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에서 프린트 용지가 하나 담임들에게 쭉 돌았다.
3학년 학생 하나가 익명으로 교장선생님에게 졸업여행에 대한 불만과 건의의 내용을 적은 것.

내용은 졸업여행을 왜 전라도 쪽으로 가느냐?
제주도를 가고싶다.
들으니 돈때문에 제주도를 안간다는데 애들 전체가 5천원씩 더내면 되는거 아니냐?
그래서 돈이 안되는 아이들을 보조해주면 안되나? 뭐 이런 내용이었다.

사실 졸업여행지를 선정하는데는 여러가지 논란이 많았었다.
3학년 담임들이 처음에 제주도를 추진했지만 교장선생님이 아무래도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데 비용이 많이 부담스럽지 않겠느냐는 말에 담임들도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한 반의 3분의 1정도는 졸업여행이 많이 부담스러운 아이들이다.
졸업여행이 어디를 가느냐도 중요하겠지만 보다 많은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게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교장선생님의 말에도 일리는 있었기에 결국 늘 가던 전라도 쪽으로 결정을 봤었다.
그 외에도 후보지가 있었지만 결국 400명이 넘는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묵을 숙박지의 문제는 또 큰 걸림돌이 되었다.

그런데 이런 결정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대충 얘기를 했었는데
오늘 이 사건이 터진거다.
요즘이야 이런 일이 생긴다고 해서 해당 아이들을 잡아내서 어쩌고 하는 일은 없다.
다만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것 같으니 담임들이 알아서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주라는 얘기였다.

근데 이런 얘기를 받아들이는 교사들의 태도가 참 안바뀐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이 편지를 읽고 내가 보인 반응은
그래도 지 나름대로 논리를 펴서 이런 얘기를 하는걸 보니 뭐 나름대로는 기특하네요 정도였다.
그런데 나의 그런 의견은 많은 이의 분노를 사더구만....
사실상 아이의 논리가 엉성한 것은 분명하지만 학교의 결정에 대해서 이런 일종의 투서형식으로 글을 보낸다는 자체를 용납을 못하고,
또 아이의 입장에서 논리를 이해하기보다는 어른인 교사의 입장에서 말도 안되는 논리라고 묵살하는 태도가 많이 나타났다.
이건 좀 서글프다.
학교에서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많은 생각들이 변하긴 했지만 아직도 참 멀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어쨌든 이런 생각이 있는데 묵살하는건 옳지 않다 싶어서 종례시간에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꺼냈다.
뭐 대충 너네가 생각하고 있는거처럼 학부모에게 돈을 더 걷는다는건 선생님들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졸업여행이라는 것의 의미와 선생님들의 논의과정에서 어떤 문제들이 주로 얘기되었는지 과정등을 얘기해줬는데....

어라??? 이거 분위기가 묘한 것이 딱 짚이는 것이 있다.
이 투서!!! 우리 반 녀석의 짓이다.
누굴까??? 갑자기 궁금해 죽겠네...

마지막 확인 사살차 청소시간에 지나가는 말로 한 녀석에게
" 야 그 편지 우리반에서 쓴 거지?"라니
씩 웃으며 "아무래도 그런것 같지요?"라고 지나간다.

뭐 차라리 우리반이라 그거 쓴 녀석이 별다른 상처받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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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9-28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감하고 멋진 학생을 두셨네요.
밝혀지면 혼날 각오를 하고 썼을 테니까요.
어떻게 해도 늘 학교에 불만이었던 시기가 바로 중고등학교같아요. 하다못해 소풍가는 날까지도 맘에 안들어 하죠.
많이 힘드시겠어요.
바람돌이니미 화이팅입니다

바람돌이 2006-09-28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그렇죠. 사실 자기 논리에 한 번 갇히면 그것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건 어른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어요. 그런 상황에 대해서 교사들이 어른으로서 조금만 더 너그러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전호인 2006-09-28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이들의 합리적인 생각이 필요한 사회입니다. 기성세대의 틀안에 합리적인 사고를 묻으려고 하면 시대를 역행하는 것일 것입니다. 가정이든 회사든 또한 학교까지도...

