유를 짚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리메이크란 주기적으로 유행한다는 것이다. 개정작업을 이유로, 혹은 절판되었기 때문에 진행되는 리메이크는 5년이나 10년 주기로 독자의 세대변화 혹은 감각변화에 맞춰 반복되고 있다.

최근 이뤄지는 리메이크 중 가장 빈번한 예는 ‘낡은 옷’을 갈아입는 경우다. 옷이나 장신구도 유행을 타듯 책도 유행을 탄다. 요즘의 대세는 화려하게 치장한 이미지 중심의 책이다. 사실 출판계에서 이미지를 올 컬러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몇 년 되지 않는다. 따라서 풍부한 그림과 사진 자료 등이 필수적인 책은 감각적으로 디자인하고 사진 역시 올 컬러로 교체하여 개정판을 내는 것이 유행을 타고 있다.

1999년 건축잡지 ‘이상건축’에서 초간됐던 ‘한국건축의 재발견’이 돌베개에서 ‘김봉렬의 한국건축 이야기’로 개정 증보판이 나온 것이 좋은 사례다. 한국 건축의 전반을 충실하게 다룬 고전이었으나 초간본 출판사 사정으로 책은 절판상태였다. 이번에 다시 출간된 ‘김봉렬의 한국건축 이야기’는 내용을 수정, 보완하고 편집을 요즘 감각에 맞게 다시 했다. 무엇보다 사진을 올 컬러로 교체해서 읽기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아름다운 고전으로 다시 선보였다.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미국사’는 1990년대 초에 고려원미디어에서 출간 후 절판됐으나 2004년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미국사’로 재출간됐다. 원서의 개정판이 나온 것이 재출간의 첫째 이유였지만 책도 다시 만들다시피 했다. 원서에는 한 장도 없었던 사진을 출판사에서 360컷이나 구해 책에 실어 한국판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미국사’를 만들어낸 것이다.

10여년 전 고려원에서 나왔던 ‘미국 대공황’은 ‘공황’에 초점을 맞춰 경제경영서 느낌으로 출간됐던 책이다. 이번에 ‘원더풀 아메리카’라는 제목으로 다시 완역 출간하며 무한한 가능성과 낭만이 공존했던 미국의 1920년대를 비주얼하게 복원해냈다. 편집자가 ‘사진자료 없이 독자가 책을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했고, 결국 원서에는 한 컷도 없었던 사진을 일일이 찾아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결과다.

만드는 이가 품을 팔아 오늘의 입맛에 다시 맞춘 책이 있는가 하면 독자의 간절한 욕망이 리메이크 서적을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재발견되는 책은 과거 동시상영관을 전전했던 영화 ‘아비정전’처럼 일종의 ‘저주받은 걸작’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1994년 ‘영화보기의 은밀한 매력-비디오드롬’으로 출간됐던 박찬욱 감독의 책은 2005년 ‘박찬욱의 오마주’로 다시 태어났다. 지금은 ‘올드보이’로 거장의 반열에 올랐지만 ‘영화보기의 은밀한 매력-비디오드롬’을 펴낼 당시 박 감독은 불우한 청년이었다. 글은 곧잘 쓰는데 영화는 실패하는 불가사의한 인물로 여겨졌지만, ‘JSA공동경비구역’ 이후 그 시절은 박찬욱 감독의 신화화에 적절한 장치가 된 것도 사실이다.

박 감독은 ‘글만 잘 쓰는 감독지망생’이 아니라 ‘글도 잘 쓰는 유명 감독’이 됐고 영화기자, 영화학도, 영화 매니아가 박 감독의 책을 찾기 시작했다. 결국 독자의 바람을 알아챈 출판사 마음산책에서 개정판을 냈고, 더불어 글 잘 쓰기로 유명한 감독이 쓴 에세이, 셀프 인터뷰, 제작일지 등을 모아 박찬욱이 말하는 자신에 관한 책 ‘박찬욱의 몽타주’가 함께 출간되는 의외의 결과를 얻기도 했다.

페터 회의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 역시 독자가 헌책방을 뒤지며 애타게 찾던 책으로, 2005년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으로 재출간됐고 출간 후에도 인터넷 서점 독자들의 열렬한 홍보 덕을 봤다.

KBS TV ‘책을 말하다’에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가 소개된 후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알랭 드 보통의 책들 역시 마찬가지다. 알랭 드 보통의 책은 1990년대 중반 이미 몇 권의 책이 소개됐다. 그러나 대개의 저주 받은 운명이 그러하듯 당대의 독자에게 사랑 받지 못한 죄로 길거리 좌판에서, 변두리 서점에서 종이 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덤핑 처분되는 신세를 이어왔다. 그런데 왜 제목을 ‘섹스 쇼핑 그리고 소설’로 지었을까 하는 독자의 볼멘소리를 들으면서도 책은 입에서 입으로 읽히기 시작했다. 또 고급 에세이 ‘여행의 기술’이 9000부 가깝게 팔려나갈 정도로 이제는 국내에 충성도 높은 알랭 드 보통의 매니아들이 생겨났다. 2005년에는 매니아 사이에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와 더불어 최고라고 평가 받는 ‘우리는 사랑일까’ 역시 리메이크 출판됐다.

한미화 출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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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ticket 2006-04-25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도 낭패 본 일이 많아요,,제목도 틀리고, 출판사도 틀리고,,마치 새로 나온 책인냥...

해적오리 2006-04-26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그렇군요. 책 살때 좀 더 신중해야겟네요.

