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를 하나 할게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난 6월 3일에 [트랜스토리아] 2005년 상반기호(통권 5호)가 출간되었습니다. 

[트랜스토리아]는 역사학을 공부하는 분들이 박종철 출판사에서 펴내고 있는 역사학 이론 학술지인데요,

좌파적인 관점에서 역사학의 문제설정을 쇄신해보자는 취지로 창간되었고, 또 계속 그런 관점에서 책을

펴내고 있습니다. 편집 위원들은 [트랜스토리아]의 목적은 단지 역사학을 새롭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역사학이라는 분과화된 학문의 경계를 넘어서고 변화시키는 데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뜻에서

본다면, "전환"을 의미하는 접두어 "트랜스trans"와 "역사"를 뜻하는 "이스토리아istoria"를 합쳐서

[트랜스토리아]라는 제목을 정한 것은 이 학술지의 취지와 매우 잘 들어맞는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취지에 걸맞게 [트랜스토리아]는 매호마다 특집 주제를 정해서 다뤄왔는데요,

창간호에서는  [포스트식민주의와 서발턴 연구], 

2호에서는  [식민/포스트식민: 역사와 민족주의의 구성적 모순],

3호에서는 [바바와 그 외부],

4호에서는  [서발턴/여성과 포스트식민적 재현의 문제] 및 [근대(성)와 폭력] 이

각각 특집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5호는 바로 [스피노자의 현재성]이라는 특집을 주제로 삼고 있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저하고 제 후배가 쓴 글하고, 또 제 후배들이 번역한 프랑스 스피노자 연구자의 글이 두 편 실려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현대 (유럽) 스피노자 연구의 동향을 살펴 보기에는 매우 좋은 특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구입과 독서를 바랍니다.

결국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죠. ^^;;; 

 

그런데 보니까 알라딘에서는 1-4호는 판매하고 있는데, 5호는 아직 입고가 되지 않았는지 책소개가

없네요. 교보문고나 리브로, 반디북 같은 데서는 팔고 있네요. ^-^

아래 그림은 리브로에서 가져온 그림입니다. (교보문고에는 엉뚱하게도 2호 목차가 나와

있더군요.) 아래에 이 책의 목차를 적어 놓았으니까 참고하세요. ^-^

 

 

[차례]

 

편집인의 말   4

 

특집: 스피노자의 현재성

대중들의 역량이란 무엇인가?: 스피노자 정치학에서 사회계약론의 해체 II ---  balmas   13

알튀세르와 들뢰즈를 통해 본 스피노자 철학의 문제 --- 김은주   51

스피노자라는 거울에 비친 맑스주의 --- 앙드레 토젤   93

운과 역사 이론 --- 피에르 프랑수아 모로   129

 

일반 논문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을 민족주의적으로 재구성하기: 하나의 해석 --- 장문석   143

아시아라는 사유 공간 속의 미스터 몬스터와

식민적 판타지를 횡단하는 <하녀> --- 주창규   175

 

서평

소극의 시대와 벤야민 읽기 --- 신승환   215

수잔 벅-모스, 김정아 옮김,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문학동네, 2004)

 

필자 및 역자 소개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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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도반 2005-06-16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그랬군요. 이전부터 알라딘에서 트랜스토리아를 치면 4호까지밖에 안나오길래 왜 아직도 출판이 안됐나 이러고 있었다니까요-_-;;

역시 내용이 풍부해서 좋네요. 토젤에 모로에, 선배님에 은주 선배님까지+_+ 거기에 장문석 선생 글까지 있네요. ㅎㅎ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른 또 사야죠. ㅎㅎ

비로그인 2005-06-16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간이 되었군요. 기다리고 있었는데, 교보에 목차가 이상하게 나와서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죠. 당장 사야겠습니다. 근데 선생님! 공부하다가 의문나는 것이 있는 데요, 스피노자는 '존재esse'를 특성으로 파악했나요? 속성으로 본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한 것 같은데요.(스피노자에서 속성은 실사적인 것 맞죠?) 그렇다면 존재는 속성이 아니라는 칸트나 프레게의 입장에 배치되는 것인가요?(물론 스피노자의 용법이 아니라, 특성과 동일한 용법으로 속성을 이해할 경우)

아침해 2005-06-16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김상일님
알라딘 고객센터 조지은입니다.
 