바람돌이 2006-09-28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젊은이들이 더 합리적이다 뭐 이런 생각은 별로 안듭니다. 저 글을 썼던 아이의 생각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인간간의 소통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보다 어리기때문에 간단히 무시해버리거나 하는 태도들 말이죠.... 소통이 단절되면 결국 어느쪽이든 균형감각을 잃기쉽겠다는 생각을 하고 제대로 된 판단능력을 가지지 못하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입니다.

BRINY 2006-09-28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나마 다행이었네요.

날개 2006-09-28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우리애가 바람돌이님같은 선생님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학교 다닐때 다른 의견이 있어도, 혼날까 무서워 제대로 말도 못하고 보냈던게 참 잘못됐었다는걸 많이 느껴요..

바람돌이 2006-09-28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고녀석도 그렇게 생각해줄줄은 모르겠네요. ^^
날개님/사실 지금도 말하기 어려운건 마찬가지죠. 그러니까 우리반 녀석도 아마 투서형식으로 얘기했을거고.... 게다가 어차피 담임인 저한테는 말해봤자 아무 소용없다는걸 일치감치 캐치한 면도 있을거구요. 근데 저는 별로 좋은 담임은 아녜요. 그냥 나쁜 사람만 되지말자 정도? 사실 애들한테 미안하고 제대로 못챙겨주는 면도 많거든요. ^^;;

반딧불,, 2006-09-29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흠.생각이 많으셨겠어요.

2006-09-29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 2006-09-29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댓글 달다가 장대씨한테 쫓겨났어요. 자라고..흑흑.
중학생때 논리적이기 보다는 비약으로 직관적인 사고를 하는 경우가 제법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런저런 것들을 쓴 것을 보면 그래도 사고가 자유로운 아이겠군요. 조금더 먼저 님께 상의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바람돌이 2006-09-29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인님/뭐 요즘은 밖에서 하는 욕들에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처음에는 정말 열 많이 받았거든요. 그리 쉬워보이면 니가 와서 해봐라 하고싶은..... 그놈의 월급도 니가 그거 받고 혼자서 벌어 가족 먹여살려봐라 싶은 생각도 많이 들고요.
감기 빨리 나으세요. 저도 지금 갑자기 감기가 심해지는게 오늘 병원에 가봐야 할듯하네요. ^^
반딧불님/그렇다고 후속편까지.... ㅎㅎㅎ 아이들이란 원래 어른들보다 자기 중심적이고 직관적인 사고를 하는게 당연하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우리도 어릴때 다 그랬던 것 같은데 왜 어른들은 그 때 생각들을 다 잊어버리는지 모르겟어요. ^^ 근데 우리반 그 녀석이 제게 먼저 상의를 했으면 하는 생각은 별로 안합니다. 그전에도 이런 얘기들이 나왔었는데 제가 애들보고 "야 힘없는 내보고 백날 얘기해봤자 소용없다. " 뭐 이런 얘기를 농담삼아 했었거든요. ^^
 

오쿠다 히데오의 <걸>을 사면 휴대폰 액정 클리너를 준다더군요.

무지하게 궁금했습니다.

그게 뭐지?????

뭐 궁금하긴 해도 그것때문에 책을 산건 아니고 요즘 오쿠다 히데오에 필이 받아있는지라 책을 구입했어요.

그리고 드디어 밝혀진 휴대폰 액정 클리너의 정체!!!

(전 뭐 수건과 클리너용 액체 뭐 이런걸 상상했음다.)



그 정체는 보다시피

그냥 핸드폰 고리였습니다.

저 여자 그림의 뒷면으로 휴대폰 액정을 닦으면 된다는.....

그리고 휴대폰 고리부분이 고무줄이어서 액정까지 쭉쭉 늘어난다는.....

에고 에고 궁금해한 내가 웃깁니다. ㅠ.ㅠ

그래도 저 핸드폰 고리의 걸이 예뻐서 다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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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9-28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닮은 여인이네욤 :-)
저도 사신치바 살 때 하나 얻었는데... 지금 어디있는지 모르겠어욤. ㅎㅎ

바람돌이 2006-09-28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안그래도 고리 떨어져 심심하던 핸드폰에 예쁘게 걸어 줬어요. 그나 저나 이 여인네가 저 닮은 건 어떻게 아셨대요? ^^;;

클리오 2006-09-28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액정클리너의 정체를 알고 허무해했던 기억이... ^^

바람돌이 2006-09-28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클리오님! 허무해요. ^^

진/우맘 2006-09-28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그건 이뿌기나 하죠!!!!!!



