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천사지 석탑이 복원됐다. 10월에 개관할 국립 중앙박물관 '역사의 길'에 기나긴 복원의 과정을 거쳐서 며칠전 삐까한 복원식과 함께 텔레비전 화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픔도 많고 어처구니 없는 일도 많았던 탑이다. 근데 이 착잡한 기분은 뭘까?

이 탑은 국보라는 이름에 걸맞게-아니 넘칠정도로 - 정말 너무나도 아름다운 탑이다. 탑 전체의 균형이나 모습의 아름다움은 말할것도 없고 그 세부조각에 가면 넋을 잃을 정도다.

하지만 이 탑의 건립과정은 그렇게 유쾌하지 않다. 한 때 우리가 한세기 동안이나 몽고의 지배를 받았던 시절, 그 식민문화의 소산이다. 고려의 한 친원파 귀족이 몽고의 실력자에게 아부하기 위해 개인용 사찰을 지어바쳤고, 그것이 경천사라는 절이다. 이후 원나라에서 직접 설계를 하고 조각가들을 데려와 만든 완벽한 수입품이 바로 이 탑이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이걸 그대로 본떠서 만든 원각사 10층석탑외에는 계보도 전통도 찾아볼 수없는 유일한 양식이라 할 수 있다.

일제시대에는 밀반출에 의해 일본 도쿄로 옮겨졌었고, 이후 베델 등을 비롯한 사람들의 노력으로 다시 돌려보내졌으나 제자리를 잃고 경복궁 앞뜰에 세워지게 되었다. 섬세한 조각을 위해 대리석으로 만들어졌으니 이 과정에서 이 탑이 겪은 수난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을 수 밖에.... 그 후에도 서울의 공해에 찌들려 탑의 마모가 너무 심해지자 새 박물관 건립계획과 함께 대대적인 복원 작업에 들어가 이제 국립중앙박물과 내부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문화재의 보존이란 참 어려운 문제다. 망가지는 것을 그대로 방치할 것이냐? 아니면 보존 자체를 위해 박제화라는 길을 택할 것이냐? 제자리에 서있지 못하는 유물은 - 그 역사적 의미를 상실하고 그냥 미술품으로서만 존재하게 된다. 경천사 석탑 역시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경탄을 오래도록 사게 되겠지만, 이 탑의 역사적 의미를 같이 생각해주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이 탑을 보고 원의 지배와 그에 기생하던 고려귀족들의 횡포에 아파하던 고려의 사람들을 기억해주는 사람들은 있을까?

또 하나 이 탑에 얽힌 웃기는 이야기

1995년 김영삼 정부는 역사를 바로세운다는 명목하에 조선 총독부 건물을 다시 회복하지도 못하게 철거해렸다. 그 철거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정권의 이벤트를 위해 희생되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근데 웃기는건 처음 중앙박물관 건립지침에 박물관 메인 로비에 이 경천사지 석탑을 놓기로 했다는 거다. 식민역사청산을 위해 박물관으로 쓰이던 조선총독부 건물을 해체한 마당에 또다른 식민문화의 소산을 박물관의 얼굴로 사용하겠다? 다행히 내부의 이의제기로 그 계획은 철회되고 지금 역사의 길이라는 곳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참 이래 저래 사연많은 탑이다.

   -본문의 내용중  경천사 탑의 건립과정과 중앙박물관 건립계획부분은 김봉렬씨의 책 '시대를 담는 그릇'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바로 이 책인데요. 한국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좋은 책인데 아쉽게도 절판이네요. 저에게는 재간해야할 책 1순위입니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경을넘어 2005-08-13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들 것도 아니면서 버젓이 루브르니 대영이니 하는 박물관에 진열하는 양놈들 보면 그래도 양호하지 않나 싶으면서도 좀 찜찜하죠. 사진이 무척 크군요. 내려받아 가겠습니다.^^*

조선인 2005-08-13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퍼갈께요.
그리고 좋은 책 권해주시면서 절판소식까지 전해주시다니 정말 너무해요. ㅠ.ㅠ

로드무비 2005-08-13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너무하시네요.
(뭐 저는 그냥 조선인님 따라해봤습니다. 멋있어 보여서요.^^)
추천 필!^^

바람돌이 2005-08-13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 사진은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에서 퍼온것입니다.
조선인님, 로드무비님 / 에고에고~~~ 죄송해요. 이 책이 모두 3권으로 된 시리즈인데 나머지도 다 품절이네요. 진짜 좋은 책인데..

