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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코스모스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온다 리쿠의 책을 또(!!) 구입하고야 말았다. 이런 --'' 18권째다.. 다음엔 안사고 빌려봐야지 해놓고선 신작이 나왔다고 덜렁 구매하는 나. 아직은 온다리쿠가 나한테 먹힌다는 얘기다.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이 책 역시 하루 밤 사이에 다 읽어버렸다. 적어도 읽히는 맛에 있어서는 최고다. 이번 소설에서는 연극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획자, 연출자, 극작가, 배우, 그리고 배우지망생들까지 모두 한 가지씩 자기 역할을 해내고 있는 소설이다. 주인공들 뿐만 아니라 주변인들까지의 각자의 이야기가 살아있다. 마치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처럼.
평범하지 않은 오디션의 내용은, 작중 인물들이 다양하게 표현함으로써 이 책을 읽는 독자 역시 다양한 극을 체험하게 된다. 그래서 오디션의 내용이 길게 이어지지만 지루하지 않다. 내가 마치 그 배우인 양 극에 집중하게 된다. 게다가 극중인물들의 라이벌 의식이 흠집내기식 싸움이 아니라 자기자신을 더 발전시키는 자양분으로 작용되는 걸 보면서, 마지막 결말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물론 2차 오디션쯤에 가서 교코와 아스카의 공연이 될 것이라는 알 수 있다. 아스카가 오디션에 참여하지 않고 객석에 앉아있지만 결국은 오디션을 볼 것이라는 것도 짐작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이 새기는 커녕 어떻게 오디션을 소화해낼까 하는 궁금증이 더 커진다.
무대 위에서 남의 인생을 사는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배역에서 벗어나는데 한참이 걸린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배우 자신이 그 인물이 되어야 제대로 연기가 되고 그것을 보는 사람들도 극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다는 말이다.
완벽하게 극중인물로 변신이 가능한 아스카에 대한 궁금증은 중간쯤에 풀린다. 나는 아스카가 어떤 미스테리한 힘을 지닌 소녀쯤으로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허를 찔렸다고나 할까? 그녀가 철저하게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배우로서의 탁월한 소질을 지녔다는 말일 것이다. 우연한 일을 계기로 자신의 재능을 찾아낸 경우라 할 것이다. 그런가하면 교코는 모든 것을 다 가진(연에인 집안의 끼와 재능까지) 연기자였지만 라이벌들을 통해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을 가진 캐릭터다. 두 사람의 오디션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