문의하신 도서를 검색해 보니 아직 저희 사이트에 등록이 안된 도서여서
담당부서에 의뢰하여 새로 사이트에 올려 놓도록 하였으니,
<빨리찾기>창에 도서 제목을 입력하여 검색하시면 됩니다.
 
다만, 저희 시스템이 매일 아침 6시경에 업데이트 되는 관계로,
오늘은 반영이 안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내일 아침 이후 아래 URL을 누르시면 검색 및 주문이 가능하십니다.
[트랜스토리아 - 제5호]
 
즐거운 오후 시간 되세요.
 
짠~ 브이!!

balmas 2005-06-17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웅기, 주루님, 아침해님,
모두 관심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 드디어 알라딘에도 입고가 됐군요. :-)
그리고 주루님, esse는 스피노자 철학에서는 볼 수 없는 어휘입니다. 다시 말해
속성도 아니고 특성도 아니죠. 스피노자는 ens라는 용어는 여러 번 쓰고 있지만,
esse라는 용어는 쓰고 있지 않죠.
esse는 중세철학(특히 아퀴나스와 둔스 스코투스/수아레즈)에서 하이데거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철학적 계보를 형성하고 있는 개념이지만, 스피노자 철학은 이 계보에 속하지 않죠. 따라서 스피노자는 하이데거의 서양 형이상학의 계보의 한 가지 맹점을 보여주는 철학자입니다.

2005-06-17 0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6-21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봤습니다. 답변 감사드립니다.^^ 근데 esse가 여하튼 나오기는 하던데, 어떻게 이해를 해야할 지 ... 예를들어 1부 정리9의 aut esse나 3부 정리6의 in suo esse 등등 말입니다. 저런 경우는 사물의 본질 자체와 등가인 개념으로 존재esse를 이해하면 됩니까? 그리고 existentia 의 경우는, 신에 있어서는 esse와 일치하지만, 유한 양태의 경우는 esse=essentia / existentia 로 분리되고 existentia는 양태들의 인과망에서 결정된다고 보면 됩니까?

그렇다면 서구 형이상학에 맹점을 만드는 스피노자의 특징이라하면 존재와 본질을 같다고 놓은 것(즉 속성이나 특성이 아니라)에 있는 것이라고 정리하면 될까요? 그리고 유한 양태에 있어서는, 기존 형이상학이 속성이라 놓았던 esse 대신에 existentia를 놓았다는 것으로 보면 될까요? 워낙에 소양이 부족해서 ... 또 질문만 늘여놨네요.

balmas 2005-06-21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스피노자 철학에서도 "esse"라는 용어가 드물게 사용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건 이 용어가 당대의 철학 어휘로 널리 사용되었기 때문이지, 스피노자

자신이  이 용어를 중시하거나 이 용어에 대해 독창적인 의미를 부여한 것은

아닙니다.

 

esse는 원래 중세철학, 특히 토마스 아퀴나스에서는 existentia와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니까(그리고 그와 함께 perfectio라는 의미도 수반되죠) 이걸 본질로

이해할 수는 없겠죠. 반면 스피노자는 esse라는 단어보다는 realitas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고, esse를 realitas와 거의 같은 의미로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스피노자가 "서구 형이상학에 맹점을 만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스피노자가 "하이데거의 서양 형이상학의 계보의 한 가지 맹점을 보여주는" 철학자라고

했죠. 제 말의 뜻은 이렇습니다. 하이데거는 아리스토텔레스, 심지어 그 이전의 철학자들

로부터 중세의 토마스 아퀴나스와 둔스 스코투스, 그리고 칸트 및 독일 관념론을 거쳐

마르크스와 니체에 이르기까지 서양의 모든 철학이 "존재"의 문제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다고 보고 있죠.

