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린이가 생기고 나서 끝없이 육아일기를 한 번 쓰보는게 어떻겠냐는 서방의 말을 무시로 일관하자 어느날 서방이 싸이에 방을 만들고 육아일기를 시작했다. 이 싸이에서 한동안 나도 재미붙여 같이 놀았는데 아무래도 서방이름으로 들어가다보니 내가 아는 사람보다는 서방이 아는 사람들이 더 많이 들어오고 그러다보니 별 재미없어진 내가 발견한게 알라딘서재였다. 결국 인터넷블로그에 나를 끌어들인 원흉이 서방의 싸이였던 건 맞으니 알라딘에 내가 서재를 열게한 일등공신이랄까? ^^

한동안 열심히 쓰더니 작년 한해 너무 바빠서 온통 비워뒀었는데 요즘 다시 읽어보니 꽤 재밌네...  몇개 재밌는 것들을 선정해서 연재 시작....

우린 잘하고 있어!!  (2004.09.19 22:42 )
 
 
그동안 계속해서 육아일기를 쓰고 싶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쓰질 못했는데, 이제부터 정리를 좀 해둬야겠다.그 계기는 오늘....

우리 가족 너이서 이마트를 갔다. 각종 선물과, 생필품이 목적이었지. 어찌나 돈이 많이 들던지....쩝.

조카들 줄 선물을 고르느라 완구코너를 돌고 있을 때, 예린이가 관심을 보인 물건..... 풀장(겸 볼풀)이었다. 자동차처럼 생긴 볼풀에서 예린이는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는 이어지는 대화
예린 : 나 이거 조아(그러니 사줘!)
엄마 : 이런거 집에 있잖아(큰형 집에서 물려받은 풀장이 있다.)
예린 : 그거는 이렇게 안생겨짜나?(원형의 밋밋한 풀장이다.)  나는 이게 조아
엄마 : 아니야 같은건데(용도가) 두개나 필요없어

그러면서 엄마와 아빠는 다른데로 옮기려 함
예린 : 엄마 이리 와보세요. 내가 할 말이 있어요(예린이는 부탁을 할 때면 경어체를 많이 사용한다)
엄마 : 왜?
예린 : 이거는요 자동차구요, 나는 여기서 수영하고 싶어요  (모양을 하나 하나 가리키며) 이거는 이렇게 생겨짜나요?

그리고 비슷한 대화가 5분 더 지속.....

엄마는 나를 보며 사주자는 신호를 보냈고, 난 그렇게 따랐지^^;
난 별 생각없이 대화를 지켜봤는데(왜냐하면 일상적이라 생각했는데)
예린이 엄마는 집에 돌아와서 내게 '감동받아서 사줬다'고 했다.
보통의 아이들이라면(그맘때) 무조건 사달라고 우겼을텐데, 예린이는 어쨋든 통역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자기가 하고싶은 것을 최선을 다해서 설명하고, 엄마를 설득했다는 것.
그러면서 엄마 왈 "우리가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듣고보니 그랬다.
익숙하기에 신경쓰지 않았던 예린이의 모습은 분명 '감동적이다'

예린이의 부모들 홧팅!

예린이가 처음으로 부모들을 설득하던 감격의 순간!!! ^^ 예린이가 4살때군....요맘때의 아이들 사진


바로 그 문제의 자동차 볼풀. 요렇게 맨날 뛰어내려 놀다가 지금은 구멍이 너무 많이 나 수리 불가상태. 바람빠진 자동차가 되어버렸다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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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2-01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 멋진 예린아빠~~~ 참으로 잘 키우고 계십니다~~~
울 아들은 무조건 떼쓰기 바쁘답니다.