숨은아이 2005-08-13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따라와서 추천...

파란여우 2005-08-13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겨레의 수난사와 연결고리로 맞물린 탑이지요.
수난을 당한 탑이 어디 이거 하나뿐이랍니까...돌아오지 못하고
일본땅 어느 졸부의 정원에서 신음하고 있는 것도 있지요.
더 가관인 것은 우리정부의 문화재 안목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시멘트에 환장한 박정희 정권이 가장 코메디라고 여겨요

히피드림~ 2005-08-13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님의 친절한 설명 잘 듣고 갑니다. 경천사지 석탑에 그런 사연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네요. 어쨌건 복원작업 자체는 뜻깊은 일인것 같아요. 그래야 앞으로도 소중한 유산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을테니까요.^^ 사진도 참 멋집니다.

바람돌이 2005-08-13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감사 감사 ^^
파란여우님/저도 박정희 정권의 그 시멘트 사랑과 미색 페인트 사랑은 코메디 맞다고 봐요. 근데 그런 코메디가 낳은 결과가 너무 처참해서 슬플 뿐이죠...그쵸?
punk님 /맞아요 복원은 해야죠. 문화재를 어떻게 둬야 가장 잘 보존하는 것인가 무척 어려운 문제예요. 이렇게 공해가 심하다가는 언젠가 모든 문화재가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는 건 아닌지....
 
 전출처 : 조선인 > 사이버테러를 당했을 경우

가장 중요한 건 증거 확보.
화면 자체를 캡처한 그림파일은 내가 조작했을 가능성이 가장 낮으므로
XXX가 발뺌을 못 하도록 막을 수 있다.
글만이라도 갈무리해두면 도움이 된다.
어제의 경우 매너리스트님께서 둘 다 해두셨다니 무척 고마운 일이다.

아울러 사이버테러를 신고하고자 하오니 개인회원정보나 접속로그 등을 삭제하지 말아달라고
사이트 운영자에게 요청해두어야 한다.
어제처럼 XXX가 회원탈퇴를 해버리면, 시스템이 관련 기록을 자동으로 삭제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지기님께 오즈마님이 신고를 해뒀으니 지기님이 빨리 대처해주시길 바랄 뿐이다.

그 다음으로는 바로 신고.
경찰청도 있고, 검찰청도 있는데,
검찰청의 경우 주로 형사사건이나 국제범죄를 다루므로 경찰청 신고가 훨씬 빠르다.

http://ctrc.go.kr/center/center2.jsp

범죄신고하기를 눌러 실명확인을 한 뒤, 1:1게시판과 비슷한 유형의 신고절차에 따라 신고하면 된다.
이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이메일과 핸드폰번호
신고결과는 일차적으로 이메일로 통보되기 때문에 정확한 이메일 주소를 남기지 않으면 낭패이다.

보통 신고를 하고 나면 2-3일 내에 메일이 온다.
사건접수가 되었으니, 관련 자료가 있으면 첨부해달라는 것.
이 때 미리 남겨둔 증거를 메일로 회신을 보내는 한편,
사이트 운영자의 직통 연락처를 알려주면 일 처리가 빨라진다.

다시 2-3일을 기다리면 메일 또는 전화가 온다.
메일이 오는 건 운이 나쁜 경우일 때가 많다.
XXX가 실명을 쓴 게 아니라 추적이 어렵다,
혹은 IP추적결과 국내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즉 사건조사를 진행하기 어렵다 라는 답변이니, 내가 신고한 사건은 흐지부지되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전화가 오는 경우 XXX의 신변을 파악했으니, 언제 경찰서에 나와서 대질하자는 경우일 때가 많다.
XXX의 경우 모욕죄가 적용되는 민사사건이니 일단 만나보고 고소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익명성을 믿고 지랄하던 XXX는 이 시점이 되면 대개 깨갱하기 시작하여
'내가 술먹고 실수를 했다 내지는 내가 잠깐 이성을 잃었다, 미안하다, 잘못했다' 등등 싹싹 빈다.

