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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980년 초등학교 6학년
뭣 때문에 안보던 뉴스를 봤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밥먹다고 우연히 눈에 들어온거겠지.....
하여튼 그날의 뉴스는 광주에 북한군이 들어와 전쟁이 났다는 거였다.
tv의 화면속에는 뿌연 먼지속에 돌멩이가 뒹구는 거리의 모습이 나왔고....
그날 밤 악몽을 꾸었다.
우리 동네에 북한군이 쳐들어와서 사람들을 막 죽이는.... 너무 무서워서 울다가 깼던듯...
한 동안 어린 내 머리속은 광주처럼 빨갱이들이 우리 동네로 쳐들어오면 어쩌나 싶어 무진장 고민... 그리고 나는 책 속 영호처럼 그렇게 반공소녀로 컸다.

그 사건이 내 머리속을 다시 찾아온건 1987년 대학 1학년 광주사진전에서였다.
어릴 때 tv에서 본 화면이 잊었다 싶었는데 어느 구석에 숨어있었나보다.
그 때 그 뉴스가 바로 이거였어?
도대체 나는 뭘 믿고 산거였지?
세상이 뒤집어지는 아득한 느낌!!!
내가 배운 모든 것이 거짓으로 환멸로 뒤바뀌는 순간!!!
그렇게 광주는 나에게 부채가 되었고 원죄가 되었다. 흔히 386으로 지금은 비아냥으로 더 자주 불리우는 세대는 그렇게 광주에서 새로운 삶의 지표를 얻었다. 

그리고 이 세대의 학교는 더이상 교정이 아니라 거리가 되었다.
아니 학교교정에 도서관에 남아있었던 이들도 거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들은 거리에 나가는 이들에게 원초적인 죄의식을 느꼈고 그리고 든든한 후원군이 되어주었다.
숨죽이고 경찰들 사이로 거리를 두리번거리며 시위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던 순간
드디어 그 순간이 되면 모두 차도를 점거하고 구호를 외치는 순간 여기저기서 들리던 박수소리와 같이 거리로 뛰어들던 친구, 선배들. 거리를 가득 메웠다가도 그놈의 최루탄, 지랄탄, 백골단에 의해서 순식간에 해체되어도 그다음 장소를 다급하게 외치던 목소리들. 어김없이 다음 약속장소에 다시 나타나던 그들. 체포의 순간을 시민들의 도움으로 벗어나던 순간들....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끓는 점 100도씨다. 

책을 보며 눈물이 났다.
그래 누가 봐도 나의 눈물은 감상이다.
책속에서 박종철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는 회사원들을 향해 조소를 날리는 대학생의 말에 펀치를 맞아도 싼 그런 싸구려눈물이다.
나의 눈물이 싸구려인 이유는 작가의 말처럼87년 6월 김밥을 나르던 빈민들이 여전히 빈민이어서고, 87년 7,8월 노동자 대투쟁을 벌였던 노동자들의 삶이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어서이다.
또한 지금 용산의 철거민들이 여전히 울고 있어서이며, 비정규직의 한숨이 날로 깊어가서이다. 

그러나....



교도소에 갇힌 아들을 위해 목놓아 "엄마 여기 있은게 겁먹지 말어"라고 하는 저 외침에
그리고 그런 어머니를 쫒아내야 하는 교도소 경비를 서는 저 또다른 아들의 모습에 울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사회 아닌가?
모든 이가 싸구려라 치부해버린다 하더라도 나는 이런 눈물들의 힘을 믿는다.


책속 영호의 형 영진의 말처럼 변절자도 같이 울수 있는 때!
그런 눈물이 모여 물이 끓는다.
100도씨의 폭발을 만들어내는것이다. 
우리는 지금 몇도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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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9-06-13 0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 책, 정말 뜨겁군요 :)

바람돌이 2009-06-14 22:19   좋아요 0 | URL
뭐 서평단 선정도서인 덕도 있고, 알라디너들 중에 최규석씨 팬도 많고... 그리고 저도 최규석씨 팬이라면 나름 팬이고...
근데 제일 중요한건 참 잘썼어요. 그림도 이야기도.... 그가 6월항쟁을 직접 겪은 세대가 아닌데도 오히려 겪은 세대보다 더 잘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순오기 2009-06-13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옥분 여사가 나타난 장면마다 눈물이 마구 터지더군요~~
우리 가슴을 뜨겁게 하는 책이에요.