조선인 2006-02-01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어, 예린이 멋져 *^^*

urblue 2006-02-01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마~ 멋진 아이, 멋진 부모님이셔요.

chika 2006-02-01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한마디로 표현하면 '멋진 가족'인거죠? ^^

바람돌이 2006-02-01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다고 해주신 세실님, 조선인님, urblue님, 치카님 근데 요즘의 예린이는 오히려 떼쓰기로 바뀐듯합니다. ^^ 이제 저희 부부가 잘못키우고 있는것 같아요. ㅠ.ㅠ
 

1. 루츠 판 다이크의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아프리카의 역사와 오늘에 대해 정말로 초보자도 읽기 쉽도록 잘 만든 책. 내용이 쉽다고 그 내용이 간단한 건 아니다. 워낙에 아프리카의 역사 자체가 제국주의의 침탈 이후로는 비극의 역사이다 보니 읽으면서 뒤통수가 서늘한적이 그리고 가슴이 아려오는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 아프리카를 그저 눈물과 한숨의 땅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그 아프리카에서도 여전히 희망은 현재진행형임을 알게 해준 책. 누구라도 한번쯤은 읽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은 그런 책.


2.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칸다하르>

 돌바람님께 선물받은 책. 아마 돌바람님이 아니었다면 이 책 안읽고 그냥 지나쳤을 거다. 덕분에 좋은 책을 읽어 얼마나 고마운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사이 아프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충격적으로 알려줬다. 이 책을 계기로 아프간에 대해 좀더 알아야 할 것 같아 몇권의 책을 쌓아두게 만들었다.

 


3. 로렌 슬레이터의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인간이란 얼마나 오묘한 존재인가? 아직도 인간에 대해 어떤 결론도 내릴 수없지만 그럼에도 그 인간을 과학의 대상으로 파악하고자 했던 그럼으로써 인간의 본질에 좀 더 다가가고자 했던 사람들과 실험들에 대한 책. 읽다보면 마주치고 싶지 않은 진실과도 만나야 하고 나의 이중성과도 부딪혀야 하지만 그럼에도 나라는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그 위험성을 벗어나기 위해 도움이 되었다. 흥미진진.... ^^

 


4. 수잔나 파르취의 <집들이 어떻게 하늘높이 올라갔나>

 제목에서는 주로 고딕건축의 건축양식들이 중심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사실 내가 이 책을 산 이유이기도 하고 - 하지만 실제로는 최초의 인류의 집에서부터 현대 도시의 형성까지 건축사 일반을 훓고 있는 책이다. 그렇다고 건축사라고 하기도 애매한것이 각 양식이나 건축의 사회적 의미 이런거 하고는 무관하고, 다만 인간들이 지은 집의 변천사라고나 할까? 그래도 서양 건축의 어려운 건축용어들을 도판과 함께 쉽게 만날 수 있었던 면에서는 괜찮았다.

 


5. 이주헌의 <생각하는 그림들 정>

 아껴가며 조금씩 조금씩 옛날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읽은 책. 그냥 책꽂이에 꽂아두고 바쁜 와중에 잠시 마음의 휴식이 필요할 때 딱 좋은 책.

 

 


6. 도정일 최재천의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 대담>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어느 지점에서 만날 수 있을것인가? 두 학자가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이 쏠쏠하던 책. 근데 워낙에 주제가 방대하고 두 석학들의 내공이 만만찮아 대담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헉헉대며 읽었다.

결국 결론은 인간은 어느 한쪽으로도 완벽하게 정의될 수 없는 오묘한 존재라는거? 이런 학문간의 벽 허물기가 서로의 학문의 발전에 동시에 세상이 좀더 살만한 세상이 되어지는데 플러스가 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7. 히가시노 게이고의 <호숫가 살인사건>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는 나랑 안 맞아....

난 추리소설도 이렇게 냉정한 것 보다는 좀 따뜻해보이는 책이 더 좋다.

 


 

8.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

 서연사랑님의 책 방출로 읽게 된 책. 내가 생각하던 페미니즘이 얼마나 얕은 거였나를 확실히 알게 해준 책. 소통의 정치로서 페미니즘을 말하는 작가의 주장은 공감 90%였다. 약간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없는건 아니지만 대립된다고 생각하는 다양한 계층과 분야의 사람들에게서 소통이란 얼마나 필요하고 절실한가? 그리고 그러한 소통의 철학으로서 페미니즘을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건  내가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나역시 가해자일 수 있는 존재임을 자각하게 되었다는 것. 역시 세상을 제대로 산다는 건 만만한게 아니야....


