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완독하면서 오래전에 읽었던 로마인 이야기를 많이 떠올렸다. 

로마를 소재로 한 책들 중 아마 가장 많이 팔린 것이 이 두 시리즈 아닐까?

특히 로마인 이야기는 한길사를 먹여살린다는 말도 있었으니.....


이 두 시리즈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비교할 능력은 없다.

그럼에도 이 두 시리즈를 모두 읽고 난 이후 내 나름의 비교는 한번 해보고 싶다.

단적으로 이 둘을 평가하자면 

역사를 빙자한 소설 <로마인 이야기> / 소설로 되살린 로마 공화정의 역사 <마스터스 오브 로마>라는 말로 정리하고 싶다.


역사를 빙자한 소설 <로마인 이야기> -로마제국 찬양사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역사서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소설을 읽는것처럼 재미있다.

아 이 말은 약간 문제가 있는데 정확하게 얘기한다면 이 역사책은 소설로 읽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생각한다.

이 시리즈의 배경은 로마건국부터 서로마제국 멸망까지 로마제국 전 시기를 다루고 있는데,

내가 제목을 다시 붙인다면 <로마제국 찬양사>라고 붙이고싶다.

이 시리즈에서 다루어지는 로마인들은 그야말로 합리적이고 공정하며 훌륭한 인간들의 표상이다.

그들이 로마 제국을 건설해가는 과정은 한마디로 온 유럽에 문명의 빛을 전달함으로써 야만인들을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처음 시리즈의 4권정도 읽을 때까지는 우와 시오노 나나미 대단하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면서 감탄 감탄하게 된다.

그런데 읽어갈 수록 뭔가 이상하다.

이거 분명 역사책인데?

왜 로마인들은 모두 훌륭하지?

로마가 제국을 건설한다는 것은 분명히 정복전쟁을 한다는건데, 왜 로마인 이외의 다른 민족들은 모두 야만적이고 이상하고 그럼으로써 로마로부터 구원을 받는것으로 보이지?

특히나 4권과 5권 카이사르에 이르면 뭐라 붙일말이 없어진다.

카이사르는 완벽 그자체이고 이후 모든 인물의 평가준거가 되어진다.

시오노 나나미는 100% 로마의 입장, 아니 로마제국의 입장에서 책을 서술한다. 너무나도 편파적으로...


우리가 역사왜곡이라고 하면 흔히들 역사적 사실에 대해 거짓을 말하는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역사왜곡에서 그런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팩트는 그대로 가져온다.

다만 자신이 원하는 팩트만 가져와서 편집을 하는 식으로 역사왜곡이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뒤로 갈수록 뭔가 묘하게 기분이 나빠지는건 바로 그 지점이다.

시오노 나나미에 대해서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했던 일본 제국주의를 옹호하는게 아니냐는 비난이 한때 돌았던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로마제국과 일본제국

제국은 선이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고, 그 제국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카이사르같은 인물은 거의 신적인 영웅이고......

실제로 작가가 일본제국주의의 꿈을 로마 제국에 투영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책을 읽다보면 그런 의심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그러므로 이 책의 클리아막스는 사실상 5권이다.

공화정이 무너지고 로마 제정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정말 숨가쁘게 작가는 모든 필력을 다 발휘하고 있다.

정말 소설처럼 절정을 향해 치닫던 서술이 드디어 로마제정의 시작이라는 궁극의 목표에 도달했으니, 이후의 이야기는 그냥 김빠진 맥주일뿐 심심하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냥 딱 5권까지, 그리고 역사라고 생각하지 말고 소설이라고, 특히나 카이사르라고 하는 인물의 가슴벅찬 영웅서사를 읽는다고 생각하시면 재밌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류역사에서 한번도 없었던 절대선을 찾는게 무슨 역사일까?




소설로 되살린 로마 공화정의 역사 <마스터스 오브 로마>


전체 22권(소설은 21권, 마지막 한권은 가이드북), 총 페이지 9502쪽 - 다행히 1만페이지는 안된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시대는 로마 공화정이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마리우스 시대부터 술라를 거쳐 카이사르, 옥타비아누스로 이어지면서 결국 로마공화정이 무너지고 로마제정이 시작되는 지점까지이다.

