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곡 때문에 12월이 특별해졌다고 한다면, 믿을 수 있어?   

코 끝을 울리는 메마른 먼지 냄새 같은 거. 

세월은 끊임없이 너를 밀어내는데,
계절은 어김없이 너를 데리고 오네.

  

 

 

올해 나온 앨범에 새로 부른 December가 더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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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2-02 0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12월 페이퍼를 만들려고 골라놨었는데...놓쳐 버렸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오늘 님의 페이퍼에 December가 아님...살짝 서운했을 듯~^^

애쉬 2010-12-02 10:01   좋아요 0 | URL
4월 되면 틀어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 음악도 있고, 눈이 오면 틀어야지 하고 생각하는 음악도 있지요~
이 곡은 제가 안틀어도 누군가는 올리지 않았을까요? 양철나무꾼님이 먼저 올리셨을라나.
 

내 서재에 이아립을 올리는 일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하하하. 난 이아립, 별로 안 좋아하거든.  
이아립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에겐 참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아주 많이 안 좋아했었다.   
사실, 너무 개인적인 이유라서, 밝히기도 우스운데.
사춘기를 넘어 오춘기 육춘기에서도 헤어나오지 못하는 듯한 자의식으로 점철된 음악.
그런 여성 뮤지션들, 은근히 많은데,
아예 이름만 나와도 뛰어넘는 뮤지션도 한 명 있고,
한번 정도는 들어주는데, 역시 두드러기만 박박 긁다가 안들을 걸 그랬어, 하고 끝내는 뮤지션도 있고, 듣긴 하는데, 얼굴 찌푸리며 듣는 음악도 있다.
더 싫은 건 그런 내 모습이 어찌나 좀스럽고 유치해 보이는지 말야.
아마도 자의식에 감정이 치적치적거리는 내 모습을 엿보는 것 같은 기분에 뜨끔뜨끔 해서 그러는 거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인가.  

이아립도 저 세 부류의 여성 뮤지션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편이었다.
이아립 첫 앨범 CD로 받아보고 빈정이 팍 상했었다.  
CD면 CD스러워야지 말야, 노트에 사진에 엽서에 하여튼, 바리바리.
CD장에 들어가지지도 않는 그 포스에, 정이 떨어졌었다. (아, 꽁하기도 하셔라.)
그 후론 이아립 목소리에 어찌나 인상을 썼던지,
남편이 정기적으로 베스트 뮤직 CD를 만들 때마다 내 눈치를 보느라, 이아립의 곡은 아예 빼거나 맨 뒤로 돌려서 슬쩍 올려 두곤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만들었다며 정성껏 모아준 남편의 베스트뮤직 꽁지머리에 이아립의 새 앨범 곡이 한 곡 들어 있었는데, 그만, 앗, 하고 소리를 내버렸다.
아, 이아립이 힘이 빠졌어. 이게 정말 이아립이야? 
한 곡을 끝까지 다 듣기도 전에,
그동안 그렇게 싫어하던 내 맘이 살.짝. 미안해져 버렸다.
그래서 여기에 고해성사를 풀어놓기로 한다.
나, 이번 이아립 앨범 다시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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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2-02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애쉬님처럼 저렇게 멋지게,적절하게...표현해 낼 수 없지만요~
저도 그런 여성 뮤지션 지금 한명 떠올라요.

애쉬 2010-12-02 10:04   좋아요 0 | URL
유난히 그런 여성 뮤지션들이 있죠. 여자라서 더 민감하게 느끼게 되는 걸지도 모르지만요.
간혹 내 심보가 괜히 고약했구나 하고 후회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는 한번 싫으면 계속 싫은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열심히 창작하는 사람에게 미안해서,
굳이 누구다 밝히진 않지만, 양철나무꾼님의 그녀는 누굴까 살짝 궁금해요~~^^
 

마이클 코넬리의 <시인>의 책장을 덮은 밤. 
묵직하고 끈적한 블루스나 소울을 들어야겠다.
하필 왜 이 깍두기 머리의 백인 청년이 생각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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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2-02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마이클 코넬리 '콘크리트 블론드'를 최근 읽었습니다여~

루신다 윌리엄스를 자장가로 불러줬던 게,시인이었나 시인의 계곡이었나 가물가물하네요~^^

애쉬 2010-12-02 10:06   좋아요 0 | URL
전 마이클 코넬리 '콘크리트 블론드'를 읽고 쓰신 양철나무꾼님의 리뷰를 읽었지요~~ 보슈 시리즈는 아주 예전에 블랙 에코랑, 블랙 아이스를 읽었었는데, 구체적인 얘기는 잘 기억이 안나요~~ 다시 들춰봐야겠어요~~
 

루나군, 831일째.
책읽는 루나.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도 따라 들을 줄 알아서, 혼자서도 한 페이지의 이야기를 말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은 끈기있게 끝까지 이야기를 다 듣는 경우는 많지 않다.
내용이 긴 책들은 나이에 맞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서 집에다 쟁여두고 있었는데,
아이는 화려한 색감과 각종 사물들만으로도 즐겁게 책을 본다.