9-10. 퍼트리샤 콘웰의 <소설가의 죽음>

 퍼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는 1권에서는 그냥 뭐 그렇네 하고 넘어갔는데 요 2권부터는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앞으로 책 읽는 중간중간에 넣어서 올 상반기 중에 요 시리즈를 다 읽을 예정. 지금 시리즈 세번째인 <하트잭> 읽고 있는데 역시 흥미진진...

 

 


11. 고지훈, 고경일의 <현대사 인물들의 재구성>

 유쾌, 상쾌, 통쾌 이런 역사책을 기다려왔다. 시원한 배설 같은 책.

제대로 된 관점과 쓸데없이 이것 저것 변명하지 않는 솔직함, 담대함이 이 책의 강점. 읽는 내내 이런 강력한 한방을 기다려왔어라는 느낌을 멈출수 없었다.

 


12. 이주헌의 <생각하는 그림들 오늘>


 앞에 읽었던 <생각하는 그림들 정>만큼 쉽게 읽히지는 않았지만, 그런만큼 오늘 한국미술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책. 역시 이주헌씨의 친절한 설명과 훌륭한 도판 상태에 점수를 준다.

한국현대미술에 대해서도 좀 더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달까? 물론 그럼에도 이해하기 힘든 작품들도 없는 건 아니었지만....

1월에는 좀더 읽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대담>과 명절이 복병이었다. 진땀 흘리면서 대담의 논의를 쫓아가는건 오랫만에 느끼는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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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2-01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 진정 제가 읽고자 하는 책들로만 다 읽으셨군요. 부러워라;; 1.2.4.5.6.11.12 요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 좋다던 '백야행'이 별로였는데, 오늘 한권 더에 혹해서 호숫가 살인사건과 레몬을 사버렸답니다. 콘웰은 쭉 읽으시면 더 재밌으실꺼에요.

바람돌이 2006-02-01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레몬은 그런대로 괜찮던데.... 레몬 읽고 죽 히가시노 게이고 읽어줄까 생각하다가 결국 호숫가 살인사건 읽고 안읽는걸로 결론 봤어요. 하지만 이건 순전히 제 개인 취향때문이니 하이드님은 또 다르실 수도 있을듯... 저는 하이드님이 쓰시는 11번 현대사 인물들의 재구성 리뷰가 무지 기대되는데요. ^^

아영엄마 2006-02-01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구 찜하는 책이 늘어나기만 하니 어쩌면 좋을까요..ㅜㅜ

바람돌이 2006-02-01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그게 알라딘의 폐해 맞죠... 그래서 다 보지도 못할 책을 쌓아놓고 괴로워하는... ^^
 
오늘 - 생각하는 그림들
이주헌 지음 / 예담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내가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몇가지 되는것 같긴 한데 그중에서도 이주헌씨의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이란 책도 한 몫을 했던 것 같다. 그 후로 이주헌씨의 책을 다 사모으는 걸 보면....

그동안 주로 서양미술사에서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해설작업을 해왔던 이주헌씨가 -내가 알기로는 처음으로 -현재 한국미술의 흐름을 한권에 담았다. 주로 동서양의 미술사를 중심으로 책을 보아오던 나에게는 아주 낯선 이름들이다. 이 책속에 나온 화가들 중 내가 이름이라도 들어본 사람은 신학철, 강요배, 홍성담, 이중섭  달랑 4명이다.
이건 내가 현대미술 자체가 워낙에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보니 우리나라든 다른 나라든 현대미술 자체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는데 1차적인 이유가 있을거고,또 우리나라 현대미술에 대해서 알기쉽게 쓴 책들을 내가 별로 찾지 못한데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이주헌이라는 아주 친절한 안내자를 만나 한국현대미술에 대한 아무 생각없음을 약간은 벗었다고나 할까?