'핑퐁'에 딸려온 휴대폰 액정클리너.....기능을 가진 휴대폰 줄의 모습입니다. 주인공 '못'이에요.

대체 이 음울한 놈을, 어찌해야 하냐구요~~~~ㅠㅠ


바람돌이 2006-09-28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저 이마 가운데 못이 확 박혀있는 모습이라니..... 왜요? 꽤나 개성적인 인상으로 진/우맘님이 남으실수 있을 듯.... 뭐좀 음울하긴 하지만 특이하잖아요. ㅎㅎㅎ (핑퐁이 아니라 걸을 사기 천만다행이다... ㅋㅋ)

진/우맘 2006-09-28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긴...개성....제가 좀 저런게 잘 어울리긴 하죠...구시렁구시렁.......ㅡㅡ;;;

바람돌이 2006-09-28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저 고리 하고 다니면 어디서나 확 눈에 띨것 같은데요. ^^

세실 2006-09-29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바람돌이님 순진하세요~~
무슨 행사때마다 나눠주는거 많이 봤는뎅~

바람돌이 2006-09-29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정녕 그렇단 말입니까? 제가 이걸 처음본게 처음 나와서 그런게 아니라는.... 이렇게 제가 사회성이 부족했단 거군요. ㅠ.ㅠ
 

메피스토님의 영화제목 맞추기 이벤트에서 두개나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아차상을 받았다죠.

오늘 책이 도착했습니다. (정말 무지하게 빠른 배송입니다.)

상자에는 추석연휴에 고생하시는 택배기사님을 위한 위로의 말까지....
정말 친절한 메피스토님!!! ^^



현기영씨의 <순이삼촌>입니다.

제가 알고있는 역사의 심각함에 비해서 표지는 참 예쁩니다.

어쩌면 아이들이 저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아니 어른들도 저렇게 웃을 수 있는 세상에 대한 염원일지도 모르겠네요.

옆에있는 빨간 카드는 알라딘에서 새로 나온 메시지 엽서랍니다.

전과 다르게 메시지에 100원을 받더니 저렇게 카드가 바뀌었네요.

감사히 잘읽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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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09-28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도 축하해요~ ^^

바람돌이 2006-09-28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아영엄마님 고맙습니다. ^^

하늘바람 2006-09-28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역사를 소재로 다룬 것인가 보네요. 제가 모르는 책인데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Mephistopheles 2006-09-28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송을 3개를 뛰워 놓고 무슨 경마장 말들이 레이스 하는 것처럼 배송완료를 향해 달려가던데...바람돌이님 말이 제일 늦더라구요...ㅋㅋ

바람돌이 2006-09-28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제주도 4.3민중항쟁이 주요 소재이자 내용인 책입니다.
메피스토님/음.... 제가 아주 쬐끔 무거운 관계로 말들이 약간 힘들어했답니다. ㅠ.ㅠ
 

아침 조례시간에 들어가니 또 한 녀석이 지각이다.
사실 이녀석은 맨날 지각이다.
그래도 지각이라도 학교에 꼬박 꼬박 나와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출석일수 마지노선이 얼마 안남은지라 조금만 방심하면 졸업불가인 녀석이니....

근데 오늘은 다른 녀석이 일러바치는데 학교왔다가 다시 나갔다는 것이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또 가출이란 말인가?????

하여튼 조례하고 몇녀석들 얘기들어주고 하다보니 훌쩍 수업시간.
1교시 수업 중간쯤 해서 녀석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솔직히 별 기대 안함.
이녀석이 가출만 했다하면 전화를 안받는 관계로....
근데 왠 일????
전화를 받는거다.
기쁜(?) 마음으로 소리를 질렀다.
"야 너 어디야!!! 빨랑 학교 안와!!!"
근데.....너무 너무 숨죽인 목소리로 얘기하는거다.

"선생님 지금 수업중인데요. 끊으세요....뚜뚜뚜뚜......"

이런.....^^;;

1교시 시작하고 얼마안돼서 다시 학교로 돌아온 것이다.