바람돌이 2009-06-14 22:19   좋아요 0 | URL
어머니라는 존재 자체가 그렇죠? 거기다 민가협어머님들 생각하면 더더욱요.

꿈꾸는섬 2009-06-15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만 보아도 가슴이 뜨거워지네요. 보고 싶어요. 어떻게 그려냈는지......

바람돌이 2009-06-15 08:47   좋아요 0 | URL
6월 항쟁을 겪은 세대도 그렇지 않은 세대도 재밌게 감동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네꼬 2009-06-15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이 모여서 물이 끓는다는 걸 저도 믿어요. 아 바람돌이님, 이 리뷰 너무 좋으네요.

바람돌이 2009-06-15 16:41   좋아요 0 | URL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리뷰보다는 책이 비교도 안되게 더 좋아요. ㅎㅎ

행복희망꿈 2009-06-15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규석작가의 책 원주민에 이어서 이 책도 구입해야겠네요.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넘 멋진 그림도 보고싶구요. 덕분에 리뷰 잘 읽고 갑니다.

바람돌이 2009-06-15 16:41   좋아요 0 | URL
전 대한민국 원주민은 연재때 봤던지라 구입을 안했었습니다. 근데 막상 이 책 보고 나니 전작도 사야되지 않을까 싶어졌어요. ㅎㅎ

글샘 2009-06-15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4거리에 바글거리고 독재타도...외치는 그림에서, 눈물이 콱, 솟더군요.
그때 백골단은 정말 무서웠는데요. ㅠㅜ

바람돌이 2009-06-15 16:42   좋아요 0 | URL
백골단 정말 무서웠죠. 걸리면 뼈도 못추렸잖아요. ㅠ.ㅠ
저 장면은 우리처럼 경험했던 세대에게는 눈물이 쏟아질 수 밖에 없는 장면 같아요.

짱꿀라 2009-06-15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뜨거웠던 6월 항쟁, 다시 서울광장으로 촛불 들고 나가야 겠죠.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공간으로......

바람돌이 2009-06-16 08:47   좋아요 0 | URL
지금도 그렇죠. 아니 지금이 워낙 말도 안되는 상황들이 자꾸 벌어지며 과거로 회귀하려는 듯하니 최규석씨가 이 책을 단행본으로 다시 펴낸것 같아요. 역사는 반복된다는데 이번엔 비극일까요. 희극일까요?
 
남미 인권기행 - 눈물 젖은 대륙, 왼쪽으로 이동하다
하영식 지음 / 레디앙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한 때 내게 보이는 세상은 참으로 단순했었다.
혁명이냐 반동이냐 그것으로 세상은 나누어졌었고, 그 흑백논리속에서 모든 사람은 내 편 아니면 적이었다. 적은 너무나 분명했고 그 적외에는 모두 현재의 동지 또는 잠재적인 동지, 즉 앞으로 내가 동지로 만들어야 할 사람정도?
근데 이런 이분법으로 세상을 보면 참 편리하다. 그렇게 명쾌할 수 가 없다.
러시아 혁명, 베트남전쟁, 쿠바혁명, 산디니스타혁명 이 모든 것들이 동경과 열망의 대상이었으며 이들에 대한 비판은 아예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아니 비판받아야 마땅한 점이 보여도 그것은 적들의 농간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이 되곤 했다.
이런 이분법속에서는 내 안의 적은 보이지 않는다. 혁명세력의 과오도 보이지 않는다.
인간성과 인간 세계의 그 복잡다단함과 변화의 엄청난 폭은 그 시절 내가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 이건 내 20대 초반의 초상이다.
이런 이분법 덕분에 나는 늘 확신에 차있었고 늘 자신감에 넘쳤으며 그리고 헌신적일 수 있었다.
또한 그만큼 무지했으며 그만큼 독선적이었다.

