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이야기 2 - 돌아온 악몽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 스스로의 세상 보는 눈을 가지기 위해, 우선 우리는 우리 이웃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 그러지 않는한, 우리는 옛날에 저질렀던 실수를 또다시 답습할 것이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 자는 다시 그 역사를 반복해서 살 수 밖에 없다...... (작가의 말 중에서)

먼저 프롤로그 - 이슬람 이전의 중동 - 이란을 중심으로(우리가 흔히 아는 페르시아라는 말은 페르시아인들 스스로는 쓰지 않았던 말이라 한다. 그들은 스스로를 '이란'이라 불렀다고...)

이 장을 통해 서구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진행된다. 중동지역의 역사가 서구인들에 의해 왜곡되어진 과정, 그리고 이유들, 헬레니즘 문화를 중동의 시각에서는 어떻게 볼것인지... 이 지역의 역사를 보는 우리의 시각을-역시 서구의 잣대로 재단되어진 -을  뒤집어 놓은 작가의 시선은 여전히 날카롭고 통쾌하다. 오랫동안 기다린 보람을 역시 느끼게 해준다.

본격적으로 십자군 전쟁이 시작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시기는 1096년 부터 1106년까지 1차 십자군 원정대가 예루살렘을 정복하는 과정을 내용으로 한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1차 십자군 원정도 2권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했으니... 다만 다행인건 작가가 중간중간에 '몇권에 보세요'라는 말을 남발하는 것을 보면 다음권들의 대충의 아우트라인은 만들어놓은 것 같으니까 2권만큼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듯하다는 거다. 하기야 이것도 나 혼자 생각이지, 알수가 없는 거지만...)

본격적인 십자군 전쟁을 다루다보니 1권처럼 직접적인 현재의 상황에 대한 저자의 개입은 그리 많지 않다. 전체적으로는 십자군 전쟁의 과정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이 전쟁 자체에 대해서도 곳곳에서 수많은 자료를 인용하며 각각의 상황을 서구인이 보는 시각과 중동지역 사람들이 보는 시각의 차이를 제시하고 있다. 흔히 이런식의 자료제시가 맹목적인 객관성(사실은 자기 생각이 없는 것에 불과한)을 추종한 결과일 때가 많지만 저자의 자료 제시는 아니다. 책을 읽는 독자에게 "봐라! 누가 옳은지... 너도 생각이 있으면 알 수 있겠지"라며 들이대는 것 같다. 나는 이런 저자의 저돌성이 맘에 든다.

여전히 2권에서도 역시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역사를 박물관의 박제된 유물정도로 스쳐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오늘날의 현실과 미래와 연결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시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꽤나 성공적이라는 것이다. 이건 쉬워보이지만 사실 만화든 문학이든 이런 장르에서 자칫하면 도식화나 뻔한 결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아 오히려 재미를 해치는 요소가 될 때가 많다. 그럼에도 성공적으로 작가가 이야기와 역사적 전망, 비판을 결합시키고 있다는데 작가의 역량이 만만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앞서 작가의 말에서 스스로가 말했던 것을 아주 훌륭하게 성공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완결을 기다리는 것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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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08-11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벌써 보시고 리뷰까지 쓰셨네요! 저는 1권을 보다 덮어 놓은 상태입니다. 부끄..^^*

바람돌이 2005-08-11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새벽이 되면 님을 뵐 수 있네요. 바쁘고 힘드신거 다 아는데 무슨 부끄 모드랍니까? ^^
저야 요즘 완전 주부라 괜찮지만 아영엄마님 이렇게 밤늦게까지 계시면 건강 해치는게 아닌가 걱정스럽네요.

클리오 2005-08-1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2권 읽어봐야 되는데 말이죠... ^^

Common 2005-08-11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역시 저보다 잘 쓰시네요. ㅠㅠ 저는 수양(침대에 누워 책을 보면서 킬킬거리기)이 더 필요한듯.

바람돌이 2005-08-11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1권보다는 박진감이 약간 떨어지지만 그래도 재밌어요. 빨리 읽으세요.
Common님/ 님의 리뷰도 좋았어요. 제가 그 나이 때 생각하면(아직 학생 맞죠) 비교도 할 수 없다니까요. 님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해 나갈지 기대됩니다. 수양(저의 경우는 소파에 누어 책보며 킬킬거리기)은 저 역시 더 필요한 거 맞아요. ^^

히피드림~ 2005-08-12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여간 재밌지 않으면 계속 속편을 읽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텐데...
오래 기다려서 읽으시는 바람돌이님의 그 정성과 안목이 더 대단하세요.^^

바람돌이 2005-08-12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punk님! 정성이라기 보다는 이게 제 성격인데요. 한 번 잡은건 왠만해서는 끝을 봐야 한다는... 진짜 그 책이 허접한 쓰레기가 아닌 이상은요. 보면서도 내가 이걸 계속 왜보지하는 것도 많아요. 물론 이 책은 아니지만...(이것도 편집증의 일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