웬만해서 이 시점에서 사과를 받는 것으로 끝난다.
물론 고소를 진행할 경우 피해보상금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건 참 길고 지루한 시간이 될 수 있다.

그럼 고작 사과나 받자고 신고하는 게 오히려 악몽을 질질 끄는 것일까?
쿨하게 무시하는 게 멋지긴 하다.
하지만 만의 하나  XXX가 나나 내 주변에게 또 사이버테러를 하면?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도록 XXX의 정체를 까발리는 게 대단히 중요하므로 난 적극 신고를 하는 편이다.

어제밤 자다말고 컴퓨터를 켜놓은 게 마음에 걸려 일어났었다.
잠깐 브리핑을 둘러봐야지 했다가 너무 깜짝 놀랐고, 너무 화가 났다.
분이 삭지 않아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고 새벽 4시까지 서성이다 술까지 마셨다.
덕분에 지금도 머리가 아프고, 기분도 최악이다.
다행히 오늘 아침 전화로 들은 언니의 목소리는 여전히 통통 튄다.
언니가 얼른 신고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십자군 이야기 2 - 돌아온 악몽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스스로의 세상 보는 눈을 가지기 위해, 우선 우리는 우리 이웃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 그러지 않는한, 우리는 옛날에 저질렀던 실수를 또다시 답습할 것이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 자는 다시 그 역사를 반복해서 살 수 밖에 없다...... (작가의 말 중에서)

먼저 프롤로그 - 이슬람 이전의 중동 - 이란을 중심으로(우리가 흔히 아는 페르시아라는 말은 페르시아인들 스스로는 쓰지 않았던 말이라 한다. 그들은 스스로를 '이란'이라 불렀다고...)

이 장을 통해 서구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진행된다. 중동지역의 역사가 서구인들에 의해 왜곡되어진 과정, 그리고 이유들, 헬레니즘 문화를 중동의 시각에서는 어떻게 볼것인지... 이 지역의 역사를 보는 우리의 시각을-역시 서구의 잣대로 재단되어진 -을  뒤집어 놓은 작가의 시선은 여전히 날카롭고 통쾌하다. 오랫동안 기다린 보람을 역시 느끼게 해준다.

본격적으로 십자군 전쟁이 시작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시기는 1096년 부터 1106년까지 1차 십자군 원정대가 예루살렘을 정복하는 과정을 내용으로 한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1차 십자군 원정도 2권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했으니... 다만 다행인건 작가가 중간중간에 '몇권에 보세요'라는 말을 남발하는 것을 보면 다음권들의 대충의 아우트라인은 만들어놓은 것 같으니까 2권만큼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듯하다는 거다. 하기야 이것도 나 혼자 생각이지, 알수가 없는 거지만...)

본격적인 십자군 전쟁을 다루다보니 1권처럼 직접적인 현재의 상황에 대한 저자의 개입은 그리 많지 않다. 전체적으로는 십자군 전쟁의 과정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이 전쟁 자체에 대해서도 곳곳에서 수많은 자료를 인용하며 각각의 상황을 서구인이 보는 시각과 중동지역 사람들이 보는 시각의 차이를 제시하고 있다. 흔히 이런식의 자료제시가 맹목적인 객관성(사실은 자기 생각이 없는 것에 불과한)을 추종한 결과일 때가 많지만 저자의 자료 제시는 아니다. 책을 읽는 독자에게 "봐라! 누가 옳은지... 너도 생각이 있으면 알 수 있겠지"라며 들이대는 것 같다. 나는 이런 저자의 저돌성이 맘에 든다.

