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와 생쥐 베틀북 그림책 94
비벌리 도노프리오 글, 바바라 매클린톡 그림, 김정희 옮김 / 베틀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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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과 사이먼의 그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고 해서 바로 구입한책.
아델과 사이먼에서 아주 따뜻한 색감으로 파리시내를 그렸던 게 정말 인상적이었다.

메리와 생쥐 역시 그림이 참 좋다.
첫페이지에 나오는 커다란 빨간 벽돌집과 초록의 나무들
그리고 이층 창문의 조그만 여자아이, 당연히 이 아이가 메리다.
정원 한켠에 보일듯 말듯 나있는 조그만 대문과 그 앞의 앙증맞은 디딤돌들..
생쥐는 자기 집을 나와 메리의 집 1층 창문을 내다보고 있다.
왼편에는 메리와 줄리의 집과 생활이,
그리고 오른쪽에는 생쥐와 생쥐의 딸 샐리의 집과 생활이 번갈아 펼쳐진다.
따뜻한 색조의 그림들을 보며 둘의 집을 비교하는 것도 재밌다.
그리고 생쥐네 집을 가꾼 온갖 소품들을 보면서 아이들도 같이 웃을 수 있다.
낄낄거리거나 크게 웃는 웃음이 아니라
은근히 미소짓게 하는 그런 그림이랄까?
이러다가 이 작가의 그림 팬이 될 것 같다.
아니 벌써 되어버린 것 같은데.... ^^

그런데 메리는 이름이 있는데 생쥐는 이름이 없다.
그냥 생쥐다.
왜 그럴까?
나중에 생쥐의 딸 생쥐는 샐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왜 생쥐만 이름이 안 나올까?
나중에 마지막 장면을 보니 살짝 이해가 간다.

어느 날 메리는 접시를 나르다가 포크를 떨어뜨리고, 생쥐는 숟가락을 떨어뜨린다.
서로 자기 물건을 주우려고 엎드린 순간 둘은 눈이 마주친다.
이후 둘은 매일 일부러 포크와 숟가락을 떨어뜨리고는 눈인사를 나눈다.
둘은 서로에게 관심과 애정을 느끼지만 이 뿐이다.
메리는 어른들에게서 생쥐는 병균을 옮기고 깨물기도 한다는 말을 늘 듣는다.
생쥐 역시 부모님에게서 사람은 약삭빠르고 못됐고 덫을 놓는다는 말을 듣고...
아마도 둘은 그래서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서로를 보는 것 이상으로는 나아가지 못했겠지.

하지만 메리의 딸 줄리와 생쥐의 딸 샐리는 다르다.
아마도 메리와 생쥐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그런 선입견을 안 줬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줄리와 샐리는 드디어 말을 건넬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지..
잘 자라는 그 한마디를 말이다.
메리와 생쥐는 못했던 그 한마디가 아마도 둘을 진짜 친구로 만들어줬을게다.
그리고 둘은 서로의 이름을 알았을테고 진짜 우정이 시작되었을지도...
이름의 의미란 건 이런게 아닐까?
서로를 불러줌으로써 드디어 소통과 이해와 우정이 시작되는 것 말이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메리의 생쥐는 왜 이름이 없을까?
메리는 왜 생쥐의 이름을 몰랐을까?
그리고 줄리는 어떻게 샐리의 이름을 알게되었을까
그리고 인사를 하게 된 줄리와 샐리는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
둘이서는 무슨 얘기를 했을까?
참 단순한 얘기인데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게 참 많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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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8-10-21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참 좋아해요. 언제 주문해야겠네요. 전만 예전에 혼자 보았거든요.

바람돌이 2008-10-21 19:48   좋아요 0 | URL
전 그림이 정말 맘에 들더라구요.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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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그리고? 그래서?
제목의 울림이 이렇게 오래 남을 수도 있구나...