어떻게 보면 로마 역사에서 가장 역동적인 클라이막스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소설이다. 

그럼에도 내가 로마 공화정의 역사라고 하는건 이 책이 픽션과 사실을 정말 아름답게 결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시오노 나나미가 그리고 있듯이 그렇게 목표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가지 않는다.

온갖 사건과 인간군상들의 욕망과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가운데 그들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너무나도 복잡하게 전개된다.

이 소설에는 엄청나게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물론 분량면으로 본다면 카이사르가 가장 많겠지만, 그렇다고 카이사르에게 편중되었다고 할 수 없다.

잠시 등장하는 인물이라도 작가는 애정을 쏟아 그의 인간으로서의 내면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 책속의 어떤 인물에게도 공감하고 그의 마음결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인물묘사가 탁월하다.

여기에서만 본다면 그저 소설이라고, 훌륭한 소설이라고 하겠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지금의 우리들보다 훨씬 즉자적이고 직접적이며 본능이나 탐욕에도 적나라한 그들의 글이나, 그들이 자신의 목표를 관철시키기 위해 주변 인물이나 평민들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보다보면 인간세상이란게 원래 이렇게 복잡한게 맞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또한 그런 무수히 많은 욕망의 교차속에서도 시대적 요구가 어떻게 자신을 관철시켜 나가는지 그 흐름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작가는 로마인이 주인공이지만 로마인이 아닌 사람들의 시각이나 생활 관점도 놓치지 않는다.

로마인 이야기와는 다르게 그들은 여기서 그저 로마인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일뿐이다.

또한 로마의 지배에 동화되는 사람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전통과 생각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중 무엇이 옳은가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이 책속이 로마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생활하고 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활용하는 것이 무수히 많은 편지글과 연설문들이다.

이 많은 글들을 어디서 어떻게 찾아냈는지 신기할만큼 많은 그들의 글과 연설이 등장한다.

이 글과 연설들이야말로 이 소설의 백미다.

쉽게 번역된 그 연설들을 통해서 독자는 로마인의 생각과 직접 맞닿을 수 있다.

때로는 감탄하고 때로는 포복절도하면서 적나라한 그들의 생각을 만나는 시간은 정말 유쾌하다.


또한 당시의 지리, 도시모습, 생활풍속, 여성관 등이 손에 잡힐 듯이 머리에 들어온다.

얼마나 많은 사료를 읽고 그것을 재현해냈는지 그 수고를 짐작하기도 어렵다.

이 책을 읽고 로마의 포로 로마노에 갔을 때 정말 맞아 이쯤 원로원 의사당이 있어야 해, 여기가 귀족들이 주로 살던 팔라티노 언덕이구나, 카이사르가 태어났던 교차로는 여기쯤일까라면서 어느 순간 당시의 로마를 짚고 있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로마라는 도시의 재현은 탁월하다.

동시에 다른 지역들에 대해서도 대충 넘어가지 않는다.

로마인이 중심이기 하지만 로마인과 다른 생활풍속, 다른 생각들을 보여주면서 독자를 그 현장으로 이끈다.


누군가 만약 <로마인 이야기>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중 무엇을 볼것인가를 고민한다면, 나는 무조건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권한다.

소설과 역사의 탁월한 결합이 마스터스 오브 로마에는 있다.

그 이후 로마인들으 찬양할지 말지는 독자의 선택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찬양사를 주구장창 듣다가 끌려가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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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8-26 15: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이 긴 책들을 다 읽으시고 이렇게 좋은 글을 써주셔서 감동받았습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당시 로마의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군요. 특히 비중이 적은 인물에게도 작가의 애정이 보인다니 더 읽고 싶어집니다. 역사와 소설의 아름다운 만남! 이네요.