내게 남미는 체게바라, 카스트로의 땅, 그리고 산디니스타의 땅이며 약간은 아옌데의 땅이기도 했다.
그들이 바로 남미 그 자체였다. 당연하게도 이렇게 구성된 남미는 그저 내 욕망과 희망의 그림이었을뿐.... 현실은 아니었을게다. 
혁명 그 자체에 열광하던 20대를 지나고 이제 와서는 어쩌면 더 어렵고도 중요한 것은 혁명 그 자체보다다 그 이후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혁명의 성공은 그저 생각일뿐 폭발의 순간을 지난다고 모든 것이 저절로 해결되는 법은 절대로 없다.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참을성과 더 많은 결단과 더 많은 위험들 위협들을 건너야한다. 그리고 더 많은 새로운 탐욕들과 싸워야 하고...... 

니카라과 산디니스타 정권의 부패는 그래서 더더욱 충격적이며 혁명이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절감하게 한다.
체 게바라가 마지막을 맞이했던 볼리비아에 최근 좌파정권인 모랄레스 정권이 들어섰다.
그 자신 가난한 농민출신이면서 그 가난한 농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은 대통령이 들어섰다. 그야말로 공산주의 서적에서 말하던 프롤레타리아 그 자체이다.
그렇다면 이제 볼리비아는 바로 토지개혁이 이루어질것이며 농민들이 가난에서 점차 벗어나고 점진적인 평등이라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아 여기서 바로 대답이 네라고 나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대답은 글쎄요. 아마도 쉽지 않을걸요이다. 미국의 간섭만이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내부에 있다.
주요 지지층인 농민들을 위해서는 곧바로 토지개혁에 착수해야 하고 농업생산력발달 비용과 의료비등 각종 정책 수행을 위해서는 곧바로 기간산업의 국유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전체 9개 주의 7개주가 급진적 개혁에 반대해 자치를 선언하고 떨어져나가는 상황에서 개혁이 과연 가능할까?
지주들, 외국인 투자자나 이민자들 그리고 그들의 뜻에 동조하는 중산층과 노동자들....
세상이 계급과 그 지향이 딱 맞아떨어진다면 세상의 혁명이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으리라..... 

물론 내부의 계급이나 계급의식 그리고 물질적 욕망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 당연히도 주변의 외세의 영향또한 무시할 수 없다. 아니 그 주변이 미국이라고 하면 무시못할 정도가 아니라 절대적이라 할 것이다.
태평양을 온전히 건너야 하는 이놈의 한반도에서도 미국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자기 앞마당이라고 생각되는 중남미에서는 오죽할까?
마음에 안들면? 폭력, 살인은 당연한 수순이고 아르헨티나에 이르면 어린이유기까지 저지른다.
아르헨티나의 군부는 수많은 시민을 수용소로 끌고가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런데 어디에서도 행해지지 않은 아르헨티나 군부의 독창성은 임산부를 대하는 그들의 방법에서 이루어졌다. 임산부가 아이를 낳고 나면 임산부는 사라지고 아이는 군부 내의 여러 주요 인사들의 호적으로 입적된 것.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이런 발상이 가능할까?
그렇게 군부에 입양된 아니 강탈되어진 아이들은 어떻게 자랐을까? 
자신의 부모를 죽인 사람이 양부모라는 것을 알게된 이들은 그 고통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을까?  아르헨티나의 고통은 그래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마요 광장에서 여전히 실종자를 찾기 위한 그리고 학살자 처벌을 위한 시위를 계속하고 있는 할머니들. 그들에게 아르헨티나의 고통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당시 학살을 저질렀던 군부의 인사들은 반드시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고서 학살을 저지른 뒤 이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국가 전체가 아무런 도덕성이 없음을 말해 준다. 젊은 세대들에게 가장 중요한 산교육이라면 정의가 살아 있다는 점을 사회가 보여 주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미겔 드 쿠카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대로 우리 나라와 겹쳐진다. 친일파도 1980년 광주의 학살자도 심판대에 올리지 못한 이 나라에서 젊은이들에게 무슨 면목으로 정의를 가르칠까?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참는다는 오늘 날 20대를 말하는 말에 오히려 윗세대가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런 일들을 보다보면 일종의 데자뷔를 경험하게 된다. 피노체트의 죽음을 슬퍼하는 칠레의 모습은 박정희를 그리워하는 우리의 모습과 겹친다. 피노체트덕분에 경제발전이 이루어졌다고 하는 말까지 어쩜 그리 똑같은지.... 니카라과 산디니스타 지도부가 혁명의 성공 이후 부패의 길을 걷는 것 역시 낯익은 모습이다.  