 

그런데 스피노자는 "존재"의 문제, 또는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의 표현을 빌리자면

"존재자로서의 존재자"의 문제를 철학의 중심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습니다. 스피노자의

"자기원인" 개념이 "존재"에 해당된다고 하는 건 순전히 견강부회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제 말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하이데거에 이르기까지 분명히 "존재자로서의

존재자"를 형이상학/철학의 중심 대상으로 간주한 철학적 계보가 존재하지만, 이러한

계보는 서양 철학사의 <한 가지 계보>에 불과하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하이데거의 철학 계보에는 오캄 같은 유명론자나 홉스, 로크, 흄 등으로

이어지는 영국의 경험론 전통은 들어설 자리가 없죠. 이러한 철학 계보가 중요하지

않다거나 영향력이 떨어진다고는 전혀 이야기할 수 없는데 말이죠. 반면 스피노자는

소위 대륙 합리론의 전통에 속하는 철학자이긴 하지만, 데카르트나 라이프니츠와는 달리

하이데거가 거의 연구하거나 언급하지 않고 있는 철학자이죠. 이는 하이데거 자신도

스피노자 철학이 자신의 철학사 계보의 틀에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을 얼마간 의식하고

있었다는 점을 방증해주는 한 가지 증거로 볼 수도 있겠죠. 또 사실이 그렇구요.

 

그러니 아무 철학자에 대해서나 "esse"나 "존재"의 잣대를 들이밀 수는 없고, 또 그게

철학사를 이해하는 바람직한 방식도 아니죠.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이는 하이데거의

철학이나 1930년대 신토마스주의(자크 마리탱, 에티엔 질송)의 영향이 그만큼 후대의

서양 철학사 연구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겠죠. 우리나라

철학계는 일제시대부터 하이데거의 영향력이 컸던 나라니까, 대륙 철학을 공부하는

대부분의 철학도들이 이러한 철학사적 관점을 거의 자명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이제 비판적 거리를 두고 볼 필요가 있겠죠.


비로그인 2005-06-24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문제틀 자체가 다르군요. 새겨듣겠습니다.
그 밖에 여쭈어보고 싶은 것이 산더미 같지만, 자제를 해야겠네요. 일단은 내공을 쌓는 것에 주력해야지요.

더운 날씨에 건강유의하세요.

balmas 2005-06-24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은 뭐, 좀 가설적인 이야기예요.
앞으로 이 분야에서는 연구해야 할 주제들이 많죠.
 

지난 번에 언젠가 불어책 구입 방법을 묻는 분이 계셔서 프랑스 인터넷 서점 몇 군데를 소개해드렸는데,

오늘 seed님이 lalibrairie.com에 책을 주문했다가 낭패를 보고 있다고 방명록에 글을 남겨 놓으셨네요.

지난 번 마이페이퍼에서도 말씀드린 것 같은데,

lalibrairie.com은 해외배송료가 다른 서점에 비해 싸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제 시스템이 매우 불량해서 우리나라에서 주문하면 거의

백발백중 에러가 납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번 에러가 나면 한 3달 가까이 애를 태워야 하니까,

절대 lalibrairie.com에서는 책을 주문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 그래도 책을 주문하실 경우에는

꼭 주문완료하기 전에 자신의 주문번호를 적어서 기록해 놓으셔야 합니다.

주문번호를 알고 있어야, 메일을 보내든 전화를 하든, 일이 제대로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송료가 조금 비싸더라도 안전한 아마존 프랑스(amazon.fr)에서 책을 구입하시는 게 제일 편하고

빠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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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6-14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29990

balmas 2005-06-14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울보님, 고마워요.^^
숫자 보니까 불현듯 이벤트 생각이 ... ㅋㅋㅋ

하이드 2005-06-14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429992

자다 깨서...