바람돌이 2021-08-26 15:46   좋아요 5 | URL
분량이 너무 많다는게 단점이지만 끝날때는 더 없는게 아쉬운 책입니다. ^^ 로마인들이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원로원이나 평민회등을 서로 이용하는거나, 고대인이기 때문에 가지는 미신적인 성향, 전통에의 집착 이런걸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강추합니다. ^^

scott 2021-08-26 16:0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전 바람돌이님 말씀에 400퍼센트 찬성합니다!! 한때는 로마인 이야기에 푹 빠져서 출판사에서 독후감 제출 하면 로마 보내 준다는 말에 솔깃해서 전권을 독파했습니다! 하지만 바람돌이님 처럼 4번째까지만 갬동 5번 째부터 로마인들(시오노가 묘사하고 감탄하는)을 찬양하기 힘들었습니다.나중에 성장해서 ㅋㅋ 일본어를 배우고 난뒤 겐지 모노카타리라는 일본 문학 서사 장르를 읽고나서 시오노 할매는 자신들의 열도 섬나라를 로마 속에 대입시켜서 또다른 로마모노카타리를 썼다는걸 알게 되었죠. 영미권에서는 시오노가 누군지 전혀 모릅니다 한국어 도서 시장에서 대박 쳐서 시오노 돈방석 앉게 만들어 버린,,아무튼 마스터스 오브 로마 완독 하신거 진심으로 축하 합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만쉐!!

바람돌이 2021-08-26 16:09   좋아요 6 | URL
동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겐지 모노가타리는 전 2권 보다가 재미없어서 안봤는데 그걸 다보셨군요. 이 책도 10권이었던가했었던거 같은데.... 정말 스콧님이 안본 책은 없는듯합니다. ^^
로마인 이야기와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비교불가라고 생각합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압승입니다. ^^

새파랑 2021-08-26 16:5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마스터 오브 로마 승! 이군요. 저도 언젠가는 마스터 오브 로마 읽어보고 싶어요. 완독을 다시한번 축하드려요👍

바람돌이 2021-08-27 00:39   좋아요 3 | URL
비교불가입니다. ^^ 21권을 한꺼번에 읽겠다보다는 한 부가 3권씩이니까 3권씩 3권씩 쉬엄쉬엄 읽으세요. 저도 그렇게 읽었어요. ^^

mini74 2021-08-26 17:0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로마인 이야기. 한동안 중고딩 애들한테 읽힌다고 학부모들이 새트로 많이 사셨죠. 전 재미가 없어서 로마인 이야기를 읽다 말았는데ㅠㅠ 일본은 동양의 유럽 동양의 로마가 되고 싶었나봅니다. 완독 축하드려요 ~~

바람돌이 2021-08-27 00:41   좋아요 3 | URL
아 그랬군요. 근데 세트로 사는 엄마들은 읽었을까요? ㅎㅎ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제국에서는 일본의 대동아공영권에 대한 생각이 너무 잘 읽혀요. 그래서 나중에는 거부감이 많이 들더라구요. ㅎㅎ 축하 감사합니다. ^^ 책 다 읽었다고 축하해주는 알라딘 서재 너무 좋아요. ^^

bookholic 2021-08-26 17:2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관을 모를 때 <로마인 이야기>를 다 읽었는데요. 나중에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관을 알고 얼마나 화가 났던지...
저도 아직 완독은 안했지만... <마스터즈 오브 로마>에 한 표, 아니 열표~~^^

바람돌이 2021-08-27 00:43   좋아요 3 | URL
맞아요. 저 책 처음 나오고 화제가 됐을 때는 다들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관에 대해서는 몰랐죠.
근데 읽다보니까 이거 좀 이상한데 싶고 나중에 다른 글들 통해서 알게되면서는 저도 화가 났어요. 로마인 이야기 말고 시오노 나나미의 다른 책들도 제법 읽었는데 그것들은 다 재미도 없더라구요. ㅠ.ㅠ
북홀릭님 마지막 6부 7부 남으셨죠? 아껴서 읽으셔요. ^^

유부만두 2021-08-26 18: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멋지다……

바람돌이 2021-08-27 00:44   좋아요 1 | URL
헉!!! 저는 항상 유부만두님 멋지다 생각하는데.....
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멋지다고 해주니 어깨가 으쓱으쓱입니다. ^^

책읽는나무 2021-08-26 19: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진짜 멋진....@.@

바람돌이 2021-08-27 00:45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오랫만에 오셔서 이런 과분한 칭찬을.... 감사합니다.
책나무님 책 리뷰들 보면서 제가 더 님이 멋지다고 생각하는거 아시죠? ^^