문제는 이런 데자뷔가 현재진행형이라는 것.
남미든 아시아든 그리고 여기 대한민국이든..... 더 이상 세계도 인간이란 존재도 단순해보이지 않는 나이. 흑백 사이에 놓은 수많은 컬러들, 그럼에도 늘 진실은 있다는 것
무엇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게 할 것인가?
남미에서 아시아에서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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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9-06-11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의 고백록 비슷한 글이로군요.어디서 희망을 찾아야 할까요?

바람돌이 2009-06-12 14:13   좋아요 0 | URL
무슨 고백록까지.... ㅎㅎ
인간이란 참 이상해요. 저렇레 변절하고 혁명을 얘기하다 바로 돈과 권력에 폭 빠지는 인간들이 있는가 하면 또 어디선가는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싸우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고.... 그게 희망이라면 희망이겠죠.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1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공중그네의 이라부가 탐정이 되면 시라토리가 될까? (시라토리는 이 책에 나오는 탐정같은 인물인데 그렇다고 공식 탐정은 아니다. 이름도 길어서 말하기도 어려운 이상한 부서의 공무원이다. 그 부서라는 것도 사실 시라토리를 짜를려고 만든거고.... 그래도 바티스타 수술팀의 사건을 해결한 공으로 다음 번 소설에서는 뭔가 다른 직함을 가지고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중...)

엉뚱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고 아무한테나 비타민 주사를 놓는 대신 아무나 일단 들이받고 보는 건 다르지만... 아 그리고 이라부보다 좀 더 용의주도하구나 (근데 그건 당연한거 아냐? 탐정은 아니지만 그래도 탐정역할이잖아...)
일본 소설에서는 이런 만화적인 캐릭터가 참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만화왕국이라는 일본의 분위기때문일까?
어느새 이런 만화적인 캐릭터에 같이 유쾌해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내모습도 점점 익숙해져가고....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라는 멋진 제목의 상을 받았다는데 솔직히 정말 미스터리가 대단한지는 별로 실감이 안난다. 별로 트릭이라 할 것도 없고 범인을 찾아나가는 과정도 그렇게 스릴있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소설이 대단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미스터리가 대단하기 보다는 소설속에 나오는 인간 군상들의 다양한 모습과 심리가 즐거움을 주었다.
인물 하나 하나가 대단한 개성들을 내보이며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마지막 범인이 밝혀졌을때 그의 정신병자적인 말속에는 분명히 인간의 내면에 잠재한 어두운 욕망을 보는 것 같아 섬찟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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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6-07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을 것 같아요.바람돌이님 리뷰는 사람을 당기는 힘이 있어요.ㅎㅎ

바람돌이 2009-06-08 02:04   좋아요 0 | URL
이 책 재밌어요. 전 나머지 시리즈도 쉬엄쉬엄 읽으려구요.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전 당연히 춤추고 있어요. ㅎㅎ

원각가 2009-06-09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라부가 탐정이된다면 시라토리가 될까 라는 상상이 재미있네요. 저도 공중그네 재밌게 읽었거든요. ^^ 다른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어요.

바람돌이 2009-06-10 23:06   좋아요 0 | URL
저도 다른 시리즈 읽어보고 싶어요. 이라부랑 시라토리랑 안하무인에 다른 사람 생각안하는거 그리고 속으로 은근히 엉큼한거 비슷해요. ㅎㅎ
 
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어른도 가끔은 숨고싶다.
아무 말없이 나를 숨겨줄 어딘가
이유는 묻지말고 섣불리 이해한다 주접떨지도 말것이며 그저 가만히 있을 수 있게 해줄 그 어떤 곳
어른도 이럴진대 아이들은 얼마나 절실할까? 

그래 어쩌면 판타지가 그래서 필요할지도 몰라....
누구도 현실이 아니라 하지만 내게만 현실인 곳.
지침 몸과 마음을 잠시 누일 수 있는 나만의 공간 - 위저드 베이커리! 
그 공간이 신비하고 불가해할수록 상처받은 영혼에게는 더욱 더 어울리는 그 곳. 