다시 자러가요 .. zzz


알고싶다 2005-06-14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적인 재기가 넘치는 매력만점 발마스님, 글자 강조도 파란색, 빨간색, 보라색(빨강+파랑) 으로 했군요..^^

balmas 2005-06-14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꿈 속에서도 서재질이시군요. ^^;;
리들러님, ㅋㅋ
이런 걸 보고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하죠??

瑚璉 2005-06-14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존 프랑스와 거래해 본 지도 어언 3년이 넘어가는군요.

마늘빵 2005-06-14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가 어디래요. 프랑스어를 모르니 이용할 일은 없지만... ^^

chika 2005-06-14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530013

불어라고 해봐야 애들이랑 '꼼씨?' '꼼싸?' 밖에 못할텐디 책은 어찌 보겄습니까.. 흐~

저 13이 보이길래 습관적으로다가. ㅡ.ㅡ


로드무비 2005-06-14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3333 이벤트 합시다요.^^

urblue 2005-06-14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33333 이벤트 좋네요. ^^

숨은아이 2005-06-14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630034

33333 좋다! ^^

瑚璉 2005-06-14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리 상품부터 정해놓고 시작하는 게 좋겠습니다(김칫국 정신 -.-;).

stella.K 2005-06-14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030048

긴장되네. 발마스님 이벤트는 저하고 인연이 깊죠 아마. 빚나간 인연이랄까?

왠 상관도 없는 캡처 1위를 안 해보나, 퀴즈 이벤트에 어렵게 등위 안에 들고도 미끄러지질 안나, 나중에 가산점 내세워 극악스럽게 책 한권 덤으로 끌어오질 않나? 이게 뭡니까? 발마스님 나빠요.

조만간 이벤트 하실 것 같은데 이번엔 또 무슨 소동이 벌어질지 기대되는군요. 이벤트 빨리 하라!!!!! 

 


balmas 2005-06-14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하, 호정무진님,
누가 이벤트 한다고 했습니까, 미리 상품부터 정해놓고 시작하자니요? ㅋㅋㅋ
로드무비님, 블루님, 숨은아이님, 스텔라님, 이벤트 굳히기 작전이시군요. ^^
스텔라님, 이벤트 한다고 해도 아직 30000회도 더 남았는데 긴장은 무슨 긴장? ㅋㅋ
치카님, 아프락사스님, 거의 "사스"입니다. 얼씬도 하지 마세요. ^^;;;

날개 2005-06-14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930067

33333 해요!!!! ^^  굳히기 작전에 힘 실어주기~


stella.K 2005-06-14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즐찾에서 파버릴 거예욧!

balmas 2005-06-15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사람살려,
굳히기가 제대로 걸렸어요!! ^^;;
스텔라님, 파라~, 파라~, 파라~, 파라~, 파라~
 
 전출처 : balmas님의 "[스피노자와 정치] 서평들"

ㅎㅎㅎ 치카님, 그럴까요?

앞으로는 옆구리 찔러봐야겠군요.

그래도 안되면? 직접 신문을 하나 만든다? ^^;;

슉슉님(ㅋㅋㅋㅋㅋ 딸기님, 저는 이 이름 쓸 때마다 너무 웃겨요),

맞아요. 대개 베껴 쓰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어쨌든 지난 번에 [헤겔 또는 스피노자]

서평 나왔을 때나, 또 그 전에 [라깡의 재탄생] 서평 나왔을 때에도, 직접 전화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다시 한번 의견도 확인하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래도 좀 신경을

써서 서평을 쓰는구나 생각했답니다. 다른 경우는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제가 세 서평 중에 조선일보 서평이 그래도 제일 핵심을 잘 짚었다고 말한 건, 어떻게

보면 조선일보가 눈치가 제일 빠르고 문장력도 제일 낫다는 이야기겠죠. 제가 쓴

해제의 앞부분의 요점을, 자기가 알고 있는 기초 상식(물론 조선일보식 렌즈로 본

상식이죠)을 곁들여서 제대로 된 문장으로 짧게 잘 풀어 놓은 데다가 

심지어 발리바르의 작업에 대한 교묘한 조롱까지 덧붙여 놓았으니까요.