책읽는나무 2021-08-27 07:49   좋아요 1 | URL
아...전 어줍잖게...짧은 100자평만 겨우 기록삼아 남기는 수준이라...길게 정성들여 페이퍼나 리뷰 쓰시는 분들 보면..나의 이런 행동 좀 부끄럽고 이게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가?그런 생각 종종 하곤 했었습니다.헌데 제가 우러러 보고 있는 바람돌이님께서 그리 말씀해 주시니....앙!!! 용기백배!!! 감사할 따름입니다.^^

붕붕툐툐 2021-08-27 02: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승리자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발맞춰서 저도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읽겠습니다!ㅎㅎ
이런 꿀 정보라니 감사해용~
모든 독서인이 읽을 페이퍼로 추천합니다!!😍

바람돌이 2021-08-27 01:29   좋아요 3 | URL
등장인물이 워낙에 많지만 또 그 개성들이 하나하나 잘 드러나서 흥미로운 인물들이 정말 많아요.
툐툐님의 강력추천이라니 저 완전 기분 업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나무처럼 2021-08-27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읽고 로마와 카이사르를 사랑하게 된 1인입니다.
몇년전 일주일동안 로마를 여행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갔더라면 전혀 다른 여행이 되지 않았을까 정말 아쉬움이 큽니다.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바람돌이 2021-08-27 23:17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포로 로마노는 특히나 이 책을 읽고 가면 기분이 좀 다르더라구요. 그 시절의 로마가 마음으로 느껴진달까? 그리고 포로 로마노 곳곳을 걸을 때마다 왠지 카이사르같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같이 맘이 설레더라구요. ㅎㅎ 로마인은 굉장히 특이하지만 매력적인 면이 굉장히 많았어요. 특히나 카이사르는 완전 멋짐요. ^^

희선 2021-08-28 0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로마인 이야기》 본 적은 없지만, 역사여도 자기 생각을 넣을 수 있지만 그런 걸 많이 넣으면 역사가 아니겠습니다 그걸 일본을 생각하고 쓰다니... 차라리 소설로 쓰지... 그런 뜻에서 소설이 더 낫겠습니다 소설에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보고 사람을 볼 수도 있으니... 콜린 매컬로가 《마스터 오브 로마》를 역사를 바탕으로 잘 쓴 거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8-28 02:29   좋아요 2 | URL
소설로 쓰도 도저히 시오노 나나미의 생각에 동의하기는 힘들듯요. ㅎㅎ 아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생각이 이상하면 안되는데말이죠. 우리 나라에도 있어요. 글 아주 잘쓰는데 생각이 이상한 작가들요. ㅎㅎ

단발머리 2021-08-28 09: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바람돌이님 완전 멋지십니다! 거대 서사시를 두 시리즈나 섭렵하셨네요. 저는 <로마인 이야기>는 다 읽었고요. 에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로마의 일인자 세 권이랑 뒤에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만 읽었습니다. 저 역시 시오노 나나미의 필력에 속아 로마인들 모두를 사랑하기는 했구요. 나중에서야 승리자, 점령군의 시선이었다는 걸 어렴풋이 깨닫기는 했습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저의 숙제 같은 시리즈로서, 숙제를 마치신 바람돌이님께 박수를!!!

바람돌이 2021-08-28 12:40   좋아요 0 | URL
로마인 이야기는 읽으면서 생각하는게 다들 비슷한거 같아요. ㅎㅎ
단발머리님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완독도 응원합니다. 카이사르가 커가는 과정 재밌어요. 술라편은 좀 안타깝더라구요.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인데 출신에 대한 열등감 이런 것들이 사람을 망가지게 하는 과정을 보면 안타까움이 막 쌓여요. ^^;;