이리스 2006-04-26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님 / 그럴때는 정말 열받죠. -.-
날나리님 / 그러게 말이어요.. ^^
 

화려한 옷 갈아입은 ‘순교의 땅’
[한겨레 2006-04-25 10:06]    

[한겨레]

투르크메니스탄과 이란의 국경을 이루는 코페트 산맥을 넘어섰다. 민둥산의 삭막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푸르름 짙은 초원이 펼쳐진다. 양떼들이 풀을 뜯는 모습이 평화롭다. 약 165만㎢(한반도의 7.5배)에 달하는 이란 국토는 절반 이상이 산악지대다. 평지의 4분의 1 또한 황야와 사막이다보니, 경작 가능한 땅은 국토의 4할도 채 안된다. 그런 땅마저도 주로 변두리 산맥들 언저리에 몰려있다. 남북으로는 메마른 루트 사막과 카비르 사막이 한가운데의 이란 고원을 에워싼다. 불리한 자연환경이지만, 슬기로운 이란 사람들은 박토(薄土)를 옥토로 일구고, 페르시아 문명을 꽃피워냈다. 우리는 그 향훈을 맡고자 불원천리를 찾아온 것이다.

국경에서 한 시간 반쯤 달려 쿠찬이란 소읍에 도착했다. 점심 때가 지났는데도 식당은 붐빈다. 알고 보니, 오늘은 쥼아(금요일)라 정오예배를 마치고 가족끼리 회식을 즐기는 날이다. 주 메뉴는 첼로케밥이다. 짐승들의 먹이풀이 좋아 케밥이 유명한 고장이라 한다. 이란말로 ‘첼로’는 ‘쌀’이고, ‘케밥’은 ‘꼬치구이’다. 꼬치는 소고기, 양고기, 닭고기 가운데 고를 수 있다. 양고기 케밥을 청했다. 녹진녹진한 케밥 맛은 일품이다. 쌀밥 말고도 ‘넌’(혹은 눈)이란 이란식 빵이 나왔는데, 이스트를 넣어 부풀리지 않고, 얇게 노릇노릇하게 구운 것이다. 넌에 모든 음식을 싸서 먹는데, 이란인들에겐 주식 중 주식이다.

8대 이맘 레자 순교 뒤 성지로 매년 1200만명 순례객 발길


다시 두 시간쯤 달려 이란 첫 목적지인 마슈하드에 도착한 뒤 라레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라레’는 ‘꽃’이란 뜻이다. 호텔을 꽃처럼 아름답게 꾸민다는 데서 나온 이름이라고 한다. 마슈하드는 이란 28개주의 하나인 호라산주의 주도다. 인구는 200여만명을 헤아려 이란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다. 마슈하드는 이슬람 시아파 3대 성지의 하나로, 이란어나 아랍어로 ‘순교의 땅’이란 뜻의 보통명사로도 통한다. 이곳에 시아파 주류인 12이맘파의 8대 이맘 레자의 묘당이 있기 때문이다. 흔히 이곳을 ‘마슈하드 무깟다사’, 즉 ‘신성한 마슈하드’라고 부른다. 한해 나라 안팎으로부터 1,200여만 순례자들이 몰리는 세계적인 시아파 순례지다. 매해 200여만명의 순례객이 모이는 메카보다 몇 배나 큰 규모다.

매해 6~8월은 순례가 한창이어서 우리는 때맞춰 온 셈이다. 8월 6일, 이른 아침부터 거리는 순례객들로 물결친다. 이맘때면 밤낮 없이 순례객을 맞는다. 시아파 성지라서 비무슬림들은 참배를 불허했으나, 지금은 개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외국 관광객들이 눈에 많이 띈다. 현지 안내원은 전날부터 단정한 옷차림과 정숙을 거듭 당부했다. 아니나 다를까 들머리에서 소지품은 물론, 옷차림부터 단속한다. 남자라도 반바지 착용은 불허된다. 여자는 더욱 엄격해서 차도르(외국인은 스카프) 위에 옛날 우리네 장옷 비슷한 검은 겉옷으로 얼굴 외의 전신을 가려야 한다. 외국인은 여권까지 맡겨야 하니, 어이없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렇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지켜야 하는 터라 따를 수밖에 없었다.

75㏊나 되는 터에 자리잡은 성소는 일괄해 ‘성역광장’(聖域廣場:팔라케이 하라메 무탓하르, 약칭 ‘하람’)이라고 칭하는데, 하나의 복합 문화도시 같다. 중심부 레자 묘당을 비롯해 나디르 샤 묘당, 의학자 샤이크 하킴 모멘 묘당(일명 곤바데 삽즈, 즉 녹색돔), 고하르 샤드 마스지드(사원), 3개의 박물관(꾸르안 박물관, 중앙박물관, 융단박물관), 아스탄 고드스 중앙도서관, 라자비 신학대학 등 어마어마한 종교 교육 시설이 어우러져 있다. 크기나 화려함은 이슬람 세계에서 보기 드물 정도다. 더 놀라운 것은 이들 시설이 계속 확장하고 화려함을 보태간다는 사실이다.