1987년 6월 항쟁이 가져온  공간속에서 엄청나게 성장한 학생운동이
그에 걸맞는 변화된 형식과 내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국민일반과 동떨어진 통일 일변도의 투쟁,
이어진 분신국면, 그리고 그와 맞아떨어진 정원식 계란투척사건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쇠락의 길을 걸어가는 그 시작지점 1990년대 초중반
바로 이 지점이 이 책의 주된 시간적 공간적 배경을 이룬다.
그리고 할아버지 삼촌의 세대로 우리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고,
동시에 독일 헬무트의 삶에서는 머나먼 독일땅으로 공간 이동을 하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이들의 공통점이랄까?
어디나 사람들은 이해받지 못하거나
이해받을 수 없거나
이해받는것을 용납하지 않거나.... 결국 혼자 참 외롭구나 하는 것.
그래서 제목이 저런 울림을 가졌구나....

내가 통과해오기도 한 저 시절이 지금 보면 저렇게 절절하게 외로웠던 기억만 남는건가?
때로 그 시대를 돌아보면 
지나칠 정도로 흑백이 분명하고
모든 미래가 정해진 길을 따라갈것임을 확신하며
그래서 자신의 모든 삶이 그 혁명적 낙관적 미래에 의해 규정되어지던
참 단순한 너무나도 단순해서 인간 개개인의 힘이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던
그래서 인간 개개인의 슬픔도 외로움도 아무것도 아닌게 돼버렸던
그런 시절들....
그래서 정말은 아주 많이 외로웠던 그런 시절.
자신의 창으로 보는 세상이 아무리 명확해보인다고 해서 진짜 그 세상이 그리 명확한건 절대 아니잖아...

언제쯤이면 내가 누군지 말할 수 있을까?
헬무트처럼 그렇게 오래 오래 늙어가면?
할아버지처럼 그렇게 죽음의 순간이 다 되어서야?

내가 지나온 시대를 이렇게 다른 시각으로 볼수 있게 되는 것도 시간의 흐름덕분이고
나이듦의 덕분이고
세상의 사유가 좀 덜 경직되고 좀 더 다양화되었기 때문이겠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결국 그건 말야. 어쩌면 끝까지 알 수 없을지도 몰라.
우리가 사는 세상 거창하게 말하면 역사란건 개인의 모든 슬픔따위는 안중에도 없거든.
조심해.
언제 또 우리는 그 흐름에 아무 저항 못하고 휩쓸리지 몰라.
아니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인지도 모르지.
그러면 아마 앞으로도 오랫동안,
아니 어쩌면 죽을때까지 참 외로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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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 2008-10-2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죽을 때까지 참 외로울지도 몰라...

바람돌이 2008-10-22 23:37   좋아요 0 | URL
.............
 
데미언 허스트를 다시 만난 날

저는 알씨프로그램을 이용하는데요.
혹시 프로그램이 없으시면 포털사이트에 <알씨다운>이라고 검색어 치시면 아무데나 나옵니다.^^ 

보통 알씨가 깔리면 사진 더블클릭하면 바로 알씨로 연결되는데 안되면 알씨프로그램에서 사진 불러오시면 되요.

그 다음으로는요.

1. 알씨 화면 맨 아래 왼편에 보면 <사진보관함>이란 배너가 있어요. 클릭!

2. 위편에 불러온 사진한 번 클릭하고 아래 편에 보관함에 넣기를 클릭하거나 + 부호를 클릭하면 아래편 사진 보관함에 차곡차곡 사진이 이동합니다.

3.  편집할 사진을 다 모르고 나면 위쪽 메뉴바 - 도구 - 이미지 꾸미기  또는 아래편 오른쪽 꾸미기를 클릭하시면 바로 사진 편집화면이 떠요.

4. 거기 보면 말풍선 넣기 기능, 자르기, 글자쓰기, 도장넣기 등등 여러가지 편집메뉴들이 있어요.
입맛에 따라 골라쓰면 되죠.