여전히 2권에서도 역시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역사를 박물관의 박제된 유물정도로 스쳐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오늘날의 현실과 미래와 연결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시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꽤나 성공적이라는 것이다. 이건 쉬워보이지만 사실 만화든 문학이든 이런 장르에서 자칫하면 도식화나 뻔한 결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아 오히려 재미를 해치는 요소가 될 때가 많다. 그럼에도 성공적으로 작가가 이야기와 역사적 전망, 비판을 결합시키고 있다는데 작가의 역량이 만만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앞서 작가의 말에서 스스로가 말했던 것을 아주 훌륭하게 성공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완결을 기다리는 것이 즐겁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영엄마 2005-08-11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벌써 보시고 리뷰까지 쓰셨네요! 저는 1권을 보다 덮어 놓은 상태입니다. 부끄..^^*

바람돌이 2005-08-11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새벽이 되면 님을 뵐 수 있네요. 바쁘고 힘드신거 다 아는데 무슨 부끄 모드랍니까? ^^
저야 요즘 완전 주부라 괜찮지만 아영엄마님 이렇게 밤늦게까지 계시면 건강 해치는게 아닌가 걱정스럽네요.

클리오 2005-08-1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2권 읽어봐야 되는데 말이죠... ^^

Common 2005-08-11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역시 저보다 잘 쓰시네요. ㅠㅠ 저는 수양(침대에 누워 책을 보면서 킬킬거리기)이 더 필요한듯.

바람돌이 2005-08-11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1권보다는 박진감이 약간 떨어지지만 그래도 재밌어요. 빨리 읽으세요.
Common님/ 님의 리뷰도 좋았어요. 제가 그 나이 때 생각하면(아직 학생 맞죠) 비교도 할 수 없다니까요. 님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해 나갈지 기대됩니다. 수양(저의 경우는 소파에 누어 책보며 킬킬거리기)은 저 역시 더 필요한 거 맞아요. ^^

히피드림~ 2005-08-12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여간 재밌지 않으면 계속 속편을 읽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텐데...
오래 기다려서 읽으시는 바람돌이님의 그 정성과 안목이 더 대단하세요.^^

바람돌이 2005-08-12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punk님! 정성이라기 보다는 이게 제 성격인데요. 한 번 잡은건 왠만해서는 끝을 봐야 한다는... 진짜 그 책이 허접한 쓰레기가 아닌 이상은요. 보면서도 내가 이걸 계속 왜보지하는 것도 많아요. 물론 이 책은 아니지만...(이것도 편집증의 일종이 아닐까...^^)
 
 전출처 : 히피드림~ > 음악듣기) 인터내셔널가(internationale)

 요즘 김학철의 <항전별곡>을 읽고 있는 중이다. 김학철은 지난 2001년 작고한 연변의 동포작가로서, 항일시기 중국과 연합하여 싸운 조선의용군의 (현존하는) "마지막 분대장" 으로도 국내에 익히 알려져 있는 분이다. 그는 1930년대~ 해방시기까지의 자신의 항일경험과 그 이후, 북한의 김일성 독재에 실망하여 중국으로 망명, 57년의 반우파 투쟁, 66년부터 시작되어 그 이후 10년 간 진행된 문화혁명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 현대사의 굴곡과 아픔을 몸소 겪어온 역사의 산 증인이라 할 만한 분이다.

 특히 그는 자신과 동료들의 항일투쟁을 증언하는 수 많은 글들을 썼는데 이 <항전별곡>도 그 중 하나이다. 내가 요즘 읽는 부분은 신사군(新4軍,중국공산당의 군대)에 연락차 갔다가 그곳의 환영회에서 중공당원들과 더불어 인터내셔널가를 목청높여 부르고 매우 감격하여 가슴이 벅차올랐다는 에피소드 부분이다. 실제로 김산의 <아리랑>에도 광주봉기에 참여한 김산이 동료들과 인터내셔널가를 불렀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 시절, 국민당의 백색테러때문에 백구(국민당지역)에서는 감히 함부로 부를 수 없었던 노래가 '인터내셔널가' 였다. 김산이나 김학철 모두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상해나 천진, 북경같은 국민당 지구의 대도시 지하공작자들이었으니 잡혀가려고 미치지 않은 이상에는 인터내셔널가를 마음놓고 소리높여 불러본 적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극적으로 국공합작이 성사되고 국민당이 더이상 공산당을 '홍비'라고 부르며 핍박하지 않게 되자, 이들은 소비에트 내에서 마음껏 이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갑자기 이 노래가 궁금해진 나는 책을 덮어놓고 노래를 찾아보았다.