마르크스주의는 "사회주의 몰락 이후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고,

발리바르가 하는 것은 그저 "마르크스주의를 학문적으로나마 회생시키"려는

노력이라고 조롱하는 걸 보세요. 아카데믹하게 놀아라라는 뜻이죠. 이렇게 짧은

서평에서 자신의 계급적 관점을 관철시키면서 저의 해제 앞 부분을 잘 베껴

요약했으니, 좋은 서평이라고 할 수 있겠죠.

저는 사실 신문 서평 안 본지는 꽤 됐는데, 슉슉(ㅋㅋ)님이 권하시니까 앞으로는

문화일보 서평을 좀 유심히 봐야겠네요.

그리고 이제이북스에서는 이번이 두번째로 번역서를 낸 셈이랍니다. 앞으로 데리다의

[마르크스의 유령들]도 여기에서 나올 예정입니다.

스텔라님, 짧은 시간에 기자들이 책을 일일이 어떻게 다 읽겠습니까? 더구나 신문서평은

신간 서평이 많은데요. ㅋㅋㅋ 기분 꿀꿀하니까 이벤트 하라니요? 자꾸 그러면 정말

이벤트 하고 싶잖아요!!

가을산님, ㅋㅋ 그 순위가 다른 서점들을 모두 포함한 종합 순위였다면 얼마나 좋겠

습니까? 알라딘만의 순위니까, 그냥 잠깐 기분만 내고 마는 거죠. ^^;;

어쨌든 감사드려요, 가을산님. 관심 갖고 지켜봐주셔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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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6-05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고 싶으시면 하셔야죠. 암요. 기대할께요. 조용한 거 좋아하시면 그냥 저한테만 슬쩍 보내 주셔도 되는데...^^

chika 2005-06-05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달지국에서 우리집에 신문을 한달동안 넣지않아버려서(알고보니 우리동네 동명이인이 신문 끊은건데 실수로 우리집에 안넣었다더군요. ㅠ.ㅠ) 그 후로 한겨레를 못봤습니다. 예전에 최재봉기자의 글은 좋아했는데요. 다른 기자들은 책 안읽은 티가 좀 나서 전 말 그대로 '새 책'이 뭐가 나왔는지 정도만 봤던거 같아요.
글고 스피노자... 으음~ 제가 사과를 좋아하기 땜에 사과나무 심는걸 망설이지 않는 수준이라면 덥석! 책을 사겠습니다마는.. 제가 읽기엔 좀 무리겠지요? ㅎㅎㅎ
철학이야기는 재밌게 읽었지만, 아직 서양근대철학의 열가지 쟁점은 여전히 책꽂이 구석을 묵묵히 지키고 있거든요. ^^;

balmas 2005-06-05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스텔라님~ 그럼 한번 기다려 보소서 ...

치카님, ㅎㅎ

치카님 말씀 듣고 보니 생각이 나는데, 제가 이번에 역자 해제 쓰면서 하나 집어넣으려다가

못한 게 있어요. 그게 뭐냐 하면, 바로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이 누구 말일까요? 하는 퀴즈라지요. ㅋㅋ

생각난 김에 퀴즈를 하나 내봐야겠군요.