기존이 포토샵 프로그램에 비해서 무지하게 간단해 한번만 해보면 쉽게 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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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8-10-20 0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이렇게 친절하게, 자세히 설명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곧 한번 시도해보겠습니다.
감사드려요~ 꾸벅 ~

바람돌이 2008-10-20 22:29   좋아요 0 | URL
네. 한번만 해보세요. 알씨는 꽤 쉽게 만들어져서 사실 컴 잘 못하는 저같은 사람도 쉽게 쓸수 있더라구요. ^^

노이에자이트 2008-10-20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컴퓨터 도사님이군요.부러워요.

바람돌이 2008-10-20 22:30   좋아요 0 | URL
알씨 정도로 도사라고 하면 아마 웃을 사람 무진장일걸요. 컴의 모든 프로그램이 제가 딱 필요한 부분만 알고는 땡이에요. 더 이상 알아내고자 절대 노력안하니까요. ^^;;
 
책으로 크는 아이들

오늘 세실님 선물을 받았어요.
늘 다른 분들로부터 이렇게 선물만 받아서 될지 참....
보던 책이라고 하시더니 어떻게 이렇게 깨끗한지 새책이네요.
예린이가 엄마 이거 헌 책아니야. 봐 깨끗하잖아. 새책이야 새책 하던걸요.


일단 책이 너무 궁금하니까 먼저 보고요.


오늘 예린이 숙제로 만든 제비 두마리!
세실 이모 고맙습니다.
책이 정말 재밌어요. 너무 너무 맘에 들어요.


그리고 이건 서비스로... 웃으시라구요. ㅎㅎ

해아 책 <딸랑새>는 정말 아이들이 깔깔 넘어가더군요.
역시 해아가 더 좋아했어요.
안 그래도 다음번 주문에는 이 책을 넣을려고 했었는데 세실님은 제 맘을 어떻게 아셨을까요? ^^
예린이 책은 엄마 고생용 책이군요.
자야 되는데 저걸 부득불 하겠다고 설쳐대니 원...
겨우 달래서 앞부분만 좀 보게 했습니다. ^^

감사히 잘 읽겠습니다.
바쁜 일 좀 마무리 되시면 자주 자주 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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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10-15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이뽀라~~ >_< 저런 이쁜 제비면 몇 마리고 키우겠어요.
머리에 좋고 맛있는 모이를 물고 있는 이쁜 제비들이에요~ ^^

바람돌이 2008-10-15 22:51   좋아요 0 | URL
애들이 갑자기 제비 키우고 싶다네요.
제비는 집에서 키우는 새 아냐 하고 잘랐어요. ㅎㅎ

세실 2008-10-15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이렇게 큰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니 행복이죠^*^
따라그려봐 규환이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급하게 보내드라 서류봉투가 난무했죠? ㅎㅎ

바람돌이 2008-10-15 22:52   좋아요 0 | URL
서류봉투는 어찌나 꼼꼼하게 봉하셨는지 뜯는다고 혼났습니다. ㅎㅎ
아이들 둘 다 정말 좋아하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세실님의 따뜻한 편지는 정말 제가 감사해요. ^^

실비 2008-10-15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너무 귀여워요~~~~ >_<

바람돌이 2008-10-15 22:53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귀여워보이기 시작하면 뭐라든데.... ㅎㅎ

노이에자이트 2008-10-15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 짓!!!

바람돌이 2008-10-15 22:53   좋아요 0 | URL
저게 적당선에서 멈춰줄때만 이쁘답니다. 근데 보통은 저기서 더 나아가죠. 해아는 오늘까지 제비노릇이랍니다. 모든 대답을 지지배배~~ 휴~~~ㅠ.ㅠ

전호인 2008-10-16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는 기쁨, 받는 기쁨
세실님의 따뜻함이 푸근하고, 기쁘게 받는 바람돌이님의 넉넉함이 있어 알라딘이 행복합니다.