요즘 루나군이 보고 있는 책들은,
1. 안나 클라라 티돌름, <두드려 보아요>
색색으로 나오는 문들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아주 좋아한다.
문이 나오면 노크를 하고 손잡이를 찰칵 하고 돌리는 시늉을 한다. 요즘은 아파트 현관처럼, 번호키를 띡띡띡 하고 누른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혼자서 배꼽인사를 하면서, '안녕하세요, 저는 조우진입니다' 하고 외친다.
방에 있는 여러 사물들도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이라, (특히, 냄비, 가스렌지, 세탁기 등등) 오래오래 볼 것이 많다.

2. 크리스 호튼, <엄마를 잠깐 잃어버렸어요>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아기 부엉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면 루나는 같이 소리를 지른다.
엄마를 찾아가는 과정에선, 루나도 신나서 저기 있다고 외치고, 엄마를 만나면 엄마~하고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한다. 물론 다시 꾸벅꾸벅 조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어찌나 아쉬워 하는지.

3. 리처드 파울러, <너무너무 졸려!>
눈이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너무 즐거운 루나.
졸려서 눈이 돌아가는 걸 표현한 책이지만, 전혀 내용은 볼 생각을 안한다.
외국책이라 등장인물도 현실감이 많이 떨어지고, 그림도 상당히 비호감이다. (특히, 마녀나, 죄수 모습 같은거)
그다지 교육적인 부분은 없다고 보이는데도, 눈이 돌아간다는 것만으로도 좋아한다.
요즘은 따라서 눈을 돌려본다고 애 쓰고 있다. 내가 보기엔 입만 실룩거리고 있지만. 

 

4. 시마다 유카, <바무와 게로의 하늘 여행>
좀 어려울 것 같아 안보여주고 있었는데, 처음 보자마자 루나가 너무 좋아한 책이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 자체를 아이들이 좋아하는 데다가, 할아버지의 생일이라는 것, 특히 생일 케이크가 나오기 때문에 이야기도 조금씩은 따라갈 줄 안다.
무엇보다 이런저런 사물들이 엄청나게 나와서, 책 한 장 넘기기가 쉽지가 않다.
자기가 아는 거 다 꼽아보느라고. 



5. 알로나 프랑켈, <똥이 풍덩>
배변교육을 위해 예전에 사준 책인데, 그때는 잘 안보더니만, 요즘에 간간히 보고 있다.
보고 있는 게 아니라 나한테 설명을 해주는 거지.
엄마, 할머니가 선물을 줬대, 머리에 쓰는 게 아니야, 변기에 넣고 똥아 안녕 하는 거야.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봐도 이게 아기 변기같이 안생겼다는 거다.
외국 책이라고 해도 그렇지, 이런 꽃병 같은 거에 어떻게 똥을 싸라고 해야 하는지.
자기가 가진 변기와 책에 나온 변기가 달라서 그런지, 변기 부분이 나오면 책 설명도 우물쭈물이다.
이게 아가 변기야, 루나도 똥 살땐 변기에서 싸는 거야, 라고 말하면,
아니야, 나는 바지에 쌀거야 하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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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1-26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애쉬님.
전 이제 4개월된 조카를 두고 있는데 안그래도 그림책 사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림책에 대해 정보가 없어서 몇몇분들 서재 돌아다녀야지 마음먹고 있었는데, 여기 애쉬님이 저 보라고(혼자 생각) 이런 페이퍼를 써주셨네요!!
별찜했어요.
여기있는 책 그대로 다 사줄래요! 그런데 꽃병같은거에 똥 싸는 [똥이 풍덩]은 조금 생각해보고 사야겠네요. 히히. 신나요!

1일날 땡스투 들어오는 건 다 제가 그런줄 아시면 돼요!

애쉬 2010-11-28 20:23   좋아요 0 | URL
4개월된 조카에겐 좀 빠를지도 모르겠는데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 꼭 월령에 맞는 책은 아닌 것 같기도 하거든요.
조카는 좋겠어요~~ 멋은 이모 (아니 고모인가요? 아니, 숙모??)가 있어서요~~


다락방 2010-11-28 21:17   좋아요 0 | URL
이모에요, 애쉬님.
:)

라로 2010-11-27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쉬님은 어머님을 업어드려야 해요~.ㅎㅎㅎㅎ
루나군을 어쩜 저렇게 잘 키워주실까요?? 너무너무너무 부러워죽겠어요!!
부러우면 지는 거라지만 전 이미 지는게 문제가 아니라 죽겠다니까요~ㅎㅎㅎ
루나군에게 저 대신 뽀뽀 백만개만 해주세요~. 그럼 안 죽을게요~.^^

애쉬 2010-11-28 20:2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제가 업고 다녀도 부족할 어머님이세요~~ 제가 복이 좀 많아요^^
오늘, 루나한테 뽀뽀 백만개 전해줬어요~
 

앙상해져가는 나무들을 쳐다보며.
이젠. 겨울을 맞은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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