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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길이다 - 루쉰 아포리즘
루쉰 지음, 이욱연 엮고 옮김, 이철수 그림 / 예문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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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앞의 사람들이 리뷰를 워낙에 잘 써서 주눅이 드는 글쓰기다. 원래 아포리즘류의 책을 지극히 싫어함에도 이 책을 산 것도 바람구두님의 서평을 보고였다.

앞의 리뷰들에 더할 말이 뭐가 있으랴... 그저 내가 비겁해지고 게을러질 때, 나도 모르게 가족 중심주의에 빠져들때(사실상 이런 상황은 내가 매일 경험하는 상황이다) 그럴때 루쉰의 글을 앞에 두고 나를 다시 가다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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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4-18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머, 제 리뷰는 제외하신거죠?
지금와서 읽어보면 자꾸만 썰렁하게 느껴진다는....--;;

바람돌이 2005-04-19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머, 죄송해요. 여우님 리뷰는 책을 산 뒤에 읽었었거든요. 책사고도 한참 미뤄뒀다가 읽어서리... 책을 산건 바람구두님의 리뷰가 워낙에 협박조여서리 안사면 어째 될것 같아서 말예요.
하지만 리뷰는 그 뒤에 여우님 리뷰도 읽었어요. 저의 리뷰 쓸 의욕을 확 꺾어버리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짧은 리뷰를 올릴 수 밖에 없었답니다. 사실은 쓰지 말까 하다가 여기 리뷰가 제게는 개인적인 독서 기록장도 되는지라....
 
누에콩과 콩알 친구들 웅진 세계그림책 19
나카야 미와 글 그림,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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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크레파스 시리즈를 너무 좋아하는 아이 때문에 같은 작가의 책이니 괜찮을 것 같아서 구입했다.

일단 책을 펼치면 너무 귀엽고 다양한 표정들의 콩알친구들이 재미있고, 전체적으로 초록색의 톤으로 그려진 밝고 화사한 색깔들이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이 작가는 색감이 그리 뛰어나다는 생각은 안드는데도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아주 편안하고 친숙하게 느껴지는 색깔들이다.

자신의 폭신폭신하고 커다란 침대를 아주 자랑스러워 하는 누에콩과 완두콩, 땅콩, 껍질콩 등의 친구들이 어느날 길다란 껍질(침대)을 갖고 있는 강낭콩들을 만나 누구 침대가 더 좋은가 내기를 건다. 썰매타기도 하고 웅덩이를 건너기 내기도 하는데 모두 강낭콩 형제들이 이긴다. 하지만 그 순간 웅덩이를 건너던 강낭콩 막내가 물에 빠지고 누에콩과 그 친구들이 가서 막내를 구해준다. 그리고 감기에 걸린 막내를 누에콩이 자신의 침대에서 재워 다음날 누에콩과 강낭콩 형제들이 화해를 하고 다음날 서로의 침대를 바꿔 자면서 즐거워 한다는 내용이다. 내용은 엄마들이 좋아하게 참 교훈적이다. 평소 지나치게 교훈을 내세우는 글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은  참 재밌게 교훈적이다.

우리 집 아이는 이 책을 읽어주자 앉은 자리에서 3번이나 읽고도 모자라서 아쉬워 하는걸 억지로 재워야 했다. 근데 아이들의 시선은 어른의 생각보다 훨씬 날카롭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것도 이책의 고마운 점이다. 누에콩과 강낭콩 형제들이 서로 자신의 침대가 좋다고 대립하는 장면에서 양쪽의 친구들이 아래위로 편을 갈라 서서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근데 이장면에서 우리 아이가 갑자기 " 엄마 이친구는(땅콩) 왜 여기에 있어? 이쪽으로 가야지" 무슨 말인가 싶어 그림을 보니 누에콩과 콩알 친구들은 모두 초록색인데 땅콩만 갈색이다. 그에 반해 강낭콩 형제들은 당연히 모두 갈색이다. 아이의 말인즉 땅콩은 색깔이 갈색이니까 누에콩 편을 들면 안되고 강낭콩 편을 들어야 된다는 거다. (순간 띵...) "예린아 색깔이 달라도 친구가 될 수 있어 땅콩은 갈색이지만 누에콩의 침대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여기 있는거야"    "아~~~"

이장면 때문에 갑자기 이 책이 더 좋아지게 되었다. 다름을 차별이 아니라 그냥 차이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작가의 배려가 아닐까싶은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옥의 티를 찾아 내라면 썰매타기 내기 장면에서 누에콩 친구들이 모두 누에콩의 침대를 탔는데 콩알 하나가 미처 타지 못하고 매달려서 가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예린이는 볼 때마다 "이친구가 안탔는데 왜 가? "하고 묻는다. 에구 싶어서 "지금 이 친구는 뒤에서 매달려 가는게 더 재밌는가봐"라고대답했다. 이어지는 예린이의 질문 "근데 왜 울어?" 자세히 보니 뒤에 매달린 콩알의 표정이 놀라고 당황스러운 표정이다. 더 이상 대답할 말이 없다. 지난번 까만 크레파스와 요술기차에도 차 뒤에 매달려가는 크레파스 친구가 나와 나를 곤혹스럽게 하더니 이번 책 역시 마찬가지다. 작가의 무슨 의도가 있는건데 내가 모르는 걸까? 다음번 책에는 다 타든지 아니면 못타고 매달린 친구가 그걸 즐기는 표정이었음 좋겠다.