바람돌이 2008-10-18 23:48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 출장은 잘 다녀오셨나요?
아님 지금 출장중??? ^^
전 주로 받는 쪽이어서 맘이 살짝 무겁네요. ^^
 
건축, 우리의 자화상
임석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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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휴먼 스케일이란 말이 내내 맘에 와닿는다.
사람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너무 넓지도 너무 좁지도 않은 딱 그만큼의 크기라는 의미일게다.

우리집은 좋다는 남향은 아니고 북서향이다.
낮에 집에 있을 일이 별로 없으니 굳이 남향이 아니어서 불편하다는 생각은 잘 안든다.
오히려 휴일 오후쯤에 뽀송뽀송하게 말린 빨래를 걷어 마루에 앉아 활짝 열린 베란다 창문으로 바라보는 노을 진 저녁하늘이 이 집의 최대 보너스라는 생각이 들때면 다른 단점쯤은 살짝 눈감아진다.
아이들에게 하늘 좀 봐, 저게 노을이라는거란다. 참 예쁘지?라는 말을 던질 수 있게 해주는 여유를 주는 집.
이 때 집은 단순히 그저 잠만 자기 위한 곳이 아니라 삶의 쉼터, 머뭄의 편안함을 주는 그런 곳이다.
어쩌면 이 책속에 등장하는 휴먼스케일이란 말은 이런 의미가 아닐까?
단순히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기능을 갖추면서도 잠시 쉼터의 역할을 해주고 사람의 온기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여유의 공간이란 의미.
이 때 건축은 단순한 실용성의 의미를 넘어선다.

언젠가 지인이 새로 이사를 했다해서 집들이를 간적이 있었다.
소위 요새 한참 뜨는 초고층 아파트.
투자의 의미에서는 최고의 조건이었고 나름 부러운 생각이 안 드는건 아니었으나,
막상 그 집에 갔을때는 정말 기겁을 하고 말았다.
베란다도 없고 창이라고는 쪽문같은 약간 열리는 창이 다이고(그 창을 열어놓으면 높이때문에 좁은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시원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야말로 몰아친다고 해야 할까? 환기를 위해 잠시 열어둔다면 모르겠지만 창문을 열고 뭔가를 하겠다는 생각은 정말 못할 것 같은...)
거기다 요즘 부지를 최대한 절약하기 위한 Y자형 건물의 형태는 바로 옆집의 현재 상황이 너무나도 실감나게 중계되는 것이 아닌가?
내집 거실에 앉아 앞집 사람과 눈을 맞출수 있다는건 정이 아니라 기본적인 사생활 보호의 개념조차 없다는 말 아닌가?
내가 생각하는 집은 가족의 공간이고 쉼의 공간이고 그리고 때로는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교류의 공간이다.
그런 집에 창을 열수 없고, 늘 창에 커튼이나 브라인드를 내려야 한다는건 아무리 투자가 어쩌고 해도 도무지 내키지 않는다.
이런 집을 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작가 임석제씨는 아니라고 말한다.