그림이나 작품들을 선택한 작가의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얘기들을 찬찬히 듣고 있다보면 풍경하나 장면하나하나가 마음에 와닿는다. 서양예술을 볼때와는 다르게 이땅에 오래도록 살아오면서 우리들이 갖게되는 공통의 감성, 생각들, 그리고 오늘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민들 이런것들이 겉돌지 않고 마음에 와닿는다. 예술 역시 자신이 살아가는 현실을 벗어날 수 없다는게 맞나보다. 그리고 예술의 감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자신이 살아가는 땅을 기반으로 한 예술이 더 감성적으로 와 닿게 되는데는 다 이유가 있나보다. 그럼에도 그 벽이 뛰어넘어지지 않는건 아마도 이주헌씨와 같은 친절한 안내자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겠지....

좋은 도판들과 마음에 와닿는 설명들. 좋은 그림책 한권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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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드림~ 2006-02-02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도 님이 이주헌씨 책을 포토리뷰로 소개해 주셨었죠.^^ 근데 혹시 "예술가로 산다는 것" 읽어보셨어요? 이 책도 마찬가지로 우리시대의 화가들을 소개해 놓은 책인데 왠지 바람돌이님이 이 책하고 잘 맞으실 것 같아요.^^

클리오 2006-02-02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전에 다른 책도 좋았는데.. 이 책과 펑크님이 소개시켜주신 책도 관심이 가네요...

바람돌이 2006-02-02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unk님/예술가로 산다는 것 펑크님이 추천한다면.... 지금 바로 찾아보고 보관함에 집어넣습니다. ^^
클리오님/와우~~ 오랫만에 들어오셨어요. 그래도 요즘은 좀 자주 뵙네요. 몸은 건강하시죠. 이 책하고 <생각하는 그림들 정> <그림속 여인처럼 살고싶을때> 태교용으로 추천입니다. ^^
 

설 직전에 해아가 집어던져 고장난 디카..

서비스 센터에 맡겼더니 오늘 연락이 왔습니다.

디카의 렌즈를 나오게하는 모터가 고장이 나서 갈아야 한다는..

그런데 수리비가 세상에 160,000원이래요. 만육천원도 아니고 십육만원이라니.... ㅠ.ㅠ

얼씨구나 하고 이 기회에 좋은걸로 새장만 하자는 서방을 진압하고, 눈물을 머금고 고쳐달랬습니다. (우리집 서방은 이상하게 카메라 욕심이 많아서 늘 좋은 카메라로 사고 싶어서 안달입니다. 뭐 지난번에 울보님이 올리셨던 그런 카메라 말예요.)

해아의 한번 장난으로 생각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이녀석들 세뱃돈을 다 털어넣어도 안되니 원.....

이 디카가 아이들땜시 서비스 센터에 간게 벌써 4번째입니다. 처음 사고 얼마 안돼서는 예린이가 떨어뜨리는 바람에 무슨 센서가 고장나서 수리비 한 3-4만원 정도 들었고 두번째도 역시 예린이의 장난으로 아예 디카의 껍데기를 다 바꾸는데 7만원 정도. 세번째는 우리 잘못인 것 같았지만 그냥 안되네요하고 뻥쳐서 공짜로 수리를...

근데 이번에도 사소한 것 같아 아무말 없이 그냥 안된다고 맡겼는데도 수리비가 제일 거금이 나왔습니다. 아까워 죽겠어요. 수리가 다됐다니 내일은 가서 찾아와야 하는데....에고 울고 싶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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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06-02-01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난아니네요.. 고치는것도 부담되겠어요.ㅠ

바람돌이 2006-02-01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님 엄청 부담돼요. ㅠ.ㅠ 카메라 가격의 3분의 1이라구요. ㅠ.ㅠ

아영엄마 2006-02-01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가끔 그 디카보시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드시겠어요. (저도 디카를 아이가 떨어뜨린 후에 가끔 전원이 자기 마음대로 꺼져버리곤 해서 A/S 맡긴 이력이 있는데 무상수리 지나고 또 고장날까 걱정입니다. 애들이 카메라 들면 겁부터 나요...ㅜㅜ)