시 중심부 하람은 동서남북 큰 거리와 연결되어 교통이 사통팔달하다. 주 입구는 서남쪽 메카 방향으로 나있는 이맘 레자 거리에서 들어오는 정문인데, 남녀 통로는 다르다. 영내 시설물들 사이에는 또 자그마한 5~6개 광장이 있다. 일단 들어서면 영상실로 안내되는데, 15분간 건물 복원 연혁 등을 영상물로 소개하는 홍보교육을 받는다. 마슈하드는 817년 레자의 순교를 계기로 성지로 부상했다. 이후 순니파와 몽골 침략군의 파괴, 티무르 군의 유린을 당했으나, 번번이 복원을 거듭했으며 16세기 사파비 왕조시대 수도가 되자 성지로서 지위를 굳혔다. 천도의 촉발제가 된 것은 샤 압바스1세가 당시 수도 이스파한에서 1,300㎞ 떨어진 이곳까지 걸어서 순례한 장거와 뒤이어 시아파가 국교화하면서부터다. 20세기 초 영국과 러시아의 틈바구니 속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은 적도 있으나 곧바로 회복되고, 30년대부터 현대도시로 건설되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뒤 위상이 더욱 높아져 현재 대대적인 증축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성역광장 화려함·크기에 놀라 지금도 대대적 증축공사 진행

먼저 들른 곳은 고하르 샤드 마스지드다. 티무르의 맏며느리 고하르 샤드 여왕의 명에 의해 1405~1418년 사이 지어졌다. 부지만도 16㏊에 달한다. 예배 방향을 알리는 미흐랍(벽감)이 벽 아닌 땅에 움푹 패여 있고, 순결과 경외를 상징하는 흰색 문양과 푸른 빛의 돔 천장이 이채롭다. 중요성으로 치면 레자 묘당을 우선 찾아야겠지만, 비무슬림들에게는 접근이 허용되지 않아 건너뛰었다가 돌아 나오는 길에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찬란한 황금돔 아래 놓인 그의 관은 촛불 속에 희미한 모습을 드러낸다. 순례객들은 울타리 쳐놓은 주위를 돌면서 순교자의 원혼을 달래고 축복을 기원한다. 여럿이 흰 천으로 덮은 주검 한 구를 운구해 와서 묘당 앞에 내려놓고 장례기도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건물 벽장식에서는 여덟 닢의 꽃문양을 가끔 발견하게 되는데, ‘여덟’ 숫자는 레자가 8대 이맘이었음을 상징한다. 그만큼 성인에 대한 소망과 추앙은 간절하다.

들머리에 몰린 박물관 3곳 중 가장 큰 것은 중앙박물관이다. 눈길을 끈 것은 16세기 황금판에 돋을새김해 만든 레자 묘당의 문짝과 ‘신성한 7개 도시 융단’이다. 이 대형 융단은 메카, 메디나, 예루살렘, 나자프, 가르발라, 마슈하드, 곰 등 시아파 성지 7개 도시의 이름으로 짠 것인데, 코만도 무려 3천만 개에 달한다고 하니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옛부터 후라산 지방은 융단 등 모직물로 유명한 고장이라 그럴 법도 하다. 하람 주변에는 레자 바자르를 비롯해 주로 순례행사용 물품들을 파는 여러 바자르(재래시장)가 성황이다. 이색 물품 중에는 시아파들이 예배 때 땅바닥에 놓고 이마를 맞대는 ‘모후르’란 자그만 돌이 있다. 돌에 이마를 맞대는 것은 돌 같이 굳은 신앙심을 다지는 의미라고 한다.

황금돔 아래 레자 묘당 주위 원혼의 씻김 같은 기도들이…

이 모든 성역화 작업의 장본인은 이맘 레자(765~818)로 알려진 이맘 알리 알 리다이다. 그의 순교에 관해서는 설들이 엇갈린다. 어쩌면 그 엇갈림 때문에 전설적 성인으로 회자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는 압바스조 5대 칼리파 하룬 라시드의 아들로 메디나에서 태어나 35살 때 8대 이맘으로 지목되었다. 그러다 6대 칼리파 마문이 시아파의 저항을 잠재우기 위해 돌연 그를 후계자로 지명한다. 그의 부름을 받고 바그다드로 가는 도중 급사했다는 게 정통사의 기록이나 시아파는 독살되었다고 믿고 있다. 사실이라면 레자는 당시 정권을 잡은 순니파와 재야 시아파 사이에 벌어진 치열한 교권 다툼의 희생양인 셈이다. 오늘날도 이라크에서 ‘순니’와 ‘시아’의 이름으로 재현되는 또 다른 패권 다툼의 일그러진 현장을 착잡하게 그려보면서 하람 광장을 나섰다.

약 30분간 달려 도착한 곳은 민족시인 피르다우시(940~1020)의 고향 투스다. 시인의 대리석 영묘는 아담해 보인다. 그 옆에 유품 전시관이 있다. 묘비 면은 그의 민족적 대서사시 <왕서(王書)>(샤흐나메) 의 책장들로 촘촘히 부조되었다. 영묘는 1933년 지었는데, 너무 허술해 증축했으며, 이슬람 혁명 때 그가 이슬람에 거슬리는 정서를 지녔다는 이유로 일부 파괴당하기도 했지만, 곧 되살렸다고 한다. 피르다우시는 신화시대~아랍 정복기의 이란 역사를 35년간 무려 6만 편의 시로 엮어 책에 실었다. 그는 당시 가즈니조 술탄 마흐무드의 소외에 불만을 품고 풍자시를 썼다 추방되기도 했다. 시인은 가도 시는 영원하다. 오늘날도 꽃다발 든 추모객들이 영묘 앞에 줄지어 서있었다.


시아-수니파의 뿌리와 교리

시아파- 4대 칼라파만 적통 인정 신비주의적 색채 짙어
수니파- 다른 칼리파도 계승자로 현세적·합리적 신관 취해

이슬람 시아파는 이란 인구의 98%, 이라크 인구의 60%를 넘지만, 전체 이슬람권에서는 5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소수파다. 주류 순니파와 함께 중동발 외신에 자주 나오는 시아파는 흔히 과격파로 비춰지지만,지나친 이분법적 구분이다. 두 교파의 분열은 역사적·신학적 뿌리가 깊은 까닭이다.