그 위저드 베이커리에서는 아주 힘든 일이긴 하지만 그래 잘못된 선택을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주잖아. 거기다 상처받은 영혼을 내치지도 않고 그저 그냥 가만히 내버려둬주기도 하고...
때로는 어슬픈 위로나 대책보다 애정어린 묵인이 더 위로가 되기도 한단 말이다. 

그래도 이 책에서 아이가 처한 상황은 가슴이 먹먹하다.
그저 한 없이 끌어안고 네 탓이 아니야라고 읆조려주고 싶은 그런 맘...
오늘도 말 못할 고민과 상처들을 하나 둘씩 안고 피흘리고 있을 아이들에게 이런 곳 위저드 베이커리 하나쯤 내 맘속에 만들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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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9-06-06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어디서 봤더라....음
위저드 베이커리가 가상의 공간인가 보네요.
제 맘에도 만들어 두려면 책을 읽어야 겠죠? ㅎ

바람돌이 2009-06-07 02:12   좋아요 0 | URL
창비문학상인가 하여튼 작년에 완득이가 받았잖아요. 올해는 이 책이 받았다고 광고가 대단했죠 뭐... 완득이가 워낙에 베스트셀러였으니 그 후광을 염두에 든 듯한데 이 책도 꽤 좋아요.
위저드 베이커리는 판타지의 세계로 가는 통로죠. ^^

꿈꾸는섬 2009-06-07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저드 베이커리, 저도 보고 싶었는데 바람돌이님의 평점으로봐선 그리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09-06-07 02:13   좋아요 0 | URL
요즘 우리나라 청소년소설이 확실하게 발전하고 있다는걸 느끼게 해주던걸요. 완득이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 재밌어요.

bookJourney 2009-06-07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아이가 처한 '현실' 때문에 책장을 덮은 마지막까지도 마음 한 켠이 불편했어요.
정말 바람돌이님 말씀대로, 상처 받은 아이들이 잠시 쉴 수 있는 위저드 베이커리가 하나씩 있으면 좋겠어요.

바람돌이 2009-06-08 02:05   좋아요 0 | URL
아이가 처한 현실은 정말 끔찍하죠..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저런 아이들이 얼마나 많을지를 생각하면 섬뜩해요.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그러나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부모에 대해서 느끼는 우리의 사랑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할지 모른다. 당시에 나는 자신들의 부모뿐만 아니라 범행을 저지르고, 또 범행을 수수방관하고, 외면하고, 묵인하고, 수용한 모든 세대로부터 자신들을 분리시켜 수치심 자체는 아니라도 적어도 수치심으로 인한 고통을 극복한 다른 학생들을 부러워했었다. 하지만 내가 이들 학생들에게서 자주 발견하곤 했던 그 의기양양한 독선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어떻게 사람이 죄의식과 수치심을 느끼면서 동시에 그렇게 독선을 과시할 수 있는가? 부모로부터의 그러한 분리는, 부모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부모가 저지른 죄 속으로 어쩔 수 없이 연루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단순한 수사요, 잡음이요, 소음에 지나지 않았던가?" 
이런한 생각들은 나중에 떠오른 것들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은 나중에도 아무런 위안을 주지 못했다. 한나에 대한 사랑때문에 겪은 나의 고통이 어느 면에서는 나의 세대의 운명이고 독일의 운명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 때문에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그 운명에서 더욱 빠져나오기 힘들고 또한 다른 사람들보다 슬쩍 넘어가기도 힘든 것이라는 사실이 어떻게 위안이 될 수 있는가? (182-183쪽) 

꼬마 미하엘은 한나에게 한없이 빠져든다.
한나 역시 미하엘을 꼬마, kid라고 부르며 애써 거리를 두지만 그녀가 미하엘을 사랑하고 있음은 그녀의 머뭇거림에서 오히려 드러난다.
그저 사랑이다. 나이를 빼고 나면 둘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으랴? 