바람돌이 2006-02-01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아영이와 혜영이는 그래도 좀 컸잖아요. 저희집 애들은 어린 주제에 카메라를 어찌나 좋아하는지 카메라 안주면 아주 난리가 납니다요. 이 카메라 나중에는 정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지 않을까 싶어요. ㅠ.ㅠ

sooninara 2006-02-01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에 4만원 주고 디카 고치고 울었는데...ㅠ.ㅠ
이런..어쩨요? 아이들에게 접근금지를...

울보 2006-02-01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정말로 수리비 많이 나왔네요,
저도 지금 새로산카메라때문에 머리가 아파요, 산곳에 이야기는 해놓았는데 정말로 이럴때는 구관이 명관이란 말이 지금 쓰는 카메라가 더 마음에 가요,,
그러고 보면 지금 쓰는 카메라는 놀이공원에서 아이들이 잘못해서 대형사고를 냈는데도 멀쩡한것보면 튼튼해요,,,자랑,,ㅎㅎ

바람돌이 2006-02-0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아이들에게 접근 금지는 불가능이라구요. 여태까지 늘 갖고놀았는데 갑자기는 불가능.... 계속 울고 싶어요. 엉엉....ㅠ.ㅠ
울보님/그 카메라는 어디 제품이래요. 제거는 조금만 떨어뜨려도 맨날 수리해야 하는데....
 

오랫만에 알라딘에 들어옵니다. 명절 3일은 시댁과 친정에서 보내고 오늘 하루는 그 여파로 하루동안 몸살을 앓았고요. 그래도 아직 체력이 좋은지 실컷 자고나니 몸이 좀 괜찮네요. 어제밤에 8시부터 자기 시작해서 오늘 오후 2시에야 일어났답니다. 애들은 서방이 온갖 군것질을 다 시키면서 데리고놀고 있더군요. (밥은 안먹이고... 흑흑...ㅠ.ㅠ)

저의 명절 풍경은 늘 똑같습니다. 명절 전날 아침에 시댁에 가서 시어머니랑 둘이서 명절 준비를 하지요. 기본적인 준비는 시어머님이 다 해놓으시니까 제일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전 부치기가 제일 먼저입니다. 대충 일이 끝나는 오후가 되면 형님들 오고... 그러면 대식구들 저녁상 차리고 먹고 치우고, 밤에는 제사준비 남은것 해치우고 어쨌든 일이 끝나는건 밤 9시쯤은 돼야 합니다. (운이 좋으면요. 밤늦게까지 누군가 찾아올때는 더 심하죠.) 일이 끝나기 전까지는 어쨌든 자리에 엉덩이 붙이고 있을 시간도 별로 없어요. 모르고 이런 장손집에 시집온 저를 한심해 하며 어쨌든 대충 익숙해져는 갑니다.

올 설에 생긴 변화는요. 저의 시집은 굉장히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심합니다. 특히 아버님 형제분들은 막내나 그위의 작은 아버님들은 사실 저랑 나이차이가 얼마 안나는데도 남존여비적인 생각이나 행동들이 특이할만큼 심하죠. 집안의 위계질서가 워낙에 엄격하다보니 저희 서방의 형제들도 작은 아버님 말씀이면 꼼짝도 못한다나요. 결혼초에 청소기를 잡는 이집안의 막내인 제 옆지기를 보고 집안어른들이 얼마나 혀를 끌끌 찼는지.... (그 때의 어른들의 황당한 표정을 저는 잊지 못합니다.)