http://www.hymn.ru/internationale/index-en.html

 위의 사이트에 접속해 보면 각 나라의 다양한 인터내셔널가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나는 그중 우리나라 것과 북한의 것, 중국의 것을 들어보았다. 가사는 잘 모르겠지만;; 곡이 매우 웅장하고 씩씩한 기상이 넘쳐흐르는 지라, 김학철 선생이 느꼈을 그 감격과 감동이 내게도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인터내셔널가는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만들어졌으며, 러시아혁명의 성공이후, 소련의 국가가 되었다. 요즘도 노동절(5월 1일)이 되면 전세계 노동자들에 의해 애창되는 곡이라고 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돌바람 2005-08-10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펑크님에게 가서 잘 듣고 왔습니다. 울컥, 자꾸 손이 올라간다는...

바람돌이 2005-08-10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바람님! ^^

돌바람 2005-08-10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락! 하실라고 그러셨죠. 얼른 도망가야쥐 휘리릭~~
 

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 강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열개의 단편의 비밀은 모두 결말에 있다. 그저 평범하네 생각하다가 완전히 뒤통수를 맞고 뒤집어지는 책. 책을 읽는 내내 오헨리 단편들 생각을 했다. 그리고 모파상도... 책 광고에 이들 둘과 서머셋 몸을 합쳐놓은 것 같다는데 정말 그렇다. 과장광고 아닌걸 발견해서 좋은 기분...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에 대한 쏟아지는 연민을 주체할 수 없었다. 도대체 이런 소설에서 내가 왜 주인공들에게 연민의 정을 느껴야 하냐고 황당해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내가 이토록 주인공들에 연민의 정을 주체할 수 없는건 이들이 곧 '나'라는 황당한 동일시를 하고 있기 때문인걸....아닛 내가 이런 사람이었단 말야? 이렇게 잔머리 열심히 굴리다가 돌이킬 수 없는 낭패를 당하는....

이 책에 나오는 10편의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특별히 착한 사람도 특별히 나쁜 사람도 아니다. 물론 나쁜쪽에 좀 더 가깝기는 하지만.... 내 마음속 깊은 곳에 깊숙히 숨겨놓고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 그런 '나'들이 떼거리로 몰려나오는 느낌이다. 나와 이들이 다른건 잔머리의 스케일이 아주 약간 차이가 나고, 그래서 그 낭패의 결과가 돌이키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정도?

가장 재밌었던건 빅스비 부인과 대령의 외투, 역시 나는 여자주인공에게 흠뻑 빠져들어 그녀가 불쌍해 죽는줄 알았다. 낄낄 대고 웃으면서 불쌍해하는 나의 이 모습은 또 뭔가말이다.

로알드 달, 매력적인 작가다. 아니 매력적이라는 말보다는 그의 입담의 끝이 어디인지를 꼭 보고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댓글(9)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바람 2005-08-09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간에 아니 주무시고... 정영목 선생의 번역은 어떤가요? 저는 정영목 선생 무지 좋아하는데.^^

바람돌이 2005-08-09 0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바람님도 밤늦게 오면 늘 만날 수 있는 분이네요. ^^
정영목 선생은 전 잘 모르는데, 글구 번역에 대해서도 잘 모르구요.
그냥 무리없이 잘 읽히면 번역 괜찮네 하는 정도.... 이 책 역시 무리없이 잘 읽혔기 때문에 좋은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

urblue 2005-08-09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악인이라기보다는 그저 잔머리를 잘못 굴린 정도라고 해야겠죠. ^^

바람돌이 2005-08-09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urblue님. ^^
근데 결과가 너무 치명적이예요. ^^

클리오 2005-08-09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다들 엄청 칭찬하셔서, 꼭 봐야 겠다고 벼르고 있어요... ^^

바람돌이 2005-08-09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클리오님! 공부하다 머리아프시면 보세요. 그냥 재밌어요 한마디만.... ^^

히피드림~ 2005-08-12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찰리와 초콜릿 공장>도 재밌다고 하던데...
둘 중 뭐부터 읽을까 고민중임다.^^

바람돌이 2005-08-12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찰리와 초콜릿공장은 저도 아직 안읽었어요. 다음번 주문 때나...지금 쌓여있는 책좀 처리하고요. ^^

잠림이 2005-11-20 0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재미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