계속 보고 싶다는 아이를 설득해 잠자리에 누인 순간 이어지는 예린이의 마지막 질문 "엄마 근데 왜 콩알 친구들은 집에서 안자? 나는 집에서 자는데..."(에구 에구 무슨 질문이 이리 많다냐) 엄마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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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5-04-21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연령이 높아지면 그림책을 읽어주다보면 여러가지 질문을 받게 되는데...그게 컸다는 증거이겠죠?...대답을 해주면서 나는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알게 되기도 하고....설명해주기 난감할때도 있고...그렇더군요!...ㅡ.ㅡ;;
그래서 엄마들은 좀 유식해야하지 않을까? 란 생각을 해요!..그럴려면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그게 또 쉽지가 않더군요!..그래서 독서라도 쉼없이 하면 자연스레 공부가 되지 않을까? 싶어 책을 읽고 있긴 합니다만.......ㅡ.ㅡ;;
음~~ 제가 축하해주러 왔다가 웬 사설이 이리 긴지~~^^

마이리뷰 당선되신거 축하드려요^^
안그래도 저도 이책 사려고 눈독만 계속 들이고 있었는데...이책이 까만 크레파스 책의 저자인줄은 몰랐네요...어쩐지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바람돌이 2005-04-22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보다 빨리 당선을 알고 축하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참 근데 당황스러운건 제가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인건 절대로 안되더니 그냥 신경안쓰고 마음대로 쓴건 이렇게 걸린다는것.... 어쨌든 기분좋은 하루입니다.

민이도 그림책 읽어주면 질문 많이 하죠 참 곤혹스러워요. 엄마는 역시 가장 어려운 직업이네요. 저는 늘 아이를 키우는건 국가적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다니는데....국가에서 엄마들이 아이 잘 키우는 공부할 수 있게 지원을 너무 안해주네요 ㅎㅎ

로드무비 2005-04-22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 책이었군요.ㅎㅎ
어느 분들이 뽑히셨나 가봤더니......^^
보관함에 넣을게요.^^

책읽는나무 2005-05-03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심혈을 기울인 건 안되는 것 같고...대충 올린 리뷰는 또 걸리는 것 같으니 좀 몸둘바를 모르겠더라구요...^^

요즘 민이는 그림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을 하나 하나 찍으며 "얘는 뭐라고 해?"
라고 질문을 해대어 혼자 상상력으로 이렇게 한다...저렇게 말한다...고 말해주어야 하는데 매번 다음장을 넘기지 않고 "얘는 뭐라고 해?"..."얘는 어떻게 하고 있지?"
그러니까 좀 심란해지더라구요...ㅠ.ㅠ
 

나의 경우 약간의 강박관념이 있다. 읽던 책은 무조건 다 읽어야 한다는.... 그래서 보통 여러가지의 책을 한꺼번에 읽는 사람을 보면 좀 부럽다. 나의 경우는 거의 불가능하다. 어쨌든 읽던 책은 아무리 재미없어도 끝까지 읽어야한다. 읽다가 그만 둔 책은 꼭 화장실에서 볼일 보다가 다 못보고 중간에 끊고 나오는 그런 기분이다. (에고 부끄러...)그래서 시간이 없을 때는 분량이 많은 대하소설같은건 잘 손에 안대는 편이다. 일단 손에 잡으면 당분간은 다른 책은 꿈도 못꾼다. 무슨 작가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그냥 성격이다. (근데 웃기는건 이런 성격이 책에서만 발휘된다는 거다. 일상생활에서는 하다가 그만 두는 일 무지 많다.너무 많아서 나도 내가 한심하다.)

근데 올해 처음으로 중간에 읽다가 덮고만 책이 생겼다. 공지영의 별들의 들판이다. 평소에도 공지영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서 읽고 또 실망하고...(여기서도 부화뇌동에 능한 내 성격이 드러난다)

공지영의 글을 읽고 있으면 참 마음이 불편하다. 이번에 결국 별들의 들판을 두번 째 이야기 까지 읽다가 책을 덮어버리기로 결정하고서는 내가 공지영을 왜 이렇게 불편해 할까 생각해본다.