그러니 당연히 스피노자는 아니겠죠? ^^

 


2005-06-07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5-06-08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숨어계신 님,
잘 봤습니다. 그런데 주야장창 그것만 할 수 있나요, 벌써 지겨운데 ... ^^;;
 

방명록에서 paniked-83님이 스피노자 [윤리학] 영역본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해서, 답변하는 김에

따로 페이퍼를 하나 써봅니다.

[윤리학] 영역본 중에서 권할 만한 책은 세 권이 있습니다.

우선 가장 값싸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번역본으로는 다음과 같은 책이 있습니다.

 

The Ethics ; Treatise on the Emendation of the Intellect ; Selected Letters

trans, Samuel Shirley

 

이 책은 대학에서 오랫동안 라틴어를 가르치다가 정년퇴직한 뒤, 20여년 동안 스피노자 번역에만 몰두한

80대의 노학자가 번역한 책입니다. 값이 제일 싸고(10달러) 번역이 술술 잘 읽히는 게 제일 큰 장점이죠.

[지성교정론]과 일부의 편지도 함께 수록되어 있는 것도 장점이구요.

다만 번역만 나와 있고 해설이 부족한 것이라든가 몇 가지 부적절한 용어 선택 같은 건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더군요.

참고로 셜리의 번역으로 된 [스피노자 전집]도 2003년에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아래의 책이 추천할 만합니다.

A Spinoza Reader

이 책은 미국의 저명한 스피노자 연구자인 Edwin Curley라는 사람이 번역한 책인데, 이 사람은 1985년에

프린스턴 대학 출판부에서 [스피노자 저작집 1권] 을 먼저 낸 적이 있습니다. 스피노자의 초기 저작과

[윤리학], 그리고 20여통의 편지를 시간 순서상으로 편집한 책인데, 아주 상세한 역주가 담겨 있고 번역도

정확한 편이어서 현재 영미권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판본 중 하나입니다. 2권은 10여년 동안

곧나온다 곧나온다 하면서 아직 안나오고 있죠. ^^;;

이 책은 [윤리학]을 중심으로 스피노자의 나머지 저작들을 발췌해서 엮은 [스피노자 선집]입니다.

역주는 대부분 생략되어 있는데, [스피노자 저작집 1권]에 있는 몇 가지 오역들을 바로 잡아서

번역만으로 본다면, 이 책이 더 권할 만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권 더 추천하자면, 이 책을 추천할 수 있죠.

Spinoza: Ethics (Oxford Philosophical Texts)

이 책은 G. H. R. Parkinson이라는 영국의 저명한 17세기 대륙 합리론 연구자가 번역한 책입니다.

세 권 중에서 제일 나중에 나온 번역본인데, 역시 역주라든가 해설은 많지 않지만, 번역은 정확하고

술술 잘 읽힙니다. 값도 15달러면 비교적 싼 편이죠.  

 

제가 보기에는 이 세 권 중 한 권이라면, 어느 것을 봐도 무방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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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iked-83 2005-05-28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아~ 진짜 감사합니다~~~!!

balmas 2005-05-28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하면 추천이라도 하는 게 인지상정인데 ...
ㅋㅋ

paniked-83 2005-05-28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러고보니 '추천'이란 걸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네요. ㅎㅎ 첫 추천 했습니다.^^

balmas 2005-05-28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 그래야 인지상정이지 ... ^^;;

einbahnstrasse 2005-06-04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버 판은 어떤지 질문을 드려도 될지요?

balmas 2005-06-04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over판은 아마도 Elwes의 번역본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이 판본은 20세기 초에 나온 판본이고, 오랫동안(셜리나 컬리의 번역이 나오기 전까지) 영미권에서 널리 사용되었죠. 그 이유는 번역이 빼어났다기보다는 다른 번역본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옳을 겁니다. 특히 [신학정치론] 같은 경우는 Elwes의 번역본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20세기에 영미권에서 스피노자 철학은 철학자나 교양 대중들의 관심을 널리 끌지 못했다고 봐야겠죠.
그러니 지금 와서 굳이 Elwes의 번역본을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전출처 : balmas님의 "사회화와 노동 265호-룰라, 한국에 오다"

로쟈님과 가을산님이 댓글들을 몇 개 달아주셨군요.