그러나 알 수 없는 이유로 한나가 떠나고 미하엘이 한나를 다시 만난 것은 의외에도 법정에서이다.
그것도 나치 부역자로 법정에 선 한나의 모습.
영화속에서는  너무나도 순진한 아니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판사를 향해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겠어요?"라던 한나의 모습이 압권이었다.
그것은 어쩌면 독일인 전체를 향해서 던지는 질문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속에서는 오히려 다시 만난 한나를 향한 미하엘의 머뭇거림이 더 오래 남는다.
사랑했고 여전히 사랑하나 궁지에 몰린 그녀를 다시 온전한 사랑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머뭇거리는 미하엘.
자신이 감당해야 할 책임을 온전히 받아들일것인가 아니면 회피할 것인가?
단지 사랑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모든 책임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나 때문이 아닌 과오를 사랑을 이유로 어디까지 받아들이고 같이 짐을 나눠야 할까?
미하엘의 고민, 머뭇거림은 늘 그렇게 머뭇거림으로 끝난다.
그의 주저는 결국 그들 둘의 즐거웠던 추억 - 그가 한나를 안고 책을 읽어주던 기억에 그를 머무르게 한다. 

어쩌면 아버지 세대의 전쟁범죄를 보는 전후세대 독일인들의 마음이 한나에 대한 미하엘의 마음과 교차하는 순간이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만 보고 싶지만 사실 사랑이란게 얼마나 복잡다단하며 미묘한 감정이던가?
모든 것을 같이 책임지고 같이 아파하는 사랑은 그리 흔한게 아니다.
그것이 연인이든 역사에 대한 책임이든.....
그 연인이나 역사의 죽음앞에서야 이제 제대로 거리를 두고 자신의 얼굴을 사랑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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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6-05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보니 영화도 좋지만 책으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든걸 같이 아파하고 같이 책임지는 사랑,
객관적거리를 둘 수 있는 자리에서도 그 편이 될 수 있는 사랑,
그런것이군요.역사에대한책임,도 동일하게요.

바람돌이 2009-06-05 13:27   좋아요 0 | URL
책의 90%는 영화와 같구요. 결코 미하엘역의 남자배우가 표현할 수 없었던 내면의 우물거림은 책속에서 더 이해가 잘 되더군요.
하지만 사랑이든 역사든 똑같이 아파하는건 가능할까요? 미하엘이 그러했든 원래 그렇게 불가능한게 아닐까? 그냥 그렇게 느껴지는 거리만큼에서 내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생각하고 행하는것, 전 그게 미하엘에게는 책을 읽어주는 일이었던듯해요. 우리에게는 어디까지일지... 글쎄요....

2009-06-05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내용과 비슷한 느낌을 <2백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에서 받았어요.
한 시대의 악이 평범한 개인한테 전이되는 것. 성인식에 선물로 흑인 노예와 채찍을 받은 아이가 시간이 흐르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노예를 학대합니다. 시대의 악과 평범한 개인한테 진행되는 악의 전이. 어려운 문제이고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아요.
<더 리더>는 영화로 봤는데 마지막 한나의 선택에 울컥했어요.

바람돌이 2009-06-05 15:56   좋아요 0 | URL
요즘 히틀러시대에 대한 연구나 파시즘 그리고 파시즘시대의 대중심리에 대한 책들이 유난히 많은것도 결국 이런 인간의 이해할 수 없는 면에 대한 답을 얻고 싶어서겠죠? 저도 더 리더에서 마지막 한나의 선택은 충분히 예상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울컥하더라구요.
덕분에 관심가는 책을 또 발견했네요. 2백년전 악녀일기.. 재밌을 것 같네요. 좋은 책 소개 감사드립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6-05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저는 이 이야기를 우리나라로 배경을 옮겨서 친일파 문제로 다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바람돌이 2009-06-05 16:22   좋아요 0 | URL
우리 나라로 옮겨오면 이런 글은 안나올것 같아요. 적어도 나찌에의 부역이 죄악으로 인정되고 공유되는 나라와 그렇지 않고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묻혀버리는 나라만큼의 차이가 나오겠죠? 그리고 피해자의 입장과 가해자의 입장의 차이가 있을테고요. 최근에 나온 김연수씨의 <밤은 노래한다>가 선악의 이분법에서 벗어난 인간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을 보여준 시도가 아닐까 싶은데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도 많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