순니, 시아파의 대립은 7세기 이슬람교를 일으킨 예언자 무함마드의 정치적 후계자(칼리파)를 둘러싼 논란에서 싹텄다. 무함마드는 아들이 없었고, 후계자도 정하지 않은 채 급서했으므로 적통 다툼이 일어난 것이다. 그의 사위인 4대 칼리프 알리 이븐 탈리브를 정통으로 보고, 그의 후손들만 후계자로 인정해야한다고 주장한 이들이 바로 시아파의 원조다. 반면 1~3대 칼리파, 알리 사후 등극한 무아위야 1세 등 우마이야 왕조, 압바스 왕조 칼리파들의 적통도 인정한 세력이 수니파가 된다. 이후 제국의 정권을 잡은 것은 주로 수니파 칼리파들이었고, 이란·이라크에 기반한 알리의 후손들은 반란을 꾀하다 학살·처형당하는 비운을 맞는다. 알리가의 비극을 시아파는 적통을 회복하려는 성전, 순교로 해석한다.

교리면에서 현세적이고 합리적 해석을 중시하는 수니파와 달리 시아파는 신비주의 교단인 수피즘과 연관을 맺어 영성 체험을 강조하는 등 신비적 색채가 짙다. 칼리파, 예언자와는 별개로 알라의 메시지에 숨은 신비스런 뜻과 지식(바띰)을 전하는 종교 지도자 ‘이맘’을 중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아파는 4대 칼리파 알리의 자손을 대대로 이맘(교주)으로 추앙했으나 7대 이맘을 6대 이맘의 차남 무사로 할 것을 주장하는 주류 ‘12이맘파’와 요절한 장남 이스마일의 아들 무하마드를 주장하는 비주류 ‘7이맘파’(이스마일파)로 다시 갈렸다. 12이맘파 신도들은 873년 12대 이맘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이맘의 대가 끊어졌지만, 말세에 다시 세상을 구하러 나타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있다.

실크로드 역사에서 시아파는 종종 전란의 격동을 일으킨 주역이었다. 11~13세기 맹위를 떨친 극단주의 시아파 집단인 아사신파는 무자비한 암살활동으로 1253년 몽골 장군 홀레구의 아랍 대원정을 촉발시킨 요인이 된다. 반대파 살해를 성스런 의무로 삼은 이들은 이란 북쪽 알라무트에 요새를 지어놓고 암살단을 보내 유럽 십자군과 몽골 관리 등을 닥치는대로 살해하면서 공포의 대상이 됐다. 이런 소문이 몽골제국 대칸의 귀에까지 들어가 아사신파 소탕이 원정 구실이 되었고, 그 결과 아사신파는 물론 압바스 왕조까지 몰락하게 된다. ‘암살자’‘자객’을 뜻하는 영 단어 어새신(Assassin)의 말뿌리는 바로 이 교파의 이름에서 나온 것이다. 서구 언론들이 시아파를 과격집단으로 폄하하는데는 이런 역사적 피해의식이 깔려있다고도 볼 수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한겨레> 실크로드 답사단

취재 임종업 blitz@hani.co.kr,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김경호 jijae@hani.co.kr,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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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퍼주되 안전벨트는 매라

실연과 연애를 반복하는 이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연애교본’들… 어줍짢은 밀고 당기기 기술이 아닌 당신의 자존감을 높여줄 책을 찾아서

▣ 김양 실연 8개월차 olddochy@paran.com

또다시 이별이다. 그래 정론직필한다. 또 차였다.

필드 경력 10여 년. 남자도 만날 만큼… 은 아니지만 꾸준히 만났고, 6개월 미만의 연애까지 더하면 열 손가락으로 헤아리기도 버겁다. 이른바 ‘비연애 체질’은 아니란 뜻이다. 그런데 왜! 스물다섯 이후의 연애 승률은 1할2푼5리에서 머무느냐 말이다. 코스도 항상 비슷하다. 처음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들이대면 못 이기는 척 만나다가 내가 눈이 뒤집힐 때쯤엔 그의 연락이 뜸해지고 결국 떠나간다. 헤어질 때의 상황은 이젠 유형별로 정리할 수 있다. 전화 오는 횟수가 줄어드는 게 으뜸이요,


△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주체할 수 없는 바람기로 정신적인 학대를 일삼는다면 갈 데까지 간 관계다. 헤어질 때 날리는 멘트도 눈빛만 보면 대충 안다. “내가 나쁜 놈이야…”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아” “넌 나한테 과분해” 등인데 한마디로 정리하면 “너 싫다”다. 누가 먼저 끝을 냈는지에 연연하는 것은 어리석다지만, 그건 정말 몰라서 하시는 말씀이다. 차이면… 정말 기분 더럽다.

발에 맞지 않는 구두는 집어던져!

500일 기념일을 앞둔 지난해 여름, 오동통한 MSN 메신저 아이콘과 꼭 닮은 그가 전화기 너머로 뒤통수를 쳤다. “널 평생 사랑할 자신이 없”단다. 아침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게 분명하다. 그런 진부한 멘트를 날리다니. “×새끼”라며 쏘아붙였지만, 길고 긴 불면의 밤이 기다리고 있었다. 밤마다 애꿎은 베개를 주먹으로 치며 “이럴 순 없는 거야”라며 대성통곡했고, 눈에서 레이저빔이 나올 정도로 휴대전화만 쏘아봤다. 며칠 밤낮 동안 그렇게 머리를 싸맨 끝에 결론을 내렸다. “일이 너무 힘들어서 머리가 살짝 돌았던 거야. 그럼그럼. 막상 내 얼굴을 보면 맘이 달라질걸? 나만 한 애가 어디 있다고…(으쓱).”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 하며 콩닥대던 가슴을 달래던 날, 그 책을 만난 것은 필시 하나님의 계시였다. <끝났으니까 끝났다고 하지>(그렉 버렌트 & 아미라 루오톨라 버렌트 지음, 해냄 펴냄). 이 책은 막 실연당해 하늘이 노래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한 언니들에게 바치는 글이다. 첫 장을 열었다.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은 아마 누군가에게 버림받았거나, 이제 막 실연당했거나, 여전히 옛 애인에게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거나, 혹은 앞에 나열된 이유 모두를 떠안고 있을 것이다.”