구름먹은하늘 2021-10-11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성자 분과 약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로마인 이야기가 물론 로마의 밝은 면만 보여준다는 데에는 동의합니다만 소설이라는 말에는 동의를 못하겠습니다. 사실 역사책이란 것이 쓴 사람의 성향에 따라 팩트에 따른 해석이 각각 다양합니다. 역사의 아버지 헤도로토스, 로마의 타키투스 또한 자신의 관념을 통해 팩트를 가지고 해석했구요. 그래서 이건 시오노 나나미만 해당되는 것이 아닐 겁니다. 그리고 로마인 이야기가 재밌는 이유는 작성자분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문학적 요소가 있어서 그렇게 재밌는 것 같습니다. 작성자분께서 로마인 이야기를 소설이라 칭하는 이유는 제가 보기에 시오노 나나미가 어떠한 역사적 사실에 가정을 세웁니다.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로 말이죠. 예를 들어 콘스탄티누스는 자신의 아들이 자신의 아내와 불순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살해했다. 라고 가정을 하면 그 가정이 사실이라는 가정 하에 내용을 이어갑니다. 그래서 소설이라고 칭한 것 같구요. 하지만 심도있게 본다면 로마인 이야기 속에서 가정과 팩트를 충분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 그래서 제 생각에는 로마인 이야기가 마냥 역사 소설 같지는 않네요. 그리고 시오노 나나미는 굳이 따지자면 승자 위주의 역사를 다룬다면 다른 패자의 역사를 읽으면 됩니다. 패자의 역사만 읽는 것 또한 문제인 것 같네요

바람돌이 2021-10-11 20:3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지 알겠어요. 실제로 역사가가 역사를 서술할 때 어떤 자료를 메인으로 쓰고 보조자료로 어떤 부분을 쓸 것인지 취사선택하는데서부터 주관이 절대적으로 개입하게 되므로 사실 어떤 역사서술이든 일종의 소설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로마인 이야기에 제가 소설이라는 말을 붙인 것은 이런 경향이 지나치게 글 전체를 지배했기 때문입니다. 로마제국이라는 절대적 완성체 - 일종의 이상향-을 상정하고 모든 자료를 배치하고 있으며, 로마인의 특징 중 합리성이라는 한 면을 절대적으로 부각하고 그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환상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역사를 서술해버리면 실제 로마 사회의 복잡다단한 실체를 그리는 것이 불가능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사회 또는 사람은 그렇게 한두가지의 특징으로 제한할 수 있는 경우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로마인 이야기가 소설이라고 생각하는거구요. 단순히 승자의 입장에서 역사를 다루었기 때문에 이 책을 소설이라고 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승자 위주의 역사? 패자의 역사라는 분류는 조금 납득하기 힘드네요. 제가 말한 것은 로마인 이야기에서 다른 이민족을 다루는 방식이 야만이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할 말이 없을 정도로 폄하하는 정도가 심한 것을 얘기한 것인데, 그것을 패자의 역사라고 할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문화든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다양성이 어떤 식으로든 어우러져 또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것이 인류의 역사였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것을 패자의 역사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게 다양하고 복잡한 인류역사에 대한 적절치 못한 분류라고 생각합니다.

구름먹은하늘 2021-10-11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를 들어 기독교적 사관 등등 다양한 사관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글 전체를 지배했기 때문에 소설이라고 삼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다양한 사관을 읽어보고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은 독자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어떠어떠한인은 이렇다, 저렇다 단정짓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인정을 해야합니다. 어찌되었든 일반적이란 것이 존재하니까요. 한국인들은 예의를 중시한다, 미국인들은 친근하다, 일본인들은 친절하다 등등 각 국가의 문화, 역사같은 다양한 요소를 통해 인종의 정체성이란 것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일본인들이 모두 친절하지도, 미국인들이 모두 다 친근하지도 않지만 그것이 보편적이니까요. 다른 이민족을 야만인이라고 하는 이유는 어느 정도 기준이 있다고 생각해요. 과거 갈리아인들은 로마인들에게 야만인 취급을 받았지만 중세 시대에는 오히려 그들이 바이킹들을 보고 야만인들이라고 하듯이 야만인들의 특징은 농업 기술을 모르거나 환경으로 인해 약탈을 일삼고 항상 각 부족끼리 싸우고 다투어 국가를 형성하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1-10-12 01:27   좋아요 0 | URL
어떤 사관이 지배했다고 해서 소설이라고 쓴건 아닌데요. 시오노 나나미의 생각을 사관이라고 할 수는 있을까요? 로마인의 특징이 합리적인 면이 강했고, 로마제국의 문명건설이 다른 민족들에게 생활의 편리와 도시문명의 혜택을 제공했다고 얘기하는 것과, 야만인들이 로마제국에 들어옴으로써 인간이 될 수 있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19세기 20세기 제국주의자들이 아시아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만드는 것은 문명인이 자신들이 야만인들에게 시혜를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