임석재씨의 이 책에서는 이런 식으로 인간의 삶과 교류가  무시된 온갖 가지의 우리 건축 이야기가 나온다.
건축에 관한 책이라고 어려운 양식 이야기나 미학적 관점 이런걸 얘기하는 책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고 경험하는 공간들의 문제점이 무엇인가하는 얘기들이다.
아~~ 그 때의 내 느낌이 이래서였구나하는 생각들을 절로 들게 한다고하겠다.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최첨단 하이테크건축양식으로 지어진 기차역사들.
밖에서 보면 나름 멋져보이는데 막상 안에 들어가면 느껴지던 그 황량함.
어딘가 가게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도통 마음편하게 앉아 있을  수 없던 거대공간의 압박
그것도 단지 특정 지역의 역 하나가 아니라 요즘은 가는 곳마다 도시역사들이 모두 똑같으니 지역의 특색은 커녕 우리나라의 건축의 특성도 먼 얘기일뿐이다.
최대한 위엄있게라는 모토로 지어지는 관공서 역시 마찬가지...
동사무소는 그래도 좀 낫지만 구청부터는 들어갈때마다 주눅드는 느낌을 느껴본 사람들이라면 구구절절히 공감이 가는 말들이다.
일명 공무원 양식이라는 비아냥으로도 통하는 관공서 양식의 건물들은 결국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지배자로서의 우리나라 공무원의 얼굴을 그대로 닮았다.
낮은 곳이 아니라 능선을 파괴하고 점점더 높은 곳으로 임하시며
동시에 대형화되어가는 거대공룡 교회들
도시의 중심이 문화공간도 역사유적도 종교시설도 아니고 백화점이라니...
우리가 당도한 자본주의의 얼굴을 가장 잘 보여주는 표징이겠다.
점점 도시의 모든 공간을 정복해가는 아파트
그 중에도 창조차 열리지 않는 초고층아파트들......

이 새로운 건축의 모습들에 사람냄새가 들어설수 있는 곳이 없다는게 우리시대의 비극적인 자화상이겠지....
사람의 채취가 묻어나고 만남이 있어야 할곳에 오로지 자본의 욕망만이 들어차 있는 도시, 그리고 건물들....
어딘가를 들어설 때 느껴지는 불안감이나 위축감같은 여러 불편한 감정들의 정체가
아~~ 이것이었구나 하면서 하나 하나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그럼에도 건축이란게 다른 분야와 달라서 한 번 지어진 건물을 허물수도 없고...
그것을 참고 견디고 봐주어야 하는 기간이 너무 길어진다는 거다.
청계천 복원이 이벤트처럼 되어진 것에 대해 개탄하면서,
진정한 청계천의 복원은 서울의 나이를 제대로 복원하는 전체 프로젝트하에 배치되어야 한다는 지적은 많이 공감이 갔다.
그런데 지금 갈수록 돈만이 최고가 되어가는 우리 사회에서
그런 건축적 인간적 안목이 채택되어지는게 거의 불가능하다는데 씁쓸함을 금할길이 없다.
그래서 저자는 더 이런 얘기를 많이 하고 알리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우리가 사는 공간에 휴먼 스케일을 도입하자고...
남아있는거라도 제대로 관리하고 보존하자고 말이다.
그리고 동시에 고칠 수 있는 것들은 고쳐보자고 말하는 것이다.

마지막에 임석재씨가 그래도 꼭 우리 거리에 남아있어야 하는 것을 짚는 대목은 참 인상적이었다.
뭐 그리 대단해 보이지는 않는데 그럼에도 우리를 미소짓게 하는 것들
꽃가게, 거리의 책상, 골목길
여기서 거리의 책상은 벤치만 있는 공원이나 우리 거리에 작으나마 책상을 두자는 얘기이다.
책상 몇개만 배치해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잠시 머물수 있고,
머무는 사람들이 보다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고
그 속에서 우리 거리가 단순히 통과의 의미만이 아니과 머뭄과 교류의 장이 될 수 있을거라는 것
이 작은 발상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어렵지 않게 내가 사는 공간을 휴먼 스케일에 맞출 수 있는 방법은....
조근 조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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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t;책&gt;건축, 우리의 자화상을 읽고
    from 더불어 함께 사는 도시와집과나 2009-11-15 00:52 
    난 아름다운 건축물을 좋아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아름다운 건축물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였던가, 드라마를 통해 건축설계사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장래희망으로 삼기도 했다. 건축설계사라는 장래희망에 부풀어올라 내가 설계한 집을 짓는 꿈을 꾼 적도 있고, 그 꿈을 기억해내어 직접 스케치해보기도 했다. 지금도 여전히 나는 아름다운 건축물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단순히 '아름다운' 건축물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