뭐라고 딱 집어 말하기가 참 힘들다. 일단은 그녀의 글들은 별로 진실해 보이지 않는다고 할까? 감정의 과잉이 책에 몰두하지 못하게 하고 책의 주인공들과의 동일시를 늘 방해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나를 불편하게 하는건 글쎄 80년대 학생운동의 경험을(물론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 학생운동가였는지에 대해서는 나는 아는바가 없다) 내내 질기도록 우려먹는다는, 이제는 좀 그만하고 뭔가 새로운 모색과 대안을 향해 눈을 돌려도 되지 않을까 싶은 그런 느낌이다. 별들의 들판의 후기에 누군가가 쓴(꽤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서평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에 와서 아무도 없는데 오직 공지영 혼자서만 깃발을 들고 있다는 얘기, 분명히 칭찬으로 한것 같은데 나에게는 왜 그 깃발이 과거의 영광만을 되뇌이는 자동인형처럼 느껴지는 걸까?

공지영 그녀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과거의 기억과 영광(?)을 되뇌이기 전에 오늘의 세계에서 우리 이웃에서 그녀는 뭘보고 뭘하고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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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4-14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동작 빠르죠?
제일 먼저 이 페이퍼를 골라 읽었어요.
수도원 가는 길인가? 그거 읽은 후 공지영 씨 책은 안 사봤는데......
후일담 문학 대표주자로 그렇게 찍혔으면서도 아직 그 타령이던가요?ㅎㅎ
저도 가끔 놀러오겠습니다.
다음날 와서 하나하나씩 꺼내어볼게요.^^

바람돌이 2005-04-14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동작 빠르네요. 그래도 로드무비인가? 로드무비하면 옛날 영화 '이지라이더' 생각나면서 주로 오토바이 자동차 이런거 떠올라요

marine 2005-04-18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지영 책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만 재밌게 보고, 나머지는 영... 저도 "수도원 기행" 보면서 너무 실망했어요 문학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인 문장력이 있어야 하는데 어쩜 그렇게 감탄사만 늘어 놓는지... 수준 미달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바람돌이 2005-04-18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도원 기행 맞아요 인상적인 글이 어찌나 없든지 지금은 내용이고 뭐고 하나도 기억이 안나에요. 이번에 별들의 들판보고 이제 다시는 안보기로 했어요
 
술탄 살라딘
타리크 알리 지음, 정영목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십자군 전쟁은 우리에게 흔히 알려져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십자군 전쟁은 오로지 서구의 시각에서 바라본 십자군전쟁일 뿐이다. 십자군이 몇차례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언제 예루살렘을 정복했는지 또 그 전쟁이 서구 중세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열심히 배웠다. 또한 관련 인물로도 로빈훗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사자왕 리처드나 프란시스 드 코플라 감독의 영화에서 본 드라큐라 백작등 모두 서구의 인물이다. 정작 그 전쟁의 다른 한 주인공이던 이슬람 사회는 도대체 이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았으며 이 전쟁이 그 사회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는 배워본 적이 없다. 전쟁의 두 당사자를 놓고 그 한 면만을 본다는 것 이만하면 우리 사회의 편식이 어느정도인지 새롭게 생각해볼 일이다.

그래서 나의 경우 이슬람에 관한 서적은 어떤 종류든 일단 흥미를 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를 새롭게 알게되는 그럼으로써 나의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수한 기쁨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일종의 지적 허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술탄 살라딘은 1차 십자군 원정에서 십자군에게 빼앗겼던 예루살렘을 거의 90년만에 되찾은 살라흐 앗 딘(이걸 유럽사람들이 발음이 안돼 살라딘이라 불렀단다)에 대한 이야기다. 그의 유대인 서기가 그의 구술을 받아적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곁들이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일단 형식에 있어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절묘하게 어우려진 역사소설의 요건을 잘 갖추었다는 것이 첫번째 느낌이다. 그리고 저자는 서문에서 역사적 사실과 일치되는 부분과 허구의 부분을 일단 친절하게 설명해줘 이슬람 역사에 문외한인 내가 소설을 읽는데 도움이 되었다.