오 마이 갓, 어떻게 아셨나요.

“당장은 헤어져서는 안 될 이유를 찾아내느라 정신이 없겠지. 가슴이 갈기갈기 찢긴 듯 아프고, 머릿속에선 그 고통을 없앨 방법을 찾아내느라 급급하리라. 하지만 잊지 말라! 어떤 이유를 댄다 해도 결국 말도 안 되는 핑계란 사실을. 현실은 냉정하다. 두 사람에게 공통점이 아무리 많다 해도, 그것을 송두리째 뒤엎을 차이점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둘의 관계가 영원하리라는 믿음의 있음과 없음이다.”


△ 각 서점마다 연애실용서 코너는 가장 붐비는 곳 중 하나다. 현란한 테크닉을 나열한 책보다는 깨달음을 주는 책이 두고두고 도움된다.(사진/ 곽윤섭 기자)

들고 있던 펜으로 줄을 쳤다. 어찌나 기를 집중했던지 뒷장까지 자국이 남았다. 그래, 끝났으니까 끝났다는 거고,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체념의 단계로 진입은 했는데,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온다. 대체 이 시간이 지나긴 할까.

“당신이 함께했던 그 사람은 당신을 ‘내 여자’가 아니라고 결정했다. 혹은 당신이 결정했다. 아니면, 두 사람 모두 그렇게 결정했다. 어느 쪽이든 이미 끝난 일이다. 그 구두에 아무리 발을 구겨넣어도 맞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 당장 벗어던지길.”

이별을 잘하는 법 7가지

책은 ‘이별을 잘하는 방법 7가지’ 처방을 내렸다. 그리고 ‘그놈’이라는 독을 빼기 위한 처절한 사투가 시작됐다. 웅녀 언니가 동굴에 처박혀 쑥과 마늘만 먹을 때 심정이 이랬을까. 33년 인생에서 얼굴도 모르는 이의 조언에 올인한 것은, 돌아보면 ‘생존본능’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원칙 1. 60일 동안은 그와 절대 만나지 않기. 두 달은 완전한 회복에 필요한 정서적 거리를 만들어주는 기간이란다. 미친 척하고 전화할까봐 집 전화기는 치워두고, 그 자리에는 메모를 붙였다. ‘침묵하는 자가 승리한다.’ 휴대전화 첫 화면에는 “안 돼!!”라고 써넣었다. 술 마시고 실수할까봐 그 좋아하는 술까지 줄였다.

원칙 2. 이별친구 만들기. 그동안 속없이 시시덕거리고 다닌 덕인지, 다행히 주변에는 좋은 친구들이 많았다. 한 친구는 초저녁부터 집에 엎어져 있던 나를 찾아와 빈대떡 2장을 수줍게(?) 건넸고, 내가 먹는 것에 약하다는 걸 빤히 아는 다른 친구는 “연애할 때도 연락 좀 하고 살아라”라며 눈은 흘겼지만 맥주와 된장찌개라는 퓨전식 조합으로 날 위로했다. 너무나 점잖고 진중했던 또 다른 친구는 ‘그놈’한테 전화하고 싶을 땐 차라리 자기한테 하라며, 처절한 경험담을 털어놓아 놀라기도 했다. (얘들아, 고마워~!)

원칙 3. 지나간 사랑을 떠올리는 물건은 다 버리기. 처음에는 모든 것에 상처받는다. 함께 듣던 음악, 같이 본 영화, 심지어 MSN 메신저 아이콘만 봐도 가슴이 내려앉았다. 우선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사진, 책상 앞에 세워둔 사진을 싹 없앴고, 미니홈피의 문도 닫았다. 빌린 책과 CD, 선물은 돈 되는 것만 빼놓고는 몽땅 상자에 넣어 그의 집으로 보내버렸다. 착불로 했다. 소심한 복수였다.

원칙 4. 끊임없이 움직이기. 주말이면 이불로 동굴을 만들고, 절대 100m 이상은 걷지 않으며, 운동이란 숨쉬기 운동과 새마을 운동밖에 몰랐지만, 이별 뒤 취미생활이라는 걸 시작했다. 뜨개질이다. 허벅지에 십자수 놓는 대신, 목도리의 겉뜨기, 안뜨기에 집중했다. 목도리 5개가 금세 생겼다.

원칙 5. 잘 입고 잘 먹고 잘 자기. 홈쇼핑은 폐인 수준이요, 인터넷 쇼핑은 중독 수준인 터라 이 원칙을 지키기는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위로한답시고, 나에게 너무 많은 선물을 사주는 바람에 그 다음달 날아온 카드 영수증에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아야 했다.

원칙 6. 헤어진 연인에게 돌아가지 않기. 두말하면 잔소리.

원칙 7. 자신감 되찾기. 거울을 봤다. ‘흠… 이 정도면 쓸 만하군(이건 주변 사람들이 널브러져 있는 나를 ‘세뇌’시켜준 덕임). 게다가 성격이 좋잖아. ‘메신저’에 나를 던지기는 좀 아깝지.

그들은 나에게 반하지 않았다

터질 것 같던 심장도, 멈춰버릴 것 같던 시간도 해독 기간 한 달차로 접어들면서 무뎌지기 시작했다. 두 달째부터는 그 아이의 얼굴이 가물거리더니, 셋째·넷째 달 지나면서는 “내가 미친년이었지” 하며 혀를 내두른다. ‘시간이 약’이라는 옛 어르신들의 말씀은 지당하고 현명했다.


