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조례시간에 들어가니 또 한 녀석이 지각이다.
사실 이녀석은 맨날 지각이다.
그래도 지각이라도 학교에 꼬박 꼬박 나와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출석일수 마지노선이 얼마 안남은지라 조금만 방심하면 졸업불가인 녀석이니....

근데 오늘은 다른 녀석이 일러바치는데 학교왔다가 다시 나갔다는 것이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또 가출이란 말인가?????

하여튼 조례하고 몇녀석들 얘기들어주고 하다보니 훌쩍 수업시간.
1교시 수업 중간쯤 해서 녀석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솔직히 별 기대 안함.
이녀석이 가출만 했다하면 전화를 안받는 관계로....
근데 왠 일????
전화를 받는거다.
기쁜(?) 마음으로 소리를 질렀다.
"야 너 어디야!!! 빨랑 학교 안와!!!"
근데.....너무 너무 숨죽인 목소리로 얘기하는거다.

"선생님 지금 수업중인데요. 끊으세요....뚜뚜뚜뚜......"

이런.....^^;;

1교시 시작하고 얼마안돼서 다시 학교로 돌아온 것이다.

근데 수업시간에 핸드폰은 도대체 왜 받느냐고????

결국 2교시에 끊임없이 들어오는 문자를 확인하다가 결국 수학샘한테 핸드폰 압수당했드만....
꼬시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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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6-09-26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헤헤헤헤헤헷~~~~~~^0^

하늘바람 2006-09-26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재미있네요

Mephistopheles 2006-09-26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낄낄...쌤통이다 하시면서도 맘은 편해지셨을 듯 합니다..^^

바람돌이 2006-09-26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온 진/우맘님/ㅎㅎㅎㅎㅎ 근데 요즘은 정말 돌아오셨다는 실감이 팍팍 드네요. ^^
하늘바람님/어떤 이유로든 아이들때문에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웃을 수 있다는게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메피스토님/당연히 쌤통이죠. 근데 수학샘이 맘이 약해서 너무 빨리 돌려줘서 조금 아쉬웠다는.... 한 일주일은 약 올려야 하는데.... ^^;;

전호인 2006-09-26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자를 사랑하는 샘의 마음을 옅볼 수 있었습니다.

2006-09-26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oninara 2006-09-2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가출이란게 습관이 되면 안되는뎅..
하여간 해피엔딩이라 다행입니다.

세실 2006-09-26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바람돌이님은 아이들 친구같아요~~
바람돌이님 같은 선생님이 계시면 매일 학교 가고 싶을텐데 이상하네~~

국경을넘어 2006-09-26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정도되니 저리 코미디가 되는 거지, 정말 현장에 있으면 ... 여기저기 학교가 전쟁터 아닌 곳이 없네요. 요근래 담임하기 정말 힘들다고...

마노아 2006-09-26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이에요. 가출 아니어서요. 제 옆자리 샘은 학생이 수업 시간에 전화를 받는데, 그래도 선생님 앞이라고 뒤로 나가 받더래요. 푸핫...ㅡ.ㅜ

날개 2006-09-27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전화걸었다가 얼마나 황당하셨을까...ㅋㅋㅋ

바람돌이 2006-09-27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뭐 요즘은 사랑보다는 그냥 책임감이란 느낌이 더 많이 듭니다. 제 자신에 대해서 조금 씁쓸하긴 하지만....
속삭인님/저야 방명록에 몇줄 쓴거밖에 없는데요. 뭐.... 님덕분에 올가을이 얼마나 따뜻하게 여겨지는지 모른답니다. ^^
수니나라님/별로 해피엔딩 아닙니다. 오늘 안 나타났습니다. 전화도 꺼놨구요. ㅠ.ㅠ
세실님/글쎄말예요. 저도 매일 애들한테 얘기하거든요. 이렇게 예쁜 선생님 어젯밤에 보고싶어서 어떡했냐고..... ^^;;
폐인촌님/심각하게 생각하고 심각하게 나무라기 시작하면 아마 애들보다 우리가 먼저 나가떨어지지 않겠어요. 요즘 담임하기 정말 힘든건 맞죠. 갈수록 그런것 같아요. 그래도 힘내자구요. 아자 아자!!!
마노아님/그래도 나름대로 예의군요. ㅎㅎㅎ 하여튼 가끔 아주 웃깁니다. 애들이....
날개님/황당해서 빨리 끊었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