책은 한 축으로는 살라흐 앗딘이 구술하는 자신의 일대기를 통해 직접적으로 살라흐 앗 딘의 생애를 그리고, 그 과정에서 유대인 서기 이븐 야쿠브가 만나게되는 술탄 주변의 인물들과 사건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살라흐 앗 딘이라는 인물의 내면세계를 파헤친다. 그 결과 만나게 되는 술탄은 굉장히 관대한 군주였으며 신의와 명예를 중시하여 한 번 한 약속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는 인물로 묘사된다. 전쟁에서는 용맹한 전사라기 보다는 되도록 희생을 줄이고자 하는 현명한 군주로 제시된다. 실제로 그가 예루살렘을 탈환한 이후에 기독교도들이 저질렀던 그 참혹한 학살을 되풀이하지 않고 관대한 정책을 썼던걸 보면 실제의 살라흐 앗 딘도 이 책에서 묘사하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전쟁의 고통이 세계 전체에 널려있는 오늘날, 관대함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찾아보기 힘든 미국의 패권주의, 독도 문제에 핏대올리는 우익들과 감정적으로 같이 폭발하는 우리의 오늘, 역사가 영웅에 의해 이루어진다는걸 믿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런 지도자를 우리가 다시 가질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든다.

다른 한 축으로 책은 이븐 야쿠브라는 서기를 통해 중세 이슬람 사회를 엿보게 한다. 우리의 상상과는 약간 다른 하렘의 풍경(물론 이것이 소설이다보니 어디까지 받아들일지는 잘 모르겠다.), 그토록 강력해 보였던 이슬람 사회의 또다른 단면들, 그리고 당시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슬람에 대해 워낙 무지하다보니 단순한 엿보기에 불과할 뿐이라는게 한계이지만 충분히 흥미를 자극할만하다.

이슬람 세계에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있게 해준 책, 그리고 살라딘에 대한 역사서를 찾아서 올해안에 읽고야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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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때문에 세상이 참 시끄럽다. 하기야 대한민국에서 이놈의 학교가 언제 문제가 아니었던 적이 있었나만 요즘의 학교폭력과 왕따 문제는 온 사회가 한목소리로 척결(좀 살벌하군?)을 외친다.

드디어는 학교에 경찰을(전직이긴 하지만) 배치하잔다.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 아니면 다 잡아들여서 학교를 건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며칠전 밤에 이 문제로 100분 토론 벌이는걸 보면서 혼자 씨근덕거렸다.

학교폭력이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얘기된건 물론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그리고 텔레비전이 워낙 선정적으로 떠들어 대긴 하지만 뭐 실제로는 그렇게 까지는 아니라고 할 생각도 없다.

문제는 어떻게 이 문제에 접근하고 풀어나갈 것인가 하는 것인데 정작 이문제의 당사자들의 입장을 생각해주는 사람들은 없다.

왕따를 당하는 아이나 학교폭력을 상습적으로 행사하는 아이나 똑같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그건 대부분 사랑받아야 할 시기에 사랑받지 못하고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시기에 방치되었다는 것이다. 대부분 가정적으로 또는 경제적으로 안정되어있지 못한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두가지 중에 하나는 반드시 해당된다. 특히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아이의 경우는 대부분 가정적 안정도 같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의 마음은 상처투성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을 표현할 능력조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냥 일반적인 나같은 어른들이 얘기하면 의사소통 자체가 잘 안된다. 흔히 하는 말로 말이 안통한다. 학교에서 매일 그들을 만나는 나조차도 이런데 사회의 다른 어른들은 어떨까? 학교에 경찰이 상주한다면 그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까?

결국 경찰을 상주시키자는건 깨놓고 말해서 아이들을 협박하자는 거다. 너희들 이제부터는 주먹쓰면 경찰에서 잡아갈테다라는 식의....결국 폭력에는 폭력으로 대처하겠다는건데

이세상 어디에서도 폭력이 폭력으로 완전히 제압되었다는 얘기는 들어본적이 없다. 더군다나 아이들이 가진 마음의 상처가 폭력에 의해 치유될리는 만무하다. 결국 이건 안그래도 사랑받지 못해 세상에 적대성을 품게된 아이들을 완전히 사회로부터 내치겠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그럼 그들은 어디로 갈까? 갈곳이나 있을까?

경찰배치를 얘기하기 전에 전문상담교사 배치의 문제를 얘기하고 공론화시키지 않는지....지금 이 폭력적인 대한민국의 사회구조를 바꿀수야 없겠지만 그나마 미봉책이라도 될 수 있는건 학교에 한 명 이상의 전문 상담교사를 배치해주는게 될거다. 대충 60시간 연수받고 수업다하고 업무다하는 그런 상담교사 말고, 수업과 업무에서 완전히 자유롭고 자신의 근무시간을 100% 학생 상담에 활용할 수 있는 그런 교사 말이다. 왕따인 아이에게도 삥을 뜯고 아이들을 때리는 아이들에게도 말문을 열어줄 수 있는 전문 상담교사의 배치를 주장하는 사람은 왜 없을까

아마도 역시나 돈문제겠지? 상담교사의 배치보다는 전직 경찰을 배치하는게 훨씬 돈이 적게 들테니까.... 하지만 오늘의 학교폭력을 정말 걱정하고 그 아이들을 걱정한다면 우리 학교가 어디로 가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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