하지만 매번 이런 아픔을 견딜 순 없는 법. 실연을 극복(!)한 뒤, 나의 연애를 되돌아봤다. ‘난 왜 안 될까.’ 내 사연을 시시콜콜 아는 주위의 독한 인간들이 “너 책 하나 써라. ‘까이기 전에 까라.’ 제목 나오네”라며 놀려대는 지경에 이르니, 과거의 연애 패턴을 되새김질해볼 필요가 있었다. 연애교본의 고전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그렉 버렌트 & 리즈 투칠로 지음, 해냄 펴냄)에 따르면, 그동안 내가 만나고 헤어진 그 남자들은 모두 나에게 반하지 않은 남자들이다.

“당신에게 접근하지 않는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전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당신과 데이트하지 않는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당신과 섹스하지 않는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다른 여자에게 한눈판 남자라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술기운에만 당신을 찾는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결혼 이야기를 피한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헤어지자는 말을 쉽게 한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갑자기 연락을 끊었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그를 독차지할 수 없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당신의 감정을 무시한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이 책을 보니, 그동안 내가 만나고 차였던 그들은 모두 나에게 반하지 않았다. 나를 떠났다가 5년 뒤 다시 연락해 두어 달 만나다 딴년이랑 결혼해 날 두 번 차버린 그놈, 결혼 얘기만 나오면 슬금슬금 말꼬리를 돌리던 그 녀석, 양다리 걸치다가 제대로 걸렸던 그 자식 모두 나에게 반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내 인연이 아닐 수밖에. 내 안목은 특별하고, 내가 만나는 사람도 특별하며, 내 연애도 특별하다는 생각은 망상이었던 걸까. 어떻게 알았는지, 이 책은 마지막에 “당신이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다”라며 쐐기를 박는다. 젠장, 나한테 반한 남자는 어딨냐고요.

하지만 나는 정녕 ‘파블로프의 개’였던 것이다. 아무리 차이고 까여도 새로운 사랑이 오면 침 질질 흘리며 언제든 올인할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문제는 나이 서른이 훌쩍 넘으니 매물의 수가 현저히 줄어드는 게 눈에 보인다는 점이다. 괜찮은 남자들은 이미 몇 년 전에 딴 여자들이 다 채갔다. 그리고 행여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매번 반복되긴 하지만) 또 상처받기는 싫다. 이 점에서 <연애본능>(임경선 지음, 더북컴퍼니 펴냄)은 솔직하다. 지은이는 “나 같은 여자들이 전화는 벨이 세 번 울리기 전에 받으면 절대 안 되고, 두 번에 한 번은 튕기기라는 식의 현란한 연애 전술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다. 대신 조언한다. “마음껏 사랑해라. 쩨쩨한 사랑보다는 퍼주는 사랑이 낫다. 대신, 안전벨트는 매라.”

집착하지 말 것, 사랑은 머리로 할 것!

나의 문제는 내가 안다. 내 문제는 ‘콩깍지’다. 평소에는 멀쩡하지만, 한번 연애를 시작하면 맹목적으로 사랑을 퍼준다. 그리고 자아상실 단계에 이른다. 이건 병이다. 다음 연애를 위한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집착하지 말 것, 나를 버리지도 말 것, 사랑은 머리로 할 것. 음… 솔직히 지키지 못할 것 같다.

실연과 연애를 반복하고, 그 와중에 틈틈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연애교본’을 밑줄 쳐가며 읽다 보니, 결국 주제는 한 가지로 모아졌다. “당신같이 괜찮은 여자가 당신을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 때문에 마음고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어쭙잖은 밀고 당기기 기술은 이제 그만. 좋은 연애실용서는 읽은 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책이다. 서른세 살 내 가슴에도 또다시 개나리는 핀다.


연애 교본 가려읽기 노하우

어디까지나 참고서, 읽다 보면 깨달음은 내 안에서 솟구칠지니

제아무리 주옥같은 실용서라도, 고매하신 작가의 소설이라도, 1만 부 이상 팔리기 어려운 출판계를 요즘 먹여살리고 있는 게 ‘연애 교본’이라지만, 옥석은 가려야 한다. 솔직히 누가 누구의 연애에 ‘코치’해준다는 것 자체가 부조리한 일이다. 말하자면 바로 당신이(필자 당신 말이야!) “그놈과 사귀지 않은 담에야” 여러 케이스를 수집해 개연성 있는 평균치를 얘기해주는 것은 ‘국·영·수 중심으로 암기과목 열심히 하면 대학 간다’는 얘기와 똑같다. 특히 나처럼 실연의 상처에 끙끙대는 이들에겐. 더 억울한 건, 연애 교본의 70%는 20대 여성들이 주 소비층이라는데, 내가 20대 때는 책도 없었단 말이다. 세상이 온통 나만 ‘따’시키며 연애하는 분위기에서 소외감 느끼는 이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연대감을 피력하며, 나의 소박한 ‘연애 교본 가려읽기 노하우’를 밝힌다.

① 나와 비슷한 친구가(특히 동성 친구가) 좋다는 책은 일단 경계심을 갖고 본다. 7만 부, 10만 부 팔렸다고 다 나의 실전에 도움되는 건 아니다. 그런 식이라면 연애에 가장 도움되는 책은 불서 아니면 성경일 것이다.

② 한꺼번에 몰아서 사지 마라. 쌓아두고 있으면 더 우울해진다. 새로운 사랑이 시작됐다고 싸그리 휴지통에 버리지도 마라. 재활용할 순간 분명히 또 온다.