근데 수업시간에 핸드폰은 도대체 왜 받느냐고????

결국 2교시에 끊임없이 들어오는 문자를 확인하다가 결국 수학샘한테 핸드폰 압수당했드만....
꼬시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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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6-09-26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헤헤헤헤헤헷~~~~~~^0^

하늘바람 2006-09-26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재미있네요

Mephistopheles 2006-09-26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낄낄...쌤통이다 하시면서도 맘은 편해지셨을 듯 합니다..^^

바람돌이 2006-09-26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온 진/우맘님/ㅎㅎㅎㅎㅎ 근데 요즘은 정말 돌아오셨다는 실감이 팍팍 드네요. ^^
하늘바람님/어떤 이유로든 아이들때문에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웃을 수 있다는게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메피스토님/당연히 쌤통이죠. 근데 수학샘이 맘이 약해서 너무 빨리 돌려줘서 조금 아쉬웠다는.... 한 일주일은 약 올려야 하는데.... ^^;;

전호인 2006-09-26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자를 사랑하는 샘의 마음을 옅볼 수 있었습니다.

2006-09-26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oninara 2006-09-2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가출이란게 습관이 되면 안되는뎅..
하여간 해피엔딩이라 다행입니다.

세실 2006-09-26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바람돌이님은 아이들 친구같아요~~
바람돌이님 같은 선생님이 계시면 매일 학교 가고 싶을텐데 이상하네~~

국경을넘어 2006-09-26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정도되니 저리 코미디가 되는 거지, 정말 현장에 있으면 ... 여기저기 학교가 전쟁터 아닌 곳이 없네요. 요근래 담임하기 정말 힘들다고...

마노아 2006-09-26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이에요. 가출 아니어서요. 제 옆자리 샘은 학생이 수업 시간에 전화를 받는데, 그래도 선생님 앞이라고 뒤로 나가 받더래요. 푸핫...ㅡ.ㅜ

날개 2006-09-27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전화걸었다가 얼마나 황당하셨을까...ㅋㅋㅋ

바람돌이 2006-09-27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뭐 요즘은 사랑보다는 그냥 책임감이란 느낌이 더 많이 듭니다. 제 자신에 대해서 조금 씁쓸하긴 하지만....
속삭인님/저야 방명록에 몇줄 쓴거밖에 없는데요. 뭐.... 님덕분에 올가을이 얼마나 따뜻하게 여겨지는지 모른답니다. ^^
수니나라님/별로 해피엔딩 아닙니다. 오늘 안 나타났습니다. 전화도 꺼놨구요. ㅠ.ㅠ
세실님/글쎄말예요. 저도 매일 애들한테 얘기하거든요. 이렇게 예쁜 선생님 어젯밤에 보고싶어서 어떡했냐고..... ^^;;
폐인촌님/심각하게 생각하고 심각하게 나무라기 시작하면 아마 애들보다 우리가 먼저 나가떨어지지 않겠어요. 요즘 담임하기 정말 힘든건 맞죠. 갈수록 그런것 같아요. 그래도 힘내자구요. 아자 아자!!!
마노아님/그래도 나름대로 예의군요. ㅎㅎㅎ 하여튼 가끔 아주 웃깁니다. 애들이....
날개님/황당해서 빨리 끊었어요. ㅎㅎㅎ
 
느린 희망 유재현 온더로드 6
유재현 지음 / 그린비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쿠바는?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나라
미국의 코앞에서 감히 미국에게 맞짱 뜨자고 덤비는 간 큰 나라
미국의 봉쇄정책에도 어떻게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살아남은 나라......

하지만 쿠바의 사람들은 어떨까?
여전히 가난할 그들은 그들의 나라를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한 건 그래 항상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떨까 하는거였다.

여행객의 눈이란 항상 자기가 보고싶어하는 것만 보는지도 모른다.
저자인 유재현씨도 마찬가지일지 모르지....
하지만 그것 역시 지금의 쿠바를 알려주는 한 단면인건 분명할거다.
눈길을 끄는건 책속에 담긴 쿠바 사람들의 사진이다.
아이들은 어디나 예쁘고 밝고 환하다. 그리고 고민에 빠진 모습도....
학교를 땡땡이 치고 나와 방황하는 아이에게

쿠바의 아이들에게도 고민은 있다. 아이들의 고민은 만국공통이다. 만국의 아이들이여.....를 외치는 저자의 유머가 웃음짓게 한다.