그런데 로쟈님 이야기에는 동의하기 힘든 점들이 몇 가지가 있군요.

우선 <이런 텅빈(게다가 게으른) 구호들>이라고 하셨는데, 그건 좀 지나친 말인 것

같습니다.

첫째, 이 글은 국내의 사회운동에 관한 게 아니라 브라질의 정세에 관한 것이죠.

룰라의 신자유주의 정책의 성격에 관해 나름대로의 분석과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룰라의 정책은 브라질 대중들의 삶을 악화시키고 사회운동 역시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게 요지인 듯합니다. 그리고 룰라의 교훈은 노무현에게서도 유사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죠. 그런데 국내 사회운동 단체가 브라질에 관해 말할 수 있는 건 그 정도가

아닌가 합니다. 자세한 내막도 모르는 브라질의 사회운동에 관해 이런저런 식의 훈수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요컨대 대상이 대상인 만큼 운동의 방향이라든가

목표를 구체적으로 지적할 수 없는 거 아니냐는 말입니다.

둘째, 이런 브라질의 정세에 대한 분석에서 로쟈님은 게으르다고 말한 운동의 원칙을

상기시키는 건 제가 볼 때는 적절한 것 같습니다. 사실 아직도 룰라에 대해 잘 모르는

(저같은) 사람도 여럿 있을 텐데 룰라의 정책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것은 사회운동의

근본 원칙("자신의 해방은 스스로의 투쟁과 운동으로 쟁취해야 하고 자신의 해방이

다른 사람의 해방과 맞닿을 수 있는 보편적인 권리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운동의

이념과 원칙을 ")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평가하는 건 브라질의 사태를 인식하는 데

충분하지는 못해도 얼마간 도움이 되는 것 아닙니까?

사실 원칙이야 늘 공허한 것이긴 하지만, 그런 공허함이 원칙의 생명력을 이루는 것

아닌가요? 때로는 현재의 사태의 성격을 진단하고 평가하기 위해 원칙을 상기해보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다만 저로선 어떤 입장을 갖더라도 말에 책임을 지는 것, 다시 말해서 말에 제값의

무게를 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때문에 내용없는 말들을 자기 알리바이로

반복하느니 뭔가를 보여주거나 차라리 침묵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라는 로쟈님의

말씀도 좀 이해하기 어렵군요. 제가 보기에 이번 사회화와 노동은 충분히 무게가 있는

말이고 자기 말에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왜 로쟈님은 이 글에 내용이 없다고

말씀하시는지 저로서는 그게 잘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룰라의 방한을 맞아서 그의 방한이

갖는 의미에 관해 이렇게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는 글을 다른 데서 더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 사회화와 노동은 상당히 시의적절한 분석과 지적, 일종의 성명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번 주 사회화와 노동이 자기가 주제로 택한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책임 있고 무게 있는 발언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로쟈님이 왜 이 글을

"자기 알리바이"라고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군요. 제가 알리바이라는 말의 뜻을 잘 몰라서

그런 건가요?  

로쟈님은 "'운동'이란 건 현실의 실제적인 변혁/변화에 복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씀하고 계신데, 사회화와 노동을 내는 분들도 아마 이 말에는 다들 공감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번 사회화와 노동(다른 경우들도 대개 마찬가지지만)은

이런 원칙에, 충분한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봅니다.

왜 이런 중요한 때에 하필 룰라를 이야기하느냐는 말씀인지, 아니면 룰라의 교훈으로부터

좀더 구체적인 운동의 목표를 도출해야 한다는 말씀인지, 그것도 아니면 룰라에 대한 비판이

설득력이 없다는 말씀인지, 저로서는 하여튼 잘 납득이 가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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