③ 읽으면서 느낀 점을 꼭 여백에 메모해둔다. 나중에 경계경보 기능을 할 수도 있다. 혹시 두 번째 읽는다면 다른 색깔 펜으로 써놓길. 일신우일신하도록 자신을 마인드컨트롤할 수 있다. 주변에 빌려줄 일이 있어도 노하우를 ‘카피레프트’해주니, 나름대로 세상에 ‘보시’하는 셈이다.

④ 무슨무슨 기술에 혹하지 말라. 아무 짝에도 쓸모없더라. 100만 명의 사람에게는 100만 명의 연애가 있는 법. 연애 교본은 어디까지나 참고서다. 1, 2, 3, 4 순서대로 알려주는 테크닉일수록 별 볼일 없다. 마음을 비우고 읽다 보면 깨달음이 내 안에서 솟구친다.

⑤ 밤샘 공부하고 시험 보면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 아는 것도 틀리는 것처럼, 몰아치기로 읽는다고 새 사랑을 시작할 때 도움되는 건 아니다. 솔직히 연애 교본은 지난 사랑을 잊기 위해 읽는 것이다. 연애가 잘될 때라도 예방 차원에서 틈틈이 읽어두는 게 좋다는 사람들이 있던데, 꽃시절에 꽃 즐기지 왜 책 즐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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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4-25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문득 궁금하다. 연애에 승률을 매기는 기준은 뭘까. 연애에서 성공한다는건 상대랑 결혼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인가? 글쎄다..

라주미힌 2006-04-25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의 성공이라.. 좋은 기억이 나쁜 기억보다 많으면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뎅... 흡. ^^;

해적오리 2006-04-26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참고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단 생각에 퍼갑니다. ^^

이리스 2006-04-26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 아, 그런가요? 그럼 내 승률은 얼마일까나.. 흠흠..
날나리님 / 넵 ^.^
 

"사진만이 세상 살아가는 이유이며 희망"
[오마이뉴스 2006-04-24 18:00]    
[오마이뉴스 김현자 기자]
 
[면도하는 소년-홍경표]
ⓒ2006 홍경표
"사진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이며 희망이다"

사진이 얼마나 좋으면 이런 말이 나올 수 있을까? 포토 에세이 <감동이 오기 전에 셔터를 누르지 마라>를 보면 이 말이 실감난다.

사진이 좋아 사진으로 만난 사람들. 포토 에세이 <감동이 오기 전에 셔터를 누르지 마라>는 10명의 '블로그 이웃지기'들이 공동 저자인데, 이들은 그야말로 사진으로 세상과 소통을 하는 사람들이다. 사진이라는 매개와 블로그를 통하여 마음 나누었던 이들은 공감대가 깊어지면서 그간 함께 나누었던 사진을 공동 전시하자고 마음 모은다. 이런 전시회와 함께 기획한 것이 바로 이 포토에세이다.

오프라인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만남을 갖게 해준 것은 고리는 사진이었다. 사진을 좋아하는 것, 그리하여 사진을 통하여 세상을 보고 세상(사람들)과 소통한다는 것... 저마다 살아가는 방식과 삶의 목적이 다르지만 공통적인 공감대인 사진은 이렇게 마음을 대신해 주었던 것이다.

그간 개인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한권의 책으로 묶어 낸 경우는 여러 번 있었다. 그리고 같은 직장이나 동문, 동호회끼리 전시를 하거나 책으로 낸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인터넷이란 공간에서 사진 하나를 매개로 하여 사진전시를 하고 포토에세이까지 낸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블로그의 응집력을 잘 말해주는 모범사례라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블로그에서 사진을 매개로 이들이 나누었던 공감은 무엇이었을까? 서로를 하나의 끈으로 강하게 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10명의 일반인이 저마다 다른 빛깔로 담아낸 다양한 세계들

[사랑싸움-신미식][사랑한다...-이재교]
ⓒ2006 이클라세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이렇게 사과할게. 그러니까 그만 화 풀어 응?" 애원하는 꼬마 소년, 이미 속으로는 화가 풀렸지만 아닌 척 짐짓 튕기고 있는 꼬마 소녀... 사진 속 주인공들의 표정만 보면 마치 이러는 듯하다. 이 사진을 한참 보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어린 한때를 떠올렸다. 언뜻 우리들의 어린 시절 같기도 한 이들은 이국의 아이들이다. 세상은 넓다지만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랑임이 분명하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이 사진에는 이렇게 짧은 설명이 붙었을 뿐이다. 사진 속 꼬마의 미소를 보는 순간 세상이 환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말로 표현 할 수 없지만 가슴 뿌듯하게 밀려오는 행복감이라니...꾸밈없고 순수한 아이와 소복하게 쌓인 하얀 눈에 담은 사랑이 맑고 순수하다. 사랑은 모름지기 이래야 할 것 같다. -사진을 보면서


미소를 머금고 한참을 바라보면서 참 행복해졌던 사진들이다. 이런 사랑스럽고 행복한 사진을 담아 낸 이들은 평범한 일상인들이다. 직업도 학생부터 자영업자, 회사원, 영어강사 등 다양하다. 그래서 이들이 담아 낸 사진들도 언뜻 보면 평범하다. 그러나 이들의 사진에서 선뜻 눈을 떼지 못하고 사진에 덧붙여 둔 글에 마음이 아련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무엇보다도 평범한 일상을 잘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담아 낸 사진에는 평범한 사람의 마음 속에서 살아가는 세상이 무엇보다 잘 나타나 있다. 아침 이슬방울, 땀 흘리고 난 후의 상쾌함,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연인의 속삭임과 사랑싸움, 노인의 손에 잡히지 않는 세월, 아이들에게 거는 미래 등 이처럼 평범한 일상의 주인공인 우리들을 자주 가슴 설레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주 작은 것이기 일쑤다.

