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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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그리고? 그래서?
제목의 울림이 이렇게 오래 남을 수도 있구나...

1987년 6월 항쟁이 가져온  공간속에서 엄청나게 성장한 학생운동이
그에 걸맞는 변화된 형식과 내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국민일반과 동떨어진 통일 일변도의 투쟁,
이어진 분신국면, 그리고 그와 맞아떨어진 정원식 계란투척사건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쇠락의 길을 걸어가는 그 시작지점 1990년대 초중반
바로 이 지점이 이 책의 주된 시간적 공간적 배경을 이룬다.
그리고 할아버지 삼촌의 세대로 우리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고,
동시에 독일 헬무트의 삶에서는 머나먼 독일땅으로 공간 이동을 하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이들의 공통점이랄까?
어디나 사람들은 이해받지 못하거나
이해받을 수 없거나
이해받는것을 용납하지 않거나.... 결국 혼자 참 외롭구나 하는 것.
그래서 제목이 저런 울림을 가졌구나....

내가 통과해오기도 한 저 시절이 지금 보면 저렇게 절절하게 외로웠던 기억만 남는건가?
때로 그 시대를 돌아보면 
지나칠 정도로 흑백이 분명하고
모든 미래가 정해진 길을 따라갈것임을 확신하며
그래서 자신의 모든 삶이 그 혁명적 낙관적 미래에 의해 규정되어지던
참 단순한 너무나도 단순해서 인간 개개인의 힘이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던
그래서 인간 개개인의 슬픔도 외로움도 아무것도 아닌게 돼버렸던
그런 시절들....
그래서 정말은 아주 많이 외로웠던 그런 시절.
자신의 창으로 보는 세상이 아무리 명확해보인다고 해서 진짜 그 세상이 그리 명확한건 절대 아니잖아...

언제쯤이면 내가 누군지 말할 수 있을까?
헬무트처럼 그렇게 오래 오래 늙어가면?
할아버지처럼 그렇게 죽음의 순간이 다 되어서야?

내가 지나온 시대를 이렇게 다른 시각으로 볼수 있게 되는 것도 시간의 흐름덕분이고
나이듦의 덕분이고
세상의 사유가 좀 덜 경직되고 좀 더 다양화되었기 때문이겠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결국 그건 말야. 어쩌면 끝까지 알 수 없을지도 몰라.
우리가 사는 세상 거창하게 말하면 역사란건 개인의 모든 슬픔따위는 안중에도 없거든.
조심해.
언제 또 우리는 그 흐름에 아무 저항 못하고 휩쓸리지 몰라.
아니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인지도 모르지.
그러면 아마 앞으로도 오랫동안,
아니 어쩌면 죽을때까지 참 외로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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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 2008-10-2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죽을 때까지 참 외로울지도 몰라...

바람돌이 2008-10-22 23:37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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