저희집 큰 아주버니 그러니까 제 옆지기의 큰형이지요. 큰 아주버니 역시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굉장히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습니다. 없는 집안의 장손이다 보니 권리는 없고 의무밖에 없는 집안인데도 어른들 대하는게 정말 깍듯했고 모든 사고가 일단 집안이나 어른들 중심인게 확 표났죠. 요즘 보기 드문 거의 조선시대의 장손들을 보는듯한.... 근데 제가 보기에 문제는 그런 아주버니때문에 큰 형님의 마음고생이 심한게 눈에 보이는 거였습니다. 물론 저희 형님도 요즘 보기드문 사람이죠. 저랑 같은 나이인데도 집안의 장손며느리로서 손색이 없는.... 그래도 워낙에 아주버니가 집안 어른들 중심으로만 생각하니까 사실 불만이 없을 수 없죠.

근데 하여튼 몇해 전부터 아주버니가 조금씩 변하는게 보입니다. 어른들 없을때는 청소도 해주고요. 알아서 밤같은건 가져다가 깎아주고요. 아이들하고 놀아도 주고요. (사실 이정도도 이집안에서는 얼마나 큰 변화인지 모른답니다. 저는 흐뭇 흐뭇...)근데 이번 설에는 작은 아버님이 또 여자들한테 아이들을 몽땅 맡기고 당구치러 가자는걸 거절하는 용기까지.... (다른 사람들한테는 별거 아니겠지만 이 집안에선 엄청난 반항이예요. ^^)물론 방향을 바꿔 결국 볼링을 치러가긴 했지만... 얼마뒤에 전화가 와서 여자들도 일 다 끝났을건데 볼링장으로 오라고 전화까지 왔더라니까요. (물론 몸이 녹초가 되어 볼링은 커녕 숟가락 잡기도 싫었던 저희가 거절하긴 했지만.... 사실 우리끼리 모처럼 만나서 수다떠는게 더 좋았답니다)

당구치러 갔으면 언제 왔을지 모르는 사람들이 맥주까지 사들고 일찍 들어와서 같이 맥주도 마시고... 어쨌든 처음으로 여자들도 이집안에서 일하는 일꾼이 아니라 가족이 되어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여러모로 아주버니의 생각이 점점 어른들에게 무조건 맞추기보다는 형님을 생각해주는 방향으로 바뀌어가는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

그리고 또 아이들이 생기고 나서의 변화. - 저는 결혼하고도 한동안 아이를 낳지 않았기 때문에 늘 명절에는 바리 바리 싸들고 가기만 하고 돌아올때는 빈손이었거든요. 근데 아이들이 생기니까 애들 옷도 생기고 하더니 요즘은 현금도.... 설날 사촌동생, 조카들에게 늘 용돈을 주기만 하고 빈 지갑으로 돌아왔는데 이제는 얘들도 한몫을 해서 주머니가 두둑하네요. 뭐 나간것만큼은 못하지만 그래도 이게 어딥니까? 아직 돈을 모르는 우리집 아그들 - 세뱃돈은 다 엄마주머니로 쏙~~~ ^^ 거기다 이번에는 큰 형님이 늘 내가 조카들한테 뭘 해주는데 아무것도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저에게만 살짝 백화점 상품권을.... 크하하~~ 신난다. 애들꺼 사라고 주셨지만 저는 안그래도 신발이 새로 필요했는데 제 신발 사는데 확 써버릴거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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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6-01-31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고하셨어요~~
예쁜 신발로 사 신으시구요, 보면서 흐뭇해하세요. 애들거 안 사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

서연사랑 2006-01-31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서연이 세뱃돈이 제 주머니로 쏘옥~(서연이는 엄마가 은행에 넣어준 걸로 알고 있지만....)ㅋㅋ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런 작은 변화들이 언젠가는 명절 분위기가 많이 바뀌는 데 일조하지 않겠어요^^

바람돌이 2006-01-31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urblue님/네! 예쁜 신발로 사신을게요. 애들은 뭐 세뱃돈으로 신데렐라2 dvd 하나 사주고 입 닦았습니다. 헤헤~~
서연사랑님/ 조금씩이라도 명절분위기가 바뀌는것 같긴해요. 아직 멀긴 했지만... 서연사랑님도 서연이 세뱃돈으로 뭔가 새로운걸 사심이... 헤헤~~

바람돌이 2006-01-31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그쵸 그래야 살만해지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