이들은 이렇게 평범한 일상의 소중한 것들을 진솔하게 담아 우리 가까이에 끌어다주고 있다. 사진 속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가족 간의 소중함을 깨닫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내 주변의 이웃들 같다. 그래서 이 포토에세이에서 만나는 사진들이 자꾸 눈을 잡아 끈다. 사진하나, 글 한 줄에 이끌려 읽다보면 때론 지루해 뛰쳐나가고 싶을 때도 있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였던지 새삼스레 돌아보게 한다고 할까?

10명의 공동 저자는 삶이라는 공동 주제 하나를 두고 각각 자신만의 빛깔과 방식으로 사진을 담았다. 어디 삶 뿐이랴. 삶속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희망도, 이미 아련한 추억과 아쉽게 가고 만 세월도 자신들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다양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책을 읽는 사람으로선 한 가지 주제로 각각 표현하고 있는 것을 비교해보면서 또한 자신만의 표현도 시도해보면서 공감할 수 있다. 저자가 10명이어서 한 작가의 사진과 글로 느끼는 단조로움을 산뜻하게 벗어나 볼 수 있다고 할까.

최근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가 늘면서 자신만의 사진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일반인들이 늘어 나고 있다. 어지간한 카메라라면 누구나 손쉽게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인터넷 공간은 많은 사진들로 넘쳐난다.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할까? 사진을 좋아하는 또 다른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어떤 사진을 찍을까? 삶을 어떻게 표현하며 어떤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할까?

사진이 좋아 눈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사물과 존재를 셔터로 담아내는 사람들, 사진을 통하여 세상과 소통을 한다거나 훗날 자신만의 포토에세이집을 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 속에서 만나는 사진들과 좋은 만남이 될 듯하다.

처음에는 사진과 글의 의미가 더러는 어긋나고 있는 듯해서 배시시 웃었는데 자꾸 볼수록 감동으로 눈이 오래 멈추는 포토 에세이다. 몇 번 스치기를 반복했던 낯선 사람이 어느 새 친근하고 가까운 이웃으로 다가와 있듯이.

"블로거들의 순수한 열정을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인터뷰] 오호정 '이클라세' 편집장

[박기철-사랑하세요]
 
"사랑하세요. 짧은 시간에, 한 꺼번에 타오르는 사랑이 아니라 천천히, 오래오래 달아오르는 사랑을 하세요. 그런 사랑은 하루하루를 다시 태어나게 합니다." 박기철-사랑 하세요

최근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포토에세이집이 많이 나오고 있다. 포토에세이는 일반 책(텍스트 위주)보다 3배에 해당하는 출판비용이 든다고. 포토에세이(사진집)는 여전히 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 그나마 사랑받는 쪽은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그렇다면 좋은 사진을 많이 보는 것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한 좋은 방법 아닐까?

그럼에도 무명 사람들 사진집을 책으로 내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을까? 지난 4월 15일 오호정 편집장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출판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블로그를 통하여 만난 순수한 일반인들이 열 명 정도 모여서 사진전을 한다는 것이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전시한 사진들을 책으로 냈으면 하는 제의가 들어 왔습니다. 신미식씨의 포토 에세이 <고맙습니다>라는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그래도 신미식씨를 제외하면 모두 일반인이어서 저로서는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미 저보다 많은 책을 내었던 경험이 있는 주변사람들도 우려하였던 것도 사실이고... 그러나 순수 블로거, 이분들의 순수한 만남과 사진에 대한 뜨거운 열정에 우선 마음을 두고 펴낸 책입니다.

욕심을 가져본다면, 요즘 디지털카메라를 통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담아보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는데요. 그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좋은 반응이어서 기분 좋고, 이 책을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서평에 사용하실 때 사진 찍으신 분들의 이름을 넣어 이분들의 저작을 존중해 주셨으면 합니다."


-처음 이 포토에세이를 통해 느낀 것은 (좀 미안한 이야기지만) 간혹 사진과 글이 약간 어긋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혹시 저처럼 말하는 사람은 없는지, 편집하면서 느낀 점은?
"그렇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사진과 글을 따로 떼놓고 보면 모두 좋은데 이 둘이 합쳐졌을 때 일부는 약간 어긋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사진에 중점을 두어 유명한 작가 분들의 글을 넣을까. 글을 조금씩이라도 수정을 볼까... 그러나 결국, 책을 내게 된 순수한 동기에 가장 잘 맞도록 일반인들의 글을 그대로 넣자는 쪽으로 굳었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의 글을 전혀 고치지 않은 원래 그대로 넣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 점이 순수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간혹 사진과 글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신선했다. 출판사 이름보다는 일반 사진가들의 이름을 넣어 달라고 거듭 부탁해왔다. 무엇보다 일반인들의 사진에 대한 열정을 존중하고 싶다는 이클라세는 앞으로 ‘사진과 음악관련 책’에 중점 두어 작지만 뜻있는 결실을 맺고 싶다고 말한다. / 김현자


덧붙이는 글
<감동이 오기전에 셔터를 누르지 마라>-포토 에세이

-민경찬, 김상희, 나일영, 박기철, 변종모, 신미식, 애니, 이재교, 정승훈, 홍경표(사진 수록순)/이클라세 2006년 3월 3일/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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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04-24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넘 맘에 들어요...

이리스 2006-04-24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나리님 / *^^*

프레이야 2006-04-24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이 오기전에 셔터를 누르지 마라.. 감동이 오기 전에 글을 쓰지 마라... 좋은 기획의 책이네요^^ 아마츄어들의 순수함과 열정이 엿보입니다.

이리스 2006-04-25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 그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