곳곳에 사진으로 남은 쿠바인들은 다들 넉넉치는 않아보이지만
어디에도 삶에 찌든 모습은 없다.
아바나의 말레콘 방파제 위에서 무방비로 잠든 젊은이의 모습조차도 평화롭고 여유로와 보인다.
혹은 풍요로와 보이기까지 한다.
작가가 그런 사진만을 찍어서라면 할말은 없지만....

쿠바는 가난한 나라다.
적어도 우리의 관점 - 자본주의의 관점에서는 그러하다.
하지만 가난이란게 도대체 뭘까?
적어도 쿠바에서는 혼자 외로이 굶주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돈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없을 것이며
아파도 돈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 뭐가 더 필요하지?

쿠바의 교육과 의료수준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 가난한 나라에서 GDP의 11%를 교육예산에 쓴단다.
산중이라도 배움이 필요한 아이가 있으면 학교를 세우고 교사를 파견한단다.
10명 이하의 학생이 존재하는 학교가 쿠바 전역에 2천여개에 달한단다.
우리 땅 농촌 곳곳에서 폐교되는 학교들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집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학생, 병원에서 지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순회교사팀이 방문해 가르친단다.

소련이 무너지고 난 이후 국가 비상사태에 빠진 쿠바가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라 할 것이다.
쿠바라고 왜 부정부패가 없고 문제가 없겠는가?
그럼에도 쿠바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적절한 정책과 쿠바인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
그 신뢰를 배반하지 않는 정부.
사람사이의 신뢰가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
햇수를 꼽아보면 쿠바혁명이 1959년이니 47년전이다.
이정도라면 아직도 옛 바티스타 정권시절의 쿠바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살아남아있겠구만....
혁명1세대들이 아직 남아있을테고....
어쩌면 지금의 쿠바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건 혁명1세대의 건강함이 살아남아 있어서라고 생각하는건 나의 착각일까?

어쨋든 환상이든 나의 착각이든
지구상의 이런 나라 하나쯤은 제발 살아남아 다오.....
그리고 이런게 진정한 인간의 삶이라고 제발 얘기해다오.
사진속의 그들의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이 제발 사라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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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9-26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료와 교육에 대한 투자 이야기는 놀라웠어요.
유재현씨는 어딜 가던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것을 찾아내는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06-09-26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쿠바의 의료와 교육 투자를 보면 우리나라가 정말 부끄러워진다니까요.
맞아요.유재현씨의 강점이죠. 하지만 동시에 누구도 잘 얘기하지 않는 그 사회의 어둡고 부끄러운 면도 숨기지 않는다는 것 역시 이분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람구두님/꼭 부탄이어야 하는 뭔 이유가 있는가요? 부탄 하면 불교국가, 그리고 아주 평화로워 보이지만 사실은 분리독립이니 뭐니 하면서 민족분쟁이 아주 극렬한 나라라는 것 정도? 저는 뭐 이제 유재현씨의 여행기라면 거기가 어디든 사볼 생각입니다만.... ^^

바람돌이 2006-09-26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착각한건 아니구요. 예전에 부탄 여행기를 읽었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던가 감상적이고 낭만적인 감정으로 부탄 여행을 시작했다가 결국 부탄 청년과 결혼해 정착해버리는 캐나다 여성의 글이었는데요. 그 글 뒷쪽으로 가다보면 부탄내에서도 여러가지 이념 대립이나 또 부탄의 남쪽 한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다른 민족의 분리 독립문제 등으로 꽤나 살벌하고 무섭더라구요. (뭐 우리나라에 비하겟습니까마는....) 그냥 저는 부탄하면 아주 평화롭고 조용한 이미지만 떠올렸는데 아 거기도 사람사는 곳이구나 하는 느낌 뭐 그런게 있었어요.
근데 부탄이 국민행복지수를 측정한다구요? 그건 정말 매력적입니다. ^^

야클 2006-09-28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바로 신혼여행이나 가볼까요?ㅋㅋㅋ

바람돌이 2006-09-27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좋은 생각!!! 마태우스님이랑 둘이서 가면 정말 